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들의 "아줌마들의 과학수다"

이공계 출신의 아줌마들이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모여 과학기술에 관해 친절한 수다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T)와 사이언스온 공동기획

[연재] 3D 왕국의 확장...3D 영상세대의 3D 아바타는?

아줌마들의 과학 수다

서른여덟 번째 이야기- 3D


3차원(3D) 게임을 즐기고, 영화관에서는 3차원 영화를 보고, 휴대폰으로 3차원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집안에서도 3차원 텔레비전을 보고 자라는 아이들은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지만 분명 다른 세대 사람들이다. 사람은 이미 3차원 공간에서 살고 있는데, 왜 3차원이 새롭고 신기하게 느껴지고 그것에 열광할까? 실감나는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서일까?  3차원이라는 호수에서 백조처럼 우아하게 물 위에 떠 있기 위해서 부지런히 발을 저어보자.

/ 수다꾼 : 박문영, 신지원, 이인숙, 최동수 (정리: 최동수)








003D2 » 3D 안경을 끼고 입체 영상을 체험하는 동자승들. 한겨레 자료사진



지원 :  <아바타>가 3차원 입체 영화로 최고라고 하는 이유는 3D라는 신기술 때문이기도 하지만, 흥미롭고 의미있는 영화의 스토리 덕분일 거예요. 결국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현란한 과학기술보다는 문화콘텐츠가 지닌 메시지이겠지요.

 

동수 :  비평가들의 혹평을 받았던 볼거리 위주의 <트랜스포머3>이 흥행에서는 아주 높은 성적을 내는 것을 보면 감동적인 메시지만이 중요한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문화콘텐츠도 과학기술이라는 포장이 없어서는 안 되는 시대가 온 것이지요.

 

 

미래를 과거로 만드는 신기술


 

문영 :  얼마 전에 우연히, 오지 오스본이 나오는 광고를 보고 5G, 6G 때문에 꽤 심각해졌죠. 인터넷으로 5G, 6G 가 무엇인지 한참 찾았어요.

 

동수 :  3D! 3G! 4D! 4G! 아직도 헷갈리는데 5G, 6G는 또 뭔가요?

 

문영 :  5G는 2013년에 개발 예정인 차세대 이동통신을 의미하긴 하지만 5G, 6G는 그냥 광고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용어라고 봐야 해요. 광고의 내용은 오지 오스본이 “웰컴 투 4G”라고 외치고, 촬영 스태프가 다가와 기기를 바꿔주죠. 그러면 다시 5G를 외치는데 이때, 모델이 젊은 사람으로 바뀌면서 “뒤쳐지지 마라”라는 자막이 나와요. 뒤쳐진 오지 오스본은 스태프에 의해 쫓겨나는 장면이 나오고, 6G를 외치는 어린 모델이 등장하면 뒤에 있던 중년들이 “도대체 6G는 뭐야?”라고 투덜거리죠.

 

지원 :  그 광고 정말 공감이 되네요.  3D 때문에 휴대폰도 새로 사줘야 할 상황이 되었어요. 요즘 아이들의 관심은 3세대 통신망을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4세대 통신망인 엘티이(LTE)폰이라고 해요. 스마트폰을 쓰다보면 3G가 느려서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는데 속도가 4배 이상 빨라진다고 하니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겠어요. 3G는 광대역 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을 기반으로 한 통신망이에요. 이 기술은 2세대(2G)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보다 데이터 통신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었지요. 고속하향패킷접속은 광대역 부호분할다중접속보다 7배 더 빠르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고 해요. 그런데 스마트폰 사용자는 너무나 많고 통신망은 한정되어 있어서, 주파수 대역폭 800MHz로 3G보다 더 넓은 엘티이 폰으로 3차원 컨텐츠를 봐야 실감이 난다네요. 새로운 전자기기가 나올 때마다, 싫증 잘 내고 호기심 많은 똑똑한 아이들에게 설득 당하고 혹시라도 첨단 과학기술의 사회에서 내 아이가 소외될까 하는 부모의 약한 마음이 가벼운 주머니라도 자꾸 열게 만드네요.

