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발광 색깔 조절하는 발광효소 아미노산

발광효소 아미노산 서열 중 특정 지점 아미노산이 핵심구실

아미노산에 변형 일으켜 발광에너지 변화, 노랑이 빨강으로




00fireflyprotein.jpg » 반딧불이. 출처/ ACS 오염 없는 캄캄한 한밤중의 들녘 수풀에서 펼쳐질 만한 발광 곤충들의 빛 향연…, 상상 만으로도 마음을 풍성하게 하는 풍경이다. 이런 향연에서 어떤 반딧불이는 샛노란 빛을 내고, 어떤 다른 딱정벌레 종은 초록 빛을, 또다른 곤충은 빨강 빛을 낸다.


개똥벌레, 반딧불이 여러 종의 생체에서 빛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두 가지 생체물질, 즉 발광효소(루시페레이스/luciferase)와 발광화합물(루시페린/luciferin)이 필요하다.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진 발광의 대체로 이렇다. 발광효소 루시페레이스는 발광물질을 통칭하는 루시페린 화합물을 산화시키는 촉매 구실을 한다. 발광화합물은 산화했다가 붕괴하며 빛 에너지를 방출한다. 빛의 에너지 크기에 따라 빛의 파장도 달라 그 색깔도 달라진다. 그런데 무엇이 이런 빛 색깔을 조절할까?


미국화학회(ACS)가 내는 화학·공학 잡지 <시앤이엔(C&EN)>의 보도를 보면, 이처럼 발광 색깔을 좌우하는 메커니즘을 밝히는 것은 자연의 신비를 푸는 일이기도 하지만 현실의 실험실에서도 중요한 관심사다. 왜하면 반딧불이 발광물질이 빛을 내어 쉽게 눈으로 식별되기에, 이미 많은 실험실들에서 유전자 발현이나 미생물 오염 등을 추적, 관찰할 때 반딧불이 루시페레이스는 중요한 실험과 연구 도구로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빛 색깔이 조절되는 과정을 알 수 있고 연구자가 그것을 조절할 수 있다면, 발광효소는 훨씬 다양한 용도로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브라질 상-카를로스연합대학(Federal University of São Carlos)의 연구진은 발광효소인 루시레파아제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서열에서(단백질은 아미노산 서열의 복잡한 3차원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특정 위치에 있는 아미노산이 발광 색깔을 조절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밝혀 <바이오 케미스트리(Biochemistry)에 발표했다.


미국화학회 보도자료<시앤이엔(C&EN)>를 보면, 이 연구진은 노랑-초록 빛을 내는 반딧불이 발광효소와 빨강 빛을 내는 딱정벌레 애벌레(railroad worm) 발광효소에서 이 효소 단백질을 구성하는 특정 위치의 아미노산들을 변형함으로써 발광 색깔을 바꿀 수 있었다.


반딧불이 발광효소에선 그 효소 단백질을 구서하는 아미노산 서열 가운데 311번 째에 놓인 아미노산(glutamine)과 337번째에 놓인 아미노산(arginine)의 짝 구조가 중요한 구실을 하는데 이 구조를 망가뜨리자, 본래 노랑-초록이던 발광 빛은 빨강 빛으로 바뀌었다. 반딧불이 발광효소는 보통 노랑-초록 빛을 내다가 산성 조건에서는 빨강 빛을 내는데, 이런 현상도 역시 두 아미노산의 짝 구조가 산성 환경을 만날 대에 망가지면서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광효소 루시페레이스 내의 두 아미노산 변형이 루시페리이스의 촉매 작용 방식을 바꾸어, 발광의 빛 에너지를 떨어뜨림으로써 빛의 파장과 색깔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풀이되었다. 이와 함께 보통 빨강 빛을 내는 애벌레 발광효소에서는 334번째에 있는 아미노산(leucine)을 다른 아미노산(arginine)으로 바꾸었더니 빛의 파장이 파랑 계열 쪽으로 약간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개똥벌레, 반딧불이 여러 종들이 뿜어내는 빛의 여러 색깔은 크게 보아선 비슷한 발광효소 루시페레이스의 아미노산 서열에서 특정 위치에 있는 아미노산의 작은 변화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이 연구는 보여준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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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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