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공학적인 너무나 공학적인 생물학.. 대사공학"

인터뷰메모- 이상엽 교수를 만나 '미생물 화학공장과 합성생물학'에 관해 듣다




00LSY » 이상엽 교수 연구실 제공



■ 그의 목소리는 그날 따라 유난히 경쾌하고 높았으며 말은 유난히 빨랐습니다. 인터뷰를 따라가며 받아적기는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아마도 그가 주관한 세계대사공학회와, 또 처음 조직한 세계 화학기업들의 모임을 성공적으로 마친 데 대한 만족감과 홀가분함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제주에서 지난 13~18일에 열린 두 행사가 모두 끝난 뒤인 18일 오후 3시 무렵에 제주 신라호텔 커피숍에서 저명한 대사공학자인 이상엽 카이스트 교수를 만나 인터뷰 했습니다. 저는 최근에 급속히 전개되는 대사공학과 합성생물학 연구의 동향이 궁금했던 터였고, 또 준비 중인 '과학자 심층인터뷰' 기사를 위해 그를 1차 인터뷰 하려고 이곳에 와 있었습니다.


■ 이상엽 교수는 이번 대회에서 뭔가 중요한 자신감을 얻은 표정이었습니다. 미생물의 대사회로를 컴퓨터 가상세포에서 설계하고 분석하고 그런 뒤에 실제로 어떤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디자인하고 집어넣는 방식으로 플라스틱이나 숙신산 같은 물질을 분비하는 새로운 미생물을 만드는 게 그의 전공인 '시스템 대사공학'입니다. 그는 대사공학을 응용한 '미생물 공장' 시설들이 '굴뚝 화학공장'의 대안으로 실제로 세워졌거나 세워질 계획들, 그러니까 "성공 스토리"를 이번 학술대회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가 말하는 또다른 가능성은, 최근에 미국 연구팀이 인공게놈을 통째로 박테리아 세포에 집어넣어 처음으로 상당한 규모의 '합성세포'를 만들어, 각계에서 찬사와 우려를 함께 받고 있는 합성생물학과 대사공학이 이번 학회에서 본격적으로 만나게 됐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두 분야의 연구계는 그동안 서로 잘 어울리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 그가 전하는 말 중에서 중요하게 들리는 대목에는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그는 대사공학이 인간한테 유익한 여러 혜택을 줄 수 있고, 또한 그런 방향으로 연구되고 있지만, "만일에" 이처럼 미생물의 유전자를 손쉽게 설계하고 합성하고, 그럼으로써 미생물 종을 바꾸는 기술이 악용된다면 "바이오테러"의 위험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연구자 자신의 윤리 의식과 윤리 교육이 중요하다는 지론을 다시 강조합니다. 그날 있었던 인터뷰를 메모 형식으로 옮겨 이곳에 올립니다 (여러 군데에서 오탈자가 있을 수 있고, 이 교수의 말을 제대로 옮기지 못한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헤아려 읽어주세요).

 
■ <한겨레> 지면에 7월부터 연재할 예정인 `과학자 심층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요즘 몇몇 과학자들을 틈틈이 만나고 있습니다. 현대 과학은 급속히 바뀌고 있는데 대중매체의 과학 보도는 늘 익숙한 이미지에만 의존해서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지니고서, 될수록 현재진행중인 현대기하학, 후성유전학, 대사공학, 지구 기후모델 연구, 나노공학, 뇌과학 등 분야의 과학자들을 만나 과학지식의 심층에 다가서보자는 ‘야심(?)’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준비과정에서 연구실 밖에 있는 사람이 그 과학의 진수를 맛보기는 쉽지 않고, 그것을 제한된 지면에 독자들한테 전하기는 더더욱 어렵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밖에 없군요.





