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필의 "샐러리맨 전 차장이 아인슈타인이 되기까지"

평범한 직장의 샐러리맨인 전 차장이 어느날 난해한 아인슈타인 방정식을 배워보겠노라고 나섰다. 그를 돕기 위해 나선 물리학자의 친절한 강의가 시작된다.

[연재] "원리 깨쳐 두루 적용, 수학의 비법이자 묘미"

샐러리맨 전 차장이 아인슈타인이 되기까지 (9-1)
    noname02 » "나는 타블렛 노트북에서 새로운 필기장 파일을 열고 터치펜을 움켜쥐었다."  

 

인수분해부터 로그까지 ①  

 

  

 

 

바보스럽게 두 가지 세제곱 식을

따로 외던 고등학교 시절

 

곱셈공식은 곱하기로 연결된 수식을 풀어서 전개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1

 

와 같이 풀어쓴 쓴 결과들을 모아 놓은 것이 곱셈공식이다. 곱셈공식은 좌변에 배분법칙( a ( x + y ) = a x + a y로 풀어 쓰는 곱하기의 규칙)을 계속 적용하여 풀어쓰면 우변의 결과를 얻는다. 간단한 곱셈공식은 굳이 외지 않아도 여러 번 계산을 하다보면 손에 익게 된다.

 

곱셈공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완전제곱이다. 완전제곱은 고등학교 전 과정을 통해서 가장 중요한 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완전제곱은 이차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이는 다시 이차함수의 모양과 성질에 직결된다. 그리고 고등학교 과정에서 배우는 도형의 방정식들은 모두 좌표들 간의 이차식으로 표현되는 도형들이다. (나는 이번 강의에서 도형의 방정식은 빼버렸다.) 수학에서는 (다른 과목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이처럼 단원의 흐름과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완전제곱에 대한 공식은 다음과 같다.

 

    (1)(2)

 

보통 학생들은 위의 두 식을 따로따로 생각한다. 나도 고등학교 때 처음에는 그랬다. 그러나 이 둘은 두 개의 식이 아니라 하나의 식이다. 왜냐하면 좌변을 비교했을 때 (2)는 (1)에서 b의 부호가 바뀌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2)의 전개결과는 (1)의 전개 결과에서 b의 부호만 바꾸면 된다. 즉,

 

  (3)

 

누군가는 이게 뭐 그리 대단한 발견인가 할지도 모르겠다. 실제 나는 고등학교 때 3제곱의 결과가 아주 헛갈렸다.

 

       (4)(5)

 

학창시절 수학 좀 한다는 소리를 듣던 나도 바보스럽게도 고등학교 내내 위의 두 식을 서로 다른 식으로만 외고 있었다. 요즘이야 뛰어난 학원 강사들이 넘쳐나니 이런 요령쯤은 다들 잘 알겠지만, 행여 모르는 분들에게는 이 단순한 원리가 가뭄의 단비마냥 반가울 것이다. 위 식 (4)에서 b의 부호를 바꾸면 b의 차수가 홀수인 항의 부호가 바뀌어 식 (5)가 된다.

 

   

 

  '곱셈공식 거꾸로'

인수분해가 중요한 이유

 

인수분해는 곱셈공식을 거꾸로 가는 과정이다. 예컨대

 

   (6)

 

로 가는 과정이 인수분해이다. 보는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인수분해가 전개보다 훨씬 더 어렵다. 왜냐하면 전개는 그냥 풀어쓰기만 하면 되지만, 인수분해는 ‘그냥’ 하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든 수식이 인수분해 되는 것도 아니다.

 

이는 숫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7×13×17의 값을 계산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냥 곱하기를 해 보면 그 답은 1547이 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1547이 어떤 숫자들의 곱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알기란 곱하기의 경우만큼 쉽지가 않다. (이와 관련된 문제가 P/NP 문제로 알려져 있으며 아직 완전한 증명은 나와 있지 않다.) 뒤에 보게 되겠지만, 일반적으로 미분은 곱셈의 전개와 마찬가지로 그냥 계산이 되지만 적분은 그렇지가 않다. 그래서 적분이 일반적으로 미분보다 더 어렵다.

