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만 생물종 한자리에 모은 진화계통 '생명의 나무'

기존 자료 통합 '열린 생명의 나무' 계통도 구축 공개


00treeoflife2.jpg » '열린 생명의 나무'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해 그려진 진화계통도 일부. 출처 / PNAS


‘수십 년 동안 수천 건의 계통발생 연구가 있었지만, 현재 우리 지식을 요약하거나 하나의 생명 나무로 포괄하는 작업은 없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230만 생물종 정보를 하나의 진화계통도에 담으려는 작업이 시도됐다. 미국 듀크대학과 미시건대학 등 11개 연구기관 소속 연구진은 그동안 과학계에서 발표된 수많은 생물종 분류와 진화계통 자료를 통합하는 ‘생명의 나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최근 공개했다. 35억 년 지구 생물의 진화 과정을 한 자리에 모은 통합형 진화계통도인 셈이다.


연구진은 과학저널 <미국 과학아카데미 회보(PNAS)>에 낸 논문에서, 자동화 알고리즘을 이용해 그동안 학계에서 발표된 생물종 분류 정보와 진화계통 자료를 한 자리에 통합해 모두 233만 9460건의 생물종 정보(분류단위)를 담은 이른바 ‘열린 생명의 나무(Open Tree of Life)’ 데이터베이스를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통합된 생명의 나무에 담긴 정보는 새로운 것은 아니며 기존에 발표된 500여 건의 계통발생도가 그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보도자료]


00treeoflife3.jpg » 다윈의 생명나무(왼쪽)와 헤켈의 생명나무 그림. 출처/ Wikimedia Commons

☞ 생명의 나무

지구 생물종들이 서로 얼마나 유사한지 비교하는 계통도로서, 생물종 간의 유전학과 발생학의 관계를 보여준다. 35억 년 지구 생명의 역사에서 생물은 종분화로 계통의 가지치기를 하며 진화해왔는데 그런 종분화를 줄기, 가지, 앞사귀로 구성되는 나무의 가지치기에 비유해, 생물종의 진화계통도를 생명의 나무라고 불러왔다. 생명의 나무는 지구 생물종의 계통발생(phylogeny)을 나타낸다.

참조: http://tolweb.org/tree/learn/concepts/whatisphylogeny.html


연구진은 이번에 공개된 생명의 나무가 완성형은 아니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갱신하고 수리해야 하는 체계임을 강조했다. 그동안 파악된 미생물 종은 실제 지상의 미생물 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며, 디지털 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계통발생 자료도 많지 않아 앞으로 계속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물종 진화계통도를 통합하려는 시도는 이전에도 주목받은 바 있다. 조류의 1억 년 간 진화계통을 보여주는 통합 자료가 지난해 말 발표돼 주목받았으며, 2012년에는 프랙털 구조를 갖춰  시각적 효과와 간편성을 보여준 프랙털 생명의 나무 프로젝트가 발표됐다.


1억년 간 새들은 어떻게 진화했나’..방대한 진화계통도 작성 (2014. 12.12)

 http://scienceon.hani.co.kr/221802


“모든 생물종 진화계통 담는 한장의 프랙털 생명의 나무를...” (2012. 11. 23)

 http://scienceon.hani.co.kr/70157

 http://www.onezoom.org/


‘열린 생명의 나무’가 개통에 이어 결실을 맺기까지 튼튼하게 자라날지는 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베이스의 유지에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기에 이번에 제안된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새로운 발견 정보로 갱신하는 지속적인 관리와 다른 연구자들의 참여에 의해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논문 초록에서 생명의 나무 데이터베이스가 새로운 데이터로 채워지는 지속적 업데이트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구조임을 강조하면서 “이 생명의 나무는 생물다양성의 성격에 관한 기초 연구에 도움을 주며 비교생물학, 생태학, 보존생물학, 기후변화, 농업, 유전체학에서 응용할 수 있는 계통발생학 최신 정보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논문 요지(Significance)

과학자들은 유전자 염기서열과 형태학 데이터를 사용해 동물, 식물, 미생물의 진화역사를 보여주는 수만 건의 진화 나무를 만들어왔다. 우리 연구는 그동안 발표된 계통 나무들을 하나의 완결된 생명의 나무(tree of life)에 모으고자 효율적이고 자동화된 과정을 적용하는,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그 최초의 일이다. 이 계통도와 그 기반의 데이터는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내려받을 수 있는데, 진화계통도에 필요한 후속 분석에 도움을 줄 것이다. 계통도는 새로 발표된 데이터를 반영해 쉽게 업데이트 될 수 있다. 우리가 분석한 바로는, 생물다양성의 표본을 수집하고 이름을 붙이는 데 간극이 있으며, 또한 발표된 계통발생 자료의 대부분이 생명의 나무에 통합될 수 있는 디지털 포맷으로는 사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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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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