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비소 박테리아' 의미는 추가연구 따라 달라질것"
관련 분야 과학자들한테 "어떻게 보십니까?" 물어보니
발표 논문에서 '완전히 새로운 생명 형태' 직접증거론 불충분
'비소가 안정적 대체 했나?' ''비소DNA 정상기능 하나' 등 주목![]()
» 인 없이 비소만을 주었을 때, 이번에 발견된 박테리아 ’GFAJ-1’의 성장 모습. 출처: <사이언스>
‘완전히 새로운 생명체인가? 극한 미생물의 일종인가?’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연구팀이 지난 2일(현지시각) 지구 생물을 구성하는 6대 원소 중 하나인 ‘인(P)’ 대신에 ‘비소(As)’에 기반을 둔 미생물(박테리아)을 처음 발견했다는 논문("인 대신에 비소를 사용해 성장하는 박테리아")을 <사이언스>에 발표한 이후에 ‘새로운 미생물’의 성격을 놓고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나사는 이번 발견에 “생명의 정의를 바꿀 새 발견” “외계 생명체 탐사에 중요한 증거”라는 의미를 강조했으나, 여러 과학자들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발견된 박테리아(‘GFAJ-1’)는 비소 농도가 높은 미국의 호수에서 채집됐으며 독극 물질로 잘 알려진 비소 농도가 높은 배양액에서도 더디지만 그래도 성장을 지속하는 놀라운 특성을 나타냈다. 게다가 생명의 기본물질인 디엔에이(DNA)에서도 인과 함께 비소 성분이 검출되고 비소가 비산(arsenate, AsO43-) 형태로 인산( PO43-)과 동일한 방식으로 탄소나 산소와 결합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인·당·염기로 이뤄진 모든 생물의 디엔에이와 달리 인 대신 비소를 쓰는 ‘새로운 생명체’라는 해석을 낳았다. 발표된 논문을 본 국내외 과학자들한테 이번 발견의 의미를 어떻게 봐야 할지 물었다.
‘낯선’ 극한 미생물의 의미
과학자들은 ‘비소를 지닌 디엔에이’의 발견 자체는 놀랍고 흥미로운 일이라고 평했다. 무엇보다 비슷한 특성을 지니는 원소들끼리 분류한 주기율표에서 맞닿아 있는 인과 비소가 서로 대신 사용되는 사례가 확인됐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김진수 서울대 교수(화학)는 “화학자가 보기엔 주기율표에서 인 밑에 있는 비소를 생명체가 이용한다는 게 아주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며 “탄소 밑의 실리콘에 기반한 생명체도 우주에 존재할 수 있다는 상상을 아주 황당한 상상이라 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 발견된 ‘비소 박테리아’는 전혀 다른 생명 진화의 길을 걸어왔을까? 여러 과학자들은 ‘적응’의 결과로 해석했다. 천종식 서울대 교수(미생물·유전체학)는 “탄소·수소 같은 주요한 생물학적 요소들이 부족한 환경에서, 예를 들어 탄소를 다른 원소로 치환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점에서 외계 생물 연구와 연관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미생물은 기존 박테리아들 중 일부가 비소가 엄청 많은 (극한)환경에 잘 적응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교수와 이한승 신라대 교수(미생물학) 등 다른 연구자들도 “현재 논문으론 ‘극한 미생물’의 일종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 이번에 발견된 박테리아는 독극 물질인 비소의 배양액에서도 성장을 지속했지만(네모), 성장 속도는 인이 있을 때(동그라미)보다는 더뎠다. 비소와 인이 모두 없을 때(삼각)에는 거의 성장하지 못했다. 출처: <사이언스>, 가로축 시간(시), 세로축 ml당 세포수
’생명의 정의’는 바뀌는가?
