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GMO표시제 강화 당연한 소비자 권리- 김은진 교수

다른 글: GMO표시제 확대, 아직은 시기상조 (송성완 식품공업협회 부장)

 GMO 특집 전체 보기 

지금까지 유전자변형 농산물, 즉 GM 작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갖가지 논쟁의 지점들을 살펴보았습니다만, 아무래도 지금 가장 큰 현안은 GMO 표시제인 것 같습니다. 김은진 교수는 국내에서 이미 GMO 표시제가 일찌감치 시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소비자들이 GMO 표시를 제대로 식별하지 못한 채 소비생활을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GMO 표시제가 소비자의 알권리를 옹호하는 쪽으로 더 강화돼야 한다는 얘기이지요. 그는 모호한 GMO 표시기준의 문제, 표시대상 농산물의 품목 제한 문제 등을 지적합니다. GMO가 섞인 농산물을 어느 정도까지 인정할지를 정한 '혼입률'은 애초 정해둔 목표대로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이언스온

 

 

 GMO 표시제 강화는 소비자 선택의 당연한 권리

김은진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00KEJ5

 

GMO가 상업적으로 재배된 지 15년이 지났습니다. 15년이 지났지만 GMO에 관한 찬반 논쟁은 수그러들 기미도 보이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GMO가 안전한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많은 개발자들이 GMO는 안전하다고 말하지만 대부분 소비자들은 이런 개발자들의 말에 그다지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광우병, 더 멀리는 디디티(DDT)를 비롯한 농약의 위해성 등이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나오고 나서야 그 위험을 알 수 있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이런 소비자들의 반응은 당연한 것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소비자단체, 환경단체, 농업단체들이 GMO의 상업적 재배 이후 끊임없이 GMO에 대해 '표시'를 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바로 이런 우려에서 생겨나는 가장 기본적인 주장입니다.

 

GMO를 이미 많은 나라에서 재배하고 있고 그것이 세계 모든 곳으로 수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어느 나라든지 GMO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수입국을 중심으로, 또 대부분의 생산국에서 GMO의 안전성에 대해 확신이 없는 한, 그것을 먹을지 여부에 대한 선택권을 보장받기 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권의 핵심이 바로 표시제입니다. 그러나 표시제에 대한 이런 기본적인 요구조차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행인지 불행인지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일찌감치 GMO표시제를 도입했습니다. 물론 이 도입 과정에서 많은 시민단체들의 요구가 있었고 그 결과 몇 개의 법에서 정한 표시 규정을 개정함으로써 표시제가 가능했습니다.

 

이제 표시제가 도입되었으니 국민은 안심하고 장을 볼 수 있을까요?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GMO 의무 표시제가 도입되었다고는 하지만 시중에서 GMO 표시가 된 상품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아니,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GMO 표시가 된 상품을 볼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에 GMO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우리나라는 GMO를 수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더욱이 지난 2008년에 옥수수전분당협회가 GMO 옥수수를 수입하겠다고 밝히면서 마치 그 이전에는 우리나라에 GMO가 수입된 적이 없었고, 2008년에야 비로소 GM옥수수를 수입하는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생각은 전적으로 틀렸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GMO가 다른 나라에서 상업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하면서부터 GMO를 수입했습니다. 표시하라고 법을 정한 이후에도 몰랐던 것은, 순전히 지금 법으로 정해진 표시제가 문제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 문제점을 하나하나 뜯어보기로 하겠습니다.

 

 

 

00KEJ5 

쟁점1: 섞여 들어간 GM작물

혼입률 어디까지 인정할까?

 

우선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바로 ‘비의도적 혼입률’에 관한 것입니다. 비의도적 혼입률은 의도하지 않은, 즉 모르고 섞인 경우에 그것을 얼마나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입니다. 이 혼입률은 전적으로 GMO 생산국을 위한 기준입니다. GMO를 재배하고 수확하여 유통하는 과정에서 생겨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예정하고 만든 제도인 셈입니다.

