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터지는 데에도 패턴이 있다” -1초당 수만장 고속촬영

‘풍선 파괴역학’…고무막 스트레스 너무 클 때 여러 균열 내며 터져


00balloon.jpg » 풍선 내부 압력이 일정 수준 아래일 때에 풍선은 하나의 균열을 내며 터지는데(위쪽), 내부 압력이 그 수준을 넘어서면 풍선은 여러 갈래의 균일을 내면서 산산조각 난다. 내부 압력이 고무막에 만드는 스트레스는 폭발 때 일거에 방출되는데 그 스트레스의 크기가 하나의 균열로 방출되는 것보다 클 때, 균열은 여러 갈래로 가지치기를 하며 풍선을 산산조각 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출처/ PRL


팽하게 부푼 풍선을 뾰족한 바늘로 찌르면? 풍선은 ‘펑’ 소리를 내며 터진다. 순간적인 풍선의 폭발 과정을 1초당 수만 장의 속도로 고속 촬영해, 풍선의 파편화 과정을 분석한 물리학 논문이 발표됐다.


프랑스 고등사범학교(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 ENS)의 세바스티앙 물리네(Sebastien Moulinet)와 동료 연구자 목타르 아다-베디아(Mokhtar Adda-Bedia)는 물리학저널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낸 논문에서, 풍선 내부의 압력이 달라질 때 나타나는 폭발 또는 파열 과정의 차이를 분석해 새로운 ‘파괴역학(fracture dynamincs)’의 패턴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풍선의 폭발 순간에 나타나는 독특한 영상을 고속촬영 한 사진들에 흥미를 갖고서 이런 풍선 연구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한다. 초기 연구에서 이미 풍선 폭발에는 어떤 일정한 패턴이 있음이 관찰됐다. 즉, 풍선의 내부 압력이 낮을 때 풍선은 하나의 균열만을 내며 터지지만 내부 압력이 일정한 수준 이상일 때에는 여러 갈래로 조각나는 파열의 양상이 나타났다.


[ 동영상 https://youtu.be/ruw0PvoPc4I ]


어떤 요인이 이런 패턴의 차이를 만들어낼까?

연구진은 그 패턴을 이해하기 위해 반복 실험을 할 수 있는 실험장치를 만들었다. 지름 5cm 구멍에 라텍스 고무막을 대고서 바람을 세게 불어넣어 고무막을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게 했다. 풍선이 점점 부풀면서 커지면 일정한 거리에다 고정해둔 날카로운 촉에 찔려 터지게 했다. 촉의 위치를 라텍스 풍선 쪽에 가깝게 두면 풍선은 낮은 압력일 때 터지고 반대쪽에 멀리 두면 높은 압력일 때 터질 테니까, 촉의 위치는 풍선 압력의 차이라는 조건을 만드는 장치로 활용됐다.

00balloon3.jpg » 풍선 폭발의 패턴을 관찰하기 위한 실험장치. 출처/ https://youtu.be/ruw0PvoPc4I

연구진은 이렇게 촉의 위치와 고무막 두께를 달리 하면서, 풍선이 터지는 짧은 순간을 1초당 수만 장의 고속촬영 영상에 담아 파열의 패턴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관찰하고 분석했다.

00balloon2.jpg » 풍선 내부 압력이 낮을 때(위)와 높을 때(아래)에 다르게 나타나는 폭발의 패턴. 맨 위 그림 설명 참조. 출처/ PRL

논문 초록과 해외 매체의 보도들([1][2])을 보면, 풍선의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풍선 고무막의 두께와 곡률에 따라 점점 더 많은 스트레스가 고무막에 쌓이는데, 이는 곧 풍선 고무막에 점점 많은 탄성 에너지가 축적됨을 의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풍선이 터질 때, 이렇게 축적된 에너지는 파열을 통해 일시에 방출된다. 이때에 파열의 패턴이 달라지는 것은? 연구진은 풍선의 내부 압력에 의해 고무막에 쌓이는 스트레스, 즉 탄성 에너지의 크기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찾아냈다. 이들은 풍선 내부 압력이 어떤 임계점을 넘을 때, 즉 탄성 에너지가 하나의 파열을 통해서 방출되는 양보다 훨씬 크게 축적될 때, 풍선은 여러 갈래로 가지치기 한 균열들을 만들어냄으로써 축적된 에너지를 파열 과정에서 방출한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논문 초록

파편화의 물리학(physics of fragmentation)에 대한 이해는 산업계와 지구물리학계의 폭넓은 응용 분야에서 중요하다. 파편화 과정은 균열 핵이 생성하고 확산하는 동안에 일어나는 커다란 변형률(strain rate)과 짧은 시간 규모와 관련이 있다. 고무막을 사용하여, 우리는 시간과 공간의 실제 상황에서 파편화 과정을 추적할 수 있게 하는 실험적 분석 장치를 개발했다. 우리는 크게 부풀게 한 고무막이 터질 때에 나무 가지치기 형상의 파편화 네트워크가 생성되는데 그것이 하나의 균열 씨앗에서 비롯하며 이후에 연속적인 균열 끝부분 쪼개짐 사건들이 뒤이어 나타난다는 찾아냈다. 우리는 역동적인 불안정성이 이런 가지치기 메커니즘(branching mechanism)을 일으킴을 보여준다. 끝부분 쪼개짐이 축적된 탄성 에너지를 방출하는 메커니즘이 되는, 그 임계점의 속력에 균열 끝부분 속도가 도달할 때 파편화(fragmentation)가 일어난다. 파편화 과정의 일반적 성격과 더불어, 이런 프레임워크는 부서지기 쉬운 물질(brittle materials) 내부의 다른 균열 네트워크 과정을 연구하는 데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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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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