 

인수분해 계산은 수많은 연습을 통해 익히는 방법이 최선이다. 위의 식 (6)을 예로 들어보자. 좌변에서 x의 일차항의 계수는 어떤 두 수의 합(a+b)이다. 반면 x의 상수항은 두 수의 곱(ab)이다. 즉 더해서 x의 일차항이 되고 곱해서 상수항이 되는 두 수를 찾으면 (6)의 우변처럼 인수분해를 할 수 있다.

 

만약 x2 -5x + 6이라는 식이 있다고 하자. 이 식을 인수분해하려면 더해서 -5, 곱해서 6이 되는 두 숫자를 찾으면 된다. 이 때 곱해서 6이 되는 두 수를 먼저 찾아보는 것이 훨씬 쉽다. 왜냐하면 그 경우의 수가 월등하게 적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한 두 수가 음수이므로 곱해서 6이 되는 두 수는 모두 음수일 것이다. 6의 약수는 1, 2, 3, 6 넷 뿐이므로 -2와 -3이 우리가 원하는 두 수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3

 

이 됨을 알 수 있다.

 

인수분해가 중요한 이유는 이를 이용해서 다항방정식을 풀 수 있기 때문이다. 방정식이란 어떤 문자(보통 x)가 특수한 값을 가질 때만 성립하는 등식이다. 예를 들어, x2 -5x + 6 = 0이라는 식은 방정식이다. 이 식을 만족하는 x의 값을 구하려면 좌변을 인수분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즉,

 

4

 

이 된다. 이제 원래 식을 두 일차항의 곱으로 바꿔놓았기 때문에 이 식이 0이 되게 하는 x의 값은 쉽게 찾을 수 있다. 두 수 (x-2)와 (x-3)을 곱해서 0이 되려면 둘 중의 하나만 0이 되면 된다. 즉, x=2 혹은 x=3이 됨을 알 수 있다.

 

인수분해에서도 완전제곱이 가장 중요하다. 고등학교 과정을 제대로 배운 학생이라면 이차식을 보았을 때 거의 본능적으로 그 식의 완전제곱꼴을 떠올려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이차방정식 → 이차함수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이다. 완전제곱의 인수분해는 다음과 같다.

 

5

 

이 모양의 핵심은 x의 1차항 계수(2a)의 “절반의 제곱”이 상수항으로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절반의 제곱, 이 점만 기억한다면 고등학교 수학의 절반 정도는 이해했다고 할 수 있다.

 

인수분해의 나머지 공식들은 모두 곱셈공식을 뒤집어 써서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인수분해를 위한 온갖 현란한 기술들도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그것은 수강생들의 복습과 개인학습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우리의 목표를 위해서는 인수분해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가만 알면 된다. 고급테크닉 따윈 우리에게 필요없다. 왜냐하면 우리의 목표는 인수분해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본이자 기초,

2차방정식 한번 풀어봅시다

 

인수분해가 중요한 이유는 방정식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인수분해만 된다면 방정식은 거의 푼 것과 다름없다. 문제는 인수분해가 안 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차 얘기하지만 2차 다항식이다. 2차식의 인수분해, 2차방정식, 2차함수, 2차부등식 이것들이 기본이고 기초이다.

 

그럼 이제 이차방정식을 어떻게 풀 것인지 알아보자.

 

이차방정식을 풀 때도 이차식을 완전제곱꼴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이차방정식을 푸는 기본 전략은 좌변을 완전제곱으로, 우변을 상수로 변환해서

 

   (7)

 

이 모양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렇게만 되면 양변의 제곱을 없애서

 

 6

 

가 되어 최종적으로 15의 두 해를 얻는다. (n차방정식은 일반적으로 n개의 해를 갖는다.)

 

예를 들어보자.

