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렌즈가 만든 ‘아인슈타인 고리’ 새로 발견

100억 광년 떨어진 조각가자리 왜소은하

‘80%가량 뚜렷한 고리 모양’ 우연히 발견


[ 중력렌즈 효과와 아인슈타인 고리 현상, https://vimeo.com/123309643 ]


00einsteinring3.jpg » 지구와 두 은하가 일직선을 이룰 때 더 먼 곳 은하의 빛은, 렌즈 구실을 하는 중간 은하 중력의 영향으로 휘어져 지구에선 고리 모양으로 비쳐진다. 출처/ Wikimedia Commons에 휘어져 캄캄한 우주에 둥근 고리 모양으로 빛을 내는 천체가 있다. 지구에서 볼 때에 우연히 지구와 두 천체가 일직선에 놓이고 중간 천체에 가려진 먼 곳의 천체가 빛을 낼 때, 그 광선이 중간 천체의 거대 중력의 영향으로 휘어져 지구에서는 고리 모양의 빛으로 관측된다. 중간 천체가 ‘중력렌즈’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오른쪽 그림 참조). 이런 천체 현상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입증하는 증거 사례로 자주 거론된다. 그래서 이름도 ‘아인슈타인 고리(Einstein ring)’라 불린다.


아인슈타인 고리는 1998년에 그 뚜렷한 형상이 처음 관측된 이래, 신기한 우주 형상으로서 드물게 발견되어 보고되어 왔다. 최근에 또렷한 형상을 띤 새로운 아인슈타인 고리가 스페인 천문학자들의 천문 관측 중에 우연히 발견되어 보고됐다.


00einsteinring1.jpg » 카나리아 아인슈타인 고리. 영상의 중앙에서 볼 수 있다. 중력렌즈 구실을 하는 중앙 은하의 둘레로 밝은 빛이 고리(ring) 모양을 하고 있다. 중앙 은하에 가려진 더 먼 곳의 은하에서 오는 광선이 중앙 은하 중력의 영향을 받아 휘면서 지구에선 고리 모양으로 비친다. 출처/ IAC, 칠레 세로톨롤로천문대에서 4m 망원경에 탑재된 DECam 카메라로 촬영.

 

스페인의 카나리아 천체물리학연구소(Instituto de Astrofisica de Canarias, IAC) 소속 연구진은 최근 영국의 학술지 <왕립천문학회 월간공보 서신(Monthly Notices Letter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100억 광년 떨어진 은하가 고리처럼 비치는 새로운 아인슈타인 고리를 관측했다고 보고했다. 이번에 발견된 천체(IAC J010127-334319)에는 ‘카나리아 아인슈타인 고리’라는 별칭이 붙여졌다.


“우리는 조각가자리(Sculptor constellation, 남쪽 하늘의 작은 별자리)에 있는 조각가자리 타원 왜소은하(Sculptor Dwarf Spheroidal Galaxy)의 근처에서, 광학적 아인슈타인 고리 IAC J010127-334319를 발견했음을 보고한다. 그것은 최대 4.5 각도초(arcsec) 크기의 지름을 지닌 거의 완전한 고리(최대 300도) 모양을 띠었다.” (논문 초록에서)


연구소의 보도자료를 보면, 카나리아 천체물리학연구소와 라라구나대학교(ULL) 소속 박사과정생은 학위논문으로 왜소은하 안의 항성 분포를 연구하던 중에 독특한 고리 형상을 발견해 공동 연구진에 알렸고 이후에 다른 관측 장비로 후속 연구해 아인슈타인 고리 천체임을 확인했다. 이 천체는 거의 완성된 원의 모양에 가까운 뚜렷한 아인슈타인 고리 현상을 보여주었다. 지상 관측자와 두 천체가 정확히 일직선에 놓일 때 아인슈타인 고리는 완성된 원 형상을 띤다는 점에서, 이번에 관측된 천체들은 거의 정확한 일직선에 정렬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의 분석에 의하면, 아인슈타인 고리 형상을 띤 먼 천체는 100억 광년 떨어진 은하이며 중간에서 중력렌즈 구실을 한 천체는 대략 60억 광년 떨어진 은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00einsteinring2.jpg » 지난해 미국 국립전파천문대(NRAO)가 발견해 보고한 아인슈타인 고리. 출처/ NRAO

 

아인슈타인 고리는 1998년에 처음 보고된 이후에 드물게 발견되는 천체 현상인데, 지난해에도 미국 국립전파천문대(NRAO)가 120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아인슈타인 고리 형상을 띤 은하를 발견해 보고한 바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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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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