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작물, 살충제 사용 줄었지만 제초제 사용은 늘어

GMO 작물은 농약 사용에 어떤 영향 줄까


1998-2011년 농민 1만명 농약사용 추적해 비교분석

GMO작물 주변 잡초들의 ‘제초제 내성’ 점점 커진 탓

00maize1.jpg » 농가에서 재배된 옥수수. 출처/ Wikimedia Commons
 
전자변형 작물(GMO) 또는 유전공학(GE) 작물은 농약의 사용에 어떤 영향을 줄까? 흔히 살충 효과를 내는 유전자나 제초제에 강한 외래 유전자를 넣어 만든 GMO 또는 GE 작물을 재배할 때에는 농약 사용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알려지는데, 실제로 농약 사용량이 일부 줄어들었으나 제초제 농약의 경우엔 그 사용량이 점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등 네 대학의 경제학자 4명은 1998년부터 2011년까지 콩과 옥수수 작물을 재배하는 미국 전역의 농민 1만 명이 GMO 작물이나 비GMO 작물을 재배할 때 제초제와 살충제를 얼마나 사용했는지를 추적 조사해 분석한 논문을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이달 초 발표했다. 이런 주제의 조사연구가 그동안엔 한두 해 정도의 데이터를 모아 이루어졌으나 이번엔 농민 1만 명 대상에 14년 기간에 걸쳐 이뤄졌다는 점에서 가장 방대하고 실측적인 조사라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가장 널리 쓰이는 유전자변형 작물은 해충-저항성(내성)을 갖추도록 하거나 제초제에 잘 버티는 제초제-저항성(내성)을 갖추도록 개발된다. 해충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해충-저항성의 외래 유전자를 이식하거나, 작물 외에 주변 잡초를 쉽게 없애기 위해서 제초제에 잘 버티는 외래 유전자를 이식해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농약 사용은 전통 작물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흔히 기대되어 왔다.


발표된 논문과 관련 자료를 보면, 이번 조사결과에서는 GMO 또는 GE 작물 재배에서 농약의 사용량은 어떤 경우엔 적었지만 어떤 경우엔 같거나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관련, 버지니아대학 뉴스자료, 존스홉킨스 뉴스레터])


먼저, 글리포세이트라는 제초제에 잘 견디도록 개발된 GE 콩(soybean)의 재배농민은 그렇지 않은 농민보다 제초제를 28%(0.30kg/ha) 더 많이 썼으며, 같은 저항성을 갖춘 GE 옥수수의 재배농민은 그렇지 않은 농민보다 살충제를 1.2%(0.03 kg/ha) 더 적게 사용했다. 해충에 잘 견디는 GE 옥수수의 재배농민은 그렇지 않은 농민보다 살충제를 11.2%(0.013 kg/ha) 더 적게 사용했다.


연구진은 농약을 환경영향지수(environmental impact quotient)라는 값을 반영해 평가하면, GE  작물 재배농민은 콩 재배용 제초제를 대략 동일한 양으로 썼으며 옥수수용 제초제를 9.8% 적게, 옥수수용 살충제는 10.4% 적게 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평균 수치와 달리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진 농약 사용량의 변화 추세에선 제초제의 사용 증가 패턴이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GE 작물 재배농민과 비GE 작물 재배농민 간에 나타나는 농약 사용량의 차이가 시간이 흐르면서 눈에 띄게 변화했음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콩이나 옥수수 모두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제초제-저항성 품종 재배농의 제초제 사용이 증가했다는 명확한 증거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는 옥수수용 살충제 사용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유전자변형 작물이 농약 사용량이나 잡초 내성의 변화 등에 끼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이런 평가는 지난 5월 미국 과학아카데미(NAS) 산하 위원회가 유전공학 작물에 관해 펴낸 보고서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보고서는 유전공학 작물(옥수수, 콩, 면화)의 개발, 사용, 효과에 관한 900건의 기존 연구/출판물을 검토해, ‘유전공학 작물과 전통적인 육종 작물을 비교할 때 둘의 차이는 점점 불분명해지고 있다’는 요지의 내용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유전공학 작물 재배에서 해충과 잡초의 저항성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는데, 아래는 이 단체가 보고서 발간에 맞춰 낸 언론브리핑 자료 중 일부이다.