 

7

 

이 방정식을 풀기 위해 위의 전략을 충실히 따라가 보자. 여기서 좌변을 완전제곱꼴로 바꾸기 위해서는 x의 제곱항과 일차항을 유심히 살펴보면 된다. 최고차 계수가 1일 때, 완전제곱이 되려면 “일차항 계수의 절반의 제곱”이 필요하다. 여기서는 일차항의 계수가 -4이므로 “절반의 제곱”은 (-2)의 제곱, 즉 4이다. 따라서 좌변을 완전제곱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좌변의 상수항을 4로 만들면 된다.

 

8

 

이 과정을 일반적인 이차방정식 ax2 + bx + c = 0에 대해서 적용시켜 얻은 결과가 바로 이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이다. 자세한 과정은 여기서 생략하고(인터넷을 뒤져보면 그 세세한 과정을 다 알 수 있다. 혹은 여기서 설명한 방법을 충실히 따르면 된다.) 그 결과를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8) 

 

물론 이 공식을 잘 외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근의 공식의 유도과정을 똑바로 이해하는 것이며, 그 유도과정의 핵심은 이차방정식을 (7)의 모양으로 바꾸는 것이다. 예컨대, , x2 + 2x - 1 = 0이라는 이차방정식을 보자. 좌변을 (7)의 모양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x의 일차항의 “절반의 제곱”에 집중하면 된다. 그러면 좌변은 (x + 1)2의 모양이 될 것이고, 좌변을 완전제곱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상수항 1을 맞추려면 우변의 상수항은 2가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최종적인 답은 x = -1 ± √ 2가 된다.

 

이 모든 과정은 조금만 익숙해지면 암산으로도 가능하다. 물론 근의 공식을 외도 되고, 또 운이 좋게 좌변이 인수분해가 된다면 인수분해를 이용해도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차방정식의 핵심을 파악하면 어지간한 이차방정식은 암산으로 (물론 어느 정도 훈련이 필요하지만) 해결된다.

 

식 (8)은 근호(루트)를 포함하고 있다. 근호 안이 양수이거나 0이면 그 수는 실수이고, 근호 안이 음수이면 그 수는 허수이다. 따라서 D = b24ac의 부호에 따라 이차방정식의 근의 개수가 달라진다. 즉, D>0이면 서로 다른 두 실근이고 D=0이면 하나의 실근, D<0이면 두 개의 허근이다. 이 때문에 D의 값을 이차방정식의 판별식이라고 부른다.

 

방정식은 일반적으로 항상 함수의 그래프와 연동시켜 이해할 수 있다. (함수는 곧 뒤에 나올 내용이지만, 함수의 대략적인 내용은 안다고 가정한다.) 즉, ax2 + bx + c = 0이라는 방정식은 y = f(x) = ax2 + bx + c라는 이차함수와 y = 0 (이것은 x축을 표현한다.)이라는 상수함수가 만나는 점을 나타낸다. f(x)는 이차함수로서 아래로 혹은 위로 볼록한 일반적인 포물선을 나타낸다. 이 때 f(x)의 D의 값에 따라 포물선의 위치가 달라지는데, D>0이면 x축과 두 점에서 만나고 D=0이면 포물선이 x축과 접하며, D<0이면 포물선이 x축 위로 (혹은 아래로) 떠 버려서 만나지 않는다.

 

이처럼 하나의 원리를 깨쳐 여러 분야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수학을 잘하는 비법 중 하나다.

 

 

 

원리를 깨쳐 두루 적용하는 능력,

수학을 잘하는 비법

 

고등학교에서는 이차방정식 외에 3차, 4차 등 고차방정식도 배운다. 하지만 2차방정식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분수방정식과 무리방정식도 배운다. 방정식을 배우면 항상 부등식도 같이 배운다. 나는 이날 강의에서 이 부분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대신에 나는 함수와 그래프 얘기가 나온 김에 함수의 평행이동과 대칭이동에 대해 강의했다. 평행이동과 대칭이동은 고교수학과정 전반에 걸쳐 두루 요긴하게 쓰인다. 왜냐하면 아주 복잡한 함수도 적절하게 평행이동과 대칭이동을 수행하면 매우 단순한 함수로 바뀌기 때문이다. 그 결과만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함수 y=f(x)에 대해 이 함수를