# 1. "2010년의 두 가지 '스텝 체인지'"


이번 세계대사공학회 그리고 별개로 진행된 세계 화학기업인 모임, 이 두 행사의 의미에 대해서 행사를 주관하고 조직했던 분으로서 총평해주신다면... 그러니까 합성생물학이나 대사공학도 예전부터 계속 돼왔던 것인데, 과장할 일도 아니고 그냥 이번 대회가 특별히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까 모임에서도 누군가 얘기했지만, 무엇보다 '성공 스토리'예요. 무슨 말이냐 하면 이제까지 대사공학 학회에서는 이런 좋은 논문 나왔고, 야 신기하고 될 가능성 있구나, 이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드디어 올해에는 이제는 (미생물 배양) 공장 지은 얘기가 나오고 짓고 있는 얘기가 나오고 내년에 지을 계획이 나오고. 이런 식으로 실제 성공 스토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 첫번째이고요...


두 번째는 기술이라는 게 선형적으로 가는 게 아니고 항상 단계 변화(스텝 체인지)가 일어나는데 올해에는 중요한 스텝 체인지가 두 개나 일어났다는 거죠. 그 하나가 저도 기여를 많이 했는데, 소위 '시스템 대사공학'이거든요. 대사공학을 하면서 우리 화학공학자들은 합리적으로(rational 하게) 디자인을 많이 했는데, 최근에는 시스템생물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을 공대 사람들이 받아들여서 대사공학에 적용했더니 엄청나게 큰 것이 보이더라 이겁니다. 앞으로 경쟁력을 가지려면 시스템 대사공학 해야 한다, (이번 학회에서는) 이런 데에 동의가 이뤄졌고요. 저도 자부심을 느낍니다.  [시스템 대사공학이라는 말을 처음 만드셨지요?].. 처음 그 말을 만들 때에는 자꾸 용어를 새로 만들지 말라는 얘기도 있었는데, 저는 뜻이 이런 거니까 그런 말이 있어야 한다 했는데, 이제는 최근에 다른 사람이 시스템 대사공학이라는 제목으로 리뷰도 쓰고, 점점 널리 쓰이고 있어요....[하나의 분야가 생기는 거군요] 하나의 분야가 생기는 거죠, 초창기이기는 하지만.


또 하나의 스텝 체인지를 맞는 게 합성생물학이에요. 합성생물학은... 대사공학 하는 사람들은 원래 있던 툴인데 별나게 그렇게 부르냐 했고, 작년 12월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서 여러 전문가들이 썼듯이 그 개념도 서로 달라요. 하지만 공통적으로 가고 있는 게 결국은 에식스(윤리)로 무장해서 합성생물학을 잘 써야 하는데 잘 쓸 수 있는 것이 바로 대사공학자들이 해왔던 거다, 그렇게 결론이 났고,. 그러다보니까 이제는 서로 존중해주고... 서로 만나야 하는 거에요, 그 첫 만남이 여기에서 대대적으로 이뤄졌고. 그런 게 아주 특징적인 거라고 볼 수 있지요.



스텝 체인지, 그러니까 그 두 가지의 '단계 변화'가 이번 학회에서 확인됐다는 거네요.


그렇죠. 그리고 그 예가 학자들이 말로만 떠드는 게 아니라 산업응용으로 간다는 거죠.



합성생물학과 대사공학은 학계(커뮤니티) 자체가 완전히 다르지요?


어느 분야이건 그렇지요. 합성생물학이 원래... 생물학에서는 '합성'이란 걸 안 했거든요, 그래서 합성생물학이라는 말이 굉장히 새롭게 들리는 거예요. 그래서 연구기금 타는 데에도 유리하고... '인공생명체' 하니까 난리가 나잖아요.  어떻게 보면 사회적 논쟁도 일으켜야 사회적 주목을 받는 것이고... 이런 게 다 결합해서 가는데... 우리 같은 공학자는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논문도 못 내잖아요, 우린 워낙 응용 쪽이니까, 그런데 거기에 나는 논문들을 보면, 빨강 형광 냈다가 파랑 형광 냈다가... 그런데 우리는 지금 그것을 최적화해서 숙신산을 만들고 이런 거 하는데... (대사공학자들이 보기에는) 이런 게 네이처에 논문으로 나고... 그러면 우리는 차라리 논문 안 내겠다, 이런 농담을 할 정도로 그런 식으로 커뮤니티가 분리가 돼 있었어요, 그런데 작년 12월에 20명 전문가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썼듯이 이제는 서로 존중하면서 머징(융합)해간다는 거지요.



