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유전자가위, 차세대 '게놈 편집도구'로 주목

네이처 메소드, '올해 주목할 방법' 중 하나로 꼽아

유전자가위 = 특정 유전자 식별하는 유도 기능 + 목표 유전자 삭제 기능

선두연구그룹 김진수 교수 인터뷰 "유전자가위 간편한 모듈 제작법 개발" 

    DNA » DNA. 인간은 30억개의 DNA 염기쌍과 2만여 개의 유전자를 지닌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유전체(게놈)에서 특정한 유전자 염기서열 부분만을 대상으로 삭제·교정·삽입해 편집(editing)하는 ‘유전자가위’ 기술이 요즘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생화학 분야를 주로 다루는 과학저널 <네이처 메소드(Nature Methods)> 1월호에는 유전자가위 기술을 주제로 한 글이 다섯 편이나 실렸네요. 유전자재조합 기술이 매우 낮은 확률로 원하는 유전자 염기서열 부위를 잘라내고 또 역시 매우 낮은 확률로 원하는 유전자를 원하는 부위에 삽입할 수 있는 데 견줘, 신기술인 유전자가위는 매우 높은 정확도로 원하는 염기서열 부위를 인식해 삭제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1970년대 유전공학에 신기원을 이룩한 ‘유전자재조합’ 기술이 진화를 거듭하며 오늘에 이른 것이 바로 유전자가위 기술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유전자가위 기술이 사용되는 예를 하나 들어보죠. 예컨대 지난해 1월 김진수 서울대 교수(화학부) 연구팀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 에이즈 바이러스가 감염의 첫 단계로 세포 안으로 들어설 때에 그 관문이 되는 수용체 단백질인 CCR5의 유전자를 제거하는 데 성공해, 큰 관심을 받은 바 있습니다. 30억 염기쌍 중에서 CCR5 유전자가 있는 자리를 정확히 찾아가 그 유전자 부위를 삭제함으로써 에이즈 감염 경로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 연구결과는 <게놈 리서치>에 발표됐으며, 현재는 배양한 인간세포에서 실험에 성공한 것이니 앞으로 더 높은 단계의 효율성·안전성 검증 실험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유전자 염기서열 중에서 작은 규모의 특정 유전자를 찾아가 그 부위를 제거하는 유전자가위 기술은, 기존의 유전자재조합 기술에 견주어 매우 높은 정확성과 성공율을 보이기 때문에 유전자 치료술 등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입니다.    


’유전자가위’라는 말은 김진수 서울대 교수가 영문 학술용어를 우리말로 바꾸면서 만들어붙인 이름입니다. 국제 학계에서 쓰는 용어는 ‘징크 핑거 뉴클레아제(zinc finger nuclease)’이죠. 줄여 ZFN입니다. 뉴클레아제는 핵산에 작용하는 효소(단백질)을 말하는데, 그 앞에 붙은 ‘징크 핑거’라는 이름이 눈에 띄는군요. 징크 핑거라는 단백질에는 아연(Zinc, 징크) 이온이 담겨 있고 처음 발견했을 때 손가락(핑거)처럼 생겼을 것으로 추정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원래 기능은 특정 유전자의 염기 부위에 붙어 유전자가 작동하거나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스위치 구실을 수행하는 것으로, 인체에는 약 700여 종류의 징크 핑거 단백질(유전자)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징크 핑거가 특정 염기 부위를 인식한다는 점에 착안해, 다양한 염기 부위를 찾아가 잘라낼 수 있도록 변형된 징크 핑거를 만들어왔습니다(김훈기, <합성생명>, 이음, 2010). 그러니까 유전자가위에 쓰이는 징크 핑거는, 우리 몸에 본래 있는 것들과는 달리 필요에 따라 따로 맞춤 제작되는 '인공의' 징크 핑거 단백질인 셈이지요.  


