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간 ‘태양밝기 1.3억배’ 에너지 발산 -초신성 충격파 관측

나사의 케플러 망원경에 포착된 거대항성 붕괴사건

초기 충격파 이후 10여일 뒤엔 태양 10억배 밝기로




00supernova1.jpg » 초신성의 과정. 일부 표면을 뚫고서 충격 에너지가 분출하다가 엄청난 충격파가 표면을 뚫고서 발산하며 밝기가 급격히 커졌다. 충격파 이후에 밝기는 점점 커져 14일째에 정점에 달했다. 출처/ NASA 대한 별(항성)이 일생을 다하여 붕괴(폭발)할 때엔 엄청난 에너지와 빛을 발산한다. 핵융합을 일으켜 빛을 내는 항성의 내부에 있는 이른바 고온고압의 ‘용광로(핵융합로)’가 핵융합의 연료를 소진하면서 항성 중심(core)이 자신의 거대 중력을 견디지 못하고 급격히 붕괴할 때, 엄청난 빛을 내는 ‘초신성’ 사건이 시작된다. 그 빛은 마치 새로운 별의 탄생처럼 보여 ‘신성(nova)’이라 불리고, 특히 규모가 엄청난 별의 붕괴과 폭발을 ‘초신성(supernova)’이라 부른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2010년부터 2013년 무렵까지 모은 우주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천체물리학자들이 초신성 사건의 전개 과정을 자세히 분석한 논문을 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나사)의 케플러 관측위성 자료를 연구하는 공동 연구진(미국 노터데임대학교 물리학자 등)은 지난 2011년에 가시광선 파장으로 관측된 2개 초신성의 데이터를 분석해 그 결과를 최근 공개학술 데이터베이스인 ‘아카이브(arXiv.org)’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번처럼 초신성 초기의 충격파 발산을 포함하는 긴 과정을 가시광선으로 관측한 것은 처음인데, 연구진은 이 데이터에서 거대 항성이 붕괴, 폭발할 때 충격파와 에너지가 어떻게 발산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참조]


나사 보도자료

https://www.nasa.gov/feature/ames/Kepler/caught-for-the-first-time-the-early-flash-of-an-exploding-star


공개된 논문

http://arxiv.org/abs/1603.05657


케플러 우주망원경에 포착한 두 초신성 중 하나(KSN 2011a)는 대략 7억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태양 크기의 300배 안팎 규모나 되는 별이며 다른 하나(KSN 2011d)는 약 12억 광년 떨어져 있는 태양 500배 안팎 규모의 별인데, 둘 다 ‘적색 초거성(red supergiant star)’으로 분류된다. 연구진은 가시광선 데이터를 분석해, 더 큰 초거성(KSN 2011d)이 붕괴할 때 초기에는 항성 내부의 고온고압 중심(core)에서 표면으로 빠져나오는 강력한 에너지가 20분 동안 방출되면서(이를 “충격파[shockwave]”, 또는 “충격 방출[shock breakout]”이라 부른다) 매우 밝은 빛을 내었으며, 이후에 급속히 줄어든 밝기는 다시 점차 높아지면서 14일 뒤엔 밝기가 정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충격파가 방출될 때의 밝기는 태양보다 1억 3000만 배나 되었으며 최고점에 이르렀을 때 그 밝기는 태양의 10억 배나 됐다.


다음은 충격파 방출과 폭발을 보여주는 초신성 사건의 전개를 나사가 그림으로 제작해 공개한 애니메이션이다.제공한 애니메이션과 그 장면의 설명문이다.


[ 초신성 붕괴로 인한 충격파와 폭발 효과, https://youtu.be/kLlILnQjGfc ]

[나사의 설명자료]

