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찾은 1억 5천만 년 전 ‘깃털공룡’ 화석

“‘화석 색소조직의 주인은 공룡인가, 미생물인가’ 논란 종지부”

구조관찰 외 화학분석 통해 깃털화석에 색소 보존 가능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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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5000만 년 전 화석으로 남은 ‘깃털 공룡’은 색깔을 찾을 수 있을까? 깃털 달린 공룡 화석에서 발견된 색소가 공룡의 것인지 다른 미생물의 것인지를 두고 벌어진 논란의 결말은 깃털 공룡의 색소 쪽으로 기우는 듯하다.


미국 브라운대학교 연구자 등이 참여한 국제 고생물학 연구진은 최근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중국에서 발굴된 1억 5천만 년 전 깃털공룡 ‘안키오르니스 훅슬레이아이(Anchiornis Huxleyi)’ 화석 ’에 있는 색소 유사 미소체를 분석해 이것이 동물성 색소이며 공룡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00dinofuzz2.jpg » 깃털공룡 '안키오르니스 훅슬레이아이(Anchiornis Huxleyi)' 화석에서 발견된 색소체들의 형상(전자현미경 이미지).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가량으로 매우 작고 가느다란 미소체이다. 출처/ 브라운대학 그동안 깃털공룡의 화석이 잇따라 발굴되면서 그 깃털의 색깔을 규명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렸으며, 2010년 안키오르니스 훅슬레이아이 화석에서 공룡의 색소기관(멜라니솜)이 발견됐으며 “[당시 깃털공룡의] 몸통은 짙은 회색이며 얼굴에는 적갈색 반점과 볏이 있고 긴 날개는 흰색 바탕에 검은 무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크게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어 2014년 다른 연구진은 이것이 공룡과 함께 화석이 된 미생물체(박테리아)일 가능성이 있다는, 즉 화석은 공룡 아닌 다른 생물체에 의해서 오염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면서 ’과연 공룡 화석에서 공룡 깃털 색소를 찾아낼 수 있는가’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면서 공룡 깃털의 색깔과 관련해 깃털공룡의 색깔과 커뮤니케이션, 생활사, 생리학 등과 관련한 여러 파생 연구들도 논란에 휩싸였다. (관련 보도 [1], [2], [3])


이번 연구는 이런 한 동안의 의문과 논란에 대해 ‘깃털공룡 화석을 통해 깃털 색깔을 연구할 수 있다’는 답을 제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고생물학 국제 연구진은 기존의 논란이 전자현미경을 통해 관찰한 색소체의 형태 분석에서 비롯했다는 점을 감안해, 다른 분석 장비들(‘비행시간형 2차 이온 질량분석기’, ‘적외선 반사율 분광기’)을 사용해 화학적 분석을 시도했다. 또한 현재 조류와 미생물의 멜라닌 색소체와 화석의 유사 색소체와 비교해, 공룡 화석에서 발견된 것이 미생물과는 구분되는 동물성 멜라닌으로 현재 조류의 것과 유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화석에서 보조된 유사 색소체는 멜라닌 색소를 담은 세포 기관인 멜라노솜이며 공룡의 것이 맞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브라운대학 보도자료에서 “깃털 화석에서 동물에만 특이적인 멜라닌이 발견됐다는 증거는 이 미소체들이 사실상 멜라노솜이며 미생물체가 아님을 보여주어,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분석을 통해, 1억 5천만 년 전의 깃털공룡이 색깔을 띠고 있었으며, 이런 특성은 깃털공룡들의 생활사를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이번 논란을 거치면서 무려 1억 5천만 년이나 된 화석에서 발견된 색소조직을 정밀하게 식별하는 분석 방법이 가능한 것임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 참조

새야? 공룡이야?..‘깃털공룡’ 화석들이 남긴 쟁점들 (사이언스온, 2010. 02. 19)
 http://scienceon.hani.co.kr/27402


  ■ 논문 초록

깃털은 가장 복잡한 외피 구조 중 하나이며, 비조류 공룡(non-avian dinosaurs)과 기저 조류(basal birds) 간의 진화 궤적을 보여주는 좋은 근거로 연구되어 왔다. 더욱이 깃털 화석과 함께 보존된 멜라노솜(melanosome, 멜라닌 색소를 함유한 세포 소기관)으로 보이는 미소체(microbody)는 본래의 공룡 색깔, 행동, 생리을 재구성하는 데 이용되어 왔다. 그렇지만 멜라노솜으로 추정되는 오래 전 미소체는 이와 달리 미생물의 잔재를 보여주는 것일 수 있으며, 이런 해석의 충돌은 분명한 화학적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음으로써 더욱 커졌다. 그러므로 우리는 여러 가지의 독립적인 분석 검증에 의해 뒷받침되는 민감한 분자 이미징을 사용해, 쥐라기의 조류 공룡 안키오르니스(paravian Anchiornis)의 새로운 견본에 있는 실 구조의 표피 부속체(filamentous epidermal appendages)가 유멜라닌 소기관(eumelanosomes)의 잔재와 섬유 형상 미소구조로 이루졌으며, 그것이 내생적인 유멜라닌(eumelanin)과 자생적인 인산칼슘으로 보존되어 있음을 입증한다. 이 결과는 세포 이하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깃털의 초기 진화 과정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며, 멜라노솜이 깃털 화석에서 보존될 수 있음을 확연히 확인해준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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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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