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의 지엠오, 시장에 나온 지엠오

 …취 재 수 첩… 

노벨상 수상 110명 “인도주의적 GMO, 반대운동 중단하라”

미국과학아카데미 “지엠오와 전통작물 차이 증거 발견 못해”

그린피스 “식량과 생태농업 현실적 대안 이미 있는데” 반박

“표시제논란과 겹쳐 가열…과학논쟁, 사회논쟁 구분할 필요”


00GMO_rice.jpg » 최근 노벨상 수상자들의 지엠오 지지 성명으로 주목받는 유전자 변형 '황금 쌀'(오른쪽). 출처/ Wikimedia Commons


벨 생리의학상, 화학상, 물리학상 등의 수상자 110명이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에게, 개도국의 기아와 질병 문제 대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전자 변형 작물(GMO, 지엠오), 특히 ‘황금 쌀(Golden Rice)’에 대한 반대 운동을 중단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하는 공개 편지를 최근 보냈다 [워싱턴포스트 보도 참조]. 공개 편지는 그린피스 외에 유엔(UN)과 각국 정부에도 보내졌다고 이 편지 그룹은 밝혔다.


우리는 그린피스와 그 지지자들이 생명공학으로 향상된 작물과 식품을 접하는 세계 농부와 소비자들의 경험을 재검토하여 권위 있는 과학 기관들이 이뤄낸 발견을 받아들이고 지엠오 일반, 특히나 황금쌀(Golden Rice)에 반대하는 운동을 그만둘 것을 촉구한다.

[…]

그린피스는 황금 쌀을 반대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는데, 황금 쌀은 비타민 A 결핍(VAD)으로 인한 죽음, 질병의 상당수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비타민 A 결핍증은 아프리카와 남동아시아의 매우 가난한 사람들에게 크나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린피스는 곧 반박 성명을 내어,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도 않은 황금 쌀을 과장 선전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식량과 생태농업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통해 개도국의 식량과 질병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은 황금 쌀을 과장 선전해 더 많은 이윤이 남는 다른 유전공학적 작물의 지구적 승인을 얻고자 하고 있다. 이 값비싼 실험은 지난 20년 동안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했으며, 이미 작동하는 [다른 대안의] 방법들에 관심을 두지 못하게 해왔다. 이처럼 과도한 비용이 들어가는 대중홍보 활동에 투자하는 대신에, 우리는 더 다양한 음식물을 통해, 식량과 생태농업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통해, 영양실조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


최근 지엠오 재료를 써서 가공한 식품에 ‘지엠오 성분 표시’를 어떻게, 어느 수준으로 할 것인지를 두고서 지구촌 곳곳에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나온 노벨상 수상자들의 공개 편지는 지엠오 표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비판하는 지엠오 지지론 쪽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공개 편지의 서명에는 노벨상 수상자들 외에 과학자의 이름으로 28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공개 서한은 지난 5월 미국 과학아카데미(NAS) 산하 위원회가 낸 보고서와 겹쳐서, 지엠오를 지지하는 과학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권위 있는 과학자단체인 미국 과학아카데미는 지엠오, 즉 유전공학 작물이 전통 육종으로 생산된 작물과 다르다는 증거를 발견할 수 없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위원회는 유전공학 작물에서 유래한 식품의 소비에 의한 것이라고 직접 말할 수 있는 건강 부작용의 설득력 있는 증거에 관한, 찾을 수 있는 모든 연구들을 주의깊게 살펴보았다. 그러나 아무런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 동물을 사용한 연구, 그리고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유전공학 식품들의 화학적 성분에 관한 연구들에서는, 인간 건강과 안전성의 위험과 관련해 비유전공학 작물들을 섭취하는 것보다 더 큰 위험을 의미할 만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비록 장기적인 역학적 연구가 유전공학 식품 소비를 직접 다루지는 않았지만, 사용할 수 있는 역학적 데이터는 유전공학 식품 소비가 어떠한 질병이나 만성상태와 연계되어 있음을 보여주지 않는다.


