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GM모기 영향평가, 투명하게 시행해야 대중 신뢰"

영국 기업의 뎅기열 퇴치 위한 GM모기 야외방출에 우려 제기

독일 과학자, "투명하게, 명확하게, 증거 기반" 점검목록 제시






00who » 세계보건기구(WHO)는 GM 모기를 이용한 말리리아·뎅기열 퇴치 방안이 관심사로 떠오르자 2009년 전문가 회의를 열어 ‘질병 전파 차단을 위한 유전자 변형 모기 사용의 진전과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내어 GM 모기 전략의 효과, 가능성과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안전지침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자료 : http://whqlibdoc.who.int/publications/2010/9789241599238_eng.pdf

류를 괴롭히는 열대 질병을 퇴치할 유력한 수단이 될 것인가, 아니면 환경 생태계를 교란하는 위험 요소가 될 것인가?


뎅기열이나 말라리아 같은 고질적인 질병을 옮기는 특정 모기 종의 번식을 차단하기 위해서 유전자를 변형한 모기를 대량으로 자연 환경에 방출하는 새로운 방법이 시도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새로운 전략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방출 이전 단계에서 환경 영향 평가가 과학적 증거에 기반을 두고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과학자들의 주장이 공개접근 과학저널인 <플로스(PLoS) 열대 소외 질병>에 실렸다. 이 저널은 최근호에 ‘유전자변형 곤충’을 주제로 한 특집을 실었다. 해마다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는 열대질병의 매개 곤충들을 퇴치하는 문제는 유전자변형 생물체의 생태계 교란 위험과 함께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어 왔다.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생물학연구소의 과학자 5명은 이 저널에 실은 논문에서 유전자변형 곤충의 환경 방출에 관한 여러 나라의 규제 정책을 검토하면서 지금까지 이뤄진 유전자변형 모기 방출에 따른 환경 영향 평가에는 "결함이 있다”고 지적하며, 환경 영향 평가가 제때에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채 진행된다면 대중은 그 기술의 가치를 판단하기도 전에 그 기술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즉, 일반 대중이 충분히 분명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위험평가 정보를 공개하는 일이 유전자변형 곤충 기술의 도입 과정에 꼭 필요한 일이라는 주장이다.


환경에 유전자변형 곤충을 방출한 미국, 케이만 제도(영국령), 말레이시아의 사례, 그리고 새로운 생명공학 기술과 정책 도입의 역사 사례를 검토한 연구자들은 이 논문의 결론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유전자변형 곤충과 관련한 테크놀러지가 지닌 전반적인 가치를 다 평가하기도 전에 폐기되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갖춘 대중의 참여가 기술 발달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인식을 (먼저) 버려야 한다. 특정한 생명공학 기술이 진정한 가치의 진보를 줄 수 있다고 여겨질 때 그 기술에 대한 대중의 수용도 넓어질 수 있다. (유전자변형 곤충의) 방출 이전 단계에서 정확한 과학적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여러 분야들이 높은 수준에서 함께 연구하는 다학제적 접근방법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은 순진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런 요소 없이 유전자변형 모기 테크놀러지의 발전이 이뤄질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이야말로 순진한 발상이라는 것이 우리의 견해이다.”


유전자변형 곤충이 근래에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영국의 생명공학 기업 옥시테크(Oxitech)가 영국령 케이만 제도에서 뎅기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 종의 유전자를 변형한 수컷 GM 모기 300만 마리를 방출하면서 비롯했다. 옥시테크는 이런 야외 방출 실험의 결과로 뎅기열 전염 모기 종의 개체수가 80%가량 줄었다고 발표했으나 이런 야외 방출 이전에 충분한 환경 영향  평가를 거쳤는지가 논란이 됐다(사이언스온 보도). 이와는 별개로 최근 들어 질병 퇴치와 농작물 보호를 위해 유전자변형 곤충을 방출하려는 여러 계획들이 여러 나라에서 검토되고 있다. 제3세계 중심의 과학뉴스 네트워크인 ‘사이데브(SciDev)’의 보도를 보면, 유전자변형 곤충을 야외에 방출하려는 계획은 과테말라, 인도, 멕시코, 파나마, 필리핀, 타이, 베트남 등지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케이만 제도, 말레이시아에선 이미 유전자변형 곤충이 방출된 바 있다.


유전자변형 모기를 이용해 열대질병 매개 모기를 퇴치하려는 전략은 다음과 같다. 유전자를 변형한 수컷 모기들이 자연에 방출돼 같은 종의 암컷 야생 모기들과 짝짓기를 하면, 자손은 태어나지만 이렇게 태어난 유충들한테는 생존에 필요한 특정 항생물질이 없기 때문에 곧바로 죽어버려 열대질병 매개 모기 종의 개체수가 줄어드는 효과를 낸다. 유전자변형 수컷 모기들은 야생의 수컷 모기들이 야생의 암컷 모기들과 짝짓기할 기회를 빼앗아 개체수 억제 효과를 내는 셈이다. 병원체인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 종의 개체수가 일정한 규모 밑으로 줄어들면 말라리아나 뎅기열 같은 전염병의 발병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연구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옥시테크 쪽은 “유전자변형 수컷 모기는 물지 않으며 같은 종의 암컷 모기와 짝짓기를 하기 때문에 유전자변형 모기의 방출은 살충 효과를 내는 안전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번에 <플로스 열대소외질병>에 실린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자들의 논문은 유전자변형 곤충의 야외 방출에 앞서 이뤄지는 환경 영향 평가가 투명하고 명확한 증거에 근거를 두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한 것이다. 특히 이들은 논문에서 유전자변형 곤충의 자연 방출을 승인할 것인지를 평가할 때 쓸 만한 10가지의 점검 목록(아래 표)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거기에는 “승인 이전 단계에 제안된 야외 실험에 관한 완전한 과학적 세부사항에 접근할 수 있는가” “잠재적 위험의 목록이 모두 다 공표되었는가” “제공되는 문서 정보가 분명하며 이해할 수 있게 정확하게 작성되었는가” 등의 실용적인 점검목록이 담겼는데, 연구자들은 이런 목록이 비전문가들을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전자변형 곤충 특집을 실은 학술지들]

<플로스 소외 열대질병> : 유전자변형 곤충 특집
<아시아태평양 분자생물학과 생명공학 저널> : 유전자변형 모기의 자연 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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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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