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대의 "소설- 박사를 꿈꿔도 되나요"

‘박사우울증’이라는 게 있습니다. 많은 대학원생이 흔히 겪는 우울한 증상을 뜻한다고 합니다. 우리 시대 ‘박사우울증’을 앓는 많은 이공계 대학원생의 삶을 소설 형식에 담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서로 이해하며 보듬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카이스트 박사과정 김창대 님이 씁니다.

“아, 별 하나 갖고 싶다.”

연재소설- 박사를 꿈꿔도 되나요 시즌Ⅱ


pic_s2e183.jpg » 삽화 / 박종애 님께서 그려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지난 줄거리]

권대성 교수가 학교를 옮기게 됐다. 고민 끝에 석사 1년차와 박사 1년차 학생들은 연구실을 옮긴다. 나머지는 좀 더 힘겨운 대학원 생활을 지속한다. 8월, 학회의 논문 마감이 있다. 길영, 준상 팀은 논문 제출에 성공한다. 정원도 보영과 함께 논문을 내려고 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발견된 에러 때문에 실패한다. 그후, 길영과 보영은 박사과정에 지원하고, 전문연구요원인 국현은 4주 군사 훈련을 받으러 간다. 9월, 개강을 한다. 정길은 새로 만난 애인에게 푹 빠져 결혼을 결심한다. 그리고 추석. 어른들의 질문 공세에 시달리던 정원은 일찌감치 학교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 역시 학교로 돌아가던 보영과 마주치고,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한다.
  



#18.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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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하철 의자는 좁다. 보영의 어깨가 정원한테 자꾸 스쳤다. 어깨를 잔뜩 움츠려야 떨어진다. 그렇게 있어야 하나 싶었다. 그러다 그냥 자연스레 힘을 뺐다. 보영도 딱히 힘을 주는 것 같지 않았다. 어깨가 포근하게 맞닿았다. 작용과 반작용이 평형을 이뤘다. 서로를 가볍게 밀어내면서도 결코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어깨끼리 썸타는 것도 아니고.


정원은 대화가 끊기지 않도록 애썼다. 잠시라도 침묵이 흐르면 정말 어색할 테니까. 같잖은 말장난을 총동원했다. “전을 부쳤다구? 힘에 부치진 않았어?” 다행히도 보영은 착했다. 없는 웃음 포인트까지 연구해서 웃었다.


정원도 함께 웃었다. 하지만 겉으로만 그랬다. 속으론 고민이 깊었다. 그가 했던 말 때문이다. “추석인데, 맛있는 거나 먹으러 갈래?” 보영이 그러자고 했다. 그러니 정원은 이 말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맛있는 거’란 무엇인가? 어떤 웹툰이 말하듯 칼로리가 맛의 수치인 걸까?[1] 인간이 느낀다는 단맛, 쓴맛, 신맛, 짠맛, 감칠맛, 지방맛[2]들이 어떤 비율로 느껴져야 맛있는 걸까? 대체 우리의 미각세포는 어떤 분자들과 화학작용을 일으킬 때 뇌하수체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전달하는가? 혹시 추석 기간에 더 특별히 작용하는 분자들도 있을까? 보름달이 뜨는 날이니까 조수간만의 차가 클 것이다. 따라서 파도가 클 것이다. 그러면 혹시 바다냄새가 바람에 더 많이 함유되어 있지 않을까? 바다냄새가 은은한 상태라면 해산물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거나…….


그리고 학교 근처여야 할 것이다. 이미 학교로 가는 지하철 안이다. 게다가 짐도 많다. 그러니 기숙사에 들려야 할 것이다. 기숙사까지 갔다가 다시 멀리 나가자고 하면 보영이 싫어할 수도 있다. 먼 길 오느라 피곤할 테니까.


‘학교에서 멀지 않은, 추석에 어울리는, 맛있는 음식은 무엇일까?’


학교 근처 음식점들은 죄다 정원의 단골집이나 마찬가지다. 11년째 같은 동네에서만 삼시세끼를 사먹고 있으니까. 메뉴는 물론 메뉴별 가격 변천사까지 훤하다. 정원은 금세 답을 찾았다. ‘없음.’ 그냥 학교식당에서 먹자고 할 걸. 왜 굳이 맛있는 걸 먹자고 해서.


결국 정원은 이렇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근데, 뭐 먹을래? 학교 근처가 좋겠지?”


