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기본입자 단서 잡았나?’ LHC 최근 실험 신호관측

힉스 입자와 다른 고에너지 영역대에서 광자쌍 붕괴 현상 포착

아직 데이터 적어 단정 일러…‘힉스 변형’ ‘새로운 입자’ 기대도


00LHC_run2.jpg » LHC의 제2차 가동 실험에서, 표준모형에서는 예측되지 않는 '고에너지 영역대의 광자 쌍(녹색) 현상'이 별개의 두 관측장치에서 동시에 포착돼 새로운 기본입자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출처/ LHC


난 6월부터 성능을 대폭 높여 다시 가동한 세계 최대 입자 가속충돌 장치 ‘엘에이치시(LHC, 거대 중입자 충돌기)’에서,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신호가 포착돼 ‘새 입자의 존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과학저널 <네이처>의 뉴스 보도를 보면, 스위스 제네바 부근에 있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LHC에서 750 기가전자볼트(GeV)의 매우 높은 에너지 영역대에서 광자가 쌍으로 붕괴하는 현상이 LHC의 두 가지 주요한 검출장치인 시엠에스(CMS)와 아틀라스(ATLAS)에서 동시에 관측됐다. 이런 현상은 표준모형 안에서도 통계학적으로 간혹 우연하게 일어날 수 있는 것이지만, 독립된 별개의 두 검출장치에서 동시에 관측됐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참조 기사] “‘LHC 시즌2’...힉스 이어 새 입자 검출될까?”

사이언스온 2015.5.29. http://scienceon.hani.co.kr/278027


CMS실험연구단의 한국 대표인 최수용 고려대 교수는 “CMS의 내부 자료를 통해 이런 현상이 관측된 것을 알고 있었는데, ATLAS에서도 같은 현상이 관측됐다는 발표를 보고서 놀랐다”며 “각 실험에서 이런 신호 피크(peak)가 우연히 나타날 확률이 10% 정도라면, 두 실험에서 동시에 관측될 확률은 우연성으로만 설명하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2012년에 표준모형이 예측한 가설적 기본입자인 ‘힉스’ 존재의 신호를 성공적으로 검출한 LHC 연구단은 올해 6월 LHC의 충돌 에너지를 이전(8 테라전자볼트)보다 1.5배 높인 13 테라전자볼트(TeV)로 올려 제2차 가동(Run 2)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훨씬 더 높은 에너지 영역에서 새로운 신호들이 검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초대칭 입자의 검출 가능성이 주목을 받았으나, 이번 가동 실험에서는 그 입자와 관련한 신호가 검출되지는 않았다.


광자 쌍은 힉스 입자가 붕괴할 때에도 관측되었으나, 힉스 입자 붕괴의 에너지 영역인 125 GeV보다 훨씬 더 높은 750 GeV에서 이번에 관측된 것은 매우 흥미로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CMS 검출장치에서는 10건, ATLAS 검출장치에서는 40건 가량이 관측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새해 2016년에는 750 GeV 영역대의 입자 붕괴 현상이 LHC의 입자 충돌 실험에서 주목할 만한 관심사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최수용 교수는 “당연히 750 GeV 영역대가 2016년에는 관심 대상이 될 것”이라며 “(올해에는 모인 데이터가 적었지만) 내년에는 더 많은 데이터를 얻는 본격적인 실험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매우 높은 에너지 영역에서 나타난 광자 쌍 현상은 여전히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편에서는 또한 광자 쌍으로 붕괴하기 이전의 ‘어떤 새로운 입자’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수용 교수는 “광자 쌍으로 붕괴했다면 그 입자는 (기본입자의 중요한 속성인) ‘스핀’ 값이 0 또는 2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힉스 보존의 스핀이 ‘0’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새 기본입자는 이전에 발견된 ‘가벼운 힉스’보다 큰 질량을 지니는 ‘무거운 힉스’의 변형일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스핀이 ‘2’라면 여분차원 이론에서 가설적인 입자로서 예측하는 여분 상태의 ‘그래비톤(graviton)’이라는 입자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현재로서는 모든 예측이 아직 충분한 데이터의 근거를 지니지 못한 예측일 뿐이다.


힉스 입자의 발견 이후에 새롭게 도전할 만한 탐색 과제를 얻은 LHC 연구단이 새해에 ’새 기본입자의 존재 가능성’을 보여주는 광자 쌍 신호의 단서에서 어떤 결과물을 찾아낼지가 새로운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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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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