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GMO표시제 확대 아직은 시기상조 -송성완 부장

다른 글: GMO표시제 강화, 당연한 소비자 권리 (김은진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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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유전자변형 농산물, 즉 GM 작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갖가지 논쟁의 지점들을 살펴보았습니다만, 아무래도 지금 가장 큰 현안은 GMO 표시제인 것 같습니다. 송성완 식품공업협회 부장은 식품기업들의 관점에서 GMO표시제 강화가 소비자한테도 실익이 크지 않을 뿐더러 기업들한테는 큰 짐이 되기에 당장 시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합니다. 표시제 강화가 소비자의 알권리나 선택권을 그리 보장하지도 못하면서 기업들한테 막대한 추가 비용을 지운다는 얘기입니다. 그는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유럽에 비해 우리나라의 사정은 너무 다르기에 유럽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며,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도 더 많은 논의와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사이언스온

 

 


GMO표시제 강화를 바라보는 기업의 견해:

표시제 혜택은 누구에게 있나?

송성완 한국식품공업협회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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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을 비롯한 주요 곡물 수출국들은 GMO작물의 재배면적을 대폭 확대하고 있습니다. GMO작물의 청정국가로 알려진 중국조차도 대규모의 GMO작물 재배를 계획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움직임에는 식량안보에 대한 위기의식과 장기적인 식량 확보라는 국가 전략의 정책적 판단이 저변에 깔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쌀을 제외한 모든 농산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세계 5위의 곡물 수입국이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의 곡물자급률을 기록한 지도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우리와 전혀 다른 식량수급 여건을 갖고 있는 유럽연합(EU)를 벤치마킹하여 GMO표시 강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GMO표시제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GMO식품에 대한 표시로 오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GMO표시의 전면적인 확대가 국민의 알권리와 선택권 보장이라는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자칫 불필요한 사회적 논쟁과 추가비용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새로운 제도의 시행은 국민의 세금이 비용으로 소요되기 때문에 제도의 실효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 하면, 제도의 실효성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GMO표시제 강화가 식품기업과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나  제도 도입에 따른 소비자 혜택, 이를 정부나 기업이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이 사전에 면밀하게 검토되어야 합니다. 목소리가 강한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에 떠밀려 강화한 표시제가 사후관리에 허점이 많다면, 소모적인 사회적 논란과 국민 불안만 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금은 표시제 강화에 앞서 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식품기업들의 수용 능력이나 정부의 사후관리 능력 등 제도적 장치가 먼저 보완되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GMO표시제 강화 목적이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 보장이라고 주장하지만 기업이 바라보는 표시제 강화(안)은 정부자신도 관리가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어 소비자가 잘못된 정보로 오히려 피해를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식량수급 사정이나 식품산업의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하지 않고 조급히 추진되고 있는 GMO표시제 강화가 기업의 입장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고, 그 표시제의 혜택이 과연 누구에게 있는지를 간략히 짚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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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표시제 확대,

아직은 시기상조


일반적으로 가공식품에 대한 GMO검사방법은 현재 과학기술로는 GMO DNA의 존재 유무만 확인할 수 있는 정성분석만 가능하고, 전분당, 식용유, 간장 등의 식품은 GMO DNA가 함유되어 있지 않아 검사의 유의한 결과를 얻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식품들이 비GMO 식품으로 수입되어도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현재의 과학기술로서는 사후관리가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구분유통증명서나 정부증명서 등의 서류증명으로 사후관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가공식품에 사용하고 있는 모든 원료 및 성분에 대한 사후관리를 서류로 대체하여 관리하는 것은 일시적인 미봉책이 될 수 있습니다. 국내 식품산업의 경우 식품원재료의 80%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수입원료, 특히 복합원재료(2종류 이상의 원재료 또는 성분으로 제조ㆍ가공한 식품으로써 다른 식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것을 말함)에서 GMO DNA 존재 여부를 서류증명으로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이를 추적 관리할 수 있는 이력추적관리제도 등이 먼저 마련되어야 합니다.


또한, 정부나 소비자, 기업 등 이해당자자간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논의과정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GMO와 같은 민감한 사항은 불필요한 논쟁과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과정이 필요하나 이번 표시제 강화(안)은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논의과정이 너무 짧았다고 생각됩니다.


한국식품공업협회가 민간 차원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GMO 공론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칠 경우 소비자의 인식도 크게 바뀌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논의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00SSW1 » 'GMO표시제 확대'에 대해 한국식품공업협회가 한 공론조사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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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책과

식량안보 차원 접근 필요


국내 산업을 보호·육성하는 것도 정부의 중요한 책무라 여겨집니다. 따라서 GMO에 대한 소비자 알권리와 함께 표시제 강화에 따라 기업이 감당해야 하는 원료 조달(비GMO 곡물)이나 가격인상, 제품변경 등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한 해소도 정부가 심도 깊게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국민의 요구와 알권리라는 명분만을 강조해 GMO DNA가 존재하지 않는 식품에까지 강화하는 것은 기업의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 생각됩니다.