 

(가) x축으로 a만큼, y축으로 b만큼 평행이동시킨 함수:

 (y-b)=f(x-a)

(나) x축에 대해 대칭이동한 함수 (y좌표의 부호만 바뀐다.):

 (-y)=f(x)

(다) y축에 대해 대칭이동한 함수 (x좌표의 부호만 바뀐다.):

 y=f(-x)

(라) 원점에 대해 대칭이동한 함수 (x,y 모두 부호가 바뀐다.):

 (-y)=f(-x)

 

 

 

노트북에서 새 필기장 파일을 열어

터치펜을 다시 움켜쥐고 "함수란..."

 

시계는 어느덧 5시가 다 돼가고 있었다. 원래 예정했던 대로 이쯤에서 잠깐 휴식을 갖기로 하고 나는 강의를 멈췄다. 근 두 시간에 가까운 강의로 듣는 사람도 약간 피곤했을 터였다. 그것도 골치 아픈 수학임에랴. 강의실 밖 복도에는 간단한 다과도 준비되어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회원이 등록한 덕분에 회비는 넉넉한 편이었다.

 

쉬는 시간 20분 동안 오랜만에 만난 분들과 인사도 하고 안부도 묻고 하며 나도 휴식을 취했다. 전 차장과는 이 역사적인 첫 강의를 기념해서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첫 강의라 많이들 격려를 해 주신 덕분에 나도 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쉬는 시간 동안에는 내가 설치해 둔 캠코더도 녹화를 멈추게 했다.

 

휴식시간은 20분이었다. 5시10분께 다시 강의를 시작했다. 두 번째 강의는 7시에 끝날 예정이었다. 7시에서 8시까지 모두가 함께 저녁을 먹기로 돼 있다. 한참을 떠들어서 그런지 나는 벌써 배가 슬슬 고파왔다. 교재를 슬쩍 들춰보며 이번 두 시간 동안 강의할 내용을 잠깐 추슬러 보았다. 함수일반과 2차함수, 분수/무리함수, 그리고 호도법과 삼각함수라는 괴물이 버티고 있었다. 앞부분을 최대한 빨리 끝내야 삼각함수에 더많은 시간을 투여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나는 타블렛 노트북에서 새로운 필기장 파일을 열고 터치펜을 움켜쥐었다.

 

 

함수란 두 집합 사이의 관계다. ‘관계’라는 말은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대상이 아니고 뭔가 추상적인 개념이라 이 ‘관계로서의 함수’를 언뜻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두 집합 사이의 아무 관계나 함수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일단 함수의 수학적 정의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함수란 두 집합 X, Y가 있을 때 X의 모든 원소가 딱 한번씩 Y의 원소에 대응되는 관계이다. 이 때 집합 X를 정의역, Y를 공변역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말로만 설명하기엔 뭔가 부족한 면이 있으니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한 무리의 여자와 한 무리의 남자가 미팅을 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남녀의 숫자가 꼭 같을 필요는 없다.) 이 미팅에는 두 가지 규칙이 있다. 먼저, 모든 여자는 한 명도 빠짐없이 남자를 선택한다. 두 번째 규칙은 이렇다. 각 여자는 반드시 단 한명의 남자만 선택해야 한다. 이 규칙들이 적용된 결과 이 미팅에 참가한 남녀의 러브라인은 어떻게 될까?

 

우선 첫 번째 규칙에 의해 모든 여성에게서 러브라인이 뻗어 나올 것이다. 그런데 두 번째 규칙 때문에 여자들은 양다리를 걸칠 수가 없다. 그래서 각 여자에게서 뻗어 나온 러브라인은 오직 한 가닥이어야만 한다. 남자 입장에서는 어떨까? 남자는 선택권이 없기 때문에 여자의 간택을 받지 못하는 낙오자가 생길 수도 있다. 반면 어떤 남자는 둘 이상의 여자에게서 간택을 받아 여러 개의 러브라인을 품을 수도 있다.

