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모습, 3차원 영상 기법으로
미국 대학연구진, 고해상 현미경 관찰 새 기법 발표
주변환경 상호작용 속의 암세포 형상과 거동 보여줘
암세포가 주변세포 끌어당겨 종양 성장 관찰 연구도
» 마이크로환경 속에 있는 암세포의 3차원 영상 예. 출처/ Welf et al,, 2016. Developmental Cell
[ 동영상을 보려면 ☞ http://bit.ly/1OvK2Do ]
암세포를 3차원(3D)의 고해상도 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현미경 기법이 나왔다. 이 기법이 암 세포와 주변 환경의 상호작용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연구진은 인공의 3차원 환경 속에서 암 세포가 살며 거동하는 모습을 3차원으로 시각화해 관찰할 수 있는 새 현미경 기법을 개발했다고 셀프레스(Cell Press)가 내는 저널 <디벨롭먼털 셀(Developmental Cell)>에 최근 발표했다. 암 세포의 형상과 거동을 고해상도로 보려면 흔히 평면 유리판에 세포를 올려놓고서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했으나, 근래에는 암 세포를 3차원으로 볼 수 있는 새로운 관찰 기법들이 개발돼 왔다. (예컨대, 2013년 연구)
» 암 세포와 그 세포 표면의 3차원 영상 예. 출처/ Welf et al,, 2016. Developmental Cell
텍사스주립대 연구진은 ‘이광자 광시트 현미경(two-photon light-sheet microscope)’을 이용한 새로운 현미경 기법(“meSPIM”)이 암 세포가 주변의 마이크로 환경과 상호작용 하며 어떤 영향을 받는지, 또 3차원 환경 속에서 어떻게 거동하는지를 보여주는 고해상의 3차원 영상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암 세포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암 세포를 유리 슬라이드 위에 올려놓고 관찰할 때엔 세포가 납작하게 변형되는 데다가 주변 환경과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살피기가 어렵다고 한다. 다음은 이 논문에 실린 요점이다.
“세포가 놓인 마이크로환경은 [세포의] 기능 조절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지만 현미경의 한계 때문에 시험관 내의 실재적인 세포 거동에 대한 연구는 가로막혀 있다. 논문 저자들은 ‘meSPIM’이라는 현미경을 개발했으며, 좀 더 실재적인 마이크로환경에서 나타나는 세포의 형태적, 환경적 특징과 더불어 세포간 신호전달과 마이크로미터 이하 세포 구조에 대한 정량적 3차원 분석을 도와줄 만한 분석 틀을 개발했다.” (논문 요점)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현미경 관찰 기법에서는 암 세포가 유리판 위에서 보던 것과는 다른 특징을 보여주었다.
“새로운 방식의 영상은 이전의 2차원 유리판 이미지와 다르다. 예를 들어 피부암 세포들은 유리판에서 볼 때엔 얇고 길죽한 형상을 나타냈는데, 3차원 마이크로 환경에서 이 세포들은 물집(bleb)과 같은 둥근 형상을 나타낸다. 물론 이런 물집 형상이 암 세포의 거동, 확산, 약물저항 등과 관련이 있는지를 말하기는 아직 섣부르다.”(대학 보도자료)
연구진이 논문에 실은 암세포의 3차원 영상을 보면, 암세포는 콜라겐 환경 내부에서 둥근 형상을 띠고 있었으며, 주변의 마이크로 환경들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연구진은 암 세포를 둘러싼 환경의 조건을 바꿈으로써 달라진 조건이 암 세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살필 수 있으며, 세포간 신호전달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진이 제어한 환경 조건은 실제의 자연 상태와는 다르지만, 평면 슬라이드 위에서 관찰할 때와는 다른 형상과 거동의 특징을 보여준다.
이에 앞서 다른 연구에서는, 해상도가 낮지만 암 세포가 주변의 다른 세포들을 끌어들여 점차 ‘종양’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관찰한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연구진은 인간 유방 조직 세포들에서 암 세포가 능동적으로 주변의 정상 세포 또는 암 세포를 끌어들여 종양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실시간 관찰해 그 결과를 <미국 암 연구 저널(Amerianc Journal of Cancer Research)>에 발표했다.
» 암세포들이 주변의 정상세포 또는 암세포들을 끌어당기며 점차 종양으로 성장하는 모습. 컴퓨터그래픽으로 제작한 영상. 출처/Ambrose et al., 2015, Am J Cancer Res
[ 동영상 https://youtu.be/5JToZT_xSyo ]
연구진은 암 세포 개체들이 수동적으로 서로 달라붙는 식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제 몸을 뻗어 주변 세포들을 끌어당기면서 점차 종양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일종의 ‘종양생성 세포’가 이런 역할을 한다고 여겼지만 그런 종류의 세포가 어떻게 이런 역할을 인지하고 수행하는지는 밝히지 못했다. 보도자료를 보면, 연구진은 암 세포가 초기 배아와 같은 원시세포 상태로 되돌아가면서 배아 발생 시기에 주변 세포들을 결합해 조직을 성장시키던 것과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제시하기도 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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