이제 식량 공급의 주체가 기존의 농수산업에서 식품산업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식품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농업의 성장까지 견인할 수 있는 식량안보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OECD 29개국 중 26위로, 식량의 2/3를 수입해야만 하는 세계 5위의 곡물 수입국가입니다. 더욱이 쌀을 제외한 옥수수, 콩, 밀 등의 자급률은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가 벤치마킹한 EU는 식량을 100% 자급자족하면서도 세계 곡물교역량의  25%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EU가 GMO표시를 가장 엄격하게 시행하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여건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국익 중시의 식량안보 전략이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EU는 가공식품에는 가장 엄격한 GMO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는 반면 GMO사료를 먹인 육류나 계란, 유제품에 대해서는 GMO표시를 제외하고 있는데요. 이는 EU의 축산농가들이 비교적 값이 싼 수입 GMO 사료를 먹여 높은 가격의 축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면서  소비자단체나 환경단체의 주장도 반영하고, 미국의 GMO 곡물이나 이를 원료로 사용한 식품이 수입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치밀한 식량안보 전략에 따른 것입니다.


이는 누구의 이해에도 반하지 않으면서 어느 누구도 손해를 보지 않는 매우 세련된 국가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가 이와 같이 여건이 전혀 다른 EU의 GMO표시제를 역할모델로 삼는 것은 식량안보에 대한 국가전략의 부재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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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산업 전반의 비용 상승과

막대한 국가경제 손실


GMO표시제 확대는 식품산업 전반에 걸쳐 약 1조원 정도의 생산비용 상승과 국내 식품기업에 대한 심각한 역차별이 우려되는데요.  GMO표시제는 EU를 비롯한 일본과 대만, 우리나라 등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가공식품에 대한 GMO검출방법 등의 국제적 기준이 없기 때문에 수입식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후관리가 용이한 국내식품은 심각한 역차별이 예상됩니다.


일례로, 지난 2008년 GMO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막연한 불신으로 GMO옥수수로 가공된 전분당이 외면당하면서 중국산 전분당의 수입이 급증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장치산업인 국내 전분당산업의 공장가동률은 50%까지 떨어져 종업원들까지 해고해야 하는 상황도 경험하였는데요. 정부 발표만으로 이러한 여건임을 감안할 때, 만약 표시제 강화가 시행될 경우, 전분당 제조업체들의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되어 7,500억 전분당 시장의 사업 철수는 불가피한 상황이고, 이들 소재산업이 국내에서 사업을 철수할 경우  부산물인 단미사료의 생산도 중단되어 사료업계와 축산농가에 까지도 그 여파가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식품공업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N=98)를 보면, 현 표시제 확대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응답 기업 중 66%가 "Non-GMO 원료수급 어려움으로 인한 비용 상승"을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20%가 "소비자 혼란으로 인한 표시제 및 식품산업 불신 확대"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향후 원료 조달계획에 대한 질문에서는 "다른 원료로 대체"하겠다는 의견이 58%로 가장 많았으며, 향후 투자계획에 대한 질문에서는 "해외투자 증대"(69%)에 이어, "현재 수준 유지"(21%), "국내 투자 증대"(6%), "기타"(3%)의 순서로 나타나 응답 기업의 70%가 해외투자로 눈을 돌릴 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00SSW2 » 식품기업을 대상으로 한 한국식품공업협회의 설문조사 결과. 69%가 "해외투자 확대"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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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 혜택이 없다는 것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GMO표시제 강화(안)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오히려 제한하는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비GMO 식품의 경우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어 식품소비의 계층화가 우려되고, 이러한 상황이 심화될 경우 서민층의 식품 선택권은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GMO표시 강화는 그동안 GMO는 부정적인 측면만 강조되어 올바른 이해가 부족한 실정으로 사후관리가 미흡할 경우에는 소비자는 알권리와 선택권 보장이라는  혜택은 얻지 못하면서 가계 부담과 사회구성원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먹을거리 전반에 대한 혼란과 불신만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신은 정부의 여타 식품안전정책의 추진과정에도 영향을 끼쳐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을 미국산 쇠고기 수입정책에서도 경험한 바 있습니다. 


또한, GMO표시제 강화에 따른 식품기업의 추가비용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데요. 이를 농산물-식료품 가격지수로 따질 때, 소비자 부담은  1.65%에서 3.60%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 되었습니다. 이러한 생활물가지수의 상승은 물가상승과 맞물려 나타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체감물가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의 상승은 소득 상위계층보다 하위계층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가 소득 하위계층의 문제를 심화시키고 이를 수용하는 사회적 비용이 다시 증대되는 악순환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표시제 확대로 인한 추가 비용의 부담으로 소비자들의 의견이 양분될 수도 있는데요, 추가 비용을 지불한다 해도 안전성만 확보되면 된다는 입장과 입증되지 않은 위해성 때문에 추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으로 나뉘는 사회적 갈등도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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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에 떠밀린 정책의 모순,

우리 모두 고민해야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표시제 강화는 소비자의 알권리나 선택권은 보장하지 못하면서 기업에게는 막대한 추가비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들은 GMO를 산업적으로 이용하지 않으면서 GMO 혼입 여부를 관리하는 비용으로 매년 수 십억원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용들은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이나 연구개발(R&D) 등에 투자하여야 할 비용인데요. 이러한 비용이 소비자의 막연한 불안에 대한 사회적 기회비용이라면 이는 기업은 물론 국가 전체적으로도 그 기회비용이 너무나 크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GMO표시제 강화(안)이 무용제도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며, GMO에 대하여도 제대로 논의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보다 GMO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나 식량수급 여건이 더 어려운 일본이 우리보다 완화된 GMO표시제를 왜 시행하고 있는지, 표시제 강화를 왜 유보하고 있는지에 대해 우리 모두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송성완

한국식품공업협회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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