정원의 고민을 알 리 없는 보영은 정말이지 한숨을 한 번 크게 내쉬고 싶었다. 이 오빠가 전에도 그러더니 또 이러나.[3] 왜 자꾸 떠넘기는 건가. 아무 거나 좋은데, 그냥 좀 정해주면 안 되나? 이번만큼은 정해주기 싫었다. 대신 공대 오빠 조종법을 쓰기로 했다. 공대생들은 문제를 명확하게 제시하면 어떻게든 답을 내놓게 마련이다.


“그냥 오빠가 정해주시면 안 돼요? 전 아무거나 괜찮아요.”


문제는 다시 정원에게 넘어왔다. ‘아무거나’ 음식을 정해달라는 것이다. 보통, 여자가 말하는 ‘아무거나’는 다음과 같다. ‘나도 잘 모르는 내 무의식이 원하는 음식 중 가장 맛있는 것.’ 하지만 정원은 공대 남자다. 문자 그대로 받아들였다. 보영이 의도한 바도 이와 일치한다. 보영은 공대 남자를 누구보다 잘 아니까.


학교에서 멀지 않은, 추석에 어울리는, 맛있는 음식. 답이 없다면 조건을 완화하면 된다. ‘추석에 어울리는’은 해산물 음식으로 치환하자. 좀 웃기긴 하지만. 그리고 ‘맛있는’의 기준도 낮추자. 막상 이러니 너무 많다. 그래. 대부분의 여자들이 좋아한다는 스파게티는 어떨까?


“봉골레 스파게티[4] 어때?”

“어? 봉골레 스파게티 파는 집이 있어요?”

“봉대박 스파게티[5] 몰라? 거기 그 순대국밥집에서 좀 더 가서 2층에 있는 거.”

“아, 거기요? 저, 안 가봤는데.”


보영은 지나가다 몇 번 봤던 예쁜 간판의 집이 생각났다. 한 번쯤 가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다.


“그래? 거기를 안 가보면 어떡해! 가자!”


정원은 신났다. 맛이 괜찮은 집인데 보영이 안 가본 데라니까. 명절에 이탈리아 음식을 먹는 게 좀 그렇긴 해도.




~  진짜 맛있겠다! 오빠, 나 이거 사진 찍어도 돼요?”


보영은 대답도 듣기 전에 핸드폰부터 꺼냈다.


“그럼! 음식에 대한 예의는 차려야지.”


정원은 보영의 이런 모습이 처음이다. 초롱초롱한 눈빛. 보조개까지 이어진 미소. 팔꿈치를 갈비뼈께에 딱 붙이고 핸드폰을 잡은 손. 약간의 호들갑이 곁들여진 솔 음의 목소리. ‘전보영은 여자다.’라는 명제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된 첫 순간이었다.


보영은 먹으면서도 연신 ‘맛있다’를 연발했다. ‘고맙다’고도 했다. 정원은 하도 흐뭇해서 없던 팔자주름이 다 생길 것 같았다.


스파게티는 금방 동났다. 먹는 게 빨랐던 건지, 시간이 빨리 간 건지는 모르겠지만.


“여기 후식으로 빙수 같은 아이스크림 나와. 지금 달라고 할게.”

“진짜요? 저 아이스크림 진짜 좋아하는데!”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보영인 다시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신나서 한 숟갈을 떠서 입에 물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멈춘다. 머쓱해하며 고개를 든다.


“제가, 좀 급하게 먹었나요?”


정원이 무슨 말을 하랴. 보영은 볼마저 약간 붉었는데.


“아냐, 맛있게 먹는 거 보니까 좋다.”

“맛있는 걸 먹으니까 힐링되는 거 같아요.”


정원은 힐링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마약 같아서다. 상황은 해결해주지 않으면서 잠시 기분만 좋게 한다. 어차피 안 될 거면서 될 것처럼 착각하게 한다. 하지만 정원이 힐링되고 있는 사람 앞에서 힐링을 비판할 만큼 마초적이지는 않았다.


“니가 맛있게 먹는 걸 보니까, 나도 힐링되는 거 같아. 너 진짜 잘 먹는다.”


보영은 어쩔 줄을 몰랐다. 부끄러워하기도 부끄러웠다.


“힐링도 했는데, 논문이나 잘 써졌으면 좋겠다.”

“미안해. 그건 내가 못 도와주겠다.”