 

예를 들어 한 농민이 GMO가 아닌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는데 이웃에서 GMO를 재배한다고 가정해 보면 이웃의 GMO 재배과정에서는 그 꽃가루가 날려 GMO가 아닌 농산물과 수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수확 과정에서 옆 밭에서 떨어진 알곡이 섞일 수도 있습니다. 유통과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농산물이 GMO가 아니라고 믿은 농민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섞여 들어간 GMO가 있으면 자신은 이에 대해 아무 책임이 없는데도 GMO가 검출됨으로써 불이익을 당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불이익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만든 제도입니다. 따라서 엄밀하게 따져, 소비자(또는 수입국) 입장에서는 그 농민의 불이익을 고통분담 차원에서 참아주기로 한 것입니다. 나라마다 이 비의도적 혼입률이 다른 것은 이 때문입니다. 즉, 나라마다 그 나라의 국민들이 참아줄 수 있는 양이 차이가 난다는 말입니다. 바로 이 대목이 논란의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의 비의도적 혼입률은 0.9%입니다. 이웃인 일본은 5%이지요. 우리나라는 3%입니다. 우리나라는 GMO 표시제를 시행하면서 비의도적 혼입률을 3%에서 서서히 1%로 낮추겠다고 명문으로 정했지만 지금까지 낮추지 않고 있습니다. 비의도적 혼입률을 이야기할 때 GMO를 우려하여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은 EU를 예로 들고, 정부나 기업은 일본을 예로 듭니다. 그렇게 끊임없는 평행선을 달린 지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정부나 기업은 이렇게 말합니다. 식량자급률이 25%밖에 되지 않는 나라에서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는 이웃 일본도 5%인데 우리나라는 3%이면 훨씬 엄격한 것인데 이보다 더 엄격하게 하자는 것은 안 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끊임없는 미국의 통상압력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처음 GMO 표시제를 도입한 것은 2002년 1월13일입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이 표시제에 대해 미국 쪽이 완화를 요구한 것은 바로 1월21일 미국 무역대표부의 아태지역 담당관이 우리나라에 오면서부터입니다. 우리나라의 법 제도에 대하여 다른 나라에서 법을 바꾸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주권침해가 될 수 있다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표시제를 시행한 지 10일도 안 되어 비의도적 혼입률을 3%에서 5%로 올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는 이런 미국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3%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힘들다고 말합니다. 여기에 더 나아가 0.9%가 되면 구분유통에 따른 비용이 더 들어 소비자의 부담이 늘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비의도적 혼입률의 의미를 되새겨야 하겠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참을 수 있는 한도에 관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참을 수 있는 한도가 얼마나 되는가에 대해서는 우리가 정하는 것이지 수출국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이 그 한도를 최소한 우리도 EU처럼 0.9%로 낮추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은 EU에 수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0.9%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니 우리도 같은 기준을 만든다고 하여 더 큰 부담이 될 이유는 없습니다. 비의도적 혼입률은 이대로 두어야 할까요? 아니면, 애초 정부의 약속대로 강화하여 낮추어야 할까요? 무엇이 국민의 안전을 더 보장해주는 것인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이 선택을 돕기 위해 식약청이 지난 2007년 7월 어느 보도자료에서 밝힌 다음의 사실을 소개하겠습니다. “유전자재조합식품 조사결과, 대상 식품 4,521건 중 3,446건에서는 유전자재조합성분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1,070건(가공식품 4,150건 중 1,057건, 원곡 371건 중 13건)에서는 기준 이내 검출되었고, 5건이 표시위반으로 확인되어 해당 기관에 사후 관리토록 지시하였다고 밝혔다(위반율 0.11%).” 결국 표시 대상 가운데 약 25%가 3% 이하로 섞여 있었기 때문에 표시 없이도 유통이 가능했습니다.

