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힉스 입자로 보이는 새로운 기본입자 발견

LHC 실험그룹, "새로운 입자 관측".. 5시그마 수준의 통계적 확실성 갖춰

"표준모형이 예측한 힉스 입자인지, 이와 다른 새로운 입자인지 규명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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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엠에스(CMS) 실험에서 양성자-양성자 충돌사건이 고에너지의 광자 2개를 만들어내는 모습의 가상도. 이는 힉스 입자가 붕괴할 때 볼 수 있으리라 예측되는 바이다. 출처/ CERN



스 입자로 보이는 새로운 기본 입자가 마침내 발견됐다. .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 강입자 충돌기(LHC)에서 힉스 입자를 찾고 있는 주요한 두 실험그룹 아틀라스(ATLAS)와 시엠에스(CMS)는 7월4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와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 학술대회에서 동시에 진행한 실험결과 발표 자리에서 “125~126 기가전자볼트의 질량 구간에서 새로운 기본 입자의 존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힉스 입자를 발견했다'는 단정적 표현은 피하면서 “힉스 입자와 일치하는(consistent) 새로운 입자를 발견했다”는 신중한 표현을 썼으나, 새로운 기본 입자는 대체로 두 실험그룹이 찾아왔던 ‘힉스 입자’일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힉스 입자는 1960년대에 우주의 기본 힘 가운데 전자기력·약력·강력을 종합하는 입자물리학 표준모형이 완성되려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기본 입자의 하나로 제시됐으나, 그 질량조차 알 수 없는 미지의 입자로서 지난 40여년 동안 존재가 확인되진 못했다.

 

◊... "만물에 질량을 부여한다?" 힉스 궁금증 문답

 

이날 먼저 발표한 시엠에스 실험그룹은 “아직 결과물이 완성되진 않았지만 125 기가전자볼트의 질량 구간 부근에서 5시그마 수준의 확실성을 지닌 신호를 극적으로 관측했다”며 “이는 사실상 새로운 입자의 존재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시그마'는 통계학적 확실성의 정도를 보여주는 수준으로, 1시그마는 데이터에 매우 무작위적인 요동이 있음을 뜻하며 5시그마는 ‘발견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확실한 수준을 뜻한다. 두 실험그룹은 지난해 12월에도 힉스 입자를 보여주는 신호를 관측했다고 발표했으나, 당시의 통계학적 확실성은  2·3시그마 수준에 머물렀다. 그때에 비하면 이번 관측 결과의 확실성은 크게 진전한 것이다.

 

시엠에스 실험장치에서 여러 입자 붕괴의 검출 과정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이어 발표한 아틀라스 실험그룹도 “126 기가전자볼트의 질량 구간 부근에서 5시그마 수준의 확실성으로 새로운 입자의 존재를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를 관측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웹으로 생중계된 이날 발표회에서는 두 실험그룹이 중요한 관측결과 발표를 할 때마다 이를 지켜보던 청중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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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회장에서 힉스 입자 검출 실험결과의 발표를 지켜보고 있는 피터 힉스 박사. 그는 1960년대에 힉스 입자의 존재 가능성을 이론적으로 제시했다. 출처/ CERN

 

그러나 두 실험그룹은 이번에 매우 높은 통계학적 확실성 수준으로 관측한 새로운 기본 입자가 그동안 찾아왔던 표준모형의 힉스 입자라고 단정하지는 않은 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 쪽은 보도자료에서 이번 실험관측의 성과를 전하면서 “이제 다음 단계는 이 입자의 정확한 속성을 규명하고 그것이 우주를 이해하는 데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규명하는 일”이라며 “과연 이번에 발견한 입자의 속성이 오랜 동안 찾아왔던 표준모형의 힉스 입자에서 예측되는 그런 것인지, 또는 이와는 아주 다른 무엇인지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새로운 입자의 존재 단서는 2011~2012년 거대 강입자 충돌기에서 이뤄진 수 조 번의 양성자-양성자 충돌사건의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얻어졌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 쪽은 “오늘 발표된 내용은 예비적인 것이며, 2012년 데이터가 여전히 분석되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분석결과는 오는 7월 말에 정식으로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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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LHC, CERN, 힉스 입자, CMS, ATLAS
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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