 

이렇게 두 규칙이 만족되었을 때, 우리는 이 남녀집합 사이의 관계를 함수라고 한다. 여자의 집합을 X(여자는 XX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남자의 집합을 Y(남자는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라고 하면 이 미팅에서의 러브라인은 완벽하게 “집합X에서 집합Y로의 함수”이다. 이처럼 함수란 두 집합 사이의 독특한 “대응관계” 자체이다. 그리고 이 함수 즉 두 집합 사이의 대응관계를 그림으로 표시한 것을 함수의 그래프라고 한다.

 

noname01

 

 

함수란 달리 말해서 집합 X의 원소 x와 집합Y의 원소 y 사이의 관계이다. 이 관계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y=f(x)라는 모양을 갖는다. 여기서 f(x)는 x의 함수값이라고 부른다. 이 식의 뜻은 x에 f라는 어떤 작용(function)을 해서 그 결과 f(x)라는 결과를 얻었는데, 그것이 집합Y의 원소 y라는 것이다. 이 때 f라는 작용이 x의 간단한 수식으로 표현이 된다면 우리는 두 집합 X, Y 사이의 관계를 아주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다루는 가장 기본적인 함수는 f(x)가 x의 다항식으로 주어지는 다항함수이다. 물론 누차 강조했듯이 y = f(x) = ax2 + bx + c로 주어지는 이차함수가 가장 중요하다.

 

함수의 뜻을 설명한 다음 나는 합성함수와 역함수로 넘어갔다. 합성함수는 말 그대로 둘 이상의 함수를 하나의 함수로 합친 함수이다. 집합 X에서 Y로의 함수를 f라 했을 때, x의 함수값 f(x)를 새로운 정의역의 원소로 하여 집합 Y에서 또 다른 집합 Z로의 함수 g를 정의할 수 있다. 이것을 집합 X에서 Z로의 하나의 함수로 생각할 수 있는데, 그 새로운 함수를 f와 g의 합성함수라고 한다.

 

다시 정리하자면 y=f(x)의 관계가 있고, 집합 Z의 원소 z에 대해서는 z=g(y)의 관계가 있으므로, 이 두식을 합쳐서 한꺼번에 z=g(f(x))로 쓸 수 있다. 이것은 X의 원소 x에 Z의 원소 z가 곧바로 대응이 되는, 새로운 함수 h로 정의할 수 있다. 즉, h(x)=g(f(x))이다.

 

이것을 좀 더 간단하게 쓰는 표기법이 있다.

 

12

 

이렇게 쓰면 10의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 이 때 g와 f가 가운뎃점(22)으로 연결된 순서가 중요하다. 위의 예는 f에서 g로 가는 함수를 합성한 결과인데 그 합성함수를 17로 표기함에 유의해라. 그 이유는 h(x)=g(f(x))로 쓰기 위함이다. 왜냐하면 오른쪽 끝에 있는 함수(여기서는 f)일수록 가장 먼저 x에 작용하는 함수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함수를 합성하는 순서를 바꾸면 전혀 다른 함수가 나온다. 즉, 11이다. 이처럼 연산을 수행하는 순서를 바꾸었을 때 그 결과가 같지 않은 경우를 비가환적(non-commutative, 혹은 non-abelian)이라고 부른다. 가장 쉬운 예로 더하기와 곱하기는 그 순서를 바꾸어도 연산결과가 똑같지만 빼기와 나누기는 그 순서를 바꾸었을 때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예컨대, 2 ÷ 4 =1⁄2, 4 ÷ 2 = 2)

 

비가환 연산은 행렬의 곱하기에서도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것은 양자역학을 기술하는 수학적인 밑거름이 된다. 그리고 합성함수는 뒷날 복잡한 함수를 미분할 때 합성함수의 미분법이라는 형태로 요긴하게 쓰이며, 적분에서 치환적분을 할 때도 합성함수의 원리를 사용한다.