 

인숙 :  2004년 6건이던 3차원 입체 디엠비(DMB, 이동 멀티미디어 방송) 관련 특허가 2009년 26건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그 중 작은 화면에서도 눈의 피로를 덜 느끼는 입체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단말기에 관한 부분이 37%로 가장 많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네요. 안경 없이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무안경 3D 디엠비 단말기등도 개발된 상태라고 하니 이제는 걸어다니면서 3차원 입체 영상을 즐길 수 있겠어요.

 

SO_DS동수 :  아이러니하게도 첨단 과학기술의 상징인  정보통신 제품들의 광고는 멋진 남자 배우의 매혹적 모습이나 사랑에 빠진 여인의 모습 같은 감성적인 측면을 자극하는 영상으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번에 오래된 브라운관 텔레비전을 버리고 3D 텔레비전을 사려고 광고를 유심히 보다가 공감했죠. 제품의 광고는 예전보다 기술에 대한 설명이 더 자세히 나오기는 하는데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웠어요. 더 젊었을 때는 제품의 기술적인 측면을 따져서 구매했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제품 이름보다도 ‘누가 광고하는 그 텔레비전 제품이…’ 이렇게 설명하니까 귀에 쏙 들어와요.

 

00avatar » 3차원 입체 영화로 큰 인기를 누렸던 영화 <아바타>의 한 장면.




3차원을 꿈꾸다



인숙 :  그리스 수학자 유클리드에 의해 왼쪽과 오른쪽 두 영상에서 느껴지는 다른 깊이로 인지되는 입체가 최초로 발견되었다고 해요. 그뒤에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사람의 시각인지과정을 입체시(stereopsis)라고 명명하고 평면에 입체감을 표현하려고 시도하였고요.

 

동수 :  유클리드나 다빈치는 많은 분야에 업적이 있군요.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그죠? 입체 영상의 시초는 입체경이라고 봐야겠죠?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들어오는 시각 정보가 어떻게 다른지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인숙 :  3차원 입체 영상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 되었더라고요. 1920년대에 정립된 양안식 입체 텔레비전에 대한 기술이 시초라고 할 수 있어요. 3차원의 핵심은 실제와 같은 현실감과 깊이감이겠지요. 초기에는 2차원 방송보다 실감나는 방송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기술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람들의 관심에서 사라졌어요. 그런데 디지털방송서비스에 의해 다시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요.

 

문영 :  어렸을 때 '매직 아이'가 유행한 적이 있었어요. 겹쳐 있는 이상한 그림을 멍하게 쳐다보면 입체로 보이는 지점을 찾을 수 있었지요. 3차원 안경은 눈의 초점을 애써 맞추던 노력 없이 입체 영상을 보게 해주네요. 그래도 매직아이 책을 사서 쉬는 시간에 서로 입체로 보려고 애쓰고 어떻게 하면 보이는지 노하우를 서로 가르쳐 주던 그 시대도 나름 재미있었어요.  다시 돌아온 입체감의 유행은 3D 영상 시대를 이끌고 있네요.

 

SO_JW지원 :  3차원 입체 영상은 입력된 영상을 뇌에서 3차원으로 인식해서 이뤄지지요. 영상 방식은 세 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현재 3차원 입체 영화와 방송에 사용되는 것이 두 영상을 두 개의 편광안경이나 적록안경을 통해 양쪽 눈으로 나누어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보여주어 기본적으로 거리감과 깊이감을 제공하는 방식이에요. 이밖에 두 시점 이상의 다시점 카메라로 촬영된 비디오를 효율적으로 부호화해 자연스런 영상을 구현하는 다시점 비디오 기술이 있어요. 또 사용자가 자유롭게 임의의 시점을 시청할 수 있는 자유시점 텔레비전 영상 방식이 있고요.

 

인숙 :  입체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입체용 카메라들이 여러 기업에서 생산되고 있더군요. 그래도 그 기본 원리는 두 개의 기존 카메라를 수직형과 수평형 리그라는 장치를 이용하여 왼쪽과 오른쪽 영상을 촬영하는 것이에요. 그런데 이 수평형 리그가 보통 10 cm 이상인데 사람의 양쪽 눈의 간격은 평균 6.5에서7 cm라서 주로 멀리 있는 물체의 촬영에 사용하고 수평형 리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두 개의 카메라를 수직으로 배치하고 양쪽 렌즈에 반투과 거울을 끼워 넣어서 들어오는 빛을 반반씩 2개의 카메라로 나눠서 보내줘요.

