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필의 "샐러리맨 전 차장이 아인슈타인이 되기까지"

평범한 직장의 샐러리맨인 전 차장이 어느날 난해한 아인슈타인 방정식을 배워보겠노라고 나섰다. 그를 돕기 위해 나선 물리학자의 친절한 강의가 시작된다.

[연재] 아인슈타인 향한 관문, '미적분 터널'에 들다

샐러리맨 전 차장이 아인슈타인이 되기까지 (11)


 

샐러리맨 전 차장이 중력관측소에서 촬영해와 이번 강의의 계기가 되었던 아인슈타인 방정식. 이 방정식의 의미를 설명하는 휠러의 문구가 보인다. "물질은 공간이 어떻게 굽어라 말하고 공간은 물질이 어떻게 움직이라 말하네." » 샐러리맨 전 차장이 중력관측소에서 촬영해와 이번 강의의 계기가 되었던 아인슈타인 방정식. 이 방정식의 의미를 설명하는 휠러의 문구가 보인다. "물질은 공간이 어떻게 굽어라 말하고 공간은 물질이 어떻게 움직이라 말하네."


대망의 미적분

 

 


고등학교 과정의 수학을 가르치다보면 내가 고등학교 때 수학을 어떻게 공부했는지가 비교적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건 아마도 배우는 수강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특히 그 시절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내가 혹은 친구들이 그 때 어려워했던 대목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어려워했는지를 다시 복기해 보면 생각의 마디와 사고의 결절을 추적할 수 있고, 그것은 고스란히 내 강의의 중요한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내가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은 지금 수강생들도 어려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내가 그 어려움을 어떤 사고방식으로 극복했는지 그 생각의 여정을 자세하게 보여주면 수강생들도 수많은 생각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주마등처럼 스치는 나의 고교 시절과 수학

 

지금은 나도 수학을 그리 잘하는 편이 아니지만, 고등학교 때는 고등학교 수학을 그나마 좀 하는 편이었다. 그다지 두뇌가 명석하지 못했던 까닭에, 그렇게 되기까지에는 나름대로 피나는(?) 노력이 필요했다. 특히 1학년 때(1987년)가 적응하기에 가장 힘들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우선 중학교에 비해서 기억해야 할 공식의 수가 엄청나게 늘어난다.


흔히 수학은 암기과목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수학을 잘하려면 기본적인 사항은 잘 외는 게 유리하다. 이는 마치 구구단을 못 외고서는 곱하기와 나누기를 못하는 것과도 같은 이치이다. 물론 원리를 깨우치면 공식을 욀 때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수학은 암기과목이 아니라는 강박관념 때문에 외는 것 자체를 도외시하는 건 수학공부에 도움이 안 된다. 문제는 꼭 필요한 것을 외는 대신에 쓸데없는 것을 많이 왼다는 것이다. 좋은 선생님이 필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무엇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욀 것인가, 그리고 보다 중요하게, 이것을 왜 지금 외야 하는가 그 이유를 설득시키는 게 선생님의 역할이다.


고등학교 1학년 초기에 나의 수학 실력은 아마도 평균을 밑돌았던 것 같다. 중학교를 꽤나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던 나는 겁에 질려(그 공포심의 실체가 무엇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으나, 이 표현은 당시 내 상황을 너무나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 수학에 목을 매었다. 저녁 청소시간에도 수학책을 들고 복도를 배회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1학년 때는 고등학교 수학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계획을 세워 공부할 여유가 없었다. 그저 닥치는 대로 문제 풀고 공식을 외고 또 풀고, 안 풀리면 답을 통째로 외고, 그렇게 1년을 보냈다. 그러다가 1학년 말에 교내 수학경시대회가 있었다. 시험이 끝난 뒤 예상했던 나의 점수가 60점대여서 적잖이 실망이 컸다. 그런데 전혀 예상 밖으로 그 점수로 1등을 해버렸다. 나보다 나의 수학실력을 더 잘 알던 수학 선생님들도 많이 놀라셨던 게 아직도 기억난다.