  

역함수는 원래 함수의 작용을 거꾸로 작용시키는 함수이다. X의 원소 x에 어떤 함수 f를 작용하여 f(x)를 얻었을 때, 여기에 f의 작용을 없던 것으로 거꾸로 돌리는 함수 g가 있어서 g f(x)에 작용하면 원래의 x를 얻을 것이다. 즉, g(f(x))=x가 되는 함수가 있을 수 있다. 이 때 h(x)=g(f(x))=x처럼 h(x)=x를 만족하는 함수를 항등함수라고 한다. 항등함수는 정의역의 원소에 아무런 작용을 취하지 않는 함수이다. 여기서 함수 g처럼 어떤 함수에 작용하여 항등함수를 만드는 함수를 원래 함수(f)의 역함수라고 부른다. gf의 역함수이면 f 또한 g의 역함수이다. 이것을 g = f -1라 쓰고 “inverse f”라고 읽는다, 그리고 g -1 = f 이므로 g -1 = ( f -1 )-1 = f임을 알 수 있다. 역함수 그리고 역함수라는 개념은 수학 전반에 걸쳐 두루 통용되는 유용하고도 중요한 개념이다.

 

 

 

여러 기본함수들의

모양과 성질에 관해

 

그러고는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기본함수들의 모양과 성질들을 매우 간략하게 설명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이차함수. 이차함수의 가장 기본적인 모양은 y = f(x) = x2이다. 이것을 x축으로 a만큼, y축으로 b만큼 평행이동하면 y - b = f(x-a) = ( x -a )2이 되어 이 식을 전개하면 일반적인 이차함수를 얻는다. 반대로 임의의 이차함수는 완전제곱으로 바꾸어 항상 y = (x - a)2 + b의 형태(이것을 표준형이라고 한다.)로 바꿀 수 있다. 이차함수를 표준형으로 바꾸면 가장 간단한 이차함수를 어떻게 평행이동한 것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즉, 일반적으로 복잡한 모양의 함수는 적절한 수학적 조작을 통해 아주 단순한 형태를 평행이동한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수학에서는 이처럼 항상 가장 단순한 형태 → 수학적 조작 → 복잡한 형태의 과정을 반복한다. 따라서 처음 두 단계만 익히면 마지막 단계는 거의 자동적으로 얻을 수 있다.

 

분수함수와 무리함수도 마찬가지다. 분수함수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y = f(x) = 1 / x이고 무리함수의 기본형태는 y = f(x) = √ x이다. 보다 복잡한 모양의 함수는 적절히 평행이동과 대칭이동을 통해 몇 가지 기본형태의 변형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함수에 대한 내용은 이렇게 간단히 정리했다. 우선 기본원리만 설명해 두고, 나중에 다시 나오면 그 때 상황에 따라 다시 자세히 보충설명을 할 요량이었다. 그러고서 나는 호도법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호도법이란 각도를 재는 법이다. 각도를 재는 게 뭐 별 게 있겠나 싶지만 그렇지 않다. 보통 우리가 아는 도(degree, °)는 한 바퀴를 360도로 정의한 값이다. 즉, 1도는 한 바퀴의 360분의 1에 해당하는 양이다. 그런데 한 바퀴를 360도로 정한 것은 대단히 임의적이다. 누군가를 그것을 100도로 정할 수도, 1000도로 정할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정한 각도에 특별한 수학적 의미가 있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가장 수학적으로 자연스럽게 각도를 정의할 수는 없을까? 있다. 피자 한판에서 조각을 떼어내듯 우리가 원의 일부인 부채꼴을 떼어 냈다고 생각해 보자. 부채꼴의 반지름이 r로 고정돼 있을 때, 이 부채꼴의 호의 길이는 중심각의 크기에 정확히 정비례한다. 또한, 각도가 고정돼 있을 때 반지름의 길이가 길수록 호의 길이도 그에 따라 길어진다. 만약 반지름과 호의 비율이 일정하다면 이 부채꼴의 각도는 언제나 일정할 것이다. 이 성질을 이용하면 기하학적으로 자연스러운 각도를 정할 수 있다. 즉 중심각을 , 반지름을 r, 호의 길이를 l이라고 했을 때,

 

13 

 

