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용 침팬지들의 은퇴 프로젝트’ -미국

2013년과 2015년 NIH, 연구용 침팬지 은퇴프로그램에 이어

루이지애나대학 연구소 220마리 순차적 은퇴이주 계획 발표


00chimpanzee1.jpg » 침팬지. 출처/ Wikimedia Commons


물 권리를 옹호하는 사회적 관심사가 실험실의 동물연구 관행도 바꾸어놓고 있다. 특히 영장류인 침팬지를 대상으로 한 의학/생물학 실험연구는 이제 미국에서 찾아보기가 쉽지 않게 됐다. 연구소에서 영장류 실험동물로 살다가 동물보호구역으로 보내지는 은퇴 침팬지들이 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에 미국에서 이런 소식들이 자주 들려온다. 미국의 최대 의생명과학 연구기관인 국립보건원(NIH)이 2013년 다수의 연구용 침팬지를 연구용에서 은퇴시켜 보호구역으로 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해엔 그동안 남아 있던 50마리 침팬지마저 은퇴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엔 루이지애나대학 소속 뉴이베리아연구센터(NIRC)가 220마리의 연구용 침팬지를 조지아 주 북부에 있는 보호구역으로 점차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많은 침팬지를 보유한 이 연구센터는 그동안 동물보호단체들한테서 은퇴 프로그램의 요구를 받아왔다.


루이지애나대학은 최근 발표자료를 내어, 대학 연구센터와 비영리기관 ‘프로젝트 침프스(Project Chimps)’가 은퇴한 연구용 침팬지 220마리를 236 에이커 면적의 자연보호구역으로 이주시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가족 또는 친구들이 무리를 이루어 사는 침팬지들의 생활을 고려해 이주는 한꺼번에 이뤄지지 않으며 가족 또는 친구로 이뤄진 최대 10마리씩 무리를 이루어 보호구역에 살곳을 마련해나가는 식으로 순차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모든 침팬지의 이주는 3~5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대학 쪽은 밝혔다. 첫 이주는 6월께 시작한다.

연구용 침팬지의 이주 계획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루이지애나대학과 프로젝트 침프스가 각각 발표했으나, 프로젝트 침프스의 홈페이지는 5월 12일 현재 ‘웹사이트 공사중’이어서 접근할 수 없다. 대학 쪽의 발표자료는 다음의 주소에서 읽을 수 있다. 발표자료: http://vpresearch.louisiana.edu/retiredchimps 일문일답: http://vpresearch.louisiana.edu/node/1637


00chimpanzee2.jpg » 침팬지 보호 기관들. 루이지애나대학 쪽은 대학 쪽이 작성한 일문일답 자료에서 이번 결정이 동물권 옹호단체들의 항의와 압력 때문인지를 묻는 물음에 대해 “그렇지 않다. 이전부터 2년 넘게 침팬지의 은퇴와 이송 계획을 논의해왔다”며 스스로 판단해 이뤄진 것임을 강조했다. 대학 쪽은 그동안 동물권 옹호단체들이 제기한 주장에 대해, 220마리 침팬지들이 저마다 이름도 있고 사육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육실에만 갇혀 지내지 않았으며 야외활동도 하고 사회적 활동도 했다고 해명했다. 대부분 침팬지들은 침습적(invasive) 생의학 실험연구와는 무관하게 생활했으며 극히 일부만이 연구용으로 쓰였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실험동물, 특히 영장류 침팬지의 권리를 옹호하는 사회적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왔으며, 이런 영향을 받았는지 2013년 이래 침팬지 연구 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왔다.


과학저널 <사이언스>생명과학매체 <더 사이언티스트>를 보면, 2013년 미국립보권원(NIH)이 다수 침팬지를 연구용에서 은퇴시키고 침팬지 대상 실험과 연구를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5년 6월에는 미국 어류및야생동물관리국(U.S. Fish and Wildlife Service; FWS)이 자국 내 모든 침팬치가 멸종위기종 법령의 적용을 받는다는 해석을 제시했으며, 2015년 11월에는 국립보건원이 남아 있던 50마리의 연구용 침팬지를 모두 비영리기관인 ‘세이브 더 침프스(Save the Chimps)’라는 침팬지보호구역에 보낸다는 계획이 언론매체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번 루이지애나대학가 발표한 프로젝트는 연방기관인 국립보건원과 달리 민간 영역에서 제시된 첫 번째이자 대규모의 연구용 침팬지 은퇴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생명다양성재단에서 일하는 영장류학자인 김산하 사무국장은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과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연구용 침팬지의 은퇴 프로그램은 아주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국내에서 이와 유사한 또는 이에 준한 프로그램은 없는 것으로 안다. 국내에서 [동물 복지나 동물 권리의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뒤쳐져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국가영장류센터를 운영하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영장류센터에 있는 영장류는 원숭이(몽키)이며 국내에서 침팬지는 동물원 외에 연구용, 실험용으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는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종 1종으로 분류돼 연구용으로 쓸 수 없기에 국내에선 침팬지 대상의 복지나 은퇴 프로그램도 따로 없다”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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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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