나도 수학을 잘하는구나... 뭐 그런 어색한 자신감이 처음으로 생겼다. 그런 자신감은 2학년 올라가서 나의 가장 큰 자산이 되었다. 지금처럼 보편적으로 과외를 하던 때는 아니었지만, 반 친구들 중 몇몇은 학원이나 개인교습으로 선행학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 친구들은 학년 초부터 이미 미분과 적분을 다룰 줄 알았다.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내가 사교육 광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던 10년 쯤 늦게 태어났다면, 아마 명문대는커녕 수도권 대학에도 진학하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미분을 터득한 것은 거의 학교 수업진도가 미분을 시작할 무렵이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수학과정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2학년이 거의 끝날 때 즈음이었다. (이과 계열이 배웠던 수학II는 2학년 때까지 다 배웠고 고3 때는 복습만 했다.) 평소에는 정석이니 해법이니 하는 자습서들을 열심히 공부했고 시험기간이 닥치면 교과서와 세 가지 종류의 문제지(아주 쉬운 기본문제지+평균 난이도의 문제지+꽤나 어려운 문제지)를 풀었다. 그런 만큼 수학에 투자하는 시간도 영어와 더불어 압도적으로 많았다.


2학년 때는 나의 의도와 무관하게 학교 문예부장을 맡게 되었다. 1학년에 가입했던 문예부에서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나를 부장으로 뽑아버렸다. 부장을 하다 보니 인근지역 학교들 문예부와 함께 문예부 연합회 일까지 관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1학년 때 학교 외부의 독립적인 문학 써클에도 가입해서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시절에는 시험기간이 아니라면 주말에 공부할 시간을 만들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오히려 배수진의 역할을 했는지, 주중에 공부할 때 집중력을 높여주기도 했다. 주중에 시간을 아껴서 공부하지 않으면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그런 심리적인 압박이 비교적 좋은 방향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고3 때에도 자습서를 복습하며 여러 가지 문제지를 닥치는 대로 풀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수학의 정석> 같은 자습서는 대여섯 번 본 것 같다. 그 덕분인지 모의고사를 보면 수학에서는 약간의 자신감이 있었다. 기상천외한 문제가 나오지 않으면 실수가 없는 한 만점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학력고사 시절에는 필기 320점 만점에 수학이 75점(이공계의 경우)으로 배점이 가장 높았다. 반면에 국어(55점)와 영어(60점)에는 이른바 ‘넘사벽’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 학력고사에서는 수학에서 만족스런 점수가 나오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국어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고3 때는 학교 대표로 수학경시대회에 나가기도 했다. 따로 선발과정을 거치지는 않았다. 보통 다른 학교에서는 2학년이 대표로 나오는데 왜 고3인 내가 나가야 하나 하는 불만도 좀 있었다. 3학년이 대표로 나온 학교도 없지 않았지만, 잘해봐야 본전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무엇보다 학력고사 준비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다. 요즘 같으면 경시대회 경력이 대학입시에 도움이 되니까 생각이 달랐겠지만 그 때는 학력고사 시절이었다.


그리고 그 무렵 하필이면 오른쪽 엄지발가락 발톱이 살을 파고 들어가서 한동안 고생하다가 추석 때 발톱을 뽑는 수술을 했다. 불행히도 다시 자란 발톱에 또 문제가 생겨 한 번 더 뽑았다. 경시대회 시험을 보러 가던 날이 두 번째로 발톱을 뽑은 다음날이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걷다보면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아 붕대에 스며든 피가 운동화까지 약간 배어나왔다. 피를 보며 시험 치는 기분이 가히 좋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경시대회 성적은 좋지 않아서 부산대표로 선발되지 못했다. 위에서 얘기했던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좋은 결과를 냈으면 한 편의 전설이 완성되었을 테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해서 그 전설의 배경요소가 사실은 핑계거리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어쨌든 운이 좋아서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으니 천만다행임에 틀림없었다.


 

 

 

미분은 순간변화율 = 접선의 기울기


그런 저런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와중에 어느덧 수업은 미분 코앞까지 와 있었다. 함수의 극한까지 아쉬운 대로 어느 정도 설명을 했으니 미분을 도입하기 위한 모든 준비는 갖춰졌다. 미분을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전에 나는 한 가지 예를 들며 강의를 이어나갔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차를 몰고 간다고 생각해 보자. 경부 고속도로를 따라 약 450km를 5시간에 걸쳐 달렸다면, 우리는 평균적으로 시속 90km(450/5=90)의 속력으로 차를 몬 셈이다. 이 계산법에서는 우리가 중간에 휴게소에 들렀다든지 정체 때문에 혹은 표를 받기 위해 속도를 줄였다든지 하는 세부사항은 알 필요가 없다. 단지 총 이동거리와 총 걸린 시간만 알면 된다. 이렇게 계산한 속력을 평균속력이라고 한다. (속도와 속력의 엄밀한 차이는 나중에 다시 자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평균속력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양이다. 하지만 우리는 때로 매 순간순간 얼마만큼 빨리 달리고 있는지를 알고 싶을 때가 있다. 다행히 우리의 자동차 안에는 속도계가 있어서 임의의 순간에 자동차가 얼마의 속력으로 달리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이처럼 임의의 매 순간에 측정하는 속력을 순간속력이라고 한다.