» 박테리아 GFAJ-1의 내부. 액포 유사 구조물들이 보인다. 출처: <사이언스>
과학자들은 이번 발견이 생명의 정의를 바꿀 증거가 되려면 후속 연구들이 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소를 흡수하는 유전자변형 식물을 개발한 이영숙 포스텍 교수(생명과학)는 “디엔에이·단백질의 구성 성분에 비소가 존재한다는 현재의 증거 이외에, 비소가 든 디엔에이와 아르엔에이·단백질이 생화학 기능을 정상 수행하는지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승 교수도 “비소가 든 디엔에이가 과연 복제가 되는 것인지, 비소를 이용하는 효소가 있는지 등이 추가 입증돼야 발견의 진짜 의미를 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엔에이에서 비소가 인을 대체할 수 있음이 ‘간접 증거’로 제시됐다는 점도 이번 논문의 약점이다. 또한 인 역시 디엔에이에 여전히 존재해, 비소가 안정적인 구조를 이루진 못했다. 박치욱 미국 퍼듀대학 교수(생화학)는 “디엔에이가 인이 아닌 비소로 구성됐다는 주장을 증명하기에 직접 증거들이 불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과학저널 <네이처>의 온라인 뉴스 댓글에도 “생명의 정의를 바꿀 놀라운 발견”이라는 반응과 “과장된 해석”이라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결국에 비소를 생명의 ‘제7 원소’로 삼는 생명체의 존재 의미는 추가 연구들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 이메일 인터뷰 자료
안녕하세요. 저는 한겨레신문의 과학담당 오철우 기자입니다. 최근 NASA(나사)가 발표한 인 대신에 비소를 기반으로 하는 생명체(미생물) 존재 가능성에 관한 발표를 듣고서, 국내 전문가 몇 분께 코멘트를 얻고자 메일 드립니다. 주로 국제부 기자들이 기사를 써서 기본 내용들은 다 보도됐는데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부분도 있고 해서요. 꼭 답장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논문의 내용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중요한 뉴스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NASA의 홍보과정(우주생물학적 의미의 부각)에 대한 실망의 반작용으로 그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실험 내용에 대해서도 확실한 해석을 하기에는 데이터가 불충분하다는 지적도 있는 것 같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헛갈려 합니다. 부디 전문가의 식견으로 답장을 해주시면, 적절하고 유익한 과학지식을 널리 공유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1) 이번 미생물은 비소 농도가 높은 호수에서 발견됐으며, 거기에서 진흙을 퍼내 인 농도를 줄이고 비소 농도를 늘리는 배양액에서 배양을 해보니 특정 미생물(이번에 발견된)은 비소 환경에서도 더디지만 성장을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 미생물의 디엔에이를 질량분석법과 싱크로트론 엑스선 빔 측정법으로 분석을 해보니, 인(P)도 미량 발견됐지만 비소가 상당한 양으로 검출됐고, 특히 엑스선 빔 측정을 통해 보니 인의 역할을 비소가 대신하는 게 관찰됐다고 보고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이 맞는지요? (* 애초 메일의 질문에 잘못된 부분이 있으나 여기에서는 수정해 옮겼음)
이한승 신라대 교수
비소환경에서 성장속도가 인이 있을 때보다 더 빠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그림 1번을 보면 인이 있을때(동그라미)가 비소가 있을 때(네모)보다 더 생육속도가 더 큽니다(위 그래프 참조). 다만 비소는 독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미생물은 비소와 인이 모두 없으면 아예 자라지를 않지요. 오히려 성장속도가 높은 것이 아니라 세포 크기가 1.5배 정도 더 커졌습니다. 그리고 DNA에서 비소가 검출되었고 인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맞지만 정확한 비율은 추정이기 때문에 인은 적고 비소가 많다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이네요.
박치욱 미국 퍼듀대학 교수
비소 대신 인을 넣어 배양을 했을 때 성장 속도가 더 빨랐습니다. 이 미생물도 비소보다는 인을 더 잘 이용하는 것이지요. 인이 없을 때 차선책으로 비소를 대신 사용하는 미생물입니다.