미국과학아카데미 보고서는 그동안 이뤄진 많은 연구 보고서를 종합한 것으로서, 장기적 영향에 대한 직접적인 판단은 유보했지만 현재 수준에서 지엠오가 끼칠 수 있는 부작용의 증거가 없음을 밝힌 것이어서, 노벨상 수상자들의 공개 편지와 함께 그동안 환경단체와 소비자단체들이 주장해온 지엠오 위험성 주장이 과장되었다는 과학계 쪽의 문제 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과학계의 보고서와 공개 편지가 당장에 지엠오 논란의 국면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린피스를 비롯해 환경단체와 소비자단체들이 내세우는 주장에는 안전성 논란 만이 아니라 다국적 작물기업의 독점 문제와 지역 농업 발전 방안,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과 같은 다른 사회적 성격의 문제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최준호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과학계에서 밝힌 지엠오 안전성 부분은 현재까지 연구결과를 담은 것이고 또한 일부에서는 여전히 이런 연구결과가 검증되지 못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으니 이 부분은 과학계에서 앞으로도 계속 검증해야 하는 대상일 것”이라며 “안전성 논란에 매몰되다 보면 다른 이슈와 영향에 대한 문제를 간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말은 안전성 논의가 현재 지엠오 논란의 전부가 아니라는 환경단체 쪽의 시각을 보여준다. 게다가 지엠오의 안전성에 대한 과학계의 판단 근거는 현재 연구 수준에서 지엠오 식품의 안전성을 제시하는 것이며 그것만으로는 ‘장기적 효과’에 대한 판단을 담을 수 없기에, 장기적 영향에 대한 우려에 주목하는 이들에게 충분한 설득력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편, 노벨상 수상자들이 지엠오를 지지하는 공개 편지에서 영양 부족과 질병 문제에 대한 해법이자 ‘인도주의적인 지엠오’의 상징으로 제시한 ‘황금 쌀’에 관해서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그린피스는 “국제쌀연구소(IRRI)가 인정했듯이 황금 쌀이 비타민 A 결핍 문제에 실제로 대처할 수 있다고 증명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황금 쌀과 필리핀 농업을 다룬 미국·영국 연구자들의 연구 논문에서도, 저자들은 인도주의적 지엠오의 심볼로 제시되는 황금 쌀이 아직 개발되지 못한 것은 환경단체의 반대 운동 탓이 아니라 여전히 그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지 못한 난관 때문이라고 주장해 주목을 받았다.


아래 글에서는 최근에 다시 가열되는 지엠오 논쟁을 바라보는 데 참조가 될 만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자료를 찾아 발췌, 번역, 정리했다.

노벨상 수상자 110명의 공개 편지

미국 과학아카데미 산하 위원회의 지엠오 평가 보고서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의 반박 성명

황금 쌀의 문제를 다룬 연구논문

맨 아래에는 취재기자의 취재 후기(“커피, 채식, 지엠오”)를 실었다. 취재 후기에는 지엠오가 실험실에서 맞이하는 과학적 논의의 연구개발 단계를 벗어나, 시장에 나올 때 직면하게 마련인 새로운 사회적 논란에 대해서는 과학 주제와 다른 성격으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거리를 담고자 했다.



#1, 노벨상 수상자 공개서한, “GMO 반대 중단하라”


노벨상 수상자들의 공개 서한은 지엠오 반대 운동을 매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비타민 A 결핍 질환에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전자 변형 쌀인 ‘황금 쌀’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점, 인도주의적인 지엠오의 도입을 반대하는 운동을 비인도적 행위로 규정했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아래는 공개편지 전문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번 공개편지의 원문, 그리고 이 편지의 배경이 된 여러 과학적 검토와 홍보용 자료들을 이번 공개 편지를 낸 과학자그룹의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서한 전문]


정밀농업(Precision Agriculture), GMO를 지지하는 노벨상 수상자들의 편지



그린피스, 유엔, 각국 정부의 지도자들께


00gmo_nobel.jpg » 노벨상 수상자 110명의 지엠오 지지 편지. 출처/ http://supportprecisionagriculture.org/nobel-laureate-gmo-letter_rjr.html 유엔 식량농업 프로그램은 증가하는 세계 인구의 수요에 맞추려면 식량, 사료, 섬유의 세계 생산량이 2050년까지 대략 2배가 되어야 한다고 밝혀왔다. 그린피스가 그 선두에 서 있는, 현대적 식물 육종 반대 단체들은 이런 사실을 거듭 부정해왔으며 농업 분야의 생명공학적 혁신에 반대해 왔다. 이들은 그 위험, 혜택, 파급력을 잘못 전달했으며 승인된 야외 작물 시험과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범죄적 파괴(criminal destruction)를 지지해왔다.