 

이 보도자료엔 친절하게 다음과 같은 부연설명도 했습니다. “유전자재조합 성분 검사법은 친자감식과 같은 검사법으로 검출감도가 매우 높아 0.05%만 혼입하여도 검출되나, 현행 농산물품질관리법에 따른 표시제도상 비도의적 혼입율이 3% 이하인 경우에는 표시가 면제되어 이러한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서도 검출은 불가피하므로 표시제도의 적합 여부는 구분유통관리증명서의 확인에 의해 최종 판단한다고 밝혔다.” 0.05%만 혼입되어도 검출이 가능하다면 비의도적 혼입률을 낮추자는 요구가 부당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00KEJ5 

쟁점2: GMO 표시 기준은

왜 다른 식품과 달라야 하나?

 

두 번째는 무엇을 기준으로 표시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식품에 표시를 할 때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원료가 무엇인가입니다. 예를 들어 무엇을 원료로 하고 있는지를 표시합니다. 그리고 그 원료가 국산인지 수입산인지 표시합니다. 또한 그 원료가 어떤 방법으로 재배되었는지, 즉, 친환경농산물인지 여부도 표시합니다. 이런 표시들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위해 중요한 것입니다.

 

00KEJ3 , 이제 GMO입니다. GMO는 어떻게 표시할까요? 원료가 GMO이면 표시할까요? 아닙니다. 원료가 GMO이면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최종 상품인 식품에 GMO의 유전자 내지는 GMO임을 알 수 있는 단백질이 남아 있어야만 표시합니다. 모든 식품이 원료를 기준으로 표시하는데 GMO 표시만은 최종적으로 검출되는지만을 따져 표시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은 분명히 표시제도의 원칙에 반하는 것입니다. 즉, 원료에 관해 표시하는 원칙이 GMO에서만 예외가 되어야 하는 타당한 이유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예외가 결국은 소비자로 하여금 자신이 GMO를 먹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확인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종산물을 기준으로 표시를 하면 여러 식품에서 예외가 생깁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식용유, 간장, 올리고당, 포도당을 비롯한 각종 당류, 그리고 맥주를 비롯한 주류입니다. 수입농산물을 원료로 가공식품을 만드는 기업들은 자신들이 원료로 쓰는 농산물 가운데 GMO는 표시 대상이 아닌 식품에 씁니다. 당연히 소비자들이 반발할 것이 우려되는 표시 대상들에는 GMO가 아닌 것을 원료로 씁니다. 대표적인 것이 고추장, 된장, 두부 등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끝이 아닙니다. GMO 표시를 소비자들이 확인하는 데에는 또 다른 장벽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GMO가 주요 원재료 5가지 안에 포함되었는지입니다. 우리나라 식품에 대한 표시를 규율하는 식품위생법은 원래 원재료 표시에 대해 함량이 많은 것부터 5가지 이상을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006년 식품위생법을 개정해 모든 원재료를 표시하도록 하였습니다. 여기서 법 개정에 따른 모순이 발생하였습니다.

 

애초에 GMO 표시제도를 도입하면서 식품에 대해 주요 원재료 5가지 안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표시하지 않아도 되도록 정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식품위생법 개정 전에 5가지 이상 표시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식품기업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5가지만 표시하였습니다. 그런데 만약 모든 원료에 대해 GMO 표시를 하라고 한다면 법에는 표시에 대한 모순이 생깁니다. 그래서 5가지만 표시하도록 정한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원재료를 표시하도록 법이 개정된 이후에는 당연히 GMO에 대한 표시도 개정하는 것이 옳은 것입니다. 그러나 2006년 이후에도 GMO 표시제는 개정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함량이 5위 안에 들지 않는 원료는 그것이 GMO라 하더라도 표시를 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표시제도의 의미를 새겨보면 좋겠습니다. 표시제도가 모든 상품에 적용되고 표시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에 각종 처벌을 정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소비자들에게 되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소비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 위한 것입니다. 특히 소비자에게 위험이 발생할지도 모르는 상품에 대해서는 그 표시를 더욱 엄격하게 정하는 이유는 그 표시를 통해 위험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콩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콩이 원료로 들어가 있는 모든 상품을 피해기 위해 원료를 유심히 살펴야 합니다. 그래서 식품은 원료가 무엇인지가 그만큼 중요합니다. 중요한 만큼 예외는 적으면 적을수록 좋은 것 아닐까요?

