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동물에 과도한 고통”…논문에 정정 조처

네이처 “허용된 종양 크기 이상 실험, 동물복지 규정 위배”

“결론은 여전히 유효”… 논문 철회 없이 해당 데이터 철회


00lab_mice.jpg » 실험실의 마우스. 출처/ Wikimedia Commons
 
4년 전에 발표된 연구 논문에서 실험동물한테 지나친 고통을 주는 실험이 행해졌음이 드러나, 논문을 실은 <네이처>와 저자들이 해당 논문에서 ‘동물복지’ 규정 위반 부분을 뒤늦게 삭제해 정정 조처 했다.


연구진실성 보도 전문매체인 <리트랙션 워치(Retraction watch)는 최근 <네이처>가 실험용 쥐에 동물복지 규정이 허용하는 정도 이상으로 암 종양을 일으켜 실험동물에 지나치게 큰 고통을 일으켰다며 논문에서 관련 데이터를 철회하는 정정 조처를 했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논문은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하버드 의대, 브로드 연구소 등의 소속 연구진이 2011년에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이다. 논문은 고추에서 분리한 한 성분의 치료 효과를 보여주고자 실험용 쥐의 몸에 암 종양이 성장하게 만들고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고추 성분이 암 세포를 죽이는 효과를 보여주었다. 2012년에 논문의 방법론 서술과 종양 측정에 오류가 발견돼 한 차례 정정이 이뤄졌으며, 이번 정정은 두번째다.


연구진은 정정문에서, 실험동물의 몸에 성장시킨 종양 크기가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의 동물관리·사용 기관심의위원회에서 허용된 종양의 최대 크기(15mm)를 초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논문 부록에 실린 데이터와 1차 정정 때 제시한 데이터 일부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네이처>는 사설까지 실었다. 사설은 동물복지 규정을 중시하며 논문 정정 결정에 이르게 된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올해 초, 유럽에서 100만 명 넘는 사람들이 동물 실험을 중단하라는 청원에 서명했다. 네이처와 많은 과학자들이 동물 실험을 변호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모든 관계자들이 [실험동물의] 통증과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한다는 것이다. 동물 실험은 철저한 논의를 거치고서 승인되며 엄격한 규제를 따르며 수행된다. 사회는 동물 실험 연구의 혜택을 보지만,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그런 혜택을 추구하려는 것은 아니다.”


사설의 설명을 보면, 이번 정정은 한 독자의 문제제기에서 비롯했다.

“<네이처>는 한 독자의 문제제기를 받았으며 이어 독자와 관련 기구들과 협의를 거쳐 논문 저자들이 의무적인 모니터링을 적절하게 수행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그래서 종양 일부가 허용된 수준보다 더 크게 성장했다. 그러므로 이 실험 쥐들은 본래 허용된 것보다 더 큰 통증과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네이처>는 문제가 된 데이터를 취소하되 논문을 철회할 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다.

“네이처는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은 실험 결과를 게재하기를 원치 않는다. 그러므로 이번 경우의 저자들은 실험에서 수집된 데이터 가운데 기관심사위원회가 위반으로 결론을 낸 데이터 일부를 철회하는 방식으로 논문을 수정하고 있다. 이 논문의 과학적 결론은 여전히 유효하며 유용하기에, 계속 유지된다.”


한편, 이 소식을 처음 전한 <리트랙션 워치>는 2011년부터 <네이처>에 이 문제를 제기해왔던 연구진실성 기관 소속 인사의 말을 함께 실었는데, 그는 종양이 매우 크고 또한 부패한 형상을 띠었기에 실험쥐는 안락사했어야 할 정도로 사안이 중대했는데도 <네이처>의 정정 조처는 이번 일을 사소한 위반 정도로 취급한 것이라며 불만족을 나타냈다.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동물복지 규정 준수 확인을 강화하는 쪽으로 <네이처>의 논문 심사 정책이 개정된다고 보도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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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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