미분은 말하자면 자동차의 순간속력을 계산하는 수학적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속력은 시간에 따라 얼마만큼의 거리를 이동했는가를 따지는 양, 즉 시간에 따른 이동거리의 변화량이다. 이처럼 수학에서나 물리에서나 두 가지 변수 x, y가 서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경우, x가 조금 변할 때 y가 얼마만큼 변하는가를 아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흔히 두 변수의 상관관계는 y=f(x)라는 함수로 주어지니까, x의 변화에 대한 f(x)의 변화를 따지게 된다. 이 변화량의 상대적인 비율, 즉 x의 변화량에 대한 y(즉 f(x))의 변화량이 수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미분이란 순간속력에 해당하는 값, 즉 순간적인 변화량의 비율을 구하는 방법이다. 이 순간적인 변화율을 줄여서 ‘순간변화율’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미분이란 순간변화율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함수의 순간변화율을 알기 전에 먼저 함수의 평균변화율부터 알아야 한다. 평균변화율은 쉽다. 자동차의 평균속력처럼 중간과정에는 신경 쓰지 않고 처음값과 나중값만 생각해서 그 변화량을 측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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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에서 xa에서 b로 변할 때, y 값은 f(x)를 따라 f(a)에서 f(b)로 변한다. 평균변화율이란 x의 변화량에 대한 y의 변화량의 비율이다. 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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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이것을 수학적으로 좀 멋지게 쓰고 싶으면 수학적인 기호를 도입하면 된다. 대개 학생들은 이상한 기호가 나오면 이유 없이 기가 죽는 경우가 많은데, 기호는 그저 기호일 뿐이다. 수학을 잘 하려면, 이전 강의에서도 누차 강조했지만, 기호에 현혹되면 안 된다.


자, 이제 (x의 변화량)을 간단히 Δx라 하고 (y의 변화량)을 Δy라 하자. 여기서 세모처럼 생긴 기호 Δ는 그리스 문자로서 “델타(delta)”라고 읽는다. Δ는 대문자이고 소문자는 δ이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물리학에서는 어떤 변화량을 말할 때 델타라는 문자를 흔히 쓴다. 말로 쓴 식 (1)을 이제 기호로 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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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되어 식 (1)보다 훨씬 수학냄새가 더 난다. 달리 말하자면 식 (2)는 식 (1)과 똑같다. 단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2)와 같은 식을 보면서 (1)과 같은 의미를 쉽게 해석하지 못할 뿐이다. 여기서부터 수학을 잘하고 못하는 비극의 갈림길이 시작된다. 그래서 수학에서는 일단 정의를 제대로 아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위 그림에서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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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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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약간 다르게 표현하자면, 식 (3)에서 b = a + Δx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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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도 쓸 수 있다. 굉장히 복잡해 보이지만, 내용은 하나다. x의 변화량에 대한 y의 변화량의 비율. 이 평균변화율의 기하학적인 의미는 두 점 A(a, f(a))와 B(b, f(b))를 잇는 직선의 기울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 점 사이에 곡선 f(x)가 어떤 형태를 취하든지 두 점만 고정되어 있다면 평균변화율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사실 여기까지는 중학교 수준의 이야기이다. 직선의 기울기는 중학교 때 다 배운다.

 

우리는 순간변화율을 알고 싶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결정적인 차이가 이것이다. 그렇다면 순간변화율은 어떻게 정의할까? 누차 예고했듯이 미분은 극한으로 정의된다. 그 예고대로 순간변화율은 앞서 배운 극한의 개념으로 쉽게 정의할 수 있다. 만약에 두 점 A(a, f(a))와 B(b, f(b))가 한없이 가까워지면 어떻게 될까? 점 A와 점 B가 가까워지는 매 순간에 우리는 두 점 사이의 평균변화율, 즉 두 점을 잇는 직선의 기울기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다가 점 B가 점 A에 한없이 가까워진다면 우리는 그 두 점을 잇는 직선의 기울기가 결국에는 점 A에서의 “접선의 기울기”가 될 것임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이 접선의 기울기가 바로 “순간변화율”이다.
지금까지 말로 한 내용을 식으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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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 (2)와 비교해 보면 분수 앞에 극한기호가 붙은 차이밖에 없다. Δx가 0으로 가면 b의 값은 a로 한없이 가까워진다. 식 (7)의 값을 “x=a에서의 순간변화율” 혹은 “x=a에서의 미분계수”라고 부르며 수학기호로는 f '(x)라고 쓴다. 이 때 ' 기호는 프라임(prime)이라고 읽으며 미분계수를 뜻한다.