 

동수 :  카메라 2대와 리그라는 장치만 있으면 누구나 입체 영상을 찍을 수 있을까요?

 

문영 : 2대의 카메라 간격에 따라 입체감을 결정할 수 있어요. 두 카메라의 간격이 클수록 입체 영상의 입체감은 풍부해지지만 인지 가능한 입체 영상을 벗어나면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하는데 이것을 계산할 수 있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도 개발되었다고 해요. 참! 요즘 휴대폰 광고를 보니까 3D로 찍어서 3D로 전송할 수 있다고 나오던데 그럼 이미 아마추어들도 3D영상을 찍는 날이 온 거네요.

 

동수 : 2D와 3D가 모두 가능한 그런 영상을 찍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가기로 했는데 한 친구는 실감나게 3D를 꼭 봐야겠다고 하고 다른 친구는 잔잔한 감동을 위해 2D를 봐야한다고 하고… 가운데서 진땀을 뺏죠.

 

지원 :  지난 3월 중국 칭화대학 연구팀은 자신들이 개발한 칩을 장착한 텔레비전을 선보였는데, 맨눈으로 봤을 때는 2D 텔레비전이지만, 특별한 안경을 꼈을 때는 고화질의 3D 텔레비전을 볼 수 있다고 해요. 요즘 과학기술의 발전이 얼마나 빠른지 어떤 것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고 상상하는 순간, 이미 현실화되어 미래가 과거로 변해 있어요. 이런 시대에, 우리나라가 3D 시장의 선두를 뺏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3D 휴대폰까지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3D 콘텐츠에 대한 국제표준은 아직 없다고 하네요. 미래에는 3D 콘텐츠 부문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꼭 필요할  텐데 국제 표준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거란 생각을 해요.

 

 

3D 영상, 눈에는 안전할까?



동수 :  빛은 파동성을 가지고 있고 사방으로 진동하며 진행해요. 그런데 특정 면에서 반사된 빛은 편광되어 한 방향으로 진동하게 되는데, 이 때 편광렌즈를 사용하면 특정 방향으로 편광된 그 빛을 차단할 수 있어요. 그래서 렌즈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줄어들어 눈부심을 방지하는 효과를 지닌 선글라스로도 이용할 수 있지요. 이 편광의 방향을 왼쪽, 오른쪽 서로 다르게 하면 3차원 안경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요즘은 실내에선 3차원 안경으로, 실외에선 선글라스로 사용할 수 있는 안경도 나오고 있다고 하더군요. 영상을 구현하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안경 방식의 3차원 영상이 일반적인 지금은 시각피로와 안경에 대한 연구도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 같아요.

 

문영 :  3D 텔레비전 제품에 “어린이들은 의료진과 상담 후 시청하게 하라”는 문구가 달려 있고, 지난해에 게임기 만드는 어느  회사에서 ‘3차원 영상이 6세 이하 어린이의 시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자사 제품은 어린이 시력을 보호할 수 있는 2D 영상 전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렸어요. 국내의 한 기업 관계자도 “3D 영상을 감상할 때 나타나는 화면겹침(크로스토크)과 화면깜빡임(플리커) 현상이 두통이나 눈의 피로를 일으키는 주된 요인”이라고 말했어요. 물론 모두 자기네 제품은 안전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위험에 대한 문구 하나하나에 가슴이 덜컥하죠. 아이들은 이제 3차원 영상이 아니면 시시하다고 하고 있으니 애들 말로 '대략난감'이에요.

 

SO_LIS인숙 :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사람들이 3차원 영화를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인터넷에 남겨 놓았더군요. 사람이 사물을 볼 때 입체감과 거리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두 눈으로 보는 사물을 합쳐서 보는 융합 작용 때문인데 융합 작용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으면 3차원 영상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죠. 과학의 발달이 사람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묻혀 넘어 갈 수 있는 것이 더 정밀하게 구현되다 보니, 그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생기게 되어 안타깝네요.

