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뒤 몇달 동안에도 뇌세포 대량 이동

※ 이 글은 한겨레 10월12일치 ‘사이언스온’ 지면에 실렸습니다. 온라인 사이언스온에도 옮겨 싣습니다. 지면 편집 과정에서 약간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다.


braincell_moving.jpg » 고해상도 자기공명영상으로 관찰한 어린 신경세포의 이동 모습(* 표). 이동할 때 세포는 길쭉한 형상을 띤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UCSF) 에릭 황 연구진 제공


‘억제성 신경세포’로 분화
흥분-억제 균형 잡는 역할
잘못되면 신경 발달 장애



생 이후에도 신생아 뇌에선 어린 신경세포들이 안쪽에서 바깥 피질 쪽으로 나아가는 세포의 대량이동이 일어나는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런 발견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뇌 발달의 새로운 단계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교(UCSF)의 신경과학자 에릭 황 교수 연구팀은 뇌 질환 아닌 다른 원인으로 숨진 신생아들의 뇌 조직을 자세히 관찰해 뇌세포 이동이 출생 이후에도 계속됨을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렸다.


흔히 세포 이동은 자극에 반응해 일어나거나 어떤 성장 시기에 집단으로 나타나는데, 신생아 뇌에서 신경세포들의 집단이동이 직접 관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뇌세포들은 출생 전 태아의 뇌 안쪽에서 생성되어 이동해 자리를 잡고서 출생 이후엔 그 연결망을 성숙시키는 단계로 나아간다고 알려졌기에, 출생 이후 어린 신경세포들의 대량이동 현상은 새로운 발견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해상도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이용해 관찰한 결과를 보면, 뇌 안쪽 깊숙한 곳에 있던 미성숙 신경세포들은 길쭉한 세포 모양을 하고서 여러 인지 기능을 맡고 있는 전두엽 피질 쪽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관찰됐다. 세포들은 혈관을 이용하기도 했다. “이런 뇌세포 집단이동은 생후 몇 달 동안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바깥쪽으로 이동한 어린 신경세포들은 어떻게 자리를 잡았을까? 연구팀은 이동한 미성숙 신경세포들이 주로 ‘흥분성 신경세포’의 활성을 억누르는 ‘억제성 신경세포’로 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이는 흥분성과 억제성 신경세포들 간의 균형을 이루는 데에 출생 이후 신경세포의 집단이동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출생 이후 뇌세포의 이동이 제대로 일어나지 못할 때 신경 발달 장애나 뇌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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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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