식 (7)은 식 (6)처럼 현란하게 변신시켜서 표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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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다양한 표현식에서 특히 두 번째 표현을 잘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편의상 Δx = h라고 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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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얻는다. 식 (9)는 x=a에서의 미분계수 f'(a)에 대한 정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미분계수는 순간변화율이고 그 점에서의 곡선의 접선의 기울기에 해당하는 양이다. 주어진 함수 f(x)에 대해 어떤 점 x=a에서의 미분계수를 구한다는 것은 그 점에서의 접선의 기울기를 구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접선의 기울기는 그 점에서의 함수 y=f(x)의 순간변화율이다. 말하자면 그 점에서의 순간속력을 아는 것과도 같다.

 

그런데, 우리가 원하는 점마다 식 (9)를 이용해서 미분계수를 구하는 작업은 무척 번거로운 일이다. 그래서 점 x=a를 임의의 x 값이라고 생각하고 그 x 값에 대한 미분계수 f '(x)를 대응시키는 새로운 함수를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정의된 함수, 즉 x에서 f '(x)로 정의된 함수를 도함수(derivative)라고 부른다. 한마디로 쉽게 말하자면, 도함수란 임의의 점 x에서 정의된 미분계수 f '(x)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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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어진 함수 f(x)에 대해 도함수 f '(x)를 구하는 과정을 미분(differentiation) 혹은 미분법이라고 부른다. 그러니까, 미분이란 어떤 함수에 대해 임의의 점에서의 순간변화율(즉 접선의 기울기)을 구하는 수학적 도구라고 보면 된다. 식 (10)은 극한값의 관점에서 보자면 0/0 형태이다. (h가 0으로 갈 때 분자와 분모 모두 0으로 간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극한값이 존재할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만약 이 극한값이 유한한 값으로 존재하면, 우리는 함수 f(x)가 그 점에서 미분 가능하다(differentiable)고 말한다. (미분가능성은 한 점에서의 성질이다.)


함수가 어떤 점에서 미분 가능하다는 것은, 미분계수의 정의를 돌이켜보면, 그 점에서 접선의 기울기를 수학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미분이 불가능한 대표적인 경우는 그 점에서 함수가 꺾여 있는 경우이다. 즉 그 점이 뾰족점이면 이 점의 왼쪽에서 정의되는 접선의 기울기와 오른쪽에서 정의되는 접선의 기울기가 일치하지 않는다. 이는 식 (10)의 극한값에서 좌극한값과 우극한값이 다른 경우이다. 미분이 가능하려면 이런 점이 없어야 한다. 정성적으로 말하자면, 곡선이 모든 점에서 매끈하게 (뾰족점 없이) 연결되어 있으면 그 함수는 그런 구간 안의 모든 점에서 미분가능하다.


프라임(')은 미분을 나타내는 단축기호이다. 미분이라는 수학적 조작을 표시하는 데에는 프라임보다 더욱 유용한 라이프니츠 기호가 있다. 라이프니츠 기호는 미분의 정의에 아주 충실한 표기법이다. 이 표기법에 의하면 도함수는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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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S114는 나눗셈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점을 매우 유의해야 한다. S114는 이 자체로 그 뒤에 오는 함수를 미분하겠다는 연산자이다. 이 기호는 순간변화율의 정의, 즉  S111와 무척이나 닮았다. S115가 나눗셈과는 전혀 상관이 없지만, 편의상 우리는 dxx의 극소변화량으로서 Δx가 0으로 가는 극한에서의 x의 변화량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dy도 마찬가지이다. 실제 나중에 보면 dx dy를 마치 분모나 분자처럼 다루면서 미분을 계산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이 표기법은 적분을 할 때도 특히 유용하다. 여기까지 강의를 하고 약 20분간 쉬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 페이지로 이어짐...]

 

 

 