“오빠가 왜 미안해요. 이번에 집에 갔더니 사촌 오빠가 논문 써서 어디 학회도 다녀오고 어디서 상도 받았다고 막 그러는 거예요. 다들 나도 대학원 다니는 거 아니까 한 마디씩 물어보는데, 진짜…….”


빠르게 말하던 보영이 갑자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순간, 이 말을 정원보다 잘 이해해줄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정원도 말을 이을 순 없었다. 빤한 소리 말고는.


“그래, 그 맘 알 것 같아.”


보영은 가만히 한숨을 쉬었다. 정원 앞이기에 편하게 내쉴 수 있는 한숨이었다.

정원은 뭐든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농담인 듯 농담 아닌 농담 같은 말[6]이라도.


“우리 인텔(Intel)[7]에 인턴이라도 갈래?”

“갑자기 인턴은 왜요?”

“왜, 인텔에 인턴 가면 회사 내부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사용해서 논문 쓸 수 있잖아. 지난번에 내가 발표했던 논문 기억 안 나?”

“아, 그거 중앙처리장치(CPU) 설정 바꿔서 실험한 거요?”

“그래, 인턴 가자. 그래서 딱 세 달만 열심히 해서 마이크로(MICRO) 논문 하나 써오자.”


마이크로(MICRO). 정원과 보영이 논문을 내려다 실패한 그 학회다.

 

“그럴까요? 저 미국 가서 살아보고 싶었거든요!”

 

예상 외로 보영이 잘 받아준다. 그러니 막상 정원이 할 말이 없어졌다. 꿈을 꾸기엔 잘 시간도 부족한 게 현실이기에.


“근데, 인턴도 논문이 있어야 뽑혀서 갈 수 있는 거지. 논문이 있어야 논문을 더 쓸 수 있는, 이런 부익부 빈익빈 같으니라구!”

“뭐에요, 기껏 말해놓고 먼저 그러면.”


보영이 다시 말을 이었다.

 

“미국은 됐고, 어디 여행이나 한 번 가고 싶어요. 공기 맑고 가슴 확 트이는 곳으로…….”

 

정원은 보영은 돕고 싶어졌다. 연구로 돕는 건 이미 망했다. 그러니 이런 거라도 돕고 싶었다. 그렇다고 정말 여행을 가자고 할 사이는 아니고……. 그때, 정원에게 번뜩 생각나는 게 있었다.


“우리 천문대 갈래?”

“천문대요?”

“대전 시민 천문대[8]라고 있어. 버스 타면 삼, 사십 분이면 갈 걸? 이왕 여행 가는 김에 우주여행 어때?”


보영이 피곤해하진 않을까? 정원은 걱정했다.

 

“좋아요. 가보죠, 뭐.”

 

‘오늘따라, 잘 풀리네.’ 정원은 생각했다. 뭐가 잘 풀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스에서 내리고 나서 오솔길을 얼마간 걸어야 했다. 정원은 연신 스마트폰으로 지도앱을 확인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지도 측량이라도 하러 나온 사람처럼.


보영은 아랑곳 않고 길을 즐겼다. 대전엔 커다란 공장이 많지 않다. 주로 연구소다. 그래서 공기가 맑은 편이다. 도로변은 매연이 좀 있다. 하지만 조금만 올라가면, 참 괜찮다. 보영은 솔잎 향수를 폐에 가득 머금으려 심호흡을 했다. 가슴이 탁 트인다. 멀리 가지 않아도 맑은 공기도 마시고 가슴도 탁 트이는 곳이 있다니.


반면, 정원은 조금씩 불안해졌다. 올라가는 길에 사람이 없다. 없어도 너무 없다. 그래도 추석 연휴니까 천문대 가는 사람이 몇 명 있을 법한데……. 연휴 마지막 날이라 밤까지는 놀러 안 나오나?


5분쯤 걸었을까. 닫힌 문이 등장했다. 하얀 종이와 빨간 글씨도.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휴관합니다.’


“어? 이런 게 어디 있어! 연휴 기간이면 오히려 더 열어줘야 되는 거 아냐?”


정원은 일종의 굴욕을 느꼈다. 보영은 자기만 믿고 온 건데. 이걸 어쩌나.


보영은 자기가 나설 차례임을 알았다.


“공무원들도 연휴는 즐겨야죠! 우리 천문대에 왔으니 별 좀 볼래요?”


보영은 고개를 한껏 젖혔다. 하늘을 봤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장관이다. 비라도 왔던 것처럼. 보영은 가만히 하늘만 바라봤다.


