‘젊은피 항노화 효능’ 의문 -쥐실험에서 효과 미미

2005년 ‘항노화 효과 실험’ 논문 냈던 미 연구진

올해 새실험에선 ‘혈액교환 항노화 효과 크잖아’

젊은피 자체 효능 아니라 늙은피 희석 효과인듯

00blood.jpg » 혈액. 출처/ Wikimedia Commons


‘젊은 피를 수혈 받아 젊은 원기를 회복?’

논란은 2005년 쥐 실험의 연구결과에서 시작했다. 당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은 혈액 순환과 장기들을 공유하는 어린 쥐와 나이든 쥐의 접합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혈액 교환이 나이든 쥐한테 건강 개선 효과가 나타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를 발표했다. 언론 보도에선 젊은 피가 항노화 효능의 치료물질처럼 과장되어 소개되었으며, 이후에 실제로 젊은 피 또는 혈장을 사용해 나이든 이의 원기를 회복하는 서비스를 하겠다는 벤처기업들이 생겨나면서 효능과 윤리 논란을 빚었다. 과학저널 <사이언스>의 지난 8월 보도를 보면 일부 벤처기업들이 이런 쥐실험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항노화 서비스를 위한 임상시험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이 매체는 한국에선 분당 차병원이 탯줄 혈액과 혈장을 이용한 항노화 임상시험을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여 전했다.


젊은 피에 대한 이런 논란과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2005년 논문을 냈던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이 최근 젊은 피의 효과를 좀 더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실험기법을 개발해 새로운 실험을 벌였으며 이 실험에서 젊은 피의 항노화 효능이 그리 크지 않으며 오히려 노화 또는 항노화 효과를 좌우하는 요인은 젊은 피 자체의 효능이 아니라 늙은 피 안의 특정 성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낸 논문에서, 50 대 50 비율로 서로 피를 교환한 젊은 쥐와 나이든 쥐를 대상으로 간, 근육, 뇌 세포의 상태를 검사해보니 젊은 피를 받은 나이든 쥐들의 근육과 간에서 약간의 긍정적 개선 효과가 나타난 데 비해 나이든 피를 받은 젊은 쥐들에선 뇌세포 발달 기능이 쇠퇴하는 등 부정적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대학 보도자료에서 2005년 당시에 자신들의 논문이 언론매체에서 과장되어 보도되면서 마치 젊은 피 자체가 노화를 되돌리는 효과를 지닌 치료약물인 듯이 얘기됐으나 이번 연구는 그것이 잘못된 과장임을 보여주는 것임을 밝혔다.


“2005년 연구에서 우리 연구진이 보여준 것은 노화가 불변적이지 않고 가역적이라는 증거였다. 어떤 경우에도 젊은 피를 늙은 쥐에 주입하는 것이 치료제가 된다고 말했던 게 아니다.”


“이번 연구는 젊은 피 자체가 효과적인 치료제 같은 기능을 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노화를 되돌리려면 제거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어떤 억제인자가 나이든 피에 존재한다고 말하는 게 훨씬 더 정확하다.”


연구진은 2005년에는 어린 쥐와 늙은 쥐의 혈액 순환계와 장기들을 접합한 상태에서 실험하는 바람에 혈액 교환만의 효능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살피기 어려웠던 데 비해, 이번 실험에선 장기 접합 없이 혈액만을 일정량으로 교환하도록 해 혈액 교환의 효과 여부를 좀더 자세히 살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젊은 피를 받은 나이든 쥐, 나이든 피를 받는 젊은 쥐, 그밖에 젊은 피를 받은 젊은 쥐, 나이든 피를 받은 나이든 쥐의 상태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에선, 젊은 피를 받은 늙은 쥐에선 약간(slight or not significant)의 건강 개선 효과가 나타났으나 이와 비교해 늙은 피를 받은 젊은 쥐에선 장기와 생체조직에서 크나큰 쇠약(large decline)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젊은 피를 받은 젊은 쥐에선 별 변화가 없었다.


이런 결과를 종합해, 연구진은 젊은 피 자체가 항노화 효능을 지니고 있다기보다는 나이든 피에 있는 노화 요인의 농도가 젊은 피의 수혈 덕분에 결과적으로 희석되면서 약간의 건강 개선 효과가 나타났으리라고 해석했다.