미분, 이것만 알아도...핵심 공식 6가지


도함수 f '(x)만 알면 x에 원하는 값을 대입해서 특정한 점에서의 미분계수를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주어진 함수의 도함수는 어떻게 구하느냐의 문제가 남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양한 함수들에 대해서 도함수를 구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법을 발전시켜 정리해 두었다. 이것을 공식으로 모아둔 것이 교과서에 정리되어 있는 미분법의 공식이다. 공식이라고 해봐야 결국에는 도함수의 정의 (10)에서 모두가 다 유도된 것이다. 몇 가지 중요한 공식들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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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네 가지 식은 식 (10)을 이용하면 쉽게 유도된다. ①번 공식이 뜻하는 바는 상수함수를 미분하면 0이라는 뜻이다. 이는 직관적으로 당연하다. 상수함수는 모든 x에 대해 y 값이 일정하므로 상수함수의 그래프는 x축에 평행하다. 그래서 어느 점에서나 접선의 기울기가 항상 0이다. ②번 식의 성질은 미분의 ‘선형성’이라고 부른다. 상수가 곱해진 미분은 미분 곱하기 상수이고, 합의 미분은 미분의 합으로 주어진다는 내용이다. ③번 공식은 미분의 독특한 성질이다. 두 함수가 곱해진 함수의 미분은 “앞의 미분 곱하기 뒤 더하기 앞 곱하기 뒤 미분”으로 주어진다는 뜻인데, 증명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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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 ③의 결과는 함수가 셋 이상 곱해졌을 때도 똑같이 적용된다.


식 ④는 도함수의 정의로부터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직관적으로 생각해 봐도, y=x의 그래프는 원점을 지나고 기울기가 45도인 직선이다. 따라서 모든 점에서의 접선의 기울기는 항상 1이다. (기울기가 45도이므로 y의 증가량 나누기 x의 증가량은 항상 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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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식 ③과 ④를 조합하면 매우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y = f(x) = x n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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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립함을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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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이 결과는 인문계 고등학교 수학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결과 가운데 하나이다. 인문계열에서는 다항함수의 미분밖에 안 가르친다. 다항함수의 핵심은 x n이다. ⑤와 ②를 조합하면 임의의 모든 다항식을 미분할 수 있다.


⑤의 결과를 말로 설명하자면, x n을 미분하면 지수 n이 앞으로 떨어지고 x의 지수는 하나가 줄어든다. 이 결과는 n이 자연수일 때 성립할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임의의 실수일 때도 성립한다. 예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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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전설처럼 전해오는 일화에 의하면, 2000년대 초반 서울대 공대에서 어느 교수가 신입생 수업시간에 칠판에다가 S122이라고 적으니까 한 학생이 이렇게 질문했다고 한다.


“교수님, 분자-분모에서 d가 약분되어 x제곱 분의 1이 되는 건 알겠는데, 마이너스 부호는 어떻게 나온 건가요?”

 

 

 

 

합성함수 미분법을 알아야 '실전'에 강해질 수 있다

 

나는 설명을 하는 틈틈이 고개를 들어 수강생들의 얼굴을 살폈다. 언제나 맨 앞줄에 앉아 있는 전 차장의 표정도 보았다. 미분을 알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고 했는데, 지금 전 차장은 세상을 다르게 보고 있을까? 그러나 전 차장의 표정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다. 사실 한번 강의를 듣고 미분을 통달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전국의 수십만 수험생들이 해마다 미분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미적분이 그렇게 쉽다면 입시생들의 공부부담도 그만큼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나마 여기까지는 정말로 미분의 기본에 해당하는 사항들이다. 실제 미분을 계산할 때는 이제부터 설명할 합성함수 미분법을 매우 자주 이용한다. 합성함수 미분법이란 함수가 새로운 함수로 합성되었을 때 그 전체 합성함수를 미분하는 방법이다. 말로하면 오히려 복잡하니까 예를 들어서 하나씩 설명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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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함수를 미분하려고 한다. 가장 단순한 방법은 괄호 안을 네 번 곱해서 전개하여 공식 ②와 ⑤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너무 지루하고 계산이 복잡해진다. 함수가 이처럼 복잡할 때는 합성함수를 이용해서 분석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식 (13)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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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f(u)라는 함수와 u=g(x)라는 함수를 합성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을 한꺼번에 쓰면 y=f(g(x))가 된다. 이런 형태의 함수를 미분하는 방법이 합성함수 미분법으로서,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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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를 유도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므로 증명은 여기서는 생략한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이 식의 의미가 무엇인지, 나아가 어떻게 실전에 적용할 것인지 좀처럼 알기 어렵다. 합성함수 미분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u=g(x)를 하나의 문자로 취급하는 것이다. 위 식 ⑥을 다시 써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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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된다. 이것을 말로 표현하자면, y=f(u)=f(g(x))라는 함수를 x에 대해 미분하면, 우선 u를 하나의 문자로 보고 f(u)u에 대해 미분하고(그 결과는 f'(u)이다), 여기에다 u=g(x)를 다시 x로 미분해서(그 결과는 u'=g'(x)이다) 이 둘을 곱한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이제 식 (13)을 보자. 이 함수를 x에 대해 미분하려면, 우선 u = g(x) = 2x3 +3x + 1을 하나의 문자로 보고 f(u) = u4u에 대해 미분한다. 그러면 그 결과는 ⑤에 의해 f'(u) = 4u3 = 4(2x3 + 3x + 1)이 된다. 이제 다음으로 u = g(x) = 2x3 +3x + 1x에 대해 미분하면 된다. 그 결과는 u' = g'(x) = 6x2 + 3이다. 따라서 최종적인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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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된다.