별이 반짝인다. 보영은 그 반짝임이 자신을 비추는 것 같았다.[9] 세상이란 무대 위, 셀 수 없이 많은 무대 조명들. 저 안 보이는 곳엔 어떤 관객들이 앉아 있을까? 지금의 날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지금은 잠시 슬픈 대목일 뿐이야. 곧, 막이 바뀌면, 전혀 다른 이야기, 밝은 이야기가 펼쳐질지도 몰라. 보영은 우주에 잠겼다.


“참, 좋네요.”


보영이 말했다.


“그래, 좋다.”


보영을 따라 하늘만 쳐다보던 정원이 답했다. 그러면서 보영을 슬쩍 봤다. 보영은 여전히 하늘만 보고 있다. 정원도 다시 하늘을 봤다. ‘저 별은 내 별, 저 별은 네 별’ 하는 옛 말이 떠올랐다. 입 밖에 낼 뻔했다. 그래도 이건 말하면 안 된다고 꾹 참았다. 꾹꾹 눌렀다.


“아, 별 하나 갖고 싶다.”


정말 뜬금없다. 보영은 고개를 내려 정원을 볼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 뭐, 저건 오빠 별 하고, 저건 제 별 하고, 그러게요?”


정원은 뜨끔했지만, 말을 돌렸다.


“별 하나 가지면, 그 별에 있는 땅들 임대해서 월세 받아먹고 살 수 있을 거잖아.”[10]

“에이, 뭐에요.”

“그렇게 월세 받아서 부모님 봉양하고 다 할 수 있으면, 취미로 연구나 설렁설렁 했으면 좋겠다! 실적 걱정도 안 하고 졸업 걱정도 안 하면서 말이야.”


실없는 농담인 줄 알았는데. 보영은 정원의 말을 되새겨봤다.


“그러게요. 연구 하다 보면 재밌을 때도 많은데, 돼야만 하는 일이 되니까, 부담감만 늘고, 스트레스만 받고 그러는 것 같아요.”

“그래. 언제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데 말이야.”

“그걸 알면, 연구가 아니죠.”

“근데, 그거, 내가 했던 말 아냐?”

“맞아요. 오빠한테 들었던 거예요.”

“오, 기억력 좋은데.”


정원이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 그러다가 연구가 정 내가 할 만한 일이 아니다 싶으면, 연구 잘하는 교수들 데려다가 연구비나 줘야겠어. 난 연구보고서 심사나 하고 말이야.”

“그거, 괜찮네요.”


보영도 계속 고민하던 문제다. 내가 연구를 계속하는 것이 맞는 건지. 내가 연구를 계속해도 될 만한 종류의 사람인지. 직접 할 수 없다면, 그 언저리에서 구경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재밌을 것 같다. 작곡할 능력이 없는 수많은 사람들도 음악을 즐기지 않는가.


가을 밤. 두 사람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별만 바라봤다.




“이제 갈까요?”


보영이 먼저 운을 뗐다.


“그래, 그러자.”


정원은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하지만 뭔가 아쉬웠다. 하늘에 별이 떠 있었으니까. 막이 내리고 객석 조명이 켜지기 전이니까.


오솔길을 내려오다가, 결국 정원이 말했다.


“학교 근처에서 따뜻한 정종 한 잔 마시고 갈래?”

“아까 먹은 게 아직 배불러서요.”

“그럼, 노래방에서 스트레스 한 번 풀고 가는 거 어때?”

“음……. 오늘은 좀 피곤해서요.”

“아, 그래? 그럼 들어가야지.”

“다음에 기회 되면 같이 가요.”

 

기회가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늦은 밤, 버스엔 자리가 많았다. 둘은 나란히 앉았다. 지하철에서처럼 어깨가 닿았다. 정원도, 보영도 피하지 않았다. 가만히, 그렇게 학교까지 왔다.




음 날 아침, 정원은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연구실로 향했다. 발걸음이 리드미컬했다.


연구실엔 이미 보영과 정길이 앉아 있다. 문소리를 듣고 정길이 뒤돌아 본다.


“오, 정원아. 웬일로 일찍 왔어?”

“웬일은요, 일찍 올 때도 있어야죠.”


보영도 뒤돌아본다. 어제와는 다른 옷차림이다. 작은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한다. 약간 미소를 짓는 것도 같다. 정원은 손을 흔들어 인사한다. 한껏 미소 지으면서.


