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연구 큰걸음 위해 거대한 풀뿌리 협력연구 필요”

  흐름  

9월 ‘뇌과학의 도전과제’ 제안 이어 네이처 기고문 주장

연구초점 집중, 기법 표준화, 데이터 공유 등 협력 강조


00neuron.jpg » 쥐 뇌 피질의 신경세포들. 출처/ Wikimedia Commons


를 다루는 신경과학의 연구성과들이 뉴스로 부쩍 자주 다뤄지고 있다. 이런 흐름은 지구촌 곳곳에서 신경과학 연구들이 많이 수행되고 또한 신경과학 연구자들도 부쩍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많은 연구비가 몰리고 많은 연구결과들이 나오지만, 뇌에 관한 궁금증의 크기에 비해 지식 축적의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크게 늘어난 신경과학 연구들 간에 협력 네트워크를 이루어, 지식 축적을 가속화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12개 나라 60여 명 과학자들이 모여 국제적인 협력 연구를 통해 뇌 과학의 큰 진전을 이루자는 “뇌과학의 세 가지 큰 도전과제” 제목의 글을 발표한 데 이어, 일부 과학자들이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 비슷하게 협력과 공유의 뇌과학 연구 전략을 제안하는 기고문을 냈다.


[참조]

뇌과학과 인공지능 ‘오늘과 내일’ 내다보기 (2016. 09. 09)

 http://scienceon.hani.co.kr/429381


이들은 미국, 유럽 등 각지에서 큰 규모의 뇌과학 연구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값진 연구 데이터를 공유하며 연구 기법이나 도구를 표준화하고 특정 주제의 연구에 연구력을 모으는 등의 방식으로 뇌 연구의 거대한 협력연구를 이루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현재 각 프로젝트에서 진행되는 뇌 연구 전략과는 다른 방식의 대안적 연구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곳에 모이는 협력 연구가 아니라 온라인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각지에 분산되어 있으면서 정보를 공유하는 ‘분산된 협력’의 모형을 제시했다.


“우리는 대안의 전략을 제안한다. 즉, 지구촌 각지에 흩어져 있으면서 같은 문제를 다루는 연구를 이미 하고 있을 연구자들의 풀뿌리 협력(grass-root collaboration)을 제안한다. 자발적으로 협력을 이룬 그룹은 처음에는 작게 시작해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확장할 것이다.”


이들은 분산 모형의 협력 연구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 요건으로 이들은 △먼저 현재 뇌 연구의 목표가 대부분 너무 폭넓기 때문에 연구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그래서 예컨대 ‘초파리의 구애’와 같은 특정한 단일 행동과 관련한 뇌의 모든 기능을 파헤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좋고, △또한 점차 실험과 이론이 결합하는 추세에 맞추어 실험 설계와 해석 단계에서 실험과 이론의 결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로운 혁신적인 연구기법들이 여기저기에서 개발되고 있는데 연구 효율을 위해 연구·실험의 도구와 방법이 표준화될 필요가 있고, △첨단 장비와 기법을 사용해 생산된 값진 데이터가 실험실의 벽을 넘어 공유되는 토대가 마련돼야 하며, △협력 연구 안에서 개인의 기여와 업적을 적절하게 인정해줄 수 있는 새로운 평가방식이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런 뇌과학의 국제 협력이 불가피해지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이 제안에서 우리가 다룬 문제들은 새삼스럽지 않다. 그런데 왜 지금이 그런 제안을 실행할 때인가? 첫째 흩어져 있는 신경과학자들을 추동하는, 특히 연구자원 경쟁을 추동하는 힘이 어느 때보다 지금 더욱 더 강하다. 둘째, 클라우드 서비스 같은 정보공유 기술의 발전이 이제는 ‘분산된 협력’을 가능하게 해줄 수 있다. 세째 새롭게 등장하는 실험·이론의 도구들이 많기에, 많은 이들에게 개인 연구의 위험부담보다 협력 연구의 잠재적 혜택이 더 크게 다가온다.”


이들은 ‘거대한 협력’이 톱다운 방식으로 이뤄져선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중앙집중의 명령과 통제가 있는 구조를 회피하는 분산형 모형의 특징은 가장 크고 효과적인 거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아틀라스(ATLAS) 협력단 모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작은 협력이 모여 중간 규모 협력을 이루고, 지속적으로 자기갱신을 하면서 그것들이 거대한 협력을 구성하는 이른바 ‘풀뿌리에 기반을 둔 거대한 협력’이 이들이 제안하는 효과적인 거대 규모 협력의 모델인 셈이다. 지난 9월 과학자그룹의 발표문에 뒤이은 <네이처> 기고몬의 이런 제안이 빠르게 확장하며 발전하는 신경과학의 연구 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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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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