 

 

 

00KEJ5 

쟁점3: 표시대상 농산물의

품목 제한은 정당한가?

 

세 번째로 표시대상 농산물의 범위에 대한 것입니다. 이 문제를 따져보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표시제가 있는데도 소비자들이 잘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농산물 표시와 그 가공식품 표시를 규율하는 정부기관이 서로 다르다는 점입니다. 농산물 표시제는 농림수산식품부 관할이지만 식품 표시는 식약청 관할입니다. 그래서 종종 이 두 기관은 서로에게 책임 떠넘기기를 합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것이 비의도적 혼입률에 관한 것은 농림부 관할이기 때문에 식약청은 3%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그것은 농림부 책임이라고 떠넘깁니다. 비의도적 혼입률 문제는 앞에서 충분히 설명했으니 넘어가기로 하겠습니다. 또 다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GMO 표시대상 품목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입니다. 2007년 3월 농림부는 농산물품질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면서 유전자조작농산물 표시대상 품목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콩, 콩나물, 옥수수, 감자였던 표시대상 품목을 식품위생법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안전성평가자료 심사를 통해 수입을 승인한 품목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수입을 승인한 품목은 콩, 옥수수, 면화, 캐놀라, 사탕무, 알팔파, 감자 등 7개 품목이며 여기에 콩나물을 추가하면 8개 품목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표시제를 확대했다는 것이 아니라, 농림부가 모든 유전자조작농산물로 확대하는 대신에 굳이 식약청에서 승인한 품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표시품목의 범위를 식품위생법에 떠넘겼다는 점입니다. 왜 그래야만 했을까요? 물론 그 속사정은 알 길이 없지만 대신 2006년에 미국에서 있었던 사건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006년 8월 미국은 재배가 승인되지 않은 GM벼가 재배되어 유통되었다는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이 쌀은 1998년에서 2001년 사이에 시험재배를 했던 쌀입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난 후에 어떤 경로인지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배되었고 우리나라에도 수출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법은 수출업자가 승인을 요청한 품목이 아니면 심사를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심사를 해야 수입 여부가 결정됩니다. 그러다보니 이 불법 유통된 쌀은 어디서 어떻게 유통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당시 일본 및 EU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미국산 쌀 수입을 전면금지하고 검사에 들어갔지만 우리나라는 문제의 쌀이 우리나라는 잘 먹지 않는 장립종이라는 이유로 별 문제가 없다고 발표하고 말았습니다. 우리와 같은 쌀을 먹는 일본은 전면금지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말입니다.

 

자, 이제 무엇이 문제일까요? GMO는 시험재배이건 상업적 목적의 재배이건 상관없이 한 번 땅에 심어지기 시작하면 그 경로를 추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 사건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현실이 이러하건만 승인한 것에 대해서만 표시하도록 한다면 GMO에 대한 표시제는 그 의미 자체를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품목을 제한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00KEJ2

 

 

 

00KEJ5 

그리고...

외식업체에는, 식품첨가물에는 왜 표시의무 없나?

 

그 외에도 지금처럼 외식이 늘어만 가는 상황에서 외식업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표시의무를 부과하지 않았다는 점, 가공식품에 필수적인 각종 식품첨가물에 대해서도 표시를 면제했다는 점 등 많은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다 표시하면 소비자 부담이 늘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얼마나 부담이 될지 판단하기 위해 한 번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앞서 말한 바대로 식품기업은 주로 표시 면제 대상에 GMO를 원료로 사용합니다. 그 가운데 콩 식용유를 예를 들면 GM콩을 쓰다가 표시대상이 되면 소비자들이 꺼려하니 GMO가 아닌 콩으로 바꾼다고 가정하면 최대 24%까지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합니다(2008년의  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콩 식용유가 상승폭이 가장 크다고 합니다). 한 병에 3000원 하는 식용유가 약 3600원으로 오르는 것이지요. 만약 이 식용유를 매일 한 병씩 먹는다면 그 부담은 실로 엄청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 식용유 한 가정에서 한 달이면 1~2병 먹을 것이고 그럼 한 달에 추가비용은 1200원 정도입니다. 그러니 한 병 값으로 말할 것이 아니라 전체 가계비에서의 상승비용을 계산해서 설명하는 것이 타당하겠지요.