우리는 그린피스와 그 지지자들이 생명공학으로 향상된 작물과 식품을 접하는 세계 농부와 소비자들의 경험을 재검토하여 권위 있는 과학 기관들이 이뤄낸 발견을 받아들이고 지엠오 일반, 특히나 황금쌀(Golden Rice)에 반대하는 운동을 그만둘 것을 촉구한다.


세계 과학자들과 규제 당국은 생명공학으로 향상된 작물과 식품들이 다른 방법으로 생산된 작물과 식품에 비해서 더 안전하지는 않다 하더라도 그와 비슷한 수준에서 안전하다는 것을,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확인해왔다. 이 작물과 식품을 소비한 인간이나 동물의 건강에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는 단 하나의 확증된 사례도 나오지 않았다. 환경 영향도 덜 유해하며 지구 생물종 다양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거듭 입증되어 왔다.


그린피스는 황금 쌀을 반대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데, 황금 쌀은 비타민 A 결핍(VAD)으로 인한 죽음, 질병의 상당수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비타민 A 결핍증은 아프리카와 남동아시아의 매우 가난한 사람들에게 크나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추산에 의하면, 2억5000만 명이 비타민 A 결핍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거기에는 개발도상국의 5세 이하 어린이 중 40퍼센트가 포함되어 있다. , 유엔아동기금(UNICEF, 유니세프)의 통계에 의하면, 총 100만~200만 건에 달하는 예방가능한 사망이 비타민 A 결핍에 의해 해마다 일어나고 있다. 비타민 A 결핍이 면역계를 훼손해 간난아기와 어린이를 커다란 위험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비타민 A 결핍 자체는 해마다 세계 25만~50만 명 어린이에 영향을 주는 아동실명(childhood blindness)의 주요 원인이 된다. 그 가운데 절반이 실명을 하고서 12개월 이내에 사망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그린피스에 요청한다. 그린피스는 특히 황금 쌀에 대한 반대, 그리고 일반의 생명공학으로 향상된 작물과 식품에 대한 반대를 멈추고 그만두라.


우리는 다음과 같이 각국 정부에 요청한다. 각국 정부는 그린피스가 벌이는 특히 황금 쌀에 대한 반대, 그리고 일반의 생명공학으로 향상된 작물과 식품에 대한 반대 운동을 거부하라. 그리고 정부의 집행력 안에서, 그린피스 행동에 반대하는 모든 조처를 행하며, 현대 생물학, 특히 생명공학으로 향상된 종자들이라는 모든 수단들에 농부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촉진하라. 데이터와 모순되는 감정과 도그마에 기초해 반대하는 것은 중단되어야 한다(Opposition based on emotion and dogma contradicted by data must be stopped).


얼마나 많은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이 죽고나서야 이것을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로 여기게 될 것인가?(How many poor people in the world must die before we consider this a “crime against humanity”?)



#2. NAS 보고서, “GMO와 전통작물 차이 증거 없어…장기영향은 유보


미국 과학아카데미(NAS)의 산하 위원회는 지난 5월 17일 ‘유전공학(GE) 작물과 전통적인 육종 작물을 비교할 때 둘의 차이는 점점 불분명해지고 있다’는 내용을 요지로 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요약문]. 위원회는 지난 20여 년 동안 시중에 유통되는 유전공학 작물의 부작용 또는 이점을 조사한 여러 연구결과와 보고서를 검토했으며 이를 통해 지엠오가 인체에 유해를 끼친다는 증거나 환경에 끼칠 수 있는 인과적 영향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위원회는 유전공학 작물(옥수수, 콩, 면화)의 개발, 사용, 효과에 관한 900건의 기존 연구/출판물을 검토했다고 한다.


그러나 보고서는 장기적인 영향/효과를 검증하는 데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으며, 해충과 잡초의 저항성이 진화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는 점도 함께 밝혔다. 또한 작물 생산량의 측면에서 볼 때, 현재까지 유전공학 작물의 생산량 증가율이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아래는 미국과학아카데미가 보고서 발간에 맞추어 발표한 언론 브리핑 자료 중 일부이다.

