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전 논문 공유 사이트 확산, 화학 분야도 개설

미국화학회(ACS) ‘ChemRxiv’ 출범 계획 밝혀..심리학 ‘PsyArXiv’도

물리(arXiv), 생물(bioRxiv)에 이어, 공개·공유 ‘열린 연구’ 문화 반영


00preprintserver.jpg


고를 보내고 심사와 수정, 보완, 편집을 거쳐 출판하는 통상의 학술지 출판 절차를 밟지 않고, 그 이전에 빠르고 폭넓게 논문 원고와 연구자료를 공개해 연구자들 사이에 공유하자는 출판전 논문의 온라인 저장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 20여 년 전에 생긴, 물리·계산과학 중심의 논문 공유 저장소인 ‘아카이브’(arXiv) 외에 의생물학 중심의 ‘바이오 아카이브’(bioRxiv) 등에 이어, 화학 중심의 새로운 학술 논문 저장소가 곧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화학회(ACS)는 화학 분야의 연구 논문과 자료를 정식 출판 전이라도 미리 공개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출판전 논문·자료 저장소(preprint server)인 ‘켐 아카이브(ChemRxiv)를 몇 달 안에 열겠다고 밝혔다. 이런 소식은 이 학회가 운영하는 화학·공학 잡지 <시앤이엔(C&EN)>이 온라인 뉴스를 통해 전했다.


<시앤이엔> 뉴스를 보면, ‘켐 아카이브’의 개설을 준비하는 이 학회의 관계자들은 앞으로 연구자들이 논문 초고뿐 아니라 예비적인 데이터까지도 온라인으로 공개, 공유할 수 있게 하며, 연구자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사이트의 설계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한편, 심리학 분야에서도 출판전 논문자료 저장소 ‘사이 아카이브(PsyAxive, osf.io/view/PsyArXiv)’가 최근 개설되었다고 생물학 전문매체 <더 사이언티스트>가 보도했다.


출판전 논문·자료 저장소로는, 미국 코넬대학에 마련돼 오랜 명성을 얻고 있는 물리·계산과학 분야 위주의 ‘아카이브’(arXiv.org)와 최근 몇 년 새에 생긴 의생물학 분야의 ‘바이오 아르카이브’(bioRxiv.org,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 공학 분야의 ‘엔지 아카이브’(engrXiv, osf.io/view/engrxiv), 사회과학 분야의 ‘에스에스아르엔’(SSRN.com, 엘서비어)’ 등이 생겨났는데, 이번에 화학 분야의 ‘켐 아카이브’가 그 흐름에 합류하게 됐다. (출판전 논문자료 저장소의 더 많은 목록은, 위키피디어 참조)


출판전 논문·자료 저장소는, 통상 몇 달, 길게는 해를 넘기기도 하는 학술지의 정식 논문 출판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최신 연구 논문의 초고나 연구자료를 관련 학계 내에서 빠르게 배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디지털 온라인 시대에 확산하고 있다. 관련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빠르고 폭넓게 받아 논문의 정식 출판 전에 수정·보완할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연구자들 간에 공동연구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출판전 논문·자료 저장소는 이에 더해, 학술지의 정식 논문으로 투고할 정도로 뚜렷한 연구결론을 얻기에는 아직 부족한 연구과정의 예비적인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긍정적인 결과뿐 아니라 부정적인 결과까지 공개함으로써 학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시앤이엔> 뉴스는, 출판전 논문자료 저장소에 먼저 공개한 논문을 나중에 정식 논문으로 학술지에 싣는 것을 꺼려 하는 분위기가 한동안 있었으나 이제는 <네이처>, <사이언스>를 비롯해 점점 많은 학술지들이 사전 공개 논문의 정식 투고와 게재를 받아들이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기에, 출판전 논문 저장소의 긍정적 기능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사이언스온의 길목]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scienceon
트위터   https://twitter.com/SciON_hani
한겨레 스페셜   http://special.hani.co.kr

  • 구글
  • 카카오
  • 싸이월드 공감
  • 인쇄
  • 메일
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바이러스들도 서로 소통..“상황에 따라 감염방식 결정”바이러스들도 서로 소통..“상황에 따라 감염방식 결정”

    뉴스오철우 | 2017. 01. 20

    이스라엘 연구진 “아르비트리움 시스템” 명명박테리아 감염 파지 바이러스에서 ‘소통용’ 단백질 조각 발견“인체감염 바이러스도 그렇다면, 감염 조절 약물개발도 기대”박테리아들이 물질을 분비해 주변의 다른 박테리아들과 소통하는 ‘미생물 커뮤...

  • ‘특정 뇌부위 크기 차이가 남녀뇌 차이?’ 반박논문 나와‘특정 뇌부위 크기 차이가 남녀뇌 차이?’ 반박논문 나와

    뉴스오철우 | 2017. 01. 19

    ‘편도체 부피의 성별 차이’ 다룬 30년 간의 논문 46편 메타분석“총부피 큰 남자뇌의 차이일 뿐 남자뇌-여자뇌 구분 근거 안 돼” 생물학적인 남녀 차이는 생물학 실험에서 중요한 이슈이다. 그중 하나가 수컷 실험동물을 주로 이용하다 보니 질병...

  • 우주 미세중력의 물고기, ‘골밀도 소실’ 두드러져우주 미세중력의 물고기, ‘골밀도 소실’ 두드러져

    뉴스오철우 | 2017. 01. 18

    일본 JAXA, 우주정거장에서 미세중력의 물고기 영향 관찰형광단백질 이용해 유전자 발현 관찰…파골세포 발현 왕성 지구 중력에 적응해 사는 지구 동물이 중력 없는 우주 공간에서는 어떤 생물학적인 변화를 겪을까? 그동안 무중력 또는 미세중력이 ...

  • 널리 쓰이는 유전자가위의 ‘중단스위치’ 단백질도 찾아널리 쓰이는 유전자가위의 ‘중단스위치’ 단백질도 찾아

    뉴스오철우 | 2017. 01. 12

    지난달 중순 발견 뒤이어 잇따라, 카스9 ‘억제단백질’ 2종 찾아“의도하지 않은 효과 차단, 유전자 가위 정확성 높이는 데 기여”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유전체 편집기법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의 작동을 필요할 때 멈추게 할 수 있는...

  • 얼굴인식 능력, 어른이 아이보다 더 나은 이유 -뇌과학얼굴인식 능력, 어른이 아이보다 더 나은 이유 -뇌과학

    뉴스오철우 | 2017. 01. 11

    어린이와 어른의 뇌영상 비교…얼굴인식 뇌영역 12%가량 성장기존학설과 다른 결론, “성인기까지 일부 뇌영역 성장 계속된다”뇌 세포의 기본은 엄마 뱃속의 태아 시절에 대부분 발달한다. 그렇다고 태아 시절에 발달이 끝나는 건 아니다. 최근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