 

동수 :  어린아이의 경우는 시력이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3차원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안전한 것인지 고민스러워요. 사시나 부동시를 지닌 사람은 양쪽 눈에 들어오는 정보를 통합할 때 오류가 생길 수 있어서 3차원을 즐길 수 없고요. 정상 시력을 지닌 사람한테도 3차원을 본 뒤 안경을 벗어도 흐릿한 이미지가 보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그로 인한 두통과 피로감도 생길 수 있다고 해요. 오랜 시간 3차원 영화를 관람하는 때에는 중간에 휴식이 필요하다고 하니 인도처럼 영화 상영 중 휴식시간이 생기겠어요.

 

지원 :  지난해 영국에서는 세계 최초로 3차원으로 축구 경기를 생중계했고, 유비소프트라는 회사는 2013년 안에 모든 가정용 텔레비전이 3차원용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어요. 게임기 판매 업체들 역시 이미 3차원 게임기를 출시하고 있고요. “조금이라도 어지럼증을 느끼거나 이미지를 보는데 어려움을 느낀다면 게임을 중단하고 전문 안과의사와 상담하라”는 경고문을 붙이는 것이 고작이니, 2차원보다는 아무래도 더 재미가 있는 3차원 게임에 빠져들 아이들을 어떻게 말릴 수 있을 지 걱정이에요. 게다가 3차원 스마트 텔레비전이 대중화하면 늘 게임의 세계에서 사는 기분이겠어요. 아이들 교육도, 세대 간 공감도 시간에 지날수록 지혜와 경험이 쌓이는 게 아니라 걱정이 늘어가네요.

 

동수 :  두통과 어지럼증이 없는 신형 3차원 텔레비전이 나올 것이라는 광고를 봤어요. 그것을 구입하자니, 한번 더 광고에 속아 넘어가는 어리석은 소비가 될지, 과학기술 발달로 인한 부작용의 해결점은 역시 과학인 것인지, 아직은 헷갈리네요.

 

 

004D » 4D 영화관에서 3차원 입체 영화 <쏘우3디>를 보면서 관객들이 놀라고 있다 (2010년 11월). 한겨레 자료사진

 

 

 

3차원 세대, 4차원 세대


 

인숙 :  3D 기술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야 하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교육, 문화, 관광 여러 분야에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에요. 영국 런던 박물관에서 개발했다는 3차원 애플리케이션에는 특정 위치들을 가리키는 런던의 지도가 나오는데 그 장소에 가서 ‘3D 뷰’ 버튼을 누르면 스마트 폰 화면에 과거 이미지가 현재의 이미지와 겹쳐서 3차원으로 투영된다고 해요. 100년 전에 화재가 났다가 복원된 빌딩 앞에서는 당시 화재 상황의 이미지가 겹쳐서 보이는 것이죠. 이 애플리케이션으로 런던 박물관의 관람객이 3배나 증가했고 거리에서 보았던 이미지를 프린트한 기념품의 판매량도 엄청나다고 하네요.

 

동수 :  외규장각 의궤가 일반에게 공개된다는 뉴스를 보는데 갑자기 평면에 있던 그림들이 3차원으로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거예요. 눈이 번쩍 뜨이더라구요. 역사책도 환타지 영화만큼 재밌게 만드는 3차원 기술의 능력이 대단해요.

 

00sun » 출처 / 미국항공우주국, NASA

문영 :  의료용이나 캐드(CAD, 컴퓨터 지원 설계)용으로 3차원 디스플레이는 이미 사용되어 왔지만, 3차원으로 태양 영상을 보여주는 애플리케이션도 개발되었다는 기사를 봤어요."3D Sun"으로 검색하면 아이폰 화면에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최신 자료들을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다고 해요. ‘스테레오-에이(A)’와 ‘스테레오-비(B)’라는 쌍둥이 태양관측 위성이 보내는 최신 영상을 3차원 입체 영상으로 볼 수 있게 한 것이지요. 스마트폰 사용법을 겨우 익히고 아직 2차원 애플리케이션에도 적응을 못하고 있는데... 젊은 세대들에게는 2차원 애플리케이션 따위는 시시할 시대가 벌써 다가온 걸까요?

 

동수 :  대학에서는 앞다투어 스마트 강의실을 만든다고 하던데, 3차원으로 태양 표면의 플레어, 흑점, 코로나 같은 것들을 관찰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수업에 활용할 수 있다면 놀이동산에 가는 것이나 게임하는 것보다 교실에 앉아 과학 공부하는 데에 더 흥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돼요.