일반적으로, y = [f(x)]n을 x에 대해서 미분한 결과는 합성함수 미분법을 이용해서 다음과 같음을 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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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에서 더 복잡한 함수를 미분할 때는 합성함수 미분법을 쓸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많이 어색하지만 점차 익숙해지다 보면 공식 ⑥은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당연하다는 듯이 합성함수 미분법으로 미분을 하게 된다. 물론 그렇게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좀 걸린다. 나 또한 기억을 되살려보면 고등학교 때 미분을 공부하면서 공식 ⑥이 이해되지 않아 몇 주를 고생하기도 했다. 설령 ⑥을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어떻게 실제 문제에 적용이 되는지 무척 막막하기 일쑤였다. 이 괴리감을 극복하는 한 가지 좋은 방법은 식 ⑥을 한 편에, 식 (13)과 같은 실제문제를 다른 한편에 놓고 한 단계 한 단계 계산과정을 차근차근 비교하는 것이다. 여러 유형의 문제를 이런 식으로 비교하면 자기 나름대로 요령이 생긴다.


합성함수 미분법까지 설명했으니 정말로 미분의 핵심은 다 다루었다. 이후에 나는 미분이 실제 함수의 개형을 파악하는 데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속도 및 가속도에는 어떻게 쓰이는지를 간략히 설명했다. 속도나 가속도는 7월~9월에 예정된 고전역학 강의 시간에 보다 자세히 다룰 기회가 있기 때문에 짧게만 얘기했다. 이제 남은 것은 적분이었다. 적분도 만만치 않은 분량이다. 저녁을 먹기 전에 적분의 핵심을 다 마칠 요량으로 나는 계속 내달렸다. [...다음 페이지로 이어짐...]

 

 

적분: "곡선으로 둘러싸인 도형의 넓이를 구하라"

 

적분은 대개, 아니 거의 모두가 미분의 역산이라고 가르친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적분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적분은 미분의 역산이라고만 가르치면 나중에 반드시 혼란을 겪는 시기가 한번은 오게 된다. (적어도 내 경우는 그랬다.) 그래서 적분을 처음 가르칠 때 미분과는 아예 아무런 상관도 없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도 좋은 교수법이다.


우선, 적분의 목적은 곡선으로 둘러싸인 넓이를 구하는 것이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네모반듯하거나 동그랗게 생긴 도형의 넓이는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임의로 구불구불하게 생긴 도형의 넓이는 어떻게 구할 것인가? 다음과 같이 곡선 y=f(x)x축, 그리고 x=ax=b인 직선으로 둘러싸인 도형(빗금친 부분)의 넓이를 구한다고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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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유력한 방법은 이 도형을 세로로 매우 잘게 쪼개서 그 쪼갠 부분들의 넓이를 모두 합하는 것이다. 이 때 잘게 쪼갠 부분은 길쭉한 직사각형과 매우 비슷할 것이므로 그 넓이는 쉽게 구할 수 있다. (당분간은 적분이 미분의 역산이라는 말은 잊어라.) 이 과정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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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로 잘게 쪼갠 각각의 직사각형의 모든 밑변은 Δx로 똑같다. 한편 그 높이는 f(xk), 즉 k번째 x의 함수값과 같다. 이 모든 직사각형을 더하면 도형의 넓이 S와 비슷해질 것이다. 그러나 원래 도형을 직사각형으로 근사했기 때문에 완전히 같지는 않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주어진 도형을 무한히 가느다란 직사각형으로 쪼개서 더한다면 그 극한값은 원래 도형의 넓이와 같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도형의 넓이 S를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ss18


여기서 는 잘게 쪼갠 직사각형의 높이, Δx는 그 직사각형의 밑변이다. Σ는 그 모든 직사각형을 더한다는 뜻이고 S181은 무한히 많은 직사각형으로 쪼갠다는 뜻이다. 이 극한값이 존재할 경우 우리는 함수 y=f(x)가 해당구간에서 적분 가능하다고 말한다. 적분(積分)이라는 글자 그대로 잘게 쪼갠 부분을 쌓아 올린 것에 불과하다. (미분과는 아직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 유의해라.) 이렇게 넓이를 구하는 방법을 구분구적법이라고 한다. 구분구적법은 이처럼 도형을 직사각형으로 잘게 쪼개서 더하지만, lim가 붙어 있기 때문에 ‘연속적인 더하기’라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식 (18)로 주어진 이 도형의 넓이를 연속적으로 더한다는 의미를 살려 다음과 같은 새로운 기호로 표시하기도 한다.