00zincfinger » 징크 핑거 단백질의 일종을 보여주는 모형 그림. 출처/ Wikimedia Commons 구조를 한번 들여다보죠. ‘유전자가위’는 일종의 은유이니까, 실물의 유전자가위가 가위처럼 생긴 것은 아닙니다. 가위처럼 제거할 부위를 싹뚝 오래낸다는, 즉 삭제한다는 기능을 빗댄 말이겠지요. 그 구조를 보면 크게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징크 핑거 + 뉴클레아제의 단백질 구조를 이루고 있죠. 그러니까 첫째 특정한 염기서열을 인식해 그곳에 결합하는 구조(징크 핑거)와, 그렇게 결합한 부위를 삭제하는 구조(FOK1)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니 가위라는 은유가 아니라 유도폭탄이라는 은유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징크 핑거는 특정 염기서열을 정확하게 찾아가는 유도장치와 비슷하고, 또한 FOK1은 징크 핑거가 결합한 부위의 주변 염기서열을 대량으로 삭제하는 폭탄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런 은유는 이해를 돕기 위해 쓸 뿐이니, 징크 핑거 뉴클레아제가 실제 이와 똑같이 작동하지는 않겠지요. 생화학 반응으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흔히 '유전체의 편집(editing)' 기술로도 불립니다. 이런 유전자가위 기술이 안전성·효율성을 갖추어 발전한다면 여러 유전성 질환의 치료술에서 크나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연구자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전자재조합 기술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듯이, 유전자가위 기술이 안착한다면 이 분야에서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와 예측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번 호 <네이처 메소드>는 생화학 분야의 여러 유망한 방법론을 조망하는 특집을 실으면서 유전자가위 기술도 상당한 비중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징크 핑거 뉴클레아제는 흔히 유전자재조합 기술에서 사용되는 ‘제한효소(특정 염기서열 절단 기능)’와 비슷한 것으로 이해되기도 하지만, 이 저널에서는 제한효소가 아닌 전혀 다른 단계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이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는 유전자가위 연구의 세계 선두 그룹으로 꼽히는 미국의 연구기업인 상가모 바이오사이언스(Sangamo Biosciences), 연구자 모임인 징크 핑거 컨소시엄(Zinc Finger Consortium), 그리고 국내의 김진수 교수와 연구기업 툴젠의 논문이 함께 실렸습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번 논문에서 특정 유전자를 찾아가 삭제할 수 있는 유전자가위를 훨씬 더 간편하고 빠르게 맞춤 제작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미리 ‘모듈’로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한 징크 핑거 단백질들을 만들어둔다면 좀더 복잡한 형태로 실제 사용되는 맞춤형 유전자가위를 개발하는 시간과 노력, 단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현재 개발 중이기 때문에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습니다. 김 교수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이 분야의 가장 큰 문제는 ZFN 제작의 어려움, 목표 지점 바깥의 돌연변이 제어, ZFN 전달 기술 등입니다. 첫 번째 문제는 우리 논문과 경쟁 그룹의 논문 발표를 통해 이제 해소되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목표 지점 바깥의 돌연변이 문제에 대해서도 곧 진전이 있을 겁니다. 가장 큰 난관은 이 방법이 작용하기 위해서 ZFN을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일입니다. ZFN을 단백질로 전달하지 않고 DNA 또는 RNA 형태로 전달하게 됩니다.  DNA와 RNA는 세포에 따라서 잘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앞으로 과학뉴스에서 더 자주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래는 이번 취재를 위해서 김진수 서울대 교수와 주고받은 이메일의 내용입니다.  생화학 분야의 새로운 흐름에 관해 관심을 갖는 독자를 위해 이메일 인터뷰를 이곳에 정리해 싣습니다.  


[참조] <네이처 메소드> "주목할만한 기술, 징크 핑거 뉴클레아제"  


[용어] ■ 유전체(게놈), 디엔에이, 유전자 : 생물 개체의 염색체에 담긴 모든 유전 정보를 총합해 유전체라 한다. 디엔에이는 유전체 중에서 아데닌(A)-시토신(C), 구아닌(G)-티민(T)의 네 가지 염기(30억쌍)가 이중나선 구조로 이어져 유전 정보를 보관하는 핵심 물질이다. 유전자는 디엔에이 중에서 단백질을 만들며 어떤 생체 기능을 수행하는 염기들의 기본단위를 말한다.

