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용 똥미생물 이식..환자 장내 미생물과 공존”

‘공여된 장내미생물들, 최소 석달 동안 공존’ 확인

같은 미생물군 이식에 환자마다 반응 개인차 보여

장질환 치료술 확장 앞서 안전성등 연구선행 필요


 00C.diffisile.jpg » 분변 미생물군 이식을 적용했을 때 치료 효능을 보인 것으로 보고된 장 질환의 원인균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출처/ Wikimedia Commons


람의 건강이 몸속에 지닌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건강성과 서로 관련됨을 보여주는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최근 몇 년 새 건강한 사람의 똥에 들어 있는 장내 미생물군을 장 질환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을지를 탐색하는 연구들도 잦아지고 있다. 이런 분야의 연구주제는 이른바 ‘분변 미생물군 이식(FMT)’이라고 불린다.


최근에 다른 사람의 분변 미생물(박테리아)군을 환자에 이식하면 만성 장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제시돼 주목을 받은 적도 있다. 그러나 분변 미생물 이식 이후에 일어나는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변화는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얼마 전 유전체 분석 기법으로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를 추적하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 ‘똥’과 ‘장내 미생물’ 관련 사이언스온 글들

▨ 나를 이루는 미생물..똥속 미생물 활용 치료법도 연구중 (김지현, 2014. 03. 07)
   http://scienceon.hani.co.kr/151949

▨ 이토록 중요한 '똥', 과학은 왜 이리 무심했을까? (정준호, 2010. 12. 02)

   http://scienceon.hani.co.kr/37657


▨ “사람 체질엔 장내 미생물도 한몫” 후속연구 활발 (김현중, 2012. 05. 23)

   http://scienceon.hani.co.kr/32947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EMBL) 등 소속 연구진은 최근 시료 안에 있는 모든 미생물체의 게놈(유전체) 염기서열을 통째로 분석해 거기에 담긴 생물종 또는 유전자를 식별하는 메타게놈(메타유전체) 분석 기법으로 한 사람의 분변 미생물군을 이식받은 여러 사람의 장내 미생물군에 일어나는 변화를 살펴 그 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보고했다.


00poo.jpg » 똥. 출처/ 한겨레 자료그림 과학잡지 <더 사이언티스트>의 보도를 보면, 이식 전과 후의 변화, 이식 이후의 변화를 살핀 이번 분석에서는 공여자의 장내 미생물이 환자의 장내 미생물과 상당한 기간에 걸쳐 공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특한 점은, 환자의 장내에 없던 새로운 미생물보다는 이미 있던 미생물과 같은 종의 변형 균주가 이식되었을 때 그것이 더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한 공여자의 동일한 분변 미생물군을 이식했다고 하더라도 이식 받은 환자마다 반응이 다르게 나타났다는 점이 보고되었다. 즉, 분변 미생물군 이식의 효과에서 개인차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음은 연구진이 논문 초록에서 밝힌 연구결과 개요이다.


“우리는 공여자와 환자의 미생물 균주가 치료 후 3개월 동안 유지되면서 폭넓게 공존함을 발견했다. 이주정착의 성공(Colonization success)은 새로운 종보다는 동일종의 변형균주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새로운 종 수치는 비슷한 기간에 걸쳐 건강한 개인들에서 관찰되는 변동수준 이내로 떨어졌다. 더욱이 동일한 공여를 받은 서로 다른 환자들은 미생물군 이전에서 다양함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미생물체 저항성(microbiome resistance)과 공여자-수혜자 적합성(compatibilities) 측면에서 개인차의 패턴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논문 초록에서)


이런 결론은 분변 미생물 이식 치료술이 결국에는 개인차를 고려하는 ‘맞춤형 미생물 알약’으로 나아갈 것임을 시사한다고 논문 연구진은 말했다.


“궁극적으로 연구 목표는 분변 이식물에서 나아가 뭔가 좀 더 제어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알약 같은 것으로 향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 연구는 그것이 단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하는 해법이라기보다는 개인화한 박테리아 칵테일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이번 연구에 참여한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 소속 시몬 리 박사의 말이다.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 보도자료에서)


분변 미생물 이식을 적용하는 치료술은 건강한 사람의 똥에 있는 좋은 장내 미생물군을 장 질환 환자 치료에 옮겨 쓴다는 점에서 색다르고도 흥미로운 방법으로서 주목받고 있으나, 이와 관련한 연구는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는 못한 듯하다. 특히 부작용 가능성에 관한 연구는 더 필요하다. 예컨대 최근에 다른 연구진은 분변 미생물 이식에 사용된 분변 시료를 조사해보니 좋은 장내 미생물뿐 아니라 의도하지 않았던 바이러스(그러나 대부분이 비병원성인 박테리오파지 바이러스였다)도 검출되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여러 보도와 글을 종합해서 보면, 분변 미생물 이식에 대한 반응의 개인차와 이식될 미생물의 통제, 안전한 치료절차 확립은 이 분야에서 아직 숙제로 남아 있는 듯하다.


사이언스 편집위원 글

[분변이식물의 지속성(Persistence of fecal transplants)]
분변미생물군 이식(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FMT)은 과민성 장질환이나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Clostridium difficile) 감염과 같은 고통스러운 증상을 치료하는 좋은 방법의 일종이다. 그 절차는 이렇다. 건강한 공여자에서 받은 결장 박테리아의 농축액을 투여한다. 논문 연구진은 사람에 이식한 이후에 메타게놈 데이터를 사용하여 단일염기 변이들을 살폈다. 공여자와 환자의 미생물 균주들은 적어도 석 달 동안 공존했다. 공여자의 일부 미생물 균주는 이와 관련된 동일한 종의 균주를 대체했으나 공여자에서 유래한 완전히 새로운 종들이 환자 장내에서 생존하는 것 같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맞춤형 분변이식을 합리적으로 설계하려면 종 수준을 넘어서는 해상도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rely on resolution beyond the species level).

논문 초록

분변미생물군 이식(FMT)은 재발성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Clostridium difficile) 감염증을 치료하는 데에 효능을 보여주었으며, 다른 위장 질환에도 점점 더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원래의 미생물 균주와 이식된 미생물군 균주들의 운명에 관해서는 여전히 대체로 알려져 있지 않다. 공여자 미생물군의 이주정착(colonization) 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위해서, 우리는 대사증후군 환자 대상의 최근 분변미생물 이식 연구에 쓰인 분변 생플에 담긴 균주 개체군을 메타게놈 내 단일염기변이(single-nucleotide variants) 조사 방식으로 모니터링했다. 우리는 공여자와 환자의 미생물 균주가 치료 후 3개월 동안 지속하며 넓은 범위에서 공존함을 발견했다. 이주정착의 성공(Colonization success)은 새로운 종보다는 동일종의 변형균주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새로운 종 수치는 비슷한 기간에 걸쳐 건강한 개인들에서 관찰되는 변동수준 이내로 떨어졌다. 더욱이 동일한 공여를 받은 서로 다른 환자들은 미생물군 이전에서 다양함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미생물체 저항성(microbiome resistance)과 공여자-수혜자 적합성(compatibilities) 측면에서 개인차의 패턴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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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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