ss19


여기서 ∫는 ‘인티그럴(integral)’로서 연속적인 값의 합을 뜻하는 적분기호이다. 넓이가 시작되고 끝이 나는 x=ax=b가 아래위로 붙어 있다. 이를 각각 하한과 상한이라고 한다. 그리고 f(x)는 무한히 잘게 쪼갠 직사각형의 높이, dx는 그렇게 쪼갠 직사각형의 밑변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dx는 미분에서와 마찬가지로 0으로 가는 극한에서의 x의 변화량이다. 이 때 f(x)를 피적분함수(integrand), x를 적분변수라고 부른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dx가 미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식 (19)는 아직은 그냥 넓이를 표현하는 하나의 표기법에 불과하다.


그런데 실제 곡선과 x축으로 둘러싸인 넓이를 식 (18)을 이용해서 직접 구하려면 여간 복잡하고 귀찮은 게 아니다. 하지만 머리를 잘 쓰면 매우 손쉽게 식 (18)과 똑같은 넓이를 구할 수 있다. 방법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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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에서처럼 x=a에서 x까지의 넓이를 S(x)라 하면, xx + Δx일 때까지의 넓이는 S(x + Δx)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넓이의 차이, 즉 S(x + Δx) - S(x)는 위 그림에서 파란색 부분으로 그 폭이 Δx이다. 만약에 Δx가 아주 작은 값이라면 파란색 부분은 굉장히 가늘어질 것이며, 대략 밑변이 Δx이고 높이가 f(x)인 직사각형일 것이다. 즉,


ss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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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을 다시 쓰면

 

ss21


이다. 여기서 물결표시(≈)는 양변이 근사적으로 같다는 말이다. 만약에 우리가 Δx → 0인 극한을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식 (20) 혹은 (21)의 좌변과 우변이 정확하게 같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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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건 어디서 많이 본 표현식이다. 식 (10)과 비교해 보라. 이건 정확하게 도함수의 정의이다! 다시 말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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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알 수 있다.

 

 

 

 

놀라운 관계: '적분은 미분의 역산'

 

이것은 놀라운 결과이다. 함수 y=f(x)x축 그리고 x=ax=x로 둘러싸인 도형의 넓이 S(x)는 이 도형의 곡선부분을 형성하는 함수 y=f(x)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넓이를 미분하면 그 함수 f(x)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원하는 넓이 S(x)는 “미분해서 f(x)가 되는 어떤 함수”임에 틀림없다. 즉, 넓이를 구하려면 미분해서 f(x)가 되는 함수를 찾기만 하면 된다. (바로 이 이유 때문에 적분이 미분의 역산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이제 미분해서 f(x)가 되는 어떤 함수를 F(x)라고 하자. 즉, F '(x)=f(x)의 관계가 있다. 그렇다면 F(x)S(x)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둘 다 미분하면 f(x)가 되는 성질을 갖고 있다. 미분한 두 함수가 서로 같다면, 그 함수들은 상수 차이밖에 나지 않을 것이다. (상수는 미분하면 0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쓸 수 있다.


ss24


(여기서 적분변수를 t로 둔 것은 적분의 상한 x와 문자를 구별하기 위해서이다.) 식 (24)에서 상수 C를 구하는 건 쉽다. 양변에 x=a를 넣으면, x=a에서 x=a까지의 넓이는 당연히 0일 것이므로 S(a)=0=F(a)+C의 관계가 성립한다. 따라서 C=-F(a)이다. 적당히 변수를 바꾸면 다음과 같은 놀라운 결과를 얻는다.


ss25


그러니까, 넓이를 구하고 싶으면 “미분해서 피적분함수 f(x)가 되는” 그런 함수 F(x)를 하나 구한 다음에, 이 F(x) x=b에서의 함수값과 x=a에서의 함수값의 차이를 구하면 된다. 결국 관건은 “미분해서 피적분함수 f(x)가 되는” 그런 함수를 하나 찾는 것이다!

 

식 (25)는 정적분(definite integral)이라고 부른다. 이제 우리는 넓이를 구할 때 식 (19)에서처럼 잘게 쪼개고 극한을 보내고 그럴 필요가 없다. 미분해서 f가 되는 F만 구하면 된다. 이 과정은 정확하게 미분이라는 수학적 조작을 거꾸로 거슬러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적분은 미분의 역산이다. 다시 말하자면, 적분이 미분의 역산이기 때문에 넓이와 관련이 있다기보다, 적분은 원래 넓이이므로 미분의 역산이라는 논리가 자연스럽다.


