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힉스 검출실험의 현황 -CERN 공식발표문 번역

"아틀라스와 시엠에스의 힉스 탐색 현황"


00CMS거대 강입자가속기 안의 주요시설인 시엠에스(CMS) 검출장치. 사진/ CERN


[이 글은 유럽입자물리연구소가 지난 12월13일 공식 발표한 자료 "아틀라스와 시엠에스 실험이 보여주는 현재의 힉스 탐색 결과"를 번역한 것이며, 원문은 연구소의 웹사이트에서 직접 볼 수 있습니다. 번역문은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자실에서 제공했으며, 아주 약간의 문장을 사이언스온이 다듬었습니다.]




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아틀라스(ATLAS)와 시엠에스(CMS) 실험그룹은 표준모형 힉스 입자의 탐색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오늘 결과는 올해 여름에 발표된 결과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데이터에 근거하고 있고, 힉스 탐색에 아주 중대한 진보를 이루기에 충분한 결과입니다만, 아직 힉스 보존(Higgs boson)의 존재 또는 부존재를 결정적으로 말하기에는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오늘의 가장 중요한 결론은, 만약 힉스가 존재한다면 아틀라스의 경우에는 116-130기가전자볼트(GeV) 대에서, 그리고 시엠에스에서는 115-127기가전자볼트 대에서 힉스가 존재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힉스 존재에 대한 아주 조심스런 힌트를 두 실험 모두에서 얻은 것은 사실이나, 이것으로 발견을 선언할 정도는 아닙니다.


힉스 입자는 만약 존재한다면 아주 짧은 시간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붕괴하게 됩니다. 따라서 힉스의 발견은 그 자체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이 붕괴한 결과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아틀라스와 시엠에스는 모두 여러 채널의 붕괴 모드를 조사하였고, 이번에 배제되지 않은 낮은 질량 영역에서 아주 작은 초과사건(excess)을 보았습니다.


각 채널을 따로 고려했을 때, 아직은 이런 초과사건들에는 주사위를 던져 연속으로 6이 두 번 나오는 확률 이상의 통계적 의미는 없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여러 개의 독립적인 측정들이 모두 124기가전자볼트와 126기가전자볼트 사이를 가리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직 아틀라스와 시엠에스는 모두 힉스입자를 발견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 결과들이 입자물리학계에 많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틀라스 실험그룹의 대변인인 파비올라 지아노티는 이렇게 밝혔습니다. “우리는 힉스 보존의 질량 영역을 116~130기가전자볼트 대로 좁혔습니다. 그리고 지난 몇 주간 125기가전저볼트 영역에서 아주 흥미로운 초과사건들을 관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초과는 아마 통계적인 요동일 수 있으나, 아주 흥미로운 무엇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많은 데이터와 분석이 필요합니다. 올 한 해 동안의 거대 강입자가속기(LHC)의 가동 성능을 보았을 때 우리는 오래 기다릴 필요 없이 2012년 안에 이 수수께끼를 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엠에스 실험그룹의 대변인인 귀도 토넬리박사는 이렇게 밝혔습니다. “우리는 115기가전자볼트와 127기가전자볼트 사이에 힉스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음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이 영역에서 서로 다른 5개의 독립된 채널이 어느 정도의 초과사건들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초과사건들은 모두 124기가전자볼트 영역 대의 표준모형 힉스 입자와 유사하였으나, 그렇다고 결정적으로 이야기하기에는 통계적인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치 않았습니다. 아직까지는 단순한 배경사건일 수도, 또 힉스 보존의 존재일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2012년에 추가적인 데이터가 나오면, 분명히 답을 얘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몇 달 간 두 실험은 모두 내년 3월에 있을 겨울학회를 위해 그들의 데이터 분석을 잘 가다듬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힉스의 존재 여부를 말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할 것이고, 그래서 그 결론은 2012년 후반기 전에 나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준모형은 기본 입자와 그들 사이에 작용하는 힘을 기술하기 위해 물리학자들이 사용하는 이론입니다. 표준모형은 우리와 우리 주변 우주 내에 보이는 모든 물질을 잘 설명합니다. 그렇지만 표준모형은 보이지 않는 96%의 우주를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거대 강입자가속기 실험의 또 다른 큰 목적은 이런 표준모형을 뛰어넘는 일입니다. 그리고 힉스 보존이 그 열쇠일 수 있습니다.