폭발하는 별의 충격파(shockwave, 천문학자들은 ‘충격 방출(shock breakout)’이라 부른다)로 인한 밝은 섬광을 이 비디오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다. 그림으로 제작한 비디오는 우리 태양보다 500배나 크고 2만 배나 더 밝은 적색 초거성의 모습에서 시작한다. 항성 내부 용광로(핵융합로)가 핵융합의 연료를 소진해 항성 중심(core)이 중력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될 때 초신성 사건이 시작된다. 내파(implosion, 폭축/爆縮)로 생긴 충격파는 항성 내부 층들을 뚫고서 솟아나온다. 처음에 충격파는 손가락 모양의 플라즈마 제트들로서 항성의 표면을 뚫고 나온다. 불과 20분 뒤에 충격파의 폭주가 표면에 도달하고, 운명적인 항성은 초신성 폭발로서 흩어진다. 이 애니메이션은 미국항공우주국의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행한 광도계 관측 자료에 기반을 두어 제작되었다. 12억 광년 떨어진 항성 KSN 2011d를 자세히 모니터링 함으로써, 케플러 망원경은 초기 섬광과 후속 폭발 장면을 포착할 수 있었다. [출처/ NASA Ames, STScI/G. Bacon] (나사의 설명 일부는 잘못된 것이 확실하기에 수정해 번역했습니다.  예컨대 항성 규모를 ‘500 hundred times bigger than our sun’이라 설명했으나 해당 논문을 참조할 때 ‘500배’가 맞습니다- 사이언스온)


다음은 초신성 사건이 전개되면서 밝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는 관측 데이터이다. 이 데이터에 대한 설명문을 뒤에 붙였다.


00supernova2.jpg

[나사의 설명자료]

그래프는 초신성 사건이 전개되면서 나타나는 초신성 밝기를 태양과 비교하여 보여준다(세로축에서 비교기준이 되는 태양 밝기는 “1”이다- 사이언스온). 초신성 충격파(supernova shockwave)가 그 항성 표면에 이러렀을 때에 그것을 가시광선 파장으로 관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초기 섬광은 ‘충격 방출(shock breakout)’이라 불린다. KSN 2011d로 명명된 이 항성의 폭발적 사멸 과정에서, 최고 밝기(maximum brightness)에 도달하기까지 14일이 걸렸다. 충격 방출 자체는 대략 20분 동안 지속됐으며(그래프에서 사각상자 표시 참조), 그때의 에너지 섬광을 포착한 것이 천문학자들한테 탐구적인 시금석이 되었다. 나사의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행한 중단 없는 관측 덕분에 천문학자들은 마침내 항성이 스스로 폭발하여 조각나는 이런 초기 순간을 목격할 수 있었다. ‘제2형’으로 알려진 이런 류의 초신성들은 항성의 내부 용광로(핵융합로)가 핵 연료를 소진하여 그 중심이 중력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할 때에 시작한다. 이런 유형의 항성은 적색 초거성(red supergiant star)이라고 불리는데, 우리 태양보다 2만배나 더 밝다. 초거성이 초신성이 되면서, 중심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표면에 도달할 때 그것은 우리 태양보다 1억 3000만 배 밝은 밝기로 빛을 낸다. 이 항성은 폭발을 계속하며 점점 최고 밝기에 도달하는데 그때의 밝기는 우리 태양에 비해 10억 배나 된다. [출처: NASA Ames/W. Stenzel]


이처럼, 적색 초거성이 초신성 폭발을 할 때에 충격파, 또는 충격 방출이 짧은 순간에 섬광으로 일어난다는 것은 이번 관측에서 특히 주목받았다. 이처럼 새롭게 밝혀진 초신성의 충격파 현상은 작은 규모의 초신성(KSN 2011a)에서는 관측되지 않았다. 나사의 보도자료를 보면, 연구자들은 충격파 섬광이 서로 다른 초신성에서 관측되거나 관측되지 못한 점은 초신성 사건의 다양성을 보여준다고 보았으며, 작은 규모의 초신성에서 충격파가 관측되지 못한 것은 충격파가 항성 표면에 도달할 때 충격파에 가림막 구실을 할 정도로 가스 층이 그 항성 둘레에 있었기 때문일 수 있다는 해석을 제시했다. 초신성 사건의 전개 과정에 대한 좀 더 자세한 관측 데이터들은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새롭게 시작한 “케이2(K2)” 우주 관측 활동에서 축적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고침] 독자의 지적을 좇아 일부 용어(용광로, 내파) 뒤에 괄호를 두어 다른 용어(핵융합로, 폭축)를 함께 적었습니다.

-2016년 3월25일 오전 9시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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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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