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또렷해진 ‘세레스’ 빛의 정체…‘일종의 소금 광물’

‘흐릿한 빛’ 관측에서 ‘또렷한 빛’ 반사하는 광물 규명까지

지난해 3월 근접해 탐사해온 돈 우주탐사선 관측자료 분석


00ceres3.jpg » 태양계 왜소행성 세레스의 표면에 있는 거대한 분지(오카토르 크레이터)의 한복판에는 밝게 빛을 내는 지역이 있다. 그동안 여러 궁금증을 자아낸 그 빛의 정체가 다름아니라 다량의 탄산염(carbonate)과 나트륨(sodium) 광물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오른쪽 상자 안의 영상에서 붉은색은 다량의 탄산염을 나타낸다. 출처/ NASA/JPL-Caltech/UCLA/MPS/DLR/IDA/ASI/INAF


소행성 ‘세레스(Ceres)’의 표면에서 반짝이는 밝은 빛의 정체는 뭘까?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보낸 우주탐사선 돈(Dawn)이 그동안 왜소행성 세레스에 근접해 관측한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반사 빛을 내는 지점에는 일종의 소금인 탄산염(carbonate)과 나트륨이 다량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반사 빛을 내는 지점은 92킬로미터 폭과 4킬로미터 깊이의 거대한 크레이터(Occator crater, 오카토르 크레이터) 안에 매우 넓게 분포돼 밝게 빛난다.


대량의 탄산나트륨(sodium carbonate)은 지구 외에 다른 태양계 행성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이례적으로 큰 규모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관측과 분석의 결과는 빛의 정체가 황산마그네슘(magnesium sulfate)인 것으로 밝힌 지난해 12월의 발표를 수정한 것으로, 과학저널 <네이처>에 최근 발표됐다.


00ceres1.jpg » 출처 / NASA, JPL-Caltech/UCLA/MPS/DLR/IDA 대량의 탄산나트륨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연구진은 소행성의 충돌로 이 정도의 탄산나트륨이 세레스에 전해지기에는 그 양이 너무 많기에, 그것이 세레스 내부의 작용에 의해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풀이했다. 일종의 소금인 탄산나트륨은 지구에서는 ‘열수(hydrothermal, 화산지대의 지하 깊숙한 곳에서 가열돼 올라오는 뜨거운 물)’ 환경에서 생성되기에, 세레스에서도 이와 비슷한 과정이 있었을 가능성도 추론할 수 있다. 미국항공우주국의 뉴스 보도를 보면, 이런 관측 자료를 종합할 때 세레스 내부의 뜨거운 소금기 물이 소행성의 충돌로 크레이터 분지 안 표면의 위로 솟아올라 얼어붙은 채로 점차 증발(승화)해 탄산나트륨이 남게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다음은 뉴스 보도의 일부이다.


“연구진은 이 밝은 지점의 주요 광물이 탄산나트륨(sodium carbonate)임을 발견했다. 이 물질은 세레스 내부에서 솟아나온 것으로 여겨진다. 왜냐하면 충돌 소행성이 이 정도의 물질을 전해줄 수는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물질이 솟아올랐다는 것은 곧 세레스 내부 온도가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더 높을 것임을 말해준다. 소행성 충돌이 세레스 표면 밑에 있던 물질을 위로 솟아오르게 도왔을 수 있다. 그러나 연구진은 세레스의 내부 과정도 일정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번 관측 결과가 지질학적 시대 척도로 볼 때 최근인 시기에 세레스 표면 밑에 액체 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현재 관측된 일종의 소금(탄산나트륨)은 수백만 년 전에 표면 위로 나왔다가 얼어붙은 바다 같은 큰 물의 잔존물일 수 있다.

 연구진은 ‘오카토르 크레이터 중앙부의 밝은 지점에서 발견한 광물의 존재는 물에 의한 변화(alteration by water) 과정이 있었음을 보여준다’며 ’세레스 내부의 열수 활성(hydrothermal activity)이 이 광물을 오카토르 분지 내 표면 위로 밀어올렸을 것임을 탄산염의 존재가 말해준다’라고 설명했다.”


세레스의 빛이 무엇인지 그 정체를 밝히는 과정은 마치 배율과 해상도를 점점 더 높이며 흐릿하게 보이던 것을 또렷한 영상으로 보는 경험과도 비슷했다. 이런 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의 추론과 궁금증을 증폭시켜왔다.


몇 해 전에 허블 우주망원경이 2억9000만 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관측한 세레스의 여러 모습에서 밝은 빛은 그 출처를 알기 힘든, 그야말로 수수께끼였다(오른쪽 그림 맨위). 거대한 얼음층의 일부가 표면에 드러난 것이라는 추정, 얼음 화산일 것이라는 추정 등이 제시됐다.

2015년 1월 미국항공우주국의 우주탐사선 돈(Dawn)이 세레스에 접근하며 촬영한 영상에서, 세레스의 빛은 좀더 분명한 모습을 보였으나 여전히 그 정체는 오리무중이었다(두 번째).

더 확실한 모습은 그해 2월19일 4만6000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우주탐사선 돈(Dawn)이 관측한 세레스의 표면 영상에서 나타났다. 영상에서는 그동안 하나로 여겨졌던 빛은 실은 밝게 빛나는 두 점으로 식별되었다(세 번째).

이어 돈 탐사선이 세레스를 관측해 지상에 보내온 영상에서 빛은 작은 점이 아니라 무려 92킬로미터 폭의 거대한 분지(Occator Crater, 오카토르 크레이터) 가운데에 34킬로미터나 퍼져 있는 밝은 지역인 것으로 드러났다 (네, 다섯 번째). ‘가시광선과 적외선 지도작성 분광계(VIR: Visible and Infrared Mapping Spectrometer)’라는 관측 장비를 이용해 반사되는 빛의 서로 다른 파장 신호들을 수집하고 분석해 세레스 표면에 있는 광물이 탄산염과 나트륨임을 규명했다.


[참조]

왜행성 세레스 표면에서 반짝이는 빛의 정체는 뭘까? [2015.3.2]

 http://scienceon.hani.co.kr/244764


세레스는 화성과 목성 궤도 사이에 소행성들이 몰려 있는 지대에 있는 지름 973킬로미터 크기의 왜소행성(왜행성, dwarf planet)이며, 지난해 3월 우주탐사선 돈은 세레스 둘레 궤도에 진입해 16개월 동안 이 천체를 탐사하고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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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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