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에너지 쓰는 자기컴퓨터 실현될까? -자기칩 선봬

미국 연구진, 에너지 소실 적은 자성 이용 메모리 장치 개발

“정보처리때 소실되는 에너지 ‘한계’에 접근” 시험결과 제시


  +   일문일답: 제1저자 홍정민 버클리연구소 연구원

00nanomagnet1.jpg » 나노마그넷 컴퓨터에 구현된 3비트의 이미지. 밝게 빛나는 부분이 N(북)극이며 검은 부분이 S(남)극이다. "H" 화살표는 자성 방향이 바꾸는 데 쓰인 자기장의 방향을 보여준다. 출처/ Jeongmin Hong and Jeffrey Bokor


‘정보가 소실될 때에도 반드시 열이 발생한다.’

열역학 제2법칙 때문에 자연계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이런 현상은 ‘란다우어 원리’로 불린다. 그래서 아무리 집적회로 소자가 작아지더라도 1비트 정보를 처리할 때에는 일정량의 열 발생 또는 에너지 소모는 불가피한데, 그런 한계를 ‘란다우어의 한계’라고도 부른다.


이런 란다우어의 한계 값에 근접해 최소의 에너지를 쓰는 칩이 개발돼 선보였다. 전자의 흐름을 이용하는 전자칩이 아니라 자성을 이용하는 자기칩이다.


00nanomagnet2.jpg » 자기메모리의 작동 원리를 보여주는 그림. 자성을 띤 나노마그넷의 S극과 N극의 방향을 0과 1의 디지털 정보로 사용한다. 맨위 이미지 참조. 출처/ 홍정민 박사 제공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제프 보커 교수와 홍정민 연구원 등 연구진은 <사이언스>가 내는 공개접근 과학저널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낸 논문에서, 나노미터 수준 자석(‘나노 마그넷’)의 성질을 이용해 자기 메모리 칩을 개발했다고 밝히고 그것이 란다우어 한계에 근접할 정도로 에너지 효율이 높음을 보여주는 정밀측정 시험의 결과들을 제시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의 보도자료를 보면, 연구진은 이 자기칩을 이용해서 상온에서 1 자기비트의 정보를 처리하는 데에 불과 15 밀리 전자볼트의 에너지만이 소모됨을 보여주었으며, 란다우어 한계 값에 접근하는 조건 하에서 실제적인 메모리 비트가 처리될 수 있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제1저자인 홍정민 연구원은 “이런 자기칩의 에너지 소모는 현재 컴퓨터(의 실리콘칩)에 비해 100만 배 적은 수치이며 자성을 이용한 디바이스의 에너지 효율을 증명한 것”이라며 “이것을 시스템으로 이용되기에는 많은 것들이 더 필요하기에 (후속 연구로서 자기메모리의 정보를) 읽고 쓰는 장치를 최소화 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일문일답/ 제1저자 홍정민 박사00HJM.jpg

 
  

 
000Q.jpg 1961년 란다우어는 정보가 소실될 때에는 반드시 열이 발생한다는 란다우어 원리를 밝힘으로써 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 증가 법칙)이 정보 소실에서도 일어남을 보였습니다. 메모리에서 1 비트의 정보를 지울 때 일정량의 엔트로피가 증가하고 그에 따라 최소한 일정량만큼의 에너지(‘란다우어 한계’)를 써야 하며 그 에너지는 결국 열로 발생해야 된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를 실험적으로 입증하는 연구도 예전에 발표된 적 있습니다.[ http://scienceon.hani.co.kr/32659 ] 난해한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이런 란다우어 한계(Landauer's Limit) 때문에 아무리 실리콘 집적회로 소자의 크기가 매우 작아지더라도 1비트 정보를 처리할 때에 란다우어의 한계 이하로 열 발생을 줄일 수는 없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이번 연구는 전류 대신에 자기를 사용함으로써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할 때에 열 발생을 란다우어 한계 수치에 근접할 정도로 줄일 수 있음을 보였다는 것인지요? 그 의미를 다시 설명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000A.jpg 
“이번 연구가 중요한 것은 실질적으로 컴퓨터에서 사용 가능한 나노마그넷을 이용하여 실제 정보 처리시, 최소의 에너지가 소비된다라는 것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정보 처리 과정에서도 엔트로피가 발생한다”는 것이 란다우어 이론입니다. 이 이론은 1961년 아이비엠(IBM) 연구소의 롤프 란다우가 주창한 이론으로 열역학 제2법칙, 즉 엔트로피의 증가가 정보 처리시에도 적용된다는 이론입니다. 부가 설명을 하면 물리학에서 열역학 제2법칙은 열적으로 고립된 계에서 항상 총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법칙입니다. 대중에게는 제레미 리프킨의 <엔트로피>라는 책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자연의 모든 시스템은 “나쁜 에너지(엔트로피)”를 만들어 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소지하는 스마트폰, 랩탑, 타블렛 등에서 수많은 정보를 처리할 때도 “나쁜 에너지”가 발생합니다.”
 