     


1차 메일 문답

   

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기자  유전자 가위의 작동 원리에 관해 말씀해주세요. 기존에도 유전체의 특정 부위를 절단하는 데에는 제한효소를 사용해왔는데요. 유전자 가위라는 것이 기존의 제한효소와는 어떻게 다른 것인지요? 이 분야의 세계 연구동향은 대략 어떤지도 궁금해지는군요.  


김진수 서울대 교수 김진수"유전자가위는 제가 붙인 이름으로, 징크 핑거 뉴클레아제(zinc finger nuclease: ZFN)를 의미합니다. 인공 제한효소 또는 맞춤 제한효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ZFN은 특정 염기서열에 결합하도록 맞춤 제작한 징크 핑거 단백질에다 DNA를 절단하는 뉴클레아제를 연결해 만듭니다. '제한효소'는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만 유전자가위는 이제 막 보급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제한효소와 유전자가위의 큰 차이점은, 인식하는 염기서열 길이의 차이에 있습니다. 제한효소는 보통 6개 염기쌍을 인식하여 절단하는 반면에 유전자 가위는 18~24 개 염기쌍을 인식하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용도로 쓰입니다. 즉 제한효소는 시험관에서 DNA를 자르고 붙이는 DNA 재조합 기술(또는 유전공학)의 핵심도구로서 1970년대 이후 생명공학 탄생의 결정적 도구였습니다. 그러나 제한효소는 세포 또는 생명체의 유전자를 자르고 붙이는 데 사용할 수 없습니다. 너무 자주 DNA를 자르기 때문입니다. 제한효소를 인간 세포에서 발현시키면 염색체가 수만 조각이 나서 세포가 죽게 됩니다. 반면에 유전자 가위는 유전체에서 한 군데만 자르기 때문에 특이적인 조작이 가능합니다. 유전체 고쳐쓰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를 유전공학에 대비하여 유전체공학이라고 합니다. (유전공학과 유전체공학의 차이에 대해서는 제가 기고한 <사이언스 온> 창간호 기사("DNA 읽기 시대에서 DNA 작문 시대로")에서 설명했습니다.)  

이 분야는 미국의 상가모 바이오사이언스(Sangamo Biosciences, Inc.)와 연구자들의 모임인 징크 핑거 컨소시엄(Zinc Finger Consortium) 그리고 서울대/(주)툴젠, 이렇게 3팀이 리드하고 있습니다. <네이처 메소드> 1월호에도 세 팀의 논문이 나란히 실렸고 우수 논문을 소개하는 ‘뉴스 앤 뷰스’ 섹션에도 실렸습니다. 같은 호에서 징크 핑거 뉴클레아제를 ‘주목할 만한 방법’ 중 하나로 소개하며 2011년 주목해야 할 생명공학 기술로 소개하기도 하였습니다."    



예전에 교수님 연구실에서 발표한 유전자 가위 논문과 이번 유전자가위 논문의 차이는 무엇인지요? 물론 이번 논문이 ‘방법’에 더 중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만.  


"이전 논문에서는 에이즈 바이러스의 수용체인 인간 유전자 CCR5에 작동하는 ZFN을 만들어 CCR5를 제거(knock-out)하는 방식으로 AIDS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게놈 리서치(Genome Research)>에 2009, 2010년 2편 논문 발표). 이 일을 하는 데 거의 3년의 시간이 결렸습니다. 새로 발표한 논문은 이를 획기적으로 단축해 며칠 안에 ZFN을 만들고 몇 주 안에 활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예전 같으면 인간 유전자 2만개에 대해 하나하나 ZFN을 만든다는 것이 무한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만 이제는 충분히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인간 유전자만이 아니고 인간에게 유용한 동물, 식물 모두의 유전자 하나 하나에 대해 맞춤 제작이 가능해졌습니다."    



‘자르고 붙인다’는 의미를 생각하다면, 붙이는 구실을 하는 효소에 관한 김 교수님 연구팀의 연구는 따로 없으신지요? 기존의 방법을 이용하는 건지요?  