다음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의 보도자료 일부이다.


“새 실험 기법으로, 연구진은 2005년 실험을 되풀이했다. 모든 테스트에서 혈액은 늙은 쥐와 젊은 쥐 간에 교환되어 모든 쥐는 다른 쥐의 피를 절반가량씩 지니게 된다. 그러고서 연구진은 간 섬유와 지방뿐 아니라 간세포 성장, 그리고 학습과 기억에 필요한 뇌 영역의 세포 발달, 근육의 힘과 조직 회복력 같은 다양한 노화 지표를 테스트했다. 실험의 많은 경우에, 젊은 피를 받은 늙은 쥐는 늙은 피를 받은 늙은 쥐와 비교할 때 약간의, 또는 두드러지지 않은 개선 효과를 보였다. 그렇지만 늙은 피를 받은 젊은 쥐들은 대부분 조직이나 기관에서 큰 쇠약(declince) 효과를 나타냈다.

 가장 뚜렷한 데이터는 기억과 학습이 형성되는 뇌 영역의 새로운 뉴런(신경세포) 생성에 대한 혈액의 영향을 검증하는 대목에서 나타났다. 이 실험에서 늙은 쥐들은 젊은 피를 받은 뒤에 뇌 뉴런 줄기세포에서 뚜렷한 개선 효과를 보이지 않았으나 늙은 피를 받은 젊은 쥐들은 정상적인 젊은 쥐에 비해 뇌 세포 발달에서 2배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연구진은 젊은 피를 받은 이후 나타나는 늙은 쥐의 여러 개선 효과들이 젊은 피가 늙은 피에 있는 억제인자들(inhibitors) 농도를 희석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한다.

 연구자 콘보이(Conboy)는 ‘우리 실험들에서 어떤 경우에도 젊은 피가 뇌 뉴런 생성을 개선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늙은 피는 뇌 세포의 건강과 성장의 억제인자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 기억을 향상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그 억제인자가 무엇인지 찾아내어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보면, 이번 연구는 젊은 피나 혈장을 지속적으로 대량으로 제공받음으로써 노화를 늦추거나 건강을 개선하는 요법이 현실적이지 않음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젊은 세대의 피를 공급받아 나이든 이의 건강을 개선한다는 것이 사회적으로, 윤리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뿐더러 그 효능의 요인도 또한 젊은 피 자체에 있는 게 아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량으로, 지속적으로 다른 이의 피를 받는 것은 윤리 문제 외에도 면역거부반응 같은 치명적 부작용의 위험도 지닌다. 이런 점에서, 연구진은 나이든 피에서 노화의 부정적 효과를 일으키는 억제인자(inhibitor)가 무엇인지를 먼저 규명하고 이를 제거한 자기 혈액을 다시 수혈받는 방식이 훨씬 더 실행 가능한 현실적 방안이 될 수 있으리라고 말했다.


  ■ 논문 초록

서로 다른 발달단계 개체들의 접합(heterochronic parabiosis)은 젊은 개체을 댓가로 치러 늙은 조직 줄기세포의 성능을 회복시켜준다. 그러나 그런 효과가 순환계 공유 덕분인지 장기 공유 덕분인지는 불분명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다른 장기를 공유하지 않으면서 젊은 쥐와 늙은 쥐 간에 발달단계가 서로 다른(heterochronic) 혈액의 교환이 며칠 만에 생체조직에 영향을 끼치며 다른 발달단계 개체 접합(heterochronic parabiosis) 때와 다른 결과를 초래함을 보여준다. 근육 손상이 있을 때나 없을 때의 근육, 간, 뇌 해마를 조사하여, 우리는 많은 경우에 늙은 피의 억제 효과(inhibitory effect)가 젊은 피의 이점보다 훨씬 더 두드러지며 부정적 효과들이 말초 조직 손상을 만들어냄을 우리 연구는 보여준다. 우리는 또한 (...) 그 메커니즘의 설명을 시도하고자 한다. 우리는 다른 발달단계 개체 접합(heterochronic parabiosis) 실험과 비교할 때 다른 발달단계 혈액 교환(heterochronic blood exchange)의 실험 기법이 작은 몸집 동물에서 신체를 덜 훼손하며(invasive), 인간 치료를 위한 빠른 이행 연구에서 훨씬 더 통제적인 것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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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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