▒ 인간 건강에 대한 영향


00GMO_NAS.jpg 위원회는 유전공학 작물들(GE crops)에서 유래한 식품 소비에 의한 것이라고 직접 말할 수 있는 건강 부작용의 설득력 있는 증거에 관한, 찾을 수 있는 모든 연구들을 주의깊게 살펴보았다. 그러나 아무런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 동물을 사용한 연구, 그리고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유전공학 식품의 화학적 성분에 관한 연구들에서는, 인간 건강과 안전성의 위험과 관련해 비유전공학 작물들을 섭취하는 것보다 더 큰 위험을 의미할 만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비록 장기적인 역학적 연구가 유전공학 식품 소비를 직접 다루지는 않았지만, 사용할 수 있는 역학적 데이터는 유전공학 식품 소비가 어떠한 질병이나 만성상태와 연계되어 있음을 보여주지 않는다.


해충저항성 유전공학 작물은 살충제 독성 성분을 줄여줌으로써 인간 건강에 이롭다는 일부 증거가 존재한다. 이에 더해, 인간 건강을 이롭게 할 목적으로 설계된 몇몇 유전공학 작물들이 개발 중인데, 여기에는 일부 개발도상국에서 비타민 A 결핍으로 인해 생기는 실명증과 사망을 막는 데 도움을 주고자 베타-카로틴(beta-carotene) 성분을 지닌 쌀이 포함된다.


▒  환경에 대한 영향


해충저항성 또는 제초제저항성 작물을 사용하는 것이 농장에 있는 식물과 곤충의 전반적인 다양성을 줄이지는 않았으며, 때로는 해충저항성 작물이 곤충 다양성을 증가시켰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유전자 이동(gene flow), 즉 유전공학 작물에서 야생의 관련 종으로 유전자가 이동하는 일이 일아나지만, 이런 유전자 이동으로 인해 환경의 부작용이 나타났음을 입증하는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위원회는 유전공학 작물과 환경 문제 사이에서 원인-결과 관계를 보여주는 어떤 결정적인 증거도 찾지 못했다. 그렇지만 장기적인 환경 변화를 평가하는 일의 복잡성 때문에 종종 명확한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어렵다.


▒  농업에 대한 영향


유전공학 콩, 면화, 옥수수는 전반적으로 보아 이런 작물을 채택한 생산자들에게 우호적인 경제적 소득을 가져다주었으나 그 소득이 역병 규모, 농법, 그리고 농업 기간시설에 따라 달라졌음을 현재 접근할 수 있는 증거들은 보여준다. 비록 유전공학 작물이 많은 소규모 농민들한테 도입 초기 몇 년 동안 경제적 이득을 제공했지만, 지속적이며 전반적인 이득은 신용대출(credit)에 대한 접근, 비료, 확장서비스와 같은 쓸 수 있는 투입, 이윤 남는 지역과 세계 시장에 대한 접근 같은 제도적 지원을 받는 그런 농부들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해충저항성 작물들이 심어졌으나 저항성 관리 전략이 뒤따르지 않은 지역에서는 저항성의 유해 수준(damaging levels of resistance)이 표적이 되는 몇몇 해충들에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있다. 만일 유전공학 작물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려면, 더욱 종합적이고 지속가능한 역병 관리 방법들을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규제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또한 많은 지역에서 일부 잡초들은 제초제 성분인 글리포세이트(glyphosate)에 대한 저항성을 진화시켜 왔다. 대부분의 유전공학 작물은 이 성분에 저항성을 갖도록 만들어졌다. 잡초에 나타나는 저항성 진화는 종합적인 잡초 관리 방법을 써서 지연시킬 수 있다고 보고서는 말한다. 보고서는 잡초 저항성 관리를 위한 더 좋은 접근법을 규명하기 위한 심화 연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해충저항성 유전공학 작물은 식물역병으로 인한 작물 손실을 줄여주었다. 그렇지만 위원회는 유전공학 작물이 도입되기 이전 수십 년과 도입 이후 미국에서 나타난 콩, 면화, 옥수수 생산량의 전반적인 증가율에 관한 데이터를 검토했는데, 거기에는 유전공학 작물이 생산량의 증가율에 변화를 주었다는 증거는 없었다. 새로 등장한 유전공학 기술이 장래에 생산량의 증가율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므로 위원회는 작물 생산량을 증가시키고 안정화하는 다양한 접근들에 기금 지원을 할 것을 권고했다.