"붙이는 일은 모든 세포에 내재하는 DNA 수선 기작에 의해 수행됩니다. 모든 생명체의 DNA는 환경적인 요인, 생물학적인 요인으로 수시로 그리고 무작위적으로 끊어집니다. 모든 세포는 끊어진 DNA를 이어 붙이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 원하는 염기서열을 집어 넣을 수도 있고 유전자를 녹아웃할 수도 있습니다.    



유전자가위의 간편한 맞춤 제작이란, 유전자가위의 기본형이 존재하고, 또 특정 유전자 염기서열에 반응하는 구조물이 간편하게 유전자가위에 모듈처럼 들어가는 방식을 취하는 것인지요?  


"맞습니다. 레고처럼 모듈로 조립합니다."    



이게 실제의 실험실, 또는 임상에서 사용되려면 어떤 중간 연구단계, 어느 정도 기간의 연구과정을 거쳐야 할지요?  


"유전자 가위를 만드는 데 수일, 세포 실험을 통해 활성을 확인하는데 2~3주면 됩니다. 예전에는 수년이 걸렸습니다. 물론 임상에 적용하려면 안전성, 독성 검사 포함해서 훨씬 오랜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번 결과에 ‘의미’를 단다면 어떤 의미 부여가 가능할까요? 또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된 향후 연구계획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요?  


"모든 생명체의 유전자를 빠르고 쉽게 고쳐 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는 새로운 방법을 질병 치료를 가능하게 하고 가축, 농작물, 어류 등 인간에게 유용한 모든 동물, 식물의 개량을 가능하게 합니다. 또한 연구용 모델 동물, 식물의 유전학 연구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입니다. 저는 거의 매주 국내외 연구자들로부터 공동연구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줄기세포, 유전자/세포치료, 장기이식, 식물 생명공학, 발생학, 유전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합성생물학과는 어떤 점이 다른가요?  


"합성생물학은 바톰업(bottom-up)을 지향하는 데 비해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유전체공학은 톱다운(top-down)을 지향합니다. 합성생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 유전체 전체를 합성해서 대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무모한 시도가 될 것입니다. 특정 유전자가 망가져 유전병이 발생하는 경우 그 부위를 정확히 고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유전자 가위 기술입니다."    


   

2차 메일 문답

   

18~24개 염기서열을 인식한다면, 잘못 자를 오류의 가능성은 거의 없어지는 건가요? 절단 구역 인식의 해상도가 어느 정도인지요?  


"이론적으로 16개 염기쌍을 인식한다면 인간 유전체에서 한 군데만 자르게 됩니다. 하지만 목표지점 바깥(off-target)에 작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목표지점과 유사한 염기서열에 작용하는 것입니다."    



절단 구역의 인식은 DNA 상보성의 원리를 이용하는 것인가요? (원리와 구조에 관해 조금 더 설명이 있었으면 해서요)  


"상보성이라기 보다는 징크 핑거라는 단백질과 DNA 염기서열 사이의 특이적 상호작용입니다. 징크 핑거는 인간 세포에도 수 백 종이 존재하는 흔한 종류의 단백질로 주된 역할은 특정 DNA 염기서열을 인식해서 결합하는데 쓰입니다. 우리를 포함한 이 분야 과학자들이 지난 20년의 연구결과를 통해 징크 핑거와 DNA 상호작용이 규칙을 파악해서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사람마다 SNP(단일염기다형성/단일염기변이)가 있는데, 이로 인한 문제는 없는지요? (* SNP: 사람이 개인마다 다른 것은 유전체에 들어 있는 디엔에이 염기쌍 30억개 가운데 특정 부위에서 A, C, G, T 염기의 서열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는 대체로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그 중 하나인 단일염기변이(SNP)는 어떤 유전자의 몇 번째 자리에 놓인 염기 1개가 다른 경우를 말한다. 또 다른 형태인 반복서열변이(CNV)는 어떤 유전자의 염기 배열이 여러 차례 반복해 나타나는 변이를 말한다.)  


"SNP는 1000개 염기쌍마다 한 개 꼴로 존재하기 때문에 문제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그리고 그럴 필요가 없어 아직 아무도 안 해 봤습니다만 일부로 SNP를 구별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으로 봅니다.    



