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다중참여, 중성자별 중력파 신호 찾아나서

‘아인슈타인앳홈’, 라이고 관측소 데이터 분석참여

수많은 개별 컴퓨터 연결, 빅데이터에서 신호 찾기


00neutronstarNASA2.jpg » 거대 질량의 항성(별)이 붕괴할 때 생성될 수 있는 중성자 별의 이미지. 미항공우주국(NASA) 찬드라 엑스선 관측위성이 관측한 이미지. 출처/ NASA(2013)


계 각지에 흩어진 개인용 컴퓨터들이 연결망을 이루어 복잡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어떤 과학적 결론을 얻는 데 기여하는 과정은 흔히 과학 연구의 집단지성 또는 다중참여(크라우드 소싱)라고 불린다. 이런 다중참여 방식으로 일반인들이 방대한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중력파 신호를 찾는 작업에 나선다.


과학저널 <네이처>의 최근 보도를 보면, 다중참여 프로젝트인 ‘아인슈타인앳홈’(Einstein@Home)의 참여 시민들이 개인용 컴퓨터의 연산능력 자원을 보태어 중력파 신호 관측소인 미국의 라이고(LIGO)가 지난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몇 달 동안 포착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중력파 신호를 찾아내는 작업에 나선다.


참여 시민들은 자신의 개인용 컴퓨터에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화면보호기(스크린 세이버) 형태로 설치해두고서 이 컴퓨터가 다른 작업을 하지 않고 쉬는 동안에 라이고 데이터의 일부를 가져와 작업한 뒤에 그 결과를 중앙 서버로 보내준다. 수많은 컴퓨터들이 이런 분석에 참여해, 방대한 관측 데이터에서 잡음을 걸러내고 중력파 신호를 찾는 작업에 기여할 수 있다. 이미 아인슈타인앳홈 프로젝트의 네트워크는 2005년 창설 이래 중력파 신호 관측소인 미국의 라이고와 유럽의 버고(VIRGO)에서 포착한 신호들을 분석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고 한다.


검출 능력을 크게 향상한 덕분에 지난 2월 중력파의 첫 신호 검출 선언을 했던 라이고 관측소의 데이터에서 두 번째 중력파 신호는 이들 시민 참여자들의 협력에 의해 얻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네이처는 보도했다. 네이처는 이 프로젝트 연결망이 주로 분석하는 데이터는 지난 2월에 발표된 첫 중력파 신호처럼 거대 블랙홀의 충돌에서 비롯한 신호와는 달리 ‘중성자별’에서 나올 수 있는 비교적 약한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성자별은 양성자나 전자가 따로 존재하지 못하고 합해져 중성자를 이룰 정도로 엄청나게 높은 밀도의 물질 상태에 이른 별을 의미한다. 이런 중성자별은 완벽한 공 모양을 지닌다고 여겨지지만 한편에선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돼 왔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의하면 ‘완벽한 대칭’을 이루지 못한 거대 천체가 회전할 때엔 회전축 둘레에 중력파가 생성돼 전파되기에 만일 중성자 별 고유의 중력파 신호가 검출된다면 중력파가 완벽한 공 모양의 대칭이 아닐 가능성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중성자 별이 낼 수 있는 약한 중력파 신호가 시민 참여 과학 프로젝트의 협력에 힘 입어 검출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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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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