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성 쇼크’ 3년…유성의 출처는 아직 불분명
2016년 새 논문
“일시적으로 같은 궤도 운동 하는 역동적 기원의 그룹에서 비롯” 추정
» 2013년 2월 15일 아침에 러시아 첼랴빈스크 인근에 떨어지는 유성의 모습. 사진/ Alex Alishevskikh
3년 전 이맘때인 2013년 2월15일, 러시아 도시 첼랴빈스크 인근에 무려 지름 19m나 되는 유성(소행성)이 떨어져 큰 놀라움을 주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른바 ‘러시아 첼랴빈스크 유성 쇼크’였다.
나중에 이뤄진 연구 결과를 보면, 이 유성의 충돌로 인해 15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부상을 당했으며 수백 채의 건물이 손상되었다. 초속 19킬로미터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할 때에 애초 질량 1만2000-1만3000톤이던 이 유성에 균열이 발생하고 이어 27킬로미터 상공에서 공중 폭발해 티엔티(TNT) 500킬로톤(일본 나가사키 핵폭탄의 23배)이나 되는 충격파 에너지를 발산했다고 분석됐다.
스페인의 연구개발 소식 사이트(http://www.plataformasinc.es/)를 보면, 첼랴빈스크 유성 충돌 사건 이후 지난 3년 동안에 지구근접천체(NEO)를 연구하는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연구 논문만 200편 이상 출판될 정도로 이 사건은 천문학자들한테도 뜨거운 관심사였다. 관심사 중에는 러시아 유성이 우주 어디에서 날아온 것이냐 하는 그 기원의 문제가 놓여 있었다. 이 소식 사이트는 최근에 스페인의 천문학 연구진이 러시아 유성의 출처에 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는 논문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참조 기사]
“러시아 유성, 티엔티 500킬로톤급” -논문 3편 (2013. 11. 13)
http://scienceon.hani.co.kr/136197
러시아 유성우의 급습, 관측은 왜 놓쳤나? (2013. 2. 18)
영국에서 발행되는 <왕립천문학회 월간 회지(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게재될 예정인 이 논문(arXiv.org에 먼저 발표)에서, 연구진은 지구근접천체들이 처음부터 줄곧 같은 궤도 운동을 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복잡한 중력장의 상호작용 그물망 안에 놓여 자신의 출생 기원과 상관없이 서로 다른 천체들과 일시적으로 어울려 비슷한 궤도 운동을 하기도 한다는 해석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첼랴빈스크 유성도 이처럼 일시적으로 뭉쳐 다니는 역동적인 그룹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동안 대기권 진입 궤도와 속도 분석을 기반으로, 첼랴빈스크 유성은 비슷한 때에 지구 근처를 지나친 소행성 두엔데(Duende)에서 유래했다는 해석이 제시되었으나 곧 반박되었으며, 또한 다른 소행성(1999 NC43)이 첼랴빈스크 유성의 모체일 가능성이 제시되었으나 이 역시 반박되었다. 이에 따라 첼랴빈스크 유성의 모체가 무엇이며 어디에서 날아왔는지에 관한 논의는 아직 확실한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번 연구 논문에서도 연구진은 프타(Ptah) 소행성으로 대표되는 작은 천체들의 일시적인 무리에서 첼랴빈스크 유성이 날아왔을 가능성을 제시했으나, 이런 해석은 여전히 ‘추측’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이 논문에서 흥미로운 점은, 지구근접천체들이 동일한 기원과 동일한 성분을 지니면서 몰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우연하게 특정한 중력장 그물망에 포획되어 일시적으로 다른 기원의 천체들과도 함께 어울려 다니다가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 모형을 제시했다는 데에 있다. 연구진은 출생 기원에서 서로 연관이 없으며 화학조성도 같지 않으면서도 비슷한 궤도 운동을 하는 역동적인 그룹들의 존재가 지구근접천체에 대한 감시와 연구에서 고려의 대상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그동안 연구에서, 첼랴빈스크 유성과 비슷한 규모의 혜성과 소행성 조각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계산되었으며, 특히 사람들이 몰려 사는 도시 인근에 떨어질 확률은 이보다 훨씬 더 낮아 대략 1만 년에 1번꼴로 일어날 수 있다고 천문학자들은 말하고 있다.(참조 자료) ◑
■ 논문 초록 (arXiv.org 게재판본)
지구근접천체(NEO) 무리들 가운데에는 처음부터 함께 움직이면서 부스러기들의 원천이 되는 혜성이나 활성 소행성들이 있다. 이와 더불어 일부 NEO는 세속적 동조(secular resonances)의 그물망에 일시적으로 포획되어 궤도 운동을 한다. 이런 사실은 지구에 대한 유성 충격의 위험을 높여주며 적정한 정량분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운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작은 규모의 NEO들 그룹들에 대한 식별과 후속 연구는 유성과 관련한 충격 위험을 더 많이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이번에 우리 연구진은 NEO 개체군들 가운데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역동적 그룹들(dynamical groupings)에 대한 연구의 결과를 제시한다. 우리는 몬테 카를로 방법론을 사용하여 타우리드 복합체(Taurid Complex), 즉 혜성 73P/슈바스만-바흐만 3(73P/Schwassmann-Wachmann 3)이 쪼개져 생성된 부스러기 복합체와 같은 이미 잘 알려진 그룹들을 찾아냈다. 또한 과거 지구 충돌의 원천이 되었을 가능성 있는 새로운 그룹들을 찾아냈다. 가장 눈에 띄는 것 중에는, 묠니르(Mjolnir) 그룹과 프타(Ptah) 그룹이 있다. 이 둘 각각이 근래에 일어난 알마하타 시타(Almahata Sitta, 2008) 충돌과 첼랴빈스크(Chelyabinsk, 2013) 충돌 사건의 원천일 가능성이 있다. 2014년 1월 2일 지구와 충돌한 유성 2014 AA는 소행성 베뉴(Bennu)와 관련해 주변적 유의미성을 지니는(marginally significant) 그룹들에서 유래했을 수 있다. 우리는 NEO의 궤도 영역 안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하위구조가 동조 성격을 지닌다는 점을 알아냈으며, 이런 천체들을 분명하게 태양 둘레를 도는 특정 경로에 포획하는 세속적 동조(secular resonances)와 코자이 메커니즘(Kozai mecanism, 다른 천체 중력에 의한 궤도 요동)에 의해 이런 성격이 생겨난다는 점을 알아냈다.
* 여기에서 세속적 동조(secular resonance)는 여러 천체 중력장들이 상호작용하는 실제 세계의 중력 그물망 안에서 출생이 서로 달라도 무리를 이루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 이해된다 -사이언스온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사이언스온의 길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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