#3. 그린피스 반박, “황금쌀 실체 있나? 안전하고 효과적인 대안 있는데…”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은 노벨상 수상자들이 공개 편지를 통해 지엠오, 특히 황금 쌀 반대 운동을 비판하자, 곧이어 이런 공개 편지의 주장을 반박하는 성명을 냈다. 그린피스의 답장은 이 단체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누군가가 유전공학 ‘황금’ 쌀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난은 잘못된 것이다. 황금 쌀은 20년 넘게 연구되었지만 해법으로서 실패했고 현재 판매되지 않고 있다. 국제쌀연구소(IRRI)가 인정했듯이 황금 쌀이 비타민 A 결핍 문제에 실제로 대처할 수 있는지는 증명되지 않았다. 분명한 점은 우리가 존재하지도 않는 무언가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황금 쌀을 과장 선전해 더 많은 이윤이 남는 다른 유전공학 작물의 지구적 승인을 얻고자 하고 있다. 이 값비싼 실험은 지난 20년 동안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했으며, 이미 작동하는 (다른 대안의) 방법들에 관심을 두지 못하게 해왔다. 이처럼 과도한 비용이 들어가는 대중홍보 활동에 투자하는 대신에, 우리는 더 다양한 음식물을 통해, 식량과 생태농업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통해 영양실조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


대안적 해법에 관해:


영양실조 문제를 푸는 유일하게 보증된 해법은 다양한 건강 음식물이다. 사람들에게 생태농업에 기반을 둔 진짜 식품(real food)를 제공하는 일이 영영실조에 대한 대처법이 될 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데 규모를 키울 수 있는 해법(scalable solution)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유전공학 황금 쌀을 해법으로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명해온 필리핀 곳곳의 여러 공동체들을 보고해왔다. 최전선에 있으면서 황금 쌀을 환영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특히나 안전하고 효과적인 다른 선택지가 이미 있는데도, 이들에게 황금 쌀을 신속한 치유책(quick remedy)으로서 강요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필리핀 그린피스는 이미 필리핀의 엔지오(NGO) 파트너와 농부들과 함께 기후 회복력(climate resiliency)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들와 인도적 기구들이 유전공학적 황금 쌀을 위한 배출구에 돈을 쏟아붓는 대신에 기후 회복에 도움이 되는 생태 농업에 투자하고 또 농부들이 균형 잡힌 영양식에 접근하는 능력을 강화시켜주는 방식으로, 이런 노력을 지원할 수 있는 진짜 기회가 있는 것이다.


[각주 생략]



#4. 최근 쌀 연구자 논문, “황금 쌀 개발 과정에 나타난 문제, 물음”


미국 워싱턴대학과 영국 서섹스대학의 두 연구자는 필리핀의 황금 쌀 개발과 농업의 문제를 다룬 논문을 학술저널 <농업과 인간가치(Agriculture & Human Values)>에 최근 발표했다. 본래 ‘인도주의적 지엠오’의 지지자로 알려진 논문 저자 글렌 스톤(Glenn Stone) 워싱턴대학 교수는 이 논문에서 녹색혁명 쌀, 황금 쌀, 그리고 지역민의 재래종 쌀의 농업을 비교하면서, 황금 쌀이 알려진 것과는 달리 현실에서는 여전히 여러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임을 전해주었다.


이 논문을 소개하는 워싱턴대학의 보도자료에서, 논문 저자들은 황금 쌀의 개발 완료가 지연되는 것은 지엠오 반대 행동 때문이 아니라 황금 쌀 자체의 기술적인 문제라고 평가했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지엠오, 특히 황금 쌀 도입 반대 운동을 비인도적인 것으로 지목해 비판한 것과는 다른 평가이다. 저자들은 지엠오 반대 운동이 황금 쌀을 가로막았다고 비난을 받아야 할 증거를 별달리 찾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황금 쌀은 단지 주도적인 연구를 행하는 쌀 품종개발 연구소의 시험 재배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00gmo_Glenn.jpg » 필리핀의 재래종 벼 재배 농지. 출처/ Glenn Stone, 워싱턴대학교

 

저자들이 황금 쌀의 개발 과정을 정리하면서 “황금 쌀의 레토릭”이 황금 쌀을 지엠오의 심볼로 어떻게 자리를 잡게 되었는지를 설명한 대목은 흥미롭다. 다음은 저자들이 논문에서 황금 쌀을 다룬 대목의 일부이다.

