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속의 실험실: 알츠하이머 단백질 추적 온라인 게임

알츠하이머 병 연구를 돕는 ‘시민참여 과학’ 온라인게임

쥐 뇌 현미경 영상에서 단백질 덩어리로 막힌 혈관 찾기

‘양자역학 문제풀이 비디오게임’ 등 시민-과학 협력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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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에 흩어진 다중 시민들이 온라인 컴퓨터 게임을 함으로써 알츠하이머 병 연구의 실험실 일손을 돕는 온라인 게임이 등장했다. 알츠하이머 병의 주요 원인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들이 뇌 혈관 안에서 뭉쳐 혈류(피 흐름)를 막는 증상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연구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게임이다. 알츠하이머 환자와 그 질병 연구를 돕는 게임이니, 사랑과 과학을 실은 온라인 게임이라 할 수 있잖을까?


알츠하이머 질환 연구를 돕는 다중참여형 과학 프로젝트인 ‘아이즈온알츠(EyesOnALZ)’가 그 첫 번째 시민참여 온라인 게임으로 ‘스톨 캐처스(막힌 곳 찾기, Stall Catchers)’라는 이름의 온라인 게임을 개발해 문을 열었다고, 최근 미국 스탠포드대학 의과대의 블로그가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알츠하이머 병을 연구하는 연구그룹에는 미국 코넬대학교, 매사추세츠공대(MIT),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등이 참여했다. 연구를 돕는 온라인 게임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갖가지가 운영돼 왔는데, 대표적인 예로 2008년 미국 워싱턴대학 단백질 구조 연구팀이 매우 복잡한 단백질 접힘 구조를 분석하는 데 도움을 주는 다중참여형 온라인 게임 ‘폴드잇(Fold it)’을 개발해 연구에 활용한 사례가 꼽힌다. 이 연구결과는 2011년 과학저널 <네이처>의 자매학술지에 정식 논문으로 발표돼 화제가 됐다 [사이언스온 2011년 9월30일 글].


‘스톨 캐처스’는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인간질환 모델 쥐의 뇌에서 1000개나 되는 모세혈관의 동영상 중에서 피의 흐름이 막힌 곳을 재빠르게 찾아서 보고해 게임 점수를 얻도록 한 온라인 게임이다.


이 게임의 요령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보면, 게임 참여자는 로그인 등록을 하고 난 다음에 알츠하이머 쥐 뇌의 혈류 흐름을 담은 현미경 동영상 자료들을 볼 수 있다. 게임 참여자는 속도를 조절하며 혈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흑백의 현미경 동영상을 보다가 알츠하이머 원인 단백질의 덩어리 때문에 피의 흐름이 막힌 곳을 발견해 그곳을 클릭 하면, 전문 연구자가 이를 최종 확인해준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병에 걸리면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뭉쳐 피 흐름이 막힌 모세혈관들이 많아진다는 점에 주목해, 이런 현상이 얼마나 어떻게 일어나 알츠하이머 질환을 발전시키는지 추적하고자 한다. 건강한 뇌에서는 이런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생기더라도 빠른 피 흐름 덕분에 혈관에 머물지 않고 휩쓸려가지만, 알츠하이머 질환 뇌에선 이 단백질 덩어리로 인해 막히는 혈관이 정상의 10배인 2%에 달한다고 한다.


시민 참여의 도움을 절실한 이유는 이런 성격의 연구에는 매우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마리 쥐 뇌에 있는 1000개 모세혈관의 상태를 빠르고 정확하게 검색해 막힌 곳을 찾아내야 하는데, 많은 쥐 뇌에서 많은 모세혈관을 관찰하는 작업은 적은 연구실 인력만으론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 참여자들이 수많은 혈관 중에서 막힌 곳으로 보이는 혈관을 포착하면 전문 연구자가 그것을 판정해 빠르고 정확하게 알츠하이머 질환 뇌의 막힌 혈관들을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00onlinegame2.jpg » 시민참여 과학 프로젝트로 개발된 다중참여 비디오 게임 '퀀텀 무브스 2.1'. 출처/ scienceathome.org


‘시민참여과학(citizen science)’를 내걸고 다중참여 게임들을 개발해 시민들의 과학 연구 참여를 독려하는 곳은 꽤 많이 늘어났다. ‘사이언스앳홈(scienceathome.org)’이 오래 전부터 폭넓은 명성을 얻고 있다. 사이언스앳홈에선 양자역학의 까다로운 문제를 다중참여 비디오 게임을 통해 풀어보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외에도 여러 온라인 게임들이 준비되고 있다. 양자역학 비디오 게임의 결과물은 지난 4월 <네이처>에도 소개됐으며, 이 비디오 게임이 최근 2.1판(Quantum Moves v2.1)으로 업그레이드 되어 공개됐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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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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