대사공학에서도 합성유전자를 쓰는지... 아, 요새는 유전자 합성 자체가 쉬워졌지요...


요새가 아니고 예전부터 썼어요. 예전부터 올리고 합성해서, 그때는 비싸서 안 했던 것이지. 이미 그때에도 이미 올리고 합성해서 유전자 복제 해서 넣었다 뺐다 다 했어요. 그러니까 대사공학은 뚜렷한 목적을 갖고 어떤 생명체의 대사 네트워크, 그건 조절 네트워크도 포함되는데, 그걸 인위적으로 조작해서 우리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거에요. 그게 대사공학이에요. 화학공학과 같아요. 그러니까 어찌보면 합성생물학은 그것의 툴이지요. 제가 그렇게 얘기해서 합성생물학 쪽에서 조금 싫어했지만요.



말씀을 듣다보니까 화학자들이 나노테크놀로지에 대해서 불편해하던 때와 비슷한 것 같아요. 나노기술이 사실 화학 분야에서 다뤄오던 것이었고, 그래서 나노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때에 많은 화학자들은 불편해 했던 것 같은데...


근데 꼭 그렇게 나쁘게 생각할 필요는 없고... 사실 나노를 중심으로 보기 때문에 나노이거든요 화학은 예전에 나노도 봤지만 매크로도 본 거니까요. 그것처럼 (대사공학과 합성생물학에 대해서도) 구별해서 보고, 그리고 합리적으로 봐야겠지요.


일단 ‘대사공학’이라는 용어로 주로 질문을 드릴게요. 지금 그러면 대사공학에 하나의 툴로서 보더라도, 최근에 대니얼 깁슨이 했던 것은 합성 내지 조작, 다루는 범위가 게놈 통째가 될 수도 있다 이걸 상당 규모로 보여준 거잖아요. 지금 어느 수준까지 나아가고 있다고 보시나요, 2010년 현재에?


제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는 이렇게 할 거에요. 시스템 생물학적으로 통째로, 우리 지금까지 경험이 총결집된,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박테리아를 먼저 유전자 수준에서 디자인을 하고 그것을 합성할 거예요. 이미 있는 거에다 워터마크 넣는 그런 거 말고...  제가 보기에는, 그것은 시간과 돈만 있으면 되는 건데, 아이디어는 없이, [자연에 있는 거 그냥 모사했다는 의미이군요...] 왜냐하면 그 연구팀은 (합성세포를) 살려야 하는 게 목적이니까요, 세계 최초로.



(자연에 있는 것을 모사했다는 점에서) 창의성은 떨어진다는 말씀이네요...


아니, 세계 최초로 살렸다라는 창의성은 있어요.좋게 생각하자면 어쨌든 해낸 것이니까요. 근데 이렇게 단순하게 말할 수 없는 게 실제로는 그런 일을 하다보면 여러 난관에 봉착할 텐데, 그걸 어쨌든 데모를 해냈다는 걸 높이 사는 것이죠.



근데 교수님처럼 이걸 하겠다면 유전자가 모두 파악이 되고 어제 깁슨도 얘기했지만 어떤 기능에 하나의 유전자만 관여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 조합으로 넉아웃시켜서 어떤 효과 나오는지, 저 조합으로 넉아웃시켜서 어떤 효과 나오는지 이걸 다 파악해서 그래서 최적의 유전자 조합 세트를 찾아내고, 찾아내고, 해서 전체집합을 만들어서 최적의 최소생명체를 만들고 싶다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하던데...


