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원시인류, 다양한 갈래 직립보행 진화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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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만 년 전 화석, 나무 타기 좋은 발가락 구조…두 발로 걸은 ‘루시’와 공존


00footfossil1이번에 발표된 발뼈 조각 화석을 이용해 화석 주인공의 발 구조를 재구성한 그림. 출처/ 클리브랜드 자연사박물관



■…서서 두 발로 걷는 인간은 '직립보행' 덕분에 두 손이 자유로워져 여러 도구를 만들고 쓸 수 있었고, 그래서 다른 동물과 다르게 인간만의 문명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게 널리 받아들여지는 일반적인 해석이다. 그런데 이런 직립보행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보여주는 머나먼 과거의 한 장면이 화석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클리브랜드 자연사박물관의 연구팀은 지난 2009년 에티오피아의 아파르 지역에 있는 340만 년 전 지층에서 발굴된 발뼈 화석 8조각의 주인공이 인간(Homo)의 출현에 앞서 존재했던 원시인류인 호미닌(hominin)의 새로운 종으로 나무 타기 생활을 하는 발뼈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 위 그림과 맨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이 화석의 형태는 현존 고릴라나 침팬지처럼 엄지 발가락이 매우 크며 다른 발가락들과 마주잡을 수 있는 구조를 갖춰 나무 가지를 붙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00footfossilLUCY■…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화석의 주인공과 비슷한 시대와 지역에서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원시인류 호미닌의 화석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 일명 ‘루시’(Lucy, 오른쪽 화석 사진)는 나무 타기 생활을 하지 않았으며 땅에서 두 발로 걸어 이동했을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직립보행 원시인류로 이미 널리 이름이 알려진 '루시'는 같은 아파르 지역의 320만 년 전 지층에서 발굴됐다. 연구팀은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루시는 나무 타기 생활을 완전히 버리고 땅에서 생활했으나, 새로 발견된 원시인류는 땅에서만 생활한 것 같지 않으며 나무 타기 생활을 주로 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제시했다. 즉, 현생 인간과 가까웠던 여러 원시인류들 사이에서는 주로 땅에서 살았던 종과 주로 나무에서 살았던 종이 비슷한 시기에 공존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는 직립보행의 진화가 단순하게 이뤄져 온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미 발굴된 또 다른 440만 년 전 원시인류인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Ardipithecus ramidus)는 직립보행을 하지 못하고, 이번에 발표된 화석의 주인공의 것처럼 엄지 발가락이 다른 발가락들과 마주잡을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이 때문에 역시 나무 타기 생활을 주로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그동안 440만 년 전 나무 타기 생활을 주로 했던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 이후에 320만 년 전 루시로 이어지는 직립보행의 출현이 하나의 그림으로 그려지기도 했으나, 이번에 340만 년 전 나무 타기 생활을 주로 했던 새 화석이 발굴됨에 따라 이제는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 이후에도 적어도 하나의 호미닌 계통에서는 나무 타기 생활이 거의 100만 년 동안 이어져왔다”고 볼 수 있게 됐다. 인간(Homo)의 출현 이전까지 다양한 갈래의 원시인류들이 존재해 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근래에는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진화 과정에서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같은 다른 종들과 짝짓기를 하여 유전자 교환을 했다는 디엔에이의 증거들이 발견되었으며,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과 사람 속을 잇는 새로운 화석이 발굴돼 인류 진화의 역사는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풍부해지고 있다(사이언스온 참조 기사). 인류의 진화 역사 무대에는 훨씬 더 다양한 출연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클리브랜드 자연사박물관의 웹페이지에 이번 화석에 관한 여러 자료들이 공개돼 있다]


00footfossil2이번에 발표된 새로운 원시인류 종의 발 뼈 조각 화석. 출처/ 클리브랜드자연사박물관

네이처 제공 유투브 동영상




논문의 초록



아프리카 동부에서 새로 발견된 호미니드 발 뼈 부분은, 플리오세 후기의 시작 무렵에 하나 이상의 호미닌 이동방식 적응 형태가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이번에 우리는 새로  발굴된 대략 340만 년 전의 발 뼈 부분이 형태학으로 보나 이동방식 적응 형태 추론으로 보나 동시대에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와 일치하지 않는 종의 것임을 입증한다. 이것은 무엇을 붙잡는 데 쓰는 마주보는 큰 발가락을 지녔다는 점에서, 이보다 더 앞선 시기에 살았던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와 더 비슷하다. 이는 아프리카 동부에서 플리오세 후기의 시작 무렵에 하나 이상의 호미닌 종이 존재했음을 보여줄 뿐 아니라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와 비슷한 이동방식 적응형태를 지닌 종이 플리오세 후기에도 계속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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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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