이영숙 포스텍 교수
인을 대신해서 이 박테리아가 비소를 이용하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박테리아의 생장이 인 있는 환경에서 비소가 있는 환경에서 높았다고 합니다. 즉, 이 생명체도 인이 있으면 없을 때보다 더 잘 살았다고 합니다. 다만 다른 생명체들은 고농도의 비소가 있는 조건에서는 죽었는데 이 박테리아는 견디고 살았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인이 없는 환경에서 비소라도 공급되면 성장이 가능하다는 내용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비소만 있는 환경에서 자란 이 박테리아의 DNA에 비소가 상당한 양이 검출되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2) 비소 환경에서 사는 극한 미생물은 꽤 발견된 적이 있고, 국내에서는 최근에 유전자변형으로 비소 오염을 정화하는 식물까지도 개발된 적이 있지요(포스텍 이영숙 교수 연구팀). 그렇다면 이번 미생물은 극한 미생물의 일종으로 봐야 하는지요? 인을 대신해 비소를 쓴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생물체로 봐야 하는지요?이번 발견에 대해 <네이처>를 비롯해 전문저널들은 ’생명의 개념을 바꿀 수도 있다(may)’처럼 may 같은 조동사를 써서 확언하지 않는 보도 태도를 보이는데, 이번 발견을 어느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게 좋을런지요? 논문에는 우주생물학이나 외계 생명 같은 표현이 전혀 없이, 진화론적 함의나 지구화학적인 함의를 언급했는데, 나사 홍보문에는 우주생물학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주생물학적 의미도 당연히 추론할 수 있겠습니다만, 어느 정도로 그 의미를 봐야 하는지 헛갈립니다.
이한승 교수
극한미생물의 정의는 특수한 환경에서 자라는 미생물인데 이 미생물은 세균이고 비소가 있는데서만 잘 자라는 arsenophile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본문 중에도 써 있죠(However, GFAJ-1 is not an obligate arsenophile and it grew considerably better when provided with P (Fig. 1A, B)). 하지만 균주 동정 데이터를 보면 호염성 극한미생물이라고 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거의 Halomonas 균주와 비슷해보여요. 왜 이 균주가 무슨 균주인지 정확하게 동정하지 않았는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뭔가 새로운 균주인 것 처럼 보이고 싶어서 그런 것 아닌지 의심스러워요.
박치욱 교수
극한 미생물의 1 종으로 봐도 될 듯 합니다. 그러나 기존에 알려진 비소 환경에 적응해 사는 미생물들은 비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거나, 비소를 에너지 원으로 또는 호흡에 사용하는 미생물들이었습니다. 이 경우는 모든 생명체가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인 대신 그 자리에 비소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여 기존의 비소 환경에 적응한 미생물 또는 식물과는 전혀 다른 경우입니다.
제 생각에는 앞으로 여러 추가 연구가 필요할 듯 합니다. 한 편의 논문으로 생명의 개념을 바꿀 수는 없겠지요. 그래서 may라는 표현을 썼다고 보여집니다. 우주생물학적인 의미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명체 존재의 전제조건을 완화시켰다 정도로 봐야 할 듯 합니다.
이영숙 교수
이 논문은 생명체의 6대 필수 원소 (탄소, 수소, 산소, 질소, 황, 인) 중에 하나인 인을 독성물질로 알려져 있던 비소가 대신할 가능성이 있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다른 독성물질을 이용하여 사는 생명체에 대한 보고가 있었지만 (아연이 부족한 환경에서 카드뮴을 아연 대신에 사용하는 해양 미생물), 이 6대 필수 원소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여 사는 생명체는 처음 보고되었다고 합니다.
이 미생물은 자연상태에는 인을 기반으로 살아가지만, 인이 없고 비소가 있는 '실험 환경'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실제 자연상태에서도 인 대신 비소를 이용해 생존하는지는 저자들도 확신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 논문에서 찾은 박테리아는 이미 알려진 Halomonase venusta 종과 매우 높은 근연관계를 지닌 것으로 보아, 지금까지의 생명체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새로운 생명체는 아닙니다.