대사공학자들은 그런 점에 관해선 이미 벌써 십몇 년 전에 알고 있던 것이고... 그러니까 네트워크 오브... 네트워크 오브... 이런 거거든요. 쉽게 표현하면. 그게 뭐냐면 대사 네트워크가 있고, 시그널(신호전달) 네트워크가 있고,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가 있어요. 이 세 개를 우리가 완전히 다 알지 못할 뿐더러 극히 일부밖에 모르고, 엄청난 위계적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알 수 없단 말이에요. 자, 그러면 우리 화학공학 하는 사람은 공장을 지을 때에 과연 다 알고 지어서  생산하는 거냐, 그건 아니거든요. 모르는 것은 '블랙박스' 쳐서 A가 들어갔더니 B가 나오는데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나오더라, 이런 걸 가지고서, 블랙박스 쳐놓고서 이해하는 것이거든요.


대사공학자들 중에는 화학공학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게 뭐냐면 이런 시스템을 안다는 거거든요. 바이올로지스트들은 모르면 멈춥니다. 그런데 우리는 블랙박스를 치고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시스템을 이해해서 우리 경우처럼 숙신산을 몇십 배를 증가시키거나, 이런 걸 해내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하는 방법이 뭐냐... 그러면 제가 말했던 완전한 인공생명체를 만들 수 있느냐, 그건 노(No)!... 필요한 알고 있는 유전자는  다 넣을 수 있는데 모르는 것은 어떡하느냐, 그렇게 되면 안 자라죠. 그러면 생명체가 아니죠.


그래서 우리가 만들려는 것은 인공생명체가 아니고... 사실 인공생명체를 만들 이유도 없습니다. 저는 거꾸로 자연을 존중하고 우리 선조들이 접붙이기 등등으로 해왔듯이, 그건 느린 진화(슬로 이볼루션)이고... 우리는 미생물을 굉징히 빠른 속도로 개량을 하는 거예요 자연을 존중하면서. 여기에 인에이블링(enabling, 어떤 능력을 부여하는 것)만 해주는 것이죠. 그걸 시스템 수준에서 엄청나게 해대는 것이 시스템 대사공학인 거예요.



그럼, 아까 박테리아를 합성해내겠다, 이것은 인공생명체, 그러니까 무에서 유를 만들겠다 이런 건 아니고...


이렇게 얘기해볼 게요. 대장균이 한 마리가 있는데, 그 게놈 크기가 4.4메가 염기쌍 쯤 됩니다.  만약에 제가 1메가 염기쌍을 합성해서 거기 1메가 염기쌍을 들어내고 넣어주었다, 이러면 인공생명체입니까 아닙니까?



그야... 합성방법으로 만든 유전자 조작 생물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저는 인공생명체라고 보거든요. 대장균 게놈의 4분의 1을 제가 인공합성으로 바꾸었어요. 그건 뭐랑 같으냐 하면 동물의 몸과 머리가 서로 다른 종의 것이 되는 것과 같은  규모예요, 쉽게 비유하자면. 그러면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만일 40분의 1인 100킬로 염기쌍을 바꾸면 인공입니까 아닙니까, 인공이죠. 점점 내려가도 결국은 조금만 바꾸어도 인공인 거에요. 거기에는 경계선이 있을 거예요. 근데 그게 어디인지 디파인(규정) 할 이유도 없고... 따라서 그래서 벤터연구소에서 인공생명체의 의미라는 것은 [요지는 굳이 어떤 정의를 내릴 이유는 없다는...] 네, 근데 인공생명체라 불리는 이유는 아무도 못했던 것을 해냈다는 거거든요. ... 그런데 우리 대사공학자들은 뚜렷한 어떤 용도를 보고서 그런 일들을 이미 해내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까 모임에서도 나왔지만 (이번 합성세포를 '인공생명체'로 말하며 부각하는 것은) 언론이 대중을 호도하는 거라고... 왜냐면 대중이 보는 정보가 그것이니까.