이제는 미분해서 f가 되는 F를 찾는 게 급선무이므로, 오직 이 임무만을 위한 표기법을 다음과 같이 도입하면 편리하다.


ss26


식 (26)에서는 적분의 상한 하한을 모두 생략했다. 이런 적분을 부정적분(indefinite integral)이라고 부른다. 정적분처럼 그 값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때의 상수 C는 적분상수라 부른다. 정적분은 넓이를 나타내는데, 부정적분은 미분해서 피적분함수 f(x)가 되는 어떤 함수 F(x)를 구하는 식이다.



 

 

'철의 장벽' 지수함수의 미적분이 기다린다


여기까지 강의를 마친 뒤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이 정도면 적분의 핵심은 다 얘기한 셈이다. 넓이로서의 적분이 왜 미분의 역산인지만 이해한다면 남은 건 그저 기술적인 것들뿐이다. 어차피 적분은 미분으로부터 정의될 수밖에 없다.


지난 1월처럼 7시부터 한 시간이 저녁시간이다. 장소도 똑같았다. 근처의 청국장 집에 우르르 몰려가서 함께 먹고 왔다. 전 차장은 연신 “아직 세상이 달라져 보이지 않는다”며 나를 보챘다. 나는 웃으며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은 진심이었다.

 

저녁을 먹고 와서 마지막 한 시간은 구체적인 적분의 예를 몇 개 소개했다. 예컨대, x'=1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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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x로 미분해서 1이 되는 함수는 x이다.”라는 뜻에 불과하다. 나는 몇 가지 예를 더 들어주었다. 이날까지는 인문계 과정을 다루었기 때문에 다항함수의 미분과 적분만 소개했다.


한 가지 여기서 내가 강조했던 점은 식 (27)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분에 대한 라이프니츠 기호와도 관련이 있다.


x'=1을 다시 써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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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이 관계식은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이 식에서 미분변수인 x는 사실 꼭 x일 필요는 없다. x가 아니라 임의의 변수 y가 됐든 z가 됐든, 심지어 f(x)가 됐든 상관이 없다. (f(x)f(x)로 미분하면 당연히 1이다.)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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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되는 것도 당연하다. 식 (29)의 부정적분 관계식은 앞으로 물리 관련 문제를 풀 때 매우 자주 등장한다. 이 식은 또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도 있다. 만약 우리가 dx를 숫자처럼 계산할 수 있다고 여긴다면

 

ss30


라고 쓸 수 있다. 이 관계식은 또한 일관성이 있는 식이다. 왜냐하면, “미분해서 f '(x)가 되는 함수”는 당연히 f(x) 그 자신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강의 중에는 정적분을 이용해서 실제 넓이를 구하는 방법, 속도 가속도 등과 적분의 관계 등을 설명했다. 이로써 사실 인문계열 고교 수학의 미적분 분야 강의는 모두 끝난 셈이다. 3월과 4월에는 자연계 고교수학과정을 배운다. 그래서 교재도 약간 달라진다. 자연계열에서는 삼각함수나 지수/로그함수의 미적분을 배운다. 사실 이 차이가 이과와 문과를 가르는 일종의 철벽이라고 할 수 있다. 나중에 보게 되겠지만, 삼각함수도 결국엔 지수함수로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종국적으로는 지수함수의 미적분을 아는 게 핵심이다. 그리고 이 지수함수는 이공계열에서 한줄 건너 한줄 나오는 함수라 이 지수함수를 모르고서는 물리학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문과 출신이 이과 수학 앞에서 숨이 막혀하는 바로 그 철의 장벽이 코앞에 닥쳐 온 것이다. 그런 만큼 이 장벽만 뛰어넘으면, 지금까지 텍스트로만 교양과학을 이해해왔던 수강생들의 시야가 몇 차원은 도약을 하게 되는 셈이다. 샐러리맨 전 차장이 아인슈타인 방정식을 푸는 것이 이 강좌가 내건 슬로건이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질적 도약’이었다.

 

 

2월14일, 그것도 주말 밤이라 대학로는 번잡했다. 다행히 내 마음은 번잡하지 않았다.  미적분 강의를 끝냈으니 나로서도 큰 산을 또 하나 넘은 기분이었다. 어쨌든 교재로 정했던 책 하나를 마친 셈이니까. 아직 날은 추웠으나 다가오는 봄기운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 문득 다음 강의는 춘삼월이라고 생각하니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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