[논문 본문 중에서]


“록펠러재단의 지원을 받는 일군의 생물학자들은 1984년 이래 배젖 카로틴 발현(endosperm carotene expression)에 관해 연구를 해왔다. 이것은 영양부족인 사람들에게 잠재적인 혜택을 줄 수 있었으나 언론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다. 그것이 <타임>의 표지에 등장한 2000년 이후에 황금 쌀은 지엠오를 알리는 데에 어디에서나 나타나는 이야기 소재가 되었고, 그래서 종종 유전자 변형 농업의 심볼(poster child)로 불리기도 했다. [……]


황금 쌀의 발표문들을 보면, 과학자 등은 이 쌀이 건강에 중대한 파급력을 줄 수 있다는 개연적인(그러나 실제론 매우 불확실한) 예측을 매우 확실하게 주장한다. 황금 쌀의 도입을 늦추는 반대자들을 다름 아니라 대량 학살자(mass murder)라고 비난하는 것을 비롯해 그 레토릭은 종종 독설을 띠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그린피스의 창립자라고 주장하는 패트릭 무어는 그린피스가 황금 쌀 시대의 도래를 늦추고 있다고 쉴새없이 비난한다(AllowGoldenRiceNow.org). 아이러니하게도, 생명공학 산업계와 개별 생명공학자들은 다 함께 황금 쌀이 이미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황금 쌀은 많고 많은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며 그것을 먹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라고 생명공학계 지도자 로저 비치는 말했다. 이런 주장은 황금 쌀 품종을 실제로 만들고 있는 국제쌀연구소(IRRI)와 필리핀 농진청(Philrice) 소속 과학자들을 상당히 불편하게 만들었다.” [황금 쌀의 역사에 관해]


* * *


“황금 쌀과 관련한 대부분의 레토릭에 나타나는 자신감과 확실성과는 대조적으로, 국제쌀연구소(IRRI) 자체의 발표들은 그 (황금 쌀) 테크놀로지 중 알려지지 않은 바에 관해서 좀 더 투명한 태도를 보여왔다. IRRI의 입장은 “황금 쌀을 날마다 섭취하는 것이 비타민 A가 결핍된 사람들의 비타민 A 상태를 향상시킬지에 관해서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며, 계획된 연구에서 황금 쌀이 “안전하고 효능적(safe and efficacious)”임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그 이전에 이런 형질[황금 쌀]을 세상에 내어놓지는(release) 않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계획된 연구가 두 가지의 깊은 주요 물음을 다루지는 않을 것임을 모든 지표들이 보여준다. 첫 번째 물음은 황금 쌀 알곡에 있는 베타 카로틴이 조리 과정은 말할 것 없이 작물저장 기간을 넘겨 남아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산소, 빛, 열이 있을 때에 카로티노이드가 분해될 수 있기 때문에 보존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할 만한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한센(2013)이 지적했듯이, “진정한 물음은 이 쌀을 재배할 사람들이 사는 지역의 저장 조건을 감안할 때 그것과 비슷하게 상온의 저장소에 한두 달 동안 둘 때 그 쌀의 카로틴 함량이 얼마나 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아무런 연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두번째 물음은 씨젖(endosperm)에서 카로틴 대사 경로(metabolic pathway)의 개시가 여러 성분이 다른 영양소로 가는 것을 감소시키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이 물음에는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 그러나 계획된 시험에서 이 문제를 다룰지는 불분명하다. 다른 영영소 수준도 함께 평가하지 않는다면, 비타민 A의 전달(delivery)에 초점을 둔 연구는 잘못된 길로 나아갈 수 있다.”


▒  논문 초록

[초록]