그 무렵에 <네이처>에도 전문가들의 평가가 실렸는데, 거기에 보니까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게 아니다, 자연을 모사한 것이고. 물론 그 자체는 의미가 있는데, 너무 과장해서 얘기할 필요가 없다는...


예전에도 말씀드린 것 같은데, 우리가  고분자 플라스틱을 분비하는 미생물을 만들었잖아요, 이건 두 단계거든요. 젖산을 발효해서 만들고 화학공정 돌려서 그걸 중합해서 고분자 만드는데... 이걸 왜 한 단계로 못 만들까 라는 게 학계에서 나오는 질문이었고, 5년 동안 엘지화학과 공동연구해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효소 2개를 만들어냈어요. 그래서 원하는 반응을 할 수 있게 하고, 그 대사경로(패스웨이)를 세포 안에다 넣어 만들어주고 그래서 원스텝으로 만든 게 나왔고. ... 대사공학자들은 최소한 인류에 무언가 좋은 것을 주고자 하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는 거죠.





# 2. "복잡한 화학반응을 미생물 안에서"


이번에 대회에서 조금 인상적인 게, 먼저 드는 생각은 흔히 합성생물학, 대사공학에서 얘기되는 게 희귀물질, 뭐 약물 이런 쪽에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 같은데, 희귀하고 진귀하고 그러니까요.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그런 희귀물질, 의약물질보다는 바이오연료, 고분자 이런 화합물을 대량생산하는 데로 나아가는 것 같아요. 사실 먹을거리나 의약물질은 최종 생산까지 나아가는 데 복잡하고 또 GMO처럼 논란도 많은데, 이런 화학생산품은 그런 논란도 적으니 생산단가만 맞으면 기존 산업의 모습을 바꿀 수 있다는,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제가 7년 전부터 주장하던 거예요. [그런 공장이 실제 세워지고 있는데요...] 공장이 세워지고 이런 게 이제 성공 스토리로 나오는 거예요. 그러면, 의약, 희귀물질 이런 것들은 대사공학에서 손을 놓는 거냐, 아니거든요. 우리는 계속 새로운 항생제(항균제)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고 대사공학이 그걸 하는 거예요.



근데 그런 건 변화가 덜 가시적인데, 공장이 확확 바뀌는 것은 굉장히 가시적이잖아요.


그럼요. 그러니까 화학산업이 석유로부터 나프타 크래킹을 해서 에틸렌도 만들고 이걸 중합하고 휘발유 뽑아냈던 것이 그 중에 어떤 핵심 되는 화학물질들을 바이오 기반으로 만들어내더라, 하는 거죠. 그래서 아까 세계 화학기업인들의 모임에서도 그런 얘기들이 나온 거고.



그런 공정 하나의 예를 비교해주실 수 있나요?


제가 석유화학 공정은 당장 못 그리고. 워낙 복잡해서. 예를 들어 숙신산 같으면... 저희 연구실이 끝까지 와 있으니까 ...저희가 필드 스터디에 들어가요.



숙신산은 어디에 이용하나요?


무지하게 많지요. 그걸 가지고 중합해서 플라스틱 원료로도 쓰고, 용매로도 쓰고 산업적으로 굉장히 유용한 거죠. (그림을 그려보이면서) 그러면 설탕이 됐던 포도당이 됐던, 이게 미생물에 들어간다는 말이에요. 근데 이 미생물은 이미 조작이 돼 있는 거죠. 이런 식으로... (대사회로 중에서) 증폭할 건 증폭하고 넉아웃 할 건 넉아웃 해서 ... 이 미생물을 이렇게 먹여 키우면 발효탱크에서 키우면 이렇게 (대사 산물이) 나와요. .그러면 얘를 골라내죠. 셀은 다운 시키고 액만 빼내지요, 그러면 액이 나왔잖아요. 이렇게... 여기에는 숙신산이 엑스 퍼센트 그램 있다는 말이이에요. 숙신산만 필요하잖아요. 그리고 정제한다는 말이지요. 간단한 공정이에요. 그런데 정제가 다단계가 될 수도 있어요. 부산물이 있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대사공학자들은 부산물을 안 만들게 또 공학하는 거죠. 그러면 공정에도 영향을 주어요. 그래서 기본 컨셉트가 뭐냐 하면... 미생물 먹이 단계부터 사람이 손에 쥐는 제품까지 전체가 최적화가 되게 대사공학을 한다는 거예요. . . 전체가 최적화될 수 있도록 미생물에 대사공학을 한다는 거죠.