정원은 자리에 앉았다. 습관적으로 게임을 켜려다가 말았다. 오늘은 연구가 하고 싶었다. 추석 전에 돌려놓은 실험이 죽어 있다. 에러 메시지를 보았다. 아, 바보. 이걸 잘못 썼군. 소스코드를 열어 고친다. 다시 컴파일을 한다. 컴파일이 끝나면 실험을 다시 돌려놓고, 논문을 읽어야겠다. 집에 가져갔다가 결국 다 못 읽고 다시 들고 온 그 논문을.


‘힐링. 그거 꽤 쓸 모 있네.’

 

정원은 생각했다. 정원을 힐링시켜 준 것이, 맛있는 것인지, 탁 트인 하늘인지, 별빛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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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인드C. <윌유메리미> 119화 “메리의 언니”. 네이버웹툰.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16239&no=120

[2] 인간이 느끼는 맛은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그리고 감칠맛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2011년에 나온 논문에 따르면 지방 분자에 반응하는 ‘지방맛’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지방맛을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며, 지방맛에 둔감한 사람의 경우 상대적으로 지방을 더 많이 섭취해서 비만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관련 기사: 동아일보 디지털 뉴스팀. “인간 혀 ‘지방 맛’도 느낀다”. 동아닷컴뉴스.2012년 1월 16일. - http://news.donga.com/3/all/20120116/43343540/1
 관련 논문: Pepino, Marta Yanina, et al. “The fatty acid translocase gene CD36 and lingual lipase influence oral sensitivity to fat in obese subjects.” Journal of lipid research 53.3 (2012): 561-566.

[3] <박사를 꿈꿔도 되나요2> (4) 여자 ? http://scienceon.hani.co.kr/253126

[4] 봉골레 스파게티: 조개와 조개 육수, 올리브 오일 향으로 맛을 낸 파스타의 일종. ‘봉골레’는 이탈리아어로 ‘조개’를 뜻한다. 참고: 김윤민. “스파게티 봉골레 [쉐프의 파스타 #3]”. 한겨레TV. 2014년 1월 6일. - http://www.hanitv.com/47041

[5] 봉대박 스파게티: 봉골레 스파게티를 주메뉴로 하는 프랜차이즈 이탈리아 음식점. 상호는 “선영이가 가르쳐준 ‘봉’골레 스파게티 ‘대박’날까요?”의 약자(?)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식점이다. 하지만 광고비를 받은 적은 없으니 위치나 홈페이지 주소는 생략한다.

[6] 소유와 정기고가 함께 부른 노래인 ‘썸’의 가사 중 일부인 “요즘 따라 내 거인 듯 내 거 아닌 내 거 같은 너”를 패러디한 것이다.

[7] 인텔(Intel):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제조사. 데스크톱이나 서버용으로는 성능으로보나 시장점유율로 보나 세계 최고다. 계속해서 뛰어난 신제품을 발표한다. 그래서 외계인을 데리고 있으며, 그 외계인들을 고문해서 신기술을 얻어내는 것이라는 루머가 있다.

[8] 대전 시민 천문대: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천문대. 일반인들도 누구나 가서 천체 관측을 해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설명도 해주고 행사도 열린다. 개장 시간은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이며, 입장료 및 관람료는 무료다. 단, 월요일, 공휴일 다음날, 신정, 구정 및 추석 연휴 등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 http://star.metro.daejeon.kr/

[9] 악동뮤지션의 노래 <작은별>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반짝반짝 작은 별님 날 조금만 비춰주세요 이제 어때 좀 봐줄 만은 한가요” 이 가사에서 영감을 얻어 쓴 표현이다.

[10] 보통 ‘별’이라 부르는 것은 ‘항성’을 의미한다. 스스로 타면서 빛을 내는 천체다. 매우 뜨겁다. 따라서 실제로 월세를 받아먹을 만한 땅은 없을 것이다. 거기서 생기는 에너지를 파는 것이면 몰라도.


  ■ 작가의 말

대학원생들에게 진정한 힐링은 졸업이겠죠. 힐링이 필요합니다.


김창대 카이스트 전산학 박사과정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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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대 카이스트 전산학 박사과정
20대를 공대에서 보내고 30대도 공대에서 맞이한 전산학도. 그리고 소설 쓰는 사람. 무언가를 고찰하여 글로 표현해내는 것을 좋아한다. <용감한 작가들> 회원이며 페이스북 페이지 <글 쓰는 김창대>를 운영 중이다. https://www.facebook.com/holypsychowrites
이메일 : holypsy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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