극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가진 극한 미생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저자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원시 지구나 현재 우리가 잘 아는 환경과는 다른 환경에서는 6대 원소 대신 다른 원소를 이용하는 생명체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주생물학적 의미는 6대 원소 중에 하나가 없는 환경에서도 생명체가 생존할 수 있다는 데에 착안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비소가 완전히 그리고 안정적으로 인을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증거가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좀더 연구가 진행된 후에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희 실험실에서 최근에 비소를 식물의 액포로 넣어 무독화시키는 수송체를 발견하여 PNAS USA에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비소를 써서 생장한다는 박테리아에서 액포가 팽창되어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습니다. 혹시 이 박테리아도 비소를 액포로 넣어 무독화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이 박테리아의 팽창된 구조가 정말 액포인지, 그렇다면, 액포에 비소가 축적되어 있는지 조사해 본다면, 진화적으로 아주 먼 생명체들이 유사한 무독화 기작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생물학 교과서의 어느 부분이 수정돼야 하는지요? 수정될 만한 것인지요?
이한승 교수
생물학 교과서에서 DNA는 당-염기-인산으로 구성되는데 인산대신 비소도 가능할 수 있다 정도로 씌어질 수는 있겠지만 좀 더 확실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비소는 불안정해서 DNA를 계속 구성하기에는 힘들죠.
박치욱 교수
수정이라기보다는 내용이 추가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생물학 교과서에서 다루는 biomolecule, 즉 핵산, 인지질, 인산화된 대사물질등에 포함된 필수원소인 인을 비소가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라는 내용이 추가되어야겠지요. 앞으로 여러 후속결과들이 알려지고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이 되면 분명 교과서에 들어가게 될 겁니다.
이영숙 교수
아직 수정되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고 봅니다. 대학에서나 배울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4) 이번 논문에서 쓴 방법(비소 배양과 관찰, 질량분석법. 싱크로트론 엑스선 빔 분석법)으로는 논문의 결론에 이르기에 불충분하다는 의견이 있는데요, 그렇게 생각하시는지요?
이한승 교수
결론을 무엇으로 보느냐의 문제인데 'DNA의 인을 비소가 대신할 수 있다'는 결론이라면 그렇게 불충분하지 않은 듯하지만 좀 더 정확한 DNA의 분석(질량분석이나 다른 방법 등)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치욱 교수
제가 보기에도 DNA가 인이 아닌 비소로 만들어졌다라는 주장을 증명하기에는 직접적인 증거가 불충분해 보입니다. 위의 연구 방법으로 얻은 결과들은 인이 없는 경우 성장이 비소에 의존한다는 것과, 세포 내 비소의 화학적 특성이 DNA backbone에 들어있다고 가정했을 때의 특성과 유사하다 등의 간접적인 증거들입니다.
이영숙 교수
이번 논문에서는 비소가 인의 역할을 대신하여 생명체의 필수 원소로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가능성을 학자들이 확실하다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실험이 필요할 것입니다. 현재 논문에서 보여준 DNA나 단백질과 같은 세포의 구성성분에 비소가 "존재"한다는 증거에 추가적으로, 비소를 포함한 DNA와 단백질이 인을 포함한 DNA와 단백질을 “기능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적 증거가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비소가 인 대신 들어간 DNA, RNA, 단백질, 지방이 그들이 하는 생화학적인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있겠습니다. 논문에서는 비소 환경에서 자란 미생물이 자연 환경에서 자란 것과 크기가 다르다고 설명하였는데 미생물의 특징을 좀더 자세히 관찰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5) 이번 미생물이 전혀 다른 디엔에이 구성을 지닌다면, 진화가지 상에서 더 원시적인 것으로 해석을 해야 하는지요? 아니면 환경 적응의 새로운 방식으로서 기존 진화가지에 포함되어야 하는지요?