 

정부는 그동안 표시제를 시행하는 목적이 GMO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라고 발표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표시제는 이 목적에 반합니다.

 

예를 들어 가공과정으로 인하여 DNA나 단백질이 파괴되어 GMO임을 검증할 수 없다는 것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식품위생법’ 위반 여부를 적발하는 데는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할 권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EU도 초기에 최종산물을 기준으로 일본이나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GMO 표시에서 예외를 인정했다가 세계적으로 GMO 재배가 늘어나고 소비자의 우려가 급증하자 2004년 새로운 법을 통해 최종산물이 아닌 원료를 기준으로 하는 표시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비의도적 혼입률도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면 그 함량을 낮추어야 합니다. EU는 1%이던 함량을 시간이 지나면서 0.9%로 낮추었습니다.

 

표시제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위한 것이라면 상황이 바뀜에 따라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통해 선택할 수 있도록 기존의 제도를 과감하게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2008년부터 계속 답보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GMO 표시제 개정(안)이 빠른 시일 안에 시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김은진 교수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00KEJ1 
  • 구글
  • 카카오
  • 싸이월드 공감
  • 인쇄
  • 메일



최근기사 목록

  • 수고했구나 2·0·1·2…, 어서 와 2·0·1·3수고했구나 2·0·1·2…, 어서 와 2·0·1·3

    특집사이언스온 | 2012. 12. 28

      사이언스온 필진의 송구영신 한마디   모두 수고했습니다, ...그리고 모두 고맙습니다, 2013년 다시 달립시다2012년 한 해를 보내며 지난 한 해 동안 수고한 우리 모두를 향해 따뜻한 마음을 전합니다. 2012년 한 해에 벅찬 희열도...

  • [GMO결산] 좌담: 21C 육종의 꽃인가, 판도라 씨앗인가[GMO결산] 좌담: 21C 육종의 꽃인가, 판도라 씨앗인가

    특집오철우 | 2010. 08. 18

      HaniTV 동영상 바로 보기 ▶▶▶ 1부, ▶▶▶ 2부                 오철우 한겨레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 온’의 “지엠오 논쟁상자를 다시 열다” 특집에 실린 전문가 글들에서도 다시...

  • [GMO결산] 온라인 특집을 마치며, 오프라인 특집을 내며[GMO결산] 온라인 특집을 마치며, 오프라인 특집을 내며

    특집오철우 | 2010. 08. 18

    사이언스온 'GMO 논쟁상자를 다시 열다' 결산, 인쇄판 특집섹션 발행 좌담 "21세기 육종의 꽃인가, 판도라 씨앗인가" HaniTV 동영상 ▶▶▶ 1부, ▶▶▶ 2부        GMO 상업화한 지 15년째 식탁엔 왕성, 논쟁은 시들 유전...

  • [GMO결산] 아줌마들, GMO를 '수다의 식탁'에 올리다[GMO결산] 아줌마들, GMO를 '수다의 식탁'에 올리다

    특집과학수다팀 | 2010. 08. 18

            위험-선택-필수? 어느 장단에 춤출까      만약에 딸기에 넙치 유전자 섞는다면?  그런데 그 놈의 표시, 도무지 모르겠다  그래도 덕에 싸게 먹을 수 있지만  어쨌든 알아야 찬성도 반대도 하지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 온에...

  • [GMO결산] 쟁점4- 시민참여 소통 필수...정보 투명공개도[GMO결산] 쟁점4- 시민참여 소통 필수...정보 투명공개도

    특집사이언스온 | 2010. 08. 18

    소통 어떻게 할까             ▶ 김환석 국민대 교수·과학사회학 공공 논쟁 통한 사회적 합의에 해답지엠오(GMO)가 안전한가 위험한가 하는 논쟁은 지엠오가 처음 상품으로 시장에 나타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

자유게시판 너른마당

인기글

최근댓글

트위터 팔로우

sub2 untitl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