“해충저항성 작물을 재배하며 저항성 관리 전략이 뒤따르지 않은 지역에선 저항성의 유해 수준(damaging levels of resistance)이 몇몇 표적 해충들에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있다. 유전공학 작물을 지속적으로 이용하려면, 더욱 종합적이고 지속가능한 역병 관리 방법을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규제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또한 많은 지역에서 일부 잡초는 제초제 성분인 글리포세이트(glyphosate)에 대한 저항성을 진화시켜 왔다. 대부분 유전공학 작물은 이 성분에 저항성을 갖도록 만들어졌다. 잡초에 나타나는 저항성의 진화는 종합적인 잡초 관리 방법을 써서 지연시킬 수 있다고 보고서는 말한다. 보고서는 잡초 저항성 관리를 위한 더 좋은 접근법을 규명하기 위한 심화 연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해충저항성 유전공학 작물은 식물역병으로 인한 작물 손실을 줄여주었다. 그렇지만 위원회는 유전공학 작물이 도입되기 이전 수십 년과 도입 이후 미국에서 나타난 콩, 면화, 옥수수 생산량의 전반적인 증가율에 관한 데이터를 검토했는데, 거기에 유전공학 작물이 생산량의 증가율에 변화를 주었다는 증거는 없었다. 새로 등장한 유전공학 기술이 장래에 생산량의 증가율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므로 위원회는 작물 생산량을 증가시키고 안정화하는 다양한 접근들에 기금 지원을 할 것을 권고했다.” [원문: NAS 언론브리핑 자료,  번역문: 한겨레 사이언스온]


이번 논문의 연구진은 “GE 작물이 농약 사용의 패턴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는 여전히 논쟁적인 주제”라면서도, “GE 작물 재배에서 제초제 농약 사용량이 계속 증대한다면 생물다양성 감소나 물과 대기 오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논문 초록

유전공학(GE) 작물이 광범위하게 채택되면서 농약 사용에서도 명확하게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영향의 성격과 범위는 여전히 열린 물음으로 남아 있다. 우리는 1998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의 옥수수와 콩 재배농이 농지 수준에서 행한 선택들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는 고유하고도 방대하며 대표성이 있는 샘플 자료를 사용하여 이 문제를 연구했다. 평균적으로 보아, 글리포세이트(제초제) 저항성을 갖춘 유전공학 콩을 재배하는 농민은 그렇지 않은 농민보다 제초제를 28%(0.30 kg/ha) 더 많이 사용했으며 글리포세이트저항성 옥수수를 재배하는 농민은 그렇지 않은 농민보다 살충제를 1.2%(0.03 kg/ha) 더 적게 사용했다. 또한 해충저항성을 갖춘 유전공학 옥수수를 재배하는 농민은 그렇지 않은 농민보다 살충제를 11.2%(0.013 kg/ha) 더 적게 사용했다. 그렇지만 농약을 환경영향지수(environmental impact quotient)로 가중평가 하면, (유전공학 작물을 재배하지 않는 농민과 비교해) 유전공학 작물 재배농민은 콩 재배용 제초제를 대략 동일한 양으로 사용했으며 옥수수 재배용 제초제를 9.8% 적게 사용했고 옥수수 재배용 살충제를 10.4% 적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이번 연구결과는 유전공학 작물 재배농민과 비유전공학 작물 재배농민 간에 나타나는 농약 사용량의 차이가 시간이 흐르면서 눈에 띄게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콩과 옥수수의 경우에 모두 다, 글리포세이트저항성을 갖춘 유전공학 작물을 재배하는 농민은 그렇지 않은 농민과 비교해 제초제를 점차 더 많이 사용했으며, 반면에 해충저항성을 갖춘 유전공학 옥수수를 재배하는 농민은 살충제를 점차 더 적게 사용했음을 보여준다. 시간의 경과에 따른 제초제 사용량 변화의 평가 패턴은 글리포세이트 잡초 저항성(glyphosate weed resistance)의 출현과 일치한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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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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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한겨레 6월14일치 ‘사이언스온’ 지면에 실렸습니다. 온라인 사이언스온에도 옮겨 싣습니다. 우리 몸엔 낮과 밤의 24시간 주기에 맞춰 반응하는 생체리듬이 있다. 이런 주기와 관련된 유전자들은 생체시계 유전자로 불리는데 그동안 생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