‘황금 쌀’은 여러 해에 걸친 유전자 변형 작물 관련 논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황금 쌀은 흔히 지구촌 남반구에서 일반화한 식물에 들어 있는, 유전자 변형 비타민 일반 알약인 것처럼 묘사되어 왔다. 그러나 황금 쌀의 방출은 필리핀에서만 임박해 있다. 필리핀은 여러 사연의 과거 역사와 복잡한 현재, 그리고 쌀 생산과 소비에서 논쟁적인 미래를 간직한 나라이다. 이 논문은 필리핀의 세 가지 서로 다른 “쌀의 세계”, 즉 1960년대 국제쌀연구소(IRRI)에서 개발된 녹색혁명 쌀, 현재 IRRI에서 개발 중인 황금 쌀, 그리고 전통적인 ‘조상 전래’ 재래종 쌀을 촉진하고 수출하려는 계획을 분석함으로써, 황금 쌀에 대해 감춰진 관점을 바로잡고자 한다. 단순히 종자 형태 이상으로, 이런 쌀들은 작물이란 어떠해야 하며 어떻게 생산되어야 하느냐의 관점에서 볼 때에 서로 구분되는 ‘쌀 세계들’에서 중심부에 놓여 있다. 쌀의 유형을 비교하는 데 쓰는 일반적인 생산 관점의 틀과는 달리, 이 논문은 지리적인 토착성, 즉 국지적인 농업생태적 맥락이 작물의 구성에서 어느 정도까지 안정화되는지 또는 무화하는지의 관점에 기초해 쌀의 세계들을 비교한다. 녹색혁명은 일반화하고 탈토착화하여 집중 투입된 종자를 확산하여, 지역에 적응된 조상 전래 쌀뿐 아니라 그것과 연계된 농부들의 태도와 실행들을 대체했다. 황금 쌀은 대중홍보의 수단으로서 그 가치를 드높이지만, 탈토착성도 또한 그것이 농부들의 들판에 도달하는 데에 주요한 장애물이 된다. 필리핀에서 특별히 잘 자라는 다양한 종들 속에 들어가 황금 쌀이 번식해가는 게 어려운 일임이 밝혀진 바 있다. 결국에, 그리고 조금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IRRI는 최근에 수출 계획과 협력해 조상 전래 재래종들에 대한 연구와 촉진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5. 취재후기: 이런 생각…


커피, 채식, 지엠오

-지엠오 표시제 강화 논란에 부쳐




나는 유전자변형 작물(GMO)로 만든 과자를 먹는다. 정확히 말하면, 어느날 맛있게 먹다가 제품 표시를 우연히 보고서 지엠오 옥수수 작물로 만든 과자인 걸 알았다. 또 사실 지엠오 콩으로 만든 식용유로 튀김을 요리해 즐겨 먹는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내일 내 몸에 어떤 문제가 일어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도시에 살며 흡연자인 내가 감당해야 할 건강 위험이 이것뿐이랴. 게다가 지엠오가 오늘내일, 올해 또는 내년에 무슨 해를 끼친다는 증거가 없다는 건 이미 많은 실험실 연구에서 밝혀진 바 그대로이며, 최근에 미국 과학아카데미가 보고서를 통해서 밝힌 그대로이다. 지엠오 과자나 식용유가 내 앞에 있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나는 큰 걱정 없이 지엠오를 먹는다. 그래도 배부르게 먹고 싶지는 않고 또 지엠오를 선택해서 먹고 싶지는 않다. 지엠오 식품에 대한, 현재 나의 개인 취향이다.


그렇지만 지엠오 과자를 민감하게 피하려는 사람도 있음을 알고 있다. 그들의 선택을 또한 존중한다. 지엠오 식품을 민감하게 피하려는 행동은 취향이나 선택이라고 부를 수 있지만 그런 행동을 비과학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채식주의는 또 어떨까? 나는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채식주의자의 취향과 선택을 존중한다. 좋은 단백질을 가득 담은 고기를 먹지 않는 건 과학적으로 보아 어리석은 일이라고 조롱하지 않는다. ‘과학’의 이름으로 지엠오 식품의 안전성을 얘기하는 건 이해할 수 있고 또한 경청할 수 있지만 그것들을 먹어야만 과학적이라고 주장하거나 지엠오를 구분하지 말아야 과학적이라고 주장한다면 나는 그런 상황이 ‘과학’의 이름으로 불합리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지엠오 표시제가 다시 국내외에서 논란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지만, 지엠오 제품의 표시 방식과 정도를 두고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위해서 표시제를 더욱 더 강화하고 지엠오와 비지엠오를 표시에서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고, 지엠오 식품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기에 별도의 표시를 지나치게 강화해 자세하게 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식품의 안전성은 매우 민감한 문제이다. 그래서 지엠오 표시제를 두고서도 엄격한 유럽의 방식이 있고 좀더 완화된 미국의 방식이 있을 정도로 나라마다 민감하게 다른 제도를 두고 있다. 지엠오 논란은 오래된 것이라 거기에서 복잡한 논란을 말끔하게 해결할 절대적인 기준을 찾기란 또한 매우 어렵다. 지엠오의 안전성에 대해 과학계가 현재의 연구들을 종합해 잠정적인 결론을 내린다면 그것은 경청할 만한 가치를 지니지만, 그렇다 해도 이런 종합 결과에 기초해서 소비자들한테 ‘안전하니 먹어야 한다’거나 ‘안전하니 표시를 지나치게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식품의 안전성은 민감한 관심사이기 때문에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다른 반대의 사례도 있다. 커피가 그렇다. 커피가 건강에 해로운가 아닌가는 오랜 논란거리이며, 특히 발암성이 있느냐를 두고서 오랜 논란이 이어져 왔는데 최근에 들려오는 소식을 보면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발암 가능성 후보 물질에서 커피를 제외한다는 결론을 제시했다고 한다. 커피를 들러싸고는, 여전히 건강에 도움이 된다 아니다라는 다른 갈래의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겠지만, 그래도 많은 이들은 저마다 취향과 선택을 좇아 커피를 즐긴다. 오래된 식품인 커피의 안전성 논란도 똑 부러지게 하나의 결론으로 종착되지 못하는데, 지엠오 식품에 대해 ‘안전하다’라는 확언을 많은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당연히 이해할 수 있는 현상이다. 더욱이 지엠오에 관한 과학적 보고서도 여전히 ‘장기적 영향’에 관해서는 결론적인 판단을 제시하기 어럽다고 밝히는 게 현실이다. 