이한승 교수
이번의 결과로 이번 미생물이 더 원시적인 것으로 보긴 어렵고 환경적응의 방식으로 보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박치욱 교수
16S rRNA의 염기 서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Halomonadaceae라는 family에 속한 미생물로 보이지요. 이렇게 유전적으로 특정 family에 속한 것을 보면, 지구 상의 다른 생명체와 다른 진화의 과정을 가진 것은 아니고, 그 family의 한 종이 비소가 많은 환경에 진화를 통해 적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영숙 교수
저자들은 비소를 사용하는 생명체가 원시지구에서 있었던 생명 형태이고 지구의 어떤 특수한 곳에서 (예를 들어 바닷속 활성 분화구 주변) 지금도 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이들의 주장이 맞다면 이런 생명체는 진화의 가지에서 상위 단계에서 있었던 생명체로 봐야 할 것입니다. 이들은 보다 안정한 인을 사용하는 것들에 비해 성공적이지 못해서 자손을 많이 남기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6) 총평으로, 이번 연구 보고의 의미를 다시 정리해주신다면? 한쪽에서는 “그래도 여전히 놀라운 발견이다”라는 평가와 “과장이 있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만...
이한승 교수
'DNA의 인을 비소가 대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선 놀라운 발견이지만 아직 증거가 보완되어야 하고 이걸 우주 생명체 쪽과 연결시키기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나사가 의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사실 비소가 우연히 끼어들어간 것인지 아니면 비소가 들어있는 DNA가 제 역할을 하는지 등등 밝혀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비소가 들어있는 DNA가 과연 복제가 될 것인지, 비소를 이용할 수 있는 효소가 있는지 등등 여러가지 추가 실험을 해보아야 이 발견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겠지요.
박치욱 교수
놀라운 발견인지 과장이 있었는지는 과학적인 진술은 아닌 주관적 서술이기에 답하기가 쉽지 않네요. 생화학의 측면에서 보면 놀라운 발견이 틀림 없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생명체에 공통이었던 인이 들어 있는 biomolecule과는 다른 형태의 biomolecule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생명체가 발견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생명의 정의가 바뀔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은 좀 과장인 듯 합니다. 교과서에 한 문단 정도 추가될 특수한 사례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많은 후속 연구가 필요합니다. 논문의 저자도 인정했듯이, 설명할 수 없는 내용이 아직 많습니다. 화학적으로 불안정할 것으로 보이는 비소로 만들어진 DNA가 어떻게 안정하게 세포 내에서 유지가 되는지, 세포 내에서 어떻게 이 비소로 만들어진 DNA가 만들어지는지 등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무척 많습니다. 상당히 놀라운 결론이기에 단 한편의 논문으로 그 결론을 100% 받아드리기는 힘드네요. 이런 후속 연구 결과들을 기다려 봐야 하겠습니다.
제가 추정하기에 조만간 이 미생물의 게놈 정보가 분석되어 나올 것이고, 비소를 이용할 수 없는 돌연변이를 찾는 유전학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 좀 더 이해가 깊어지겠지요. 궁극적으로는 미생물 내의 biomolecule들을 분리하여 다양한 생화학적 분석을 해야 하겠지만, 화학적으로 불안정해서 쉽지는 않을 듯합니다.
우주생물학은 외계의 생명체의 존재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생명의 기원에 대한 연구도 포함합니다. 외계에서 지구와 독립적으로 생명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를 답하는데 아주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지요. 외계의 생명체에 대한 연구라 할지라도 현재의 우주생물학 연구는 그나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단세포 미생물 수준의 생명체에 대한 연구이지 지능이 있는 외계인에 대한 연구는 아니지요. 일반인들의 우주생물학에 대한 오해 때문에 실망도 더 컸다란 생각이 드네요.
이영숙 교수
이 연구에서 최초로 독성물질을 DNA나 단백질의 구성요소로 사용하였다고 보고한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앞으로 다양한 극한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갈 수 있는 생명체를 발견하거나 개발할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 이 연구결과만을 가지고 외계생명체의 가능성을 추측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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