그게 생산단가나 그런 것도 고려해서...


그걸 다 최적화하는 거지요.



그러면 기존 전통방법에서는 이런 화학물질, 저런 화학물질 넣어서 반응하고 고온과 고압에서 촉매를 넣고 반응시키고 또 정제하고.. 또 다른 공정이 이어지도 하고...


다른 공정이 가기도 하고 복잡하지요. 이게 이런 숙신산에 비해 얼마나 복잡한지는 잘 모르겠고, 일반적으로 볼 때에...



실용적으로 보면, 이 복잡한 어떤 생산공정이 미생물체 하나로 박스화되는 거네요


음...그렇지요. 한마디로 하면 그렇지요. 분리정제 단계는 기존 화학공정과 똑같고요...





# 3. "공학적인 너무나 공학적인 생물학, 대사공학"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데, 저번 뵀을 때에도 조금 들었던 얘기이지만 어떤 DNA나 유전자, 게놈, 이런 걸 두고서 이 분야에서는 굉장히 공학적인 마인드로 생각하잖아요. 파트(유전자), 디바이스(어떤 단위 기능을 하는 유전자들) , 시스템(다바이스의 묶음), 그리고 섀시(게놈이 들어가는 세포 몸체)... 근데 섀시라는 말도 실제로 많이 쓰나요?


네, 많이 쓰이죠. 근데 섀시는 우리가 못 만들어요. 효율적인 섀시를 못 만들고 있고... 어차피 살아 있는 세포(리빙 셀)는 자기 복제를 한다는 뜻이고 복제할 때 섀시를 다시 만들거든요. 그래야 두 마리가 되거든요. 섀시를 있던 것을 그대로 쓰지 않는다는 거죠. 그래서 벤터연구소가 했던 것도 세포 안의 게놈을 건드린 것이지 섀시는 안 만들고 다른 세포의 섀시에다 그 게놈을 바꿔넣어 준 것이잖아요. 그랬더니 자라서 섀시가 바귀어서 다른 종이 된 것이지요.



기초연구를 하는 생물학에서는 생명이 어떻게 탄생하느냐. 최소생명체는 뭐냐, 또 벤터 식으로 최소 게놈을 찾아나가는 이런 기초연구들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물론 실용적으로는...

 

중요하고 의미 있지요. 그런데 실용적으로는 모르겠어요. 실용적으로는 만약에 그런 정보가 제게 있다 하면, 이게 최소게놈이다 하고 주면, 거기에 우리가 디자인 프로덕트를 넣어 우리 것을 최적화하는 데 쓰겠지만... 그런데 그게 확실히 빠르게 자라느냐 이런 게 보장되야 하거든요...  최소 게놈의 정의에서 중요한 게 생존(서바이벌)이거든요. 예를 들면 30분 만에 한 번씩은 분해를 해야지 빨리빨리 자라야 생산성이 높아지지 최소게놈이라고 해서 7시간 만에 한 마리가 두 마리 된다, 그러면 안 되지요. 그러면 대사공학자들은 안 씁니다.



미생물 대사공학을 분명한 목적과 용도로만 쓴다는 말씀을 듣다보면 대사공학, 특히 화학공정에 이용하는 LMO(유전자변형생물체)도 특별히 위험할 이유는 별로 없겠네요.