지엠오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걱정이 높은 건, 그것이 실험실의 문제가 아니라 식품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개인이 선택하는 취향의 문제이다. 그러니 과학 연구에서 안전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해도, 그것이 식품 매장에 나왔을 때엔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선택해서 먹을 수 있는 식품이어야 하고, 그런 소비자들의 취향을 존중한다면 거기에 맞는 적절한 정보가 제품에 표기되어야 하는 게 상식일 것이다.


사실 지엠오를 둘러싼 오랜 논쟁에서 ‘안전성’ 문제는 다른 여러 논의를 빨아들이는 구실을 하는 듯하다. 외래 유전자를 삽입한 작물에서 발현해 생성된 단백질이 안전한지 여부를 따지는 안전성 논의로 환원한다면, 이미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지엠오 문제가 왜 이토록 뿌리깊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 지엠오 논란이 이토록 뿌리깊고 오래 지속되는가, 이런 지엠오 논란의 성격을 이해하려면 논쟁 지형이 만들어내는 드넓은 풍경을 두루 바라보아야만 한다.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와 함께 한겨레 사이언스온의 온라인 공간에서 전문가들의 지엠오 찬반 논쟁을 기획해 두 달에 걸쳐 실은 적이 있다. 그때 논란을 지켜보면서, 새롭게 깨달은 점은 지엠오 논쟁이 그동안 안전성이라는 제한된 차원에서만 다뤄져 왔다는 점이었다.

▶ 사이언스온 GMO 특집 (2010년)


지엠오 논란은 변형된 유전자의 안전성 문제를 중심으로 하지만, 이런 안전성 문제를 넘어서서 다국적 세계 기업이 세계 농업의 산업구조를 재편하는 문제를 비판하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근래에는 지엠오 작물에 맞춤형으로 쓰이는 제초제 농약 자체가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는 우려와 비판도 제기됐다. 지엠오가 자연 환경에 나가 일으킬 수도 있는 생태계 교란의 우려와 비판도 당연히 제기된다. 식품 표시제는 소비자들이 관심을 두는 쟁점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지엠오 표시제는 안전성 논란과는 별개로 다뤄질 수 있다. ‘지엠오는 안전한가’라는 주장과 ‘지엠오를 표기할 필요가 없는가’라는 주장은 별개로 다루어질 수 있다.


커피의 사례처럼, 안전성과 취향의 문제는 다르지 않을까. 채식주의자에 대한 존중처럼, 지엠오을 피하려는 소비자들의 알 권리는 충분히 보장해야 하지 않을까? 지엠오에 대한 비과학적인 과장이 있을 수 있고 그런 과장과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와 투명한 정보공유,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논쟁과 소통을 거치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한 일이고, 그래서 이런 투명성과 신뢰가 갖춰져야만 지엠오 불신의 과장과 오해도 점차 누그러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나는 지엠오 과자나 식품이 있을 때 일부러 피하지는 않지만, 지엠오 성분이 어떻게 들어간 제품인지는 알고서 먹고 싶다. 이처럼 시장과 소비의 무대에서 이뤄지는 것은 과학의 문제이기보다는 소비자 알권리의 문제, 식생활과 먹거리 문화의 문제가 아닐까? [오철우]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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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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