표준모형 힉스 입자는 1960년대에 나온 이론을 확인해줄 수 있겠지만, 표준모형을 넘는 다른 이론과 연결된 다른 형태의 힉스 보존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도 힉스 보존은 여전히 새로운 물리학 발견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현재의 거대 강입자가속기의 데이터로는 한계가 있으나, 비표준모형 힉스 보존의 발견은 새로운 물리학의 시작을 얘기합니다. 표준모형 힉스의 부존재가 증명된다면, 이 역시 2014년에 도달할 거대 강입자가속기의 최대설계 에너지 대에 새로운 물리학이 있음을 강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틀라스와 시엠에스가 앞으로 몇 달 안에 힉스 보존의 존재 여부에 대해 그 답을 보여주더라고, 거대 강입자가속기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새로운 물리학의 길을 열게 될 것입니다.








<한겨레> 12월15일치 16면 1~6판


"2012년엔 힉스 발견" 높아진 기대




물리학자들이 반세기 가까이 찾아온 미지의 입자 ‘힉스’는 마침내 새해에 정체를 드러낼 것인가?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힉스 검출 실험을 해온 입자물리학자들이 13일 “양성자 충돌 실험에서 힉스의 존재를 보여주는 흔적들이 관찰됐으며 힉스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115~130기가 전자볼트(GeV)의 에너지 구간 어딘가에 존재할 것”이라는 중간결과를 발표하자, 이르면 내년엔 힉스 입자가 발견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특히 힉스 검출 실험이 이뤄지는 거대 강입자가속기(LHC)의 두 검출장치인 아틀라스(ATLAS)와 시엠에스(CMS)에서 힉스의 흔적으로 추정되는 에너지 신호가 비슷하게 124~126기가 전자볼트의 에너지 구간에서 주로 포착돼, 앞으로 이 구간이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집중 탐색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인규 서울시립대 교수는 “이번에 힉스 입자가 존재할 수 있는 에너지 영역이 크게 좁혀져, 내년엔 힉스가 발견될 수 있다는 낙관의 분위기가 높다”고 전했다. 박성찬 전남대 교수는 “실험 데이터가 4~5배 더 쌓이면 통계학적 신뢰도도 높아지기 때문에 내년은 힉스의 존재 여부가 판가름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입자들에 질량(관성)을 부여하는 신의 입자’로 흔히 알려진 힉스 입자는 1960년대에 우주의 기본 힘 가운데 전자기력·약력·강력을 종합하는 물리학 표준모형이 완성되려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기본 입자의 하나로 제시됐으나, 지난 40여년 동안 존재가 확인되진 못했다. 박인규 교수는 “힉스의 존재가 확인되면 물리학 표준모형은 마침내 완성되며, 거꾸로 존재가 부정되면 현대 물리학의 토대는 흔들릴 수 있다”며 “힉스 발견은 새로운 물리학을 여는 ‘세기의 발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힉스 검출이 이토록 어려운 이유는 힉스가 거의 빛의 속도로 충돌한 양성자들이 쪼개지면서 생겨나 고에너지로 찰나에 존재하다가 여러 다른 입자로 붕괴하기 때문인데, 따라서 힉스 존재를 확인하는 실험도 양성자 충돌 직후의 붕괴 신호 패턴을 추적해 이뤄진다. 그동안 여러 가속기 실험을 통해 힉스가 존재하지 않는 에너지 구간이 배제되면서, 최근 그 존재 가능 구간은 114~140기가 전자볼트로 좁혀졌고 이번에 훨씬 더 좁혀지게 된 것이다.

 

연구소 쪽은 따로 자료를 내어 “힉스 존재 여부를 분명하게 선언하려면 더 많은 실험 데이터가 있어야 하며, 그것은 2012년 후반기 이전엔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최종 결론은 일러야 내년 후반기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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