 

인숙 :  3차원 교육 효과를 실감했던 적이 있어요. 아이들과 과학관을 갔을 때였죠. 과천과학관의 지진체험실은 지진 모션의 시뮬레이터와 3차원 입체 영상을 통해 실제 지진이 발생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을 재현해줘요. 지반이 진동하는 것을 실제처럼 느낄 수 있어서 여러 번 설명할 필요 없이 안전교육에 아주 효과적이에요.

 

지원 :  3차원 입체 영상에 다른 효과가 추가된 것을 요즘은 4차원(4D)라고 불러요. 4차원이라는 용어가 참 여러 가지 의미로 쓰이네요. 지난 8일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4D 돔영상관’ 이 개관했는데 가봤던 친구들이 아이들 데리고 한번 가볼 만하다고 추천해주더라고요.  3차원의 우주 영상은 물론이고 중간중간에 이어지는 진동과 바람, 물, 번개 효과에다 에어젯과 워터젯 4축 무빙, 발목 간지럼, 객석 진동 같은 4차원 체험 효과까지 느낄 수 있다고 해요. 요즘 3차원 영화를 4차원 영화관에서 볼 때에도 같은 효과가 제공되기도 하는데 아이는 좋아 넘어지고 엄마는 멀미에 넘어질 뻔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몇 년 안에 학교 교재도 모두 전자책으로 바뀔 전망이라던데 3차원, 4차원 콘텐츠로 공부하면 열심히 할까요?

 

003D » 미국 연구팀이 시연한 '실시간 홀로그램 원격 영상' 장면. 동영상은 아래 있음. 자료/ 나세르 페이검바리언 교수 연구팀

인숙 :  <스타워즈>에 등장한 3차원 홀로그램의 실시간 원격 영상이 미국 애리조나대학 연구팀에 의해 현실에서 구현되었다 해요. 홀로그램 입체 기술과 더불어 기록매체인 광굴절 폴리머 물질을 사용하여 2초마다 영상을 갱신하는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는군요. 미래에는 수업시간에 외국 유명 대학의 강의를 원격으로 들을 수 있고 국내 선생님의 역할은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모습일 것이라고 예측한 칼럼을 본 기억이 나요. 가까운 미래에는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스크린에서 3차원의 홀로그램으로 가상의 선생님이 수업할 날이 오겠어요.

 

SO_MY문영 :  얼마 전 해병대 사건 기사를 보니까 급히 영상회의를 했다고 하더군요. 1964년 화상전화가 최초로 공개된 이후 영상회의를 하는 시대가 되었어요. 영상회의는 긴급한 경우 효과적이지만 여전히 부족한 기술로 인해 영상이 어색했어요. 그런데 이것을 극복할 방법으로 3차원 게임 기술을 이용했대요. 3차원 아바타를 통해 동시에 두 장소에 존재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3D는 게임 분야에서 가장 앞서 구현되고 있으니까요. <뉴욕 타임스>에 났던 기사인데 말이에요, 블라스코비치라는 박사가 사람의 동작을 인식하는 게임기 커넥터와 3차원 안경 없이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어느 게임회사의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출장 중인 자신을 대신해 3차원 아바타가 영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었대요.

 

동수 :  3차원 아바타가 일반화되면 주인은 쉬고 아바타가 대신 일하고 공부해주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네요. 어렸을 때 누구나 상상하던 대로 나는 방에서 늦잠을 자고 내 아바타가  대신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시대가 오겠는데요.

 

지원 :  발달된 과학기술이 공부 환경에 접목되는 것이 꼭 바람직한 것인가는 생각해 볼 일인 것 같아요. 재미있고 효과적인 수업환경을 만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끊임없이 싸워 이겨야 하는 유혹도 같이 제공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이들을 늘 시험에 들게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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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다팀
머릿속 과학을 쉽게, 편안하게, 재밌게 생활에서 끌어안다.” 못생긴 평 발의 등번호 21번 수다꾼(박문영), 뾰족코에 둥근 안경 수다꾼(신지원), 살포 시 웃음 짓는 빼빼 수다꾼(최동수), 볶음밥 위의 노른자 수다꾼(이인숙)이 수 다 팀을 꾸렸다.
이메일 : science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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