란다우어 한계 수치와 비교해 그것에 어느 정도 근접한 것인지요? 또한 란다우어 한계에 더 근접하는 새로운 연구개발 성과도 가능한 것인지요?
 
“엔트로피는 모든 시스템에 존재하는 것이기에 다른 물질 및 시스템을 사용하여 비슷한 새로운 연구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 의의는 나노마그넷 컴퓨터를 사용하면 초절전 상태에서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무어의 법칙으로 대변되는 스케일링 문제에 봉착하여 있습니다. 하지만 나노마그넷을 사용하면 고효율의 컴퓨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에 전자의 움직임을 이용하는 정보 저장과 처리는 어떻게 이뤄지며, 이와 대비적으로 자기를 이용하는 정보 저장과 처리는 어떻게 이뤄지는지요? 비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예컨대 전자가 트랜지스터를 켜고 끔으로써 정보가 0 또는 1로 저장된다고 알고 있습니다만(맞는 이해인지 모르겠습니다), 자기를 이용해서는 어떤 식으로 정보 저장과 처리가 이루어지는지요? N극과 S극이 정보가 되는 것인지, 또는 N극과 S극을 이용해서 다른 어떤 매체에서 정보 저장이 이루어지는 것인지요?
 
“네. 전자 장치는 전자의 이동이 있음 “1”, 아니면 없음 “0” 하지만, 자기 장치는 북극 “1”, 남극 “0”, 아니면 N. 2진수 연산도 수행 가능하지만, 3진수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북 “0” , 남 “1” 입니다. 자성이 셀 단위로 이동하면서 정보 처리가 됩니다. 흡사 도미노를 세워놓고 넘어뜨리는 방식입니다. 위치에 따라 “AND” “OR” 같은 로직 연산도 가능합니다.  
 
 
자기메모리에 저장된 정보를 읽는(reading) 것은 어떻게 가능한지요?
 
“저장된 정보는 저항(Magnetoresistance)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두 개의 자성체 층이 한 방향이면 저항이 작고 반대 방향이면 저항이 큽니다.  터널링 자기저항(Tunneling Magnetoresistance)이나 거대 자기 저항(Giant Magnetoresistance) 디바이스가 정보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이런 자기메모리가 갑자기 나온 성과는 아닐텐데요, 선행 연구들이 어떻게 이어져왔는지요? 다른 연구자들의 선행 연구에 비해서 이번 연구진이 이룬 차별적인 성과는 무엇인지요?
 
“20세기 초에 컨셉은 존재하였습니다. 전자 디바이스가 오늘날 쓰이게 된 것은 실리콘 트랜지스터의 출현 덕분입니다. 값이 싸고 효율이 좋은 디바이스를 산업계에서 표준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어의 법칙 즉, 스케일링에는 한계에 봉착합니다. 현재 사실상 한계에 봉착해 있습니다. 하지만, 고효율 자기 컴퓨터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자성체를 이용한 연구가 많이 있었고, 많이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저희 연구진은 자성체가 100만 배 낮은 상태에서 초절전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였기 때문에 자성체를 이용하는 분야 전반의 후속 지원과 그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 지리라 예상합니다.”
 
