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초광속 중성미자 보완실험서도 같은 결론 확인"

OPERA 연구팀, 최종논문 물리 학술지에 제출

"제기된 여러 문제 재검토 초기 논문 약간 수정"



B072693_anim_zoom_z10_n200_fit중성미자(타우)가 이탈리아 그란사소 검출장치를 지나며 일으키는 갖가지의 순간적인 반응 데이터를 시각화한 그림. 자료/ OPERA




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이 예측하는 것과 달리 빛보다도 더 빠른 입자가 존재한다는 실험 증거를 밝혀 여러 논의를 않았던 국제 중성미자 연구 프로젝트인 ‘오페라(OPERA)’ 연구팀이 최근에 벌인 ‘추가 보완 실험에서도 역시 중성미자가 빛보다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오페라 연구팀은 스위스 제네바 부근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세른)의 슈퍼 양성자 싱크로트론(SPS) 가속기에서 생성돼 730여 킬로미터 거리를 날아오는 중성미자(뉴트리노)를 이탈리아 그란사소의 오페라 실험장치에서 검출하는 실험을 지난 3년 동안 벌여왔다.


오페라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한국 연구팀 대표 윤천실 박사(경상대 고에너지 물리실험실)는 21일 “지난 9월23일 (물리학 분야의 논문 공개 데이터베이스인) 아카이브(arXiv)에 논문을 발표한 이후에 제기된 외부 전문가들의 논문 평가를 참조하고 이를 내부적으로 다시 분석하는 작업을 벌였다”며 “수정 결과를 최종 논문에 포함해 11월17일 <고에너지물리학 저널(JHEP: Journal of High Energy Physics)>에 투고하고 그 논문을 18일 아카이브에 올려 공개했다”고 전했다. 최종 논문에서는 공동저자가 모두 179명에 달했으며, 처음 발표된 논문의 공동저자 174명에서 5명이 늘어난 숫자다.


그러나 이번 논문의 보완과 추가 실험이 기존 실험 데이터를 부분적으로 보완하는 수준이어서, 실험 결과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던 일부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주목된다.


윤 박사의 말을 들어보면, 연구팀은 주로 ‘지구 자전에 의한 빛 속력의 보정’ 부분을 이번에 추가로 수정했으며, 지난 번에 쓴 1만6111개의 반응들 중에서 1만5223개의 분명한 사건(clean event)만을 선별해 다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중성미자 입자는 세른과 그란사소 간의 730km 직선거리를 빛보다 10만분의 2.37배 빠르게, 즉 57.8나노초(오차 범위 ± 7.8나노초) 더 빠르게 도달한 것으로 계산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앞서 지난 9월23일(현지시각)에 오페라 연구팀은 1만6천 건 가량의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중성미자가 730여 킬로미터 거리를 광속보다 10억분의 60초(60나노초) 앞서는 속도로 날아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번 최종 논문의 보완 결과는 이와 거의 일치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윤 박사는 "이번 중성미자 검출실험에서 지구 공전 효과나 세른(CERN)과 그란사소의 지역차에 의한 일반상대론적인 효과 등은 무시할 정도로 작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OPERA 연구팀 최종 논문] http://arxiv.org/ftp/arxiv/papers/1109/1109.4897.pdf

[중성미자 검출과정 동영상] http://tenri.mireene.com/emulsion/nuvel/cngs.mpeg



00opera11 » 원자핵건판에 나타난 중성미자 반응의 실제 모습. 자료/ OPERA

종 제출 논문에는 지난 10월22일부터 11월7일까지 수행된 추가 보완 실험의 결과도 반영됐다. 연구팀은 “논문에 사용된 통계적인 분석 방법에 대한 의구심을 없애기 위해서 세른의 특별한 양성자 빔을 사용해 추가 보완 실험을 벌였다”며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추가 보완 실험에서는 양성자 빔의 폭을 3나노초 정도로 대폭 줄였으며(지난번엔 10.5마이크로초), 빔과 빔 사이 간격을 524나노초로 비교적 넓게 벌여 측정의 정확성을 기했다. 달리 말하면, 이번에는 빔을 훨씬 더 짧게, 그리고 긴 시간 간격을 두고 쏘아, 결과적으로 중성미자들이 짧게, 그리고 긴 시간 간격을 두고서 검출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각 측정이 훨씬 더 분명하고 정밀해져 잠재적인 시스템 오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추가 보완 실험에서 얻은 중성미자 반응(검출) 숫자는 모두 20개였다. 윤천실 박사는 “(추가 보완실험에서도) 중성미자는 빛보다 62.1나노초( ± 3.7 나노초)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나, 애초 논문의 결과와도 일치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추가 보완 실험과는 따로 내년 이후에 후속의 재실험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윤 박사는 이달 초 <사이언스 온>과 한 인터뷰에서 “이번 실험은 논문을 좀 더 보완하기 위한 것이지 재실험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재실험은 여러 가지 준비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아마 내년 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보완된 최종 논문이 발표됨에 따라, 오페라의 실험 결과는 정확성의 신뢰도를 좀 더 높일 수 있게 됐으며, 이에 대한 국제 물리학계의 과학적 검토 작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윤 박사가 <사이언스온> 보내온 이번 추가 보완 실험의 방식과 관련한 데이터이다.




00operaadd1[1] 붉은선이 광속과 뮤온 중성미자 속력의 차이의 평균값으로 62.1 ± 3.7나노초


00operaadd2[2] 양성자 빔의 폭은 약 3나노초



00operaadd3[3] 빔과 빔사이의 간격이 524나노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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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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