이런 관계로 각도를 정할 수 있다. 이렇듯 반지름에 대한 호의 길이의 비율로 각도를 재는 방법을 호도법이라고 하고, 이렇게 측정된 각도의 단위를 라디안(radian)이라고 부른다. 라디안은 한마디로 말해 두 개의 길이의 비율로 정해진다. 따라서 라디안 자체는 단위가 없는 양이다. 예를 들어 속도는 이동거리(meter)를 시간(sec)으로 나눈 양이라서 초속 몇 미터(m/s)라는 독특한 단위를 가지지만, 라디안은 길이를 길이로 나눈 값이라 특별한 단위가 없다. 라디안은 “rad”라고 표시하거나 아니면 아예 단위 자체를 생략한다.

 

라디안과 익숙한 60진법 사이의 관계는 쉽게 알 수 있다. 원은 그 크기를 불문하고 모두가 원둘레(원주)에 대한 반지름의 길이가 항상 일정하다. 그래서 그 비율은 원주율(=3.1415926...)로 잘 알려져 있다. 만약 부채꼴의 중심각이 360도이면 이는 원 전체에 해당하며 그 호의 길이는 전체 원주의 길이와 같다. 따라서 이 경우 l = 2πr이다. 그렇다면 360도에 해당하는 라디안은

 

 14

 

가 된다. 즉, 360° = 2π, 곧 180° = π의 관계식을 얻는다. 그러니까, 약 3.14 라디안이 180도의 각도에 해당한다. 이 식의 양변을 180으로 나누면 1° = π  ⁄ 180의 관계가 성립하고, 반대로 1rad = 180° ⁄ π의 관계를 얻는다. 곧, 1도=0.017라디안, 1라디안=57.3도에 해당한다. 각도를 라디안으로 재면 특히 미적분에서 큰 재미를 볼 수 있다.

▶▶  계속 ▶▶ 인수분해부터 로그까지②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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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샐러리맨 전 차장이 아인슈타인이 되기까지 | 2011. 01. 18

    샐러리맨 전 차장이 아인슈타인이 되기까지 (10)           미분의 전초전, 함수의 극한       첫 강의가 끝나자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다. 여태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이라 첫 강의에 대한 중압감이 너무 컸던 탓일 게다. 마침 1월 마지막 ...

  • [연재] '물리학에서 지수와 로그는 약방의 감초 중 감초'[연재] "물리학에서 지수와 로그는 약방의 감초 중 감초"

    샐러리맨 전 차장이 아인슈타인이 되기까지 | 2010. 08. 26

     샐러리맨 전 차장이 아인슈타인이 되기까지 (9-2)           인수분해부터 로그까지 ②          ▶▶ 인수분해부터 로그까지①에서 이어짐 다음으로 나는 삼각함수의 정의를 설명했다. 삼각함수에는 기본적으로 사인(sin)함수, 코사인(cos)함수, 탄젠트(tan)함수가 있...

  • [연재] '절대로 수학기호에 기죽거나 현혹되지 맙시다!'[연재] "절대로 수학기호에 기죽거나 현혹되지 맙시다!"

    샐러리맨 전 차장이 아인슈타인이 되기까지 | 2010. 08. 19

     샐러리맨 전 차장이 아인슈타인이 되기까지 (8)         고등학교 수학의 기본       하루에 제아무리 5시간씩 한다고는 하지만 네 번 만에 고등학교 수학의 미적분 과정을 그 시간 안에서만 모두 소화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렇게 열두 번을 공부해서 그것만으...

  • [연재] 약간 들뜬 첫강의...미적분 향한 첫걸음은 '집합'[연재] 약간 들뜬 첫강의...미적분 향한 첫걸음은 '집합'

    샐러리맨 전 차장이 아인슈타인이 되기까지 | 2010. 08. 02

    샐러리맨 전 차장이 아인슈타인이 되기까지 (7)             첫 강의       고등과학원 앞의 한적한 편도2차선 도로를 다니는 버스노선은 딱 두 개다. 녹색의 지선버스 1215번은 월계동에서 석계역을 경유하고 석관동, 이문동을 차례로 거쳐 한국외국어대, 경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