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년에 한바퀴, 독특한 공전궤도의 행성 발견”

가까울 땐 50AU, 멀 땐 1430AU…매우 긴 타원궤도

<* 1AU는 태양-지구 평균거리, 149,597,870 km>

독특한 궤도 만든 ‘중력 교란’의 요인 무얼까 궁금증


00smallplanet_NASA.jpg » 태양계 외곽에서 바라본 우주 전경의 상상화. 출처/NASA/ESA/ G. Bacon


구시간으로 무려 2만 년에 한 번 공전하는 태양계의 새로운 행성체가 발견됐다. ‘엘91(L91)’로 불리는 이 행성체는 태양계에서 가장 먼 궤도를 도는 천체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과학저널 <네이처><사이언스>의 보도를 보면, 이 행성체는 하와이에 있는 ‘캐나다-프랑스-하와이 망원경’을 사용하는 ‘외태양계 기원 조사(Outer Solar System Origin Survey)’ 프로젝트에 의해 2013년 9월 발견됐으며, 이후 이 행성체에 대한 분석 결과가 10월 17일(미국 현지시각)에 열린 미국천문학회의 행성과학분과 모임에서 보고됐다. 아직은 그 크기와 질량도 정확하게 확정되지 않은 연구 대상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가장 크게 눈길을 끈 것은 이 작은 행성체의 독특한 공전궤도 모양이며 또한 그 궤도가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을까 하는 점인 듯하다. 뉴스 보도를 보면, 엘91는 태양 둘레를 공전하면서 가장 가까울 때엔 ‘태양-지구 평균거리(AU, 1AU = 149,597,870 km)’의 50배 거리까지 접근했다가 가장 멀 때엔 무려 1430AU나 되는 먼 곳까지 나아가는 매우 긴 타원 궤도로 공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독특한 궤도 모양은 무언가의 ‘중력 교란(gravitational disturbance)’ 효과 때문에 생겨났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관련해, 태양계에 아홉번 째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해온 일부 천문학자(Konstantin Batygin)는 아직 확인되진 않았지만 해왕성 규모 행성체의 중력이 엘91의 공전궤도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해석을 제시했다.


그러나 엘91을 발견한 연구진의 천문학자(Michele Bannister)는 지나가던 항성 등의 다른 중력 영향이 독특한 궤도를 만든 요인일 것으로 추론했다. <사이언스>의 보도가 전한 설명에 의하면, 엘91은 본래 규칙적인 궤도를 지닌 천체로 태어났으나 매우 오랜 시간에 걸쳐 해왕성 중력의 영향을 받아 점차 태양 바깥쪽에서 멀어지는 길쭉한 타원 궤도를 갖게 되었으며, 외태양계의 오르트 구름 지대까지 나아가 사라질 수도 있었으나 지나가던 항성 또는 우리은하의 중력 영향을 받아 다시 태양 쪽으로 선회하면서 지금과 같은 독특한 궤도를 얻게 되었으리라는 것이다. 2만 년이라는 긴 주기에다 매우 길쭉한 형상의 지금 공전궤도는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아직은 다 설명되지 않은 물음이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고침] 본문 중에서 "명왕성"은 "해왕성"이 맞습니다. 기자의 착오로 잘못 적었습니다.

"해왕성"으로 바로잡습니다. - 2016년 10월21일 오전 10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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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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