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강렬한 ‘거대 충돌’ 있었다” -달의 기원 연구

암석성분 지구와 매우 비슷한 달, 어떻게 생성됐나?


미국 연구진, 달과 지구 암석 대상 칼륨 동위원소 정밀측정 비교

“충돌→지구멘틀과 충돌체 증발→성분 뒤섞인 대기층→달 응집”


00MoonFormingImpact2.jpg » 달의 기원을 설명하는 거대충돌 가설을 나타낸 그림. 원시지구에 화성 크기의 거대충돌체가 부딛힌 뒤 달이 생성됐다는 이 학설은 현재 달의 기원을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가설이다. 그림 출처/ NASA/JPL-Caltech


이 어떻게 지구에 딸린 위성이 되었는지 그 기원을 설명하는 데엔 여러 가설들이 있다. 떠돌던 천체가 우연히 지구 중력에 포획되었다는 포획설, 달과 지구가 비슷한 시기에 나란히 생성되었다는 동시생성설, 큰 천체와 원시 지구의 충돌 뒤에 지구와 달이 생겼다는 거대 충돌설이 그런 것들이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설득력을 갖춘 가설이 거대 충돌설이었다. 45억 년 전 대략 화성 정도 규모의 충돌체(테이아/Theia로 불리곤 한다)가 원시 지구와 충돌을 일으키고 그 여파로 지금의 지구와 달이 생성됐다는 설이다. 1970년대 중반 이래 설득력 있는 가설로 받아들여지던 거대 충돌설은 2000년대 중반 들어 위기를 맞았다. 달에서 가져온 암석들과 지구 암석들에서 원소 동위원소를 비교해보니 둘이 매우 비슷하다는 분석결과가 나왔고, 이런 결과가 서로 다른 천체인 충돌체와 지구가 충돌했다는 거대 충돌설에선 쉽게 설명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참조]

달의 기원: 다시 힘 얻은 ‘45억년 전 거대충돌’ 가설  [2015. 04. 14]

  http://scienceon.hani.co.kr/261575


최근, 이처럼 위기에 처한 거대 충돌설을 보완하며 다시 뒷받침해주는 새로운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달은 본래 지구와 비슷한 충돌체가 충돌해 생성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상세한 행성체 궤도운동 시뮬레이션 결과가 지난해에 발표된 데 이어, 이번에는 달과 지구 암석의 성분을 정밀 측정한 결과를 바탕으로 거대 충돌설을 보완하며 뒷받침하는 다른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하버드대학과 워싱톤대학 연구진(책임저자 Stein Jacobsen)은 과학저널 <네이처>에 낸 논문에서 달에서 가져온 7개 암석과 지구를 대표할 만한 8개 암석에서 칼륨 동위원소들을 정밀 측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거대한 충돌로 지구 상층 멘틀과 충돌체 전체가 녹아서 증발해 뒤섞이는 거대한 멘틀 대기층을 만들었으며 여기에서 달이 응집해 생성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격렬한 거대 충돌설’을 제시했다. 이들은 칼륨 동위원소 칼륨-39와 칼륨-41의 양을 새로운 기법으로 정밀 비교했으며 이 가운데 ‘무거운’ 칼륨-41이 달의 암석에서 약간 더 많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치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측된 데이터를 만족하는 가설을 검증하고서 이런 ‘격렬한 거대 충돌설’이라는 결론을 제시했다.


00moon_earth2.jpg » 원시 지구와 충돌체가 충돌한 직후에 생성된 거대한 멘틀 대기층에서 달이 생성되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거대 충돌설의 그림. 출처/ 미국 워싱톤대학교. ☞ 로슈 한계(Roche limit) 혹은 로슈 반지름은 위성이 모행성의 중력에 의한 기조력에 의해 파괴되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 한계다. 로슈 한계 안쪽에서는 궤도를 도는 물질이 부서져 원반을 형성하며, 한계 바깥쪽의 물질은 한데 뭉치는 경향이 있다. 이 한계는 1848년에 프랑스의 천문학자인 에두아르 로슈(Edouard Roche)가 처음 계산하였다 (용어설명 출처: 위키백과)


워싱톤대학교의 보도자료를 보면, 연구진이 제시하는 격렬한 거대 충돌의 시나리오를 간추리면 대략 다음과 같다.


원시 지구와 충돌체는 비교적 약한 거대 충돌이 아니라 매우 강렬한 고에너지의 거대 충돌을 일으켰을 것이다. 격렬한 충돌로 인해 충돌체 전체와 지구의 상층 멘틀은 녹고 또한 증발해 액체도 기체도 아닌 특별한 물질 상태가 되어, 남은 원시 지구 둘레에 거대한 ‘멘틀 대기층’을 형성한다. 원반 구조의 이런 대기층에선 원시 지구의 멘틀과 충돌체의 성분이 완전하게 뒤섞였다. 점차 식으면서 물질이 응집하여 달이 생성된다. 달과 지구 암석의 원소 성분이 매우 비슷하면서도, 칼륨 동위원소에서 보듯이 미세한 차이가 나는 것은, 원시 지구 멘틀과 충돌체의 성분이 완전하게 뒤섞이게 만들 정도로 매우 강렬한 거대 충돌이 있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런 설명에 의하면, 달 암석의 많은 부분은 지구 멘틀에서 가져가 지구와 공유하는 것들인 셈이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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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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