주로 의학 분야에서 응용되는 것인지요? 또 향후 응용의 로드맵을 전망해주신다면?  


"의학 분야의 응용이 가장 임팩트가 클 것입니다. 인간 유전자 염기서열을 고쳐서 질병을 치료한다는 개념은 기존 모든 치료 방법과는 구별되는 의학사의 신기원이 될 것입니다. 가장 앞서 있는 ZFN을 이용한 유전자치료는 AIDS에 대한 치료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상가모 바이오사이언스(Sangamo Biosciences, Inc.)에 의해 임상실험이 진행 중입니다. ZFN을 이용한 유전자치료는 유전자 수술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plastic surgery는 인간의 외모를 바꾸는 것인데 유전자가위는 유전체 DNA를 수술하는 것입니다. 현재 ZFN 기술이 가장 많이 보급된 분야는 유전학입니다. 연구자들이 자신이 연구하는 동물, 식물에서 ZFN을 이용해 특정 유전자를 망가트리고 그 결과를 관찰함으로써 유전자의 기능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식물, 동물 생명공학입니다. 가축, 농작물, 어류의 유전자 개조가 가능합니다. 특히 ZFN을 이용해 만든 생명체는 GMO로 분류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GMO는 외부 유전자를 도입하는 데 비해 ZFN은 일시적으로 작용하고 사라지고 내부 유전자 염기서열이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GMO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기술이 그렇지만, 넘어야 할 산을 하나 넘으면 다음에 또 넘어야 할 산이 있게 마련이지요. 현재 무엇을 확인한 수준이며, 다음에 넘어야 할 산은 무엇인지 다시 간명하게 정리해주신다면 어떤지요?  


"리뷰에 보면 ZFN 기술을 현재까지 인간 세포, 동물, 식물 포함해서 7개 생명체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고 합니다. 궁극적으로 인간에게 유용한 모든 생명체에 적용될 것입니다. 이 분야의 가장 큰 문제는 ZFN 제작의 어려움, 목표 지점 바깥의 돌연변이(off-target mutation) 제어, ZFN 전달(delivery) 기술 등입니다. 첫 번째 문제는 우리 논문과 경쟁 그룹의 논문 발표를 통해 이제 해소되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목표 지점 바깥의 돌연변이 문제에 대해서도 곧 진전이 있을 겁니다. 가장 큰 난관은 이 방법이 작용하기 위해서 ZFN을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일입니다. ZFN을 단백질로 전달하지 않고 DNA 또는 RNA 형태로 전달하게 됩니다. DNA와 RNA는 세포에 따라서 잘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3차 메일 문답

   

교수님 연구팀의 논문에서 보니 이런 설명이 나오네요. "ZFNs are artificial restriction enzymes composed of tailor-made zinc-finger DNA-binding arrays and the FokI nuclease domain, which can induce site-specific mutations4 and large chromosomal deletions5 in higher eukaryotic cells and organisms." 그렇다면 징크 핑거는 특정한 염기서열을 찾아가는 유도장치와 비슷하고 FOK1은 징크핑거로 결합된 부위의 염기서열에 대량으로 결손을 일으키는 폭탄과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을까요?  


"네 맞습니다."    



two-finger library를 미리 구축해두면, 맞춤형 유전자가위의 유도장치를 개별로 만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하는 듯합니다. 개념이 생소해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징크 핑거 1개는 3개 염기쌍을 인식합니다만 DNA에 결합하지는 못합니다. DNA에 결합하려면 징크 핑거가 나란히 3개 이상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미리 2개의 징크 핑거를 연결해두어 단계를 줄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타겟 유전자에 달라붙어서 염기서열을 제거하는 작업의 성공율이 23, 24% 정도로 보고되고 있는데요.  


"10개의 ZFN을 만들면 2개는 성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공 여부는 세포 내 돌연변이가 유도되느냐 여부로 판단합니다."    



저널에 보니 정말 ZFN 기술에 관한 논문들이 많이 실려 있네요. 생화학 분야에서 중요한 이슈인가 보네요.  


"<네이처 메소드>에서 한 이슈와 기술에 대해 여러 편의 논문이 나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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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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