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동물 몸에서 기능하는 식물의 마이크로RNA"

중국 난징대 연구팀, 생쌀 음식속 마이크로RNA의 동물 체내 영향 분석
동식물 넘나드는 RNA 기능 주목..."실험조건과 실제영향 달라" 지적도


00riceWikimedia Commons




음식으로 먹은 쌀, 배추 같은 작물 속의 마이크로 아르엔에이(RNA)가 동물의 몸 안에서 본래의 유전자 조절 기능을 한다는 것이 실험결과에서 나타났다고 중국 연구팀이 보고했다. 마이크로RNA는 특정한 유전자의 기능을 조절하는 매우 작은 크기의 RNA 물질이다.


중국 난징대학교의 장첸유(Chen-Yu Zhang) 연구팀은 최근 생명과학 저널 <셀 리서치(Cell Research)>에다 음식물로 섭취하는 쌀의 마이크로RNA들이 위장 경로를 통해 동물의 몸에 얼마나 흡수돼 남아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생체 기능을 하는지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중국인 31명의 혈액에 있는 전체 마이크로RNA의 염기서열을 분석해보니 그중에는 포유류의 것과는 염기서열 구조가 다른 식물의 마이크로RNA들도 낮은 농도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여기에서 대략 40종의 식물 마이크로RNA를 분리해냈다. 그 중에서 쌀, 배추 등에 있는 마이크로RNA들(MIR168a와 MIR156a)을 이용해 추가 실험을 벌였다. 실험용 생쥐한테 생쌀을 먹이로 주거나 MIR168a 물질을 주입한 뒤에 조사해보니 생쥐의 혈액, 간 등에서 이 마이크로RNA들의 농도가 높아졌다.


생쥐를 대상으로 한 다른 후속 실험에서는 식물 마이크로RNA인 MIR168a가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저밀도 지질단백질(LDL)을 제거하는 기능을 주로 하는 단백질(LDLRAP1)에 달라붙어 그 기능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인간 세포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제시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식물 마이크로RNA는 포유류의 세포 안에서 포유류 마이크로RNA가 하는 방식처럼 기능을 수행한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과학잡지 <더 사이언티스트>는 "마이크로RNA가  동물계와 식물계를 넘나들면서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특히 이런 연구결과는 음식물로 섭취한 식물의 유전 물질이 동물의 위장 경로를 거쳐 체내에 들어와 유전자 조절 기능에 참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리고 음식이 곧 건강과 체질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강조하는, 이른바 '음식이 당신이다(You are what you eat)'라는 믿음을 강화시켜주는 근거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연구결과의 해석을 경계하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트인 <라이브 사이언스>를 보면, 특히 실험을 위해 생쥐에 사용한 MIR168a의 양이 실제보다 매우 높기 때문에 실험의 결과와 실제 생리적인 영향은 다를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아래는 이 논문의 앞쪽에 실린 초록이다.


“…이번에 우리는 식물의 마이크로RNA가 외부에서 전해져 다양한 동물의 혈청에도 존재하며, 이런 외부의 식물 마이크로RNA가 주로 먹는 음식을 통해 입으로 섭취된다는 놀라운 발견을 보고한다. 쌀에는 MIR168a가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중국인 피실험자의 혈청에서는 아주 풍부하게 존재하는 외부 식물 마이크로RNA 중 하나이다. 시험관(in vitro)과 생체(in vivo) 상태에서 이뤄진 기능 연구에서는 MIR168a가 인간/마우스에 있는 ‘저밀도 지질단백질 수용체 연결기 단백질 1(LDLRAP1)’의 마이크로RNA에 결합할 수 있으며 그리하여 간에서 LDLRAP1의 발현을 저해하며, 결국에 쥐의 혈장에서 LDL(저밀도 지질단백질)의 제거를 감소시킨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이런 발견은 외부에서 와 혈액에 존재하는 식물 마이크로RNA가 포유류의 표적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DNA, 단백질, RNA, 마이크로RNA는?


디엔에이에 있는 유전 정보는 유전 정보의 전달자인 ‘전령 아르엔에이’(mRNA)에 옮겨졌다가(전사) 다시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로 바뀌어(번역) 실제로 생체 기능을 하는 단백질들을 만들어낸다. 디엔에이가 단백질로 바뀌는 과정을 ‘유전자 발현’이라고 부른다. 디엔에이는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아데닌(A), 시토신(C), 구아닌(G), 티민(T)이라는 염기서열 정보로 보관하며, 단백질은 그 유전 정보에 따라 20가지 아미노산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아르엔에이는 아데닌, 시토신, 구아닌, 우라실(U)이란 염기서열로 이뤄지는데, 디엔에이의 유전 정보를 실어나르는 수동적 구실 외에 유전자 기능을 조절하는 능동적 구실도 한다. 염기 20여개로 이뤄져 이름처럼 몸집이 아주 작은 마이크로RNA는 생체 기능을 하는 단백질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특정 단백질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끼어들어 전령 아르엔에이의 기능을 저지하는, 즉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강력한 기능을 한다.





[고침] 본문에서 <셀 리서치> 저널을 소개하는 설명 중 "네이처출판그룹(NPG)에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발행되는" 부분을 삭제합니다. 2011년 10월14일 오후 5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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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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