 
전자를 사용하는 프로세서와 자기를 사용하는 프로세서는 각각 얼마 정도의 열 발생을 일으키는지요? 수치로 비교 가능한지요? 자기메모리가 장착된 소형 프로세서는 상온에서 18밀리 전자볼트 에너지를 발생시키며 이는 현재 컴퓨터 에너지에 비해 100만 배 적은 수치라는 설명이 있기는 합니다만.
 
“네. 전자를 사용하는 디바이스는 (자기 프로세서에 비해) 100만 배의 에너지에서 연산을 수행하고, 스케일이 작아질수록 그 값은 더욱 더 커집니다. 하지만, 나노 마그넷은 란다우어 리밋에서 연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차세대 컴퓨팅 디바이스로 굉장한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그래도 전류는 어느 정도 필요할 텐데요, 어떤 용도로 어느 정도가 필요할지요?
 
“디바이스 단계에서는 전류가 필요합니다. 스핀트랜스퍼 토크 라던지 스핀홀 디바이스에서 전류를 이용하여 마그넷의 방향성을 바꾸려는 연구가 전반적으로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자석이, 예를 들어 원자 단위로 작아진다면, 우리 실생활에서 활용될 컴퓨터가 매우 작아질 것입니다”라고 설명하셨습니다. 원자가 N극, S극을 지닐 수 있는지요? 잘 이해되지 않아서요. 또한 그렇게 작아진 자석이 비트 단위가 되는 것인지요? 그 원자의 N/S극 방향성에 따라 정보 0과 1이 구분되는 것인지요? 만일 그렇다면 그 자석 원자 비트의 방향을 바꾸는 것은 또 무엇인지요?
 
“원자에서는 스핀이 위로 향하고 아래로 향하는 상태입니다. 스핀이 위로 향하면 “1” 아래로 향하면 “0” 입니다.”
 
 
자극이 정보가 되어 저장된다면, 외부 자기력에 의해 저장된 정보가 망가지는 우려는 없을지요?
 
“자성체에는 강자성체와 약자성체가 있습니다. 지구에도 자기장이 흐릅니다. 우리가 만드는 디바이스는 강자성체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전원이 없어져도 소실되지 않고 정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래디에이션이나 특수한 환경에서도 안전하며 전자파의 간섭에서도 자유롭습니다.”
 
 
<사이언스> 매거진의 엠바고 사이트에 들어가서 논문을 보니 논문 제목이 다음과 같네요. “Experimental test of Landauer’s principle in single-bit operations on nanomagnetic memory bits.” 실험적 시험이라는 표현이 쓰였는데, 이번 연구가 어떤 장치를 실제 개발해 시연한 것은 아닌지요?
 
“이번 연구의 핵심은 실제로 사용 가능한 나노마그네틱 메모리를 이용하여 연산을 수행할 때 최소 에너지가 얼마가 되는 지 예측하였습니다. 그래서 테스트라는 말을 썼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홍 박사님이 행한 역할은 어떤 것인지요? 또한 간략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번 연구를 총괄하고 이끌었습니다. 실험과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고, 실험결과를 통계학적 분석을 하여 란다우어 리밋에 통계를 예측하였습니다. 저는 200 년 렌슬러 공대를 졸업하고 2009년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박사를 받았습니다(기계공학 전공). 버클리 대학과 버클리연구소에서는 전자공학을 하고 있습니다. 기계공학인 열역학과 전자공학인 디바이스를 융합한 정보 열역학 분야에서 나노마그넷의 연산 시 엔트로피를 실험적으로 측정하였습니다.”
 
 
이번 연구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향후 도전과제는 무엇인지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자성을 이용한 디바이스의 에너지 효율을 증명하였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으로 이용되기에는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로 쓰고 읽는 장치를 최소화해야 하고 시스템 설계를 위해 디바이스를 새롭게 디자인해야 합니다. 그를 위해 저는 읽고 쓰는 장치를 최소화 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 이 기사는 해당 저널의 엠바고 설정시각 이후에 공개되었습니다.

일부의 경우에 11일로 표시될 수 있으나 이는 이 기사를 작성하며 파일을 처음 생성한 시각입니다.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어 일부러 밝혀둡니다.

기사 게재 한국시각 12일 오전 9시3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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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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