'컨테인먼트' 때문에 위험할 이유는 줄어듭니다. 미생물은 어느 공장으로 제한(컨파인)돼 있고 또 그 안에서 발효기에 제한돼 있고, 거기에서 나오면 선별해서 다시 공정으로 되돌아가게 하든가 없애 버리든가 하거든요. 없앤다고는 하지만 동물처럼 윤리 문제는 없습니다. 밖으로 방출이 안 되게만 조절하면 되지요.



이런 것들은 자연 상태에서도 생존력이 있습니까?


생존력이 굉장히 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면 실험실 상황에서 성장이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하지만 또 원하지 않았는데 혹시라도 유출돼서 환경에 영향을 끼칠 걸 대비하자면  할 수 없는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에요. 밖에 나가면 온도, 영양상태가 바뀌니까 그 상태에서 생존하지 못하도록 '회로'를 바꿔줄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걸 할 이유도 없어요. 나가지도 않고요. 그리고 우리가 다루는,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균이 사람한테 간염을 일으키는 그런 균도 아니고. 그런데 만약에 하여튼 필요하다면 할 수는 있지요.



어떻게 보면, 생물체에 대한 이해에 어떤 진전이기보다는 그것을 어떤 공정에서 어떻게 응용하느냐, 그것을 어떻게 조작하느냐 하는 공학적인 개념이 더 중요하겠네요.


그게 중요한 건 맞고요. 근데 그걸 하려면 근본적인 지식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근데 그게 어디에서 오느냐 하면. 당연히 앞선 연구자들이 이미 해놓은 연구결과, 또 자기가 직접 하는 연구결과, 도 동료들이 하는 연구결과들이지요.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근본적인 것이고, 그래서 공학자가 하는 것도 생물과학자들이 하고 있는 연구결과도 알고 싶은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연구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결과가 우리가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쪽 분야의 궁금증을 푸는 데 집중돼 있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대부분 따로 기초연구를 해야 할 때가 많이 있어요.



이런 기사를, 그러니까 '미생물 화학공장' 이런 기사를 쓰다보면, 미생물과 인간생물체가 다르기는 하지만, 특히 대사회로라는 말, 디자인 이런 말을 쓰다보니까 생명체가 DNA라고 하는 유전자 프로그램이 내장된 어떤 컴퓨터나 기계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물론 실제 대사공학자들이 모든 생물체를 그렇게 본다기보다는 어떤 작업 대상을 그렇게 공학적인 측면에서 단순화해서 바라보는 것일 텐데요, 교수님의 생명관이 어떤지 그게 좀 궁금하거든요. 교수님은 과연 생명을 어떻게 볼까 하는...


생명은... 어떻게 말해야 할까... 저는 생명을 천주교 신자만큼 생명존중의 중요성을 높게 본다고 할까요. 저는 동물세포도 아직 안 건드렸어요. 미생물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뉴런도 없고...



동물세포를 다룬다고 해서 생명관이 이상한 건 아니잖아요.


물론 당연히 아니지요. ... 이렇게 보시면 돼요. 만일 그런 게 다 문제라고 본다면 사실 농업 하는 사람들도 생명관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 잘 자라는 나무 잘라서 접붙이기 하는 것도 기형 생물체를 만드는 거고. 그걸 왜 하냐 하면, 우리가 먹기 위해서... 결국은 인간이, 또 그게 모든 생명의 본성이겠지만, 자기의 생존을 위해서, 그리고 인간은 생존에 만족하지 않고 편리함, 만족감 이런 것들을 위해서 다른 생명체를 무시하면서 살아왔고, 그리고 너무 이러면 안 된다는 윤리관도 만들어냈고 그렇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대사공학 하는 사람들한테는 목적이란 게 분명해요. 어느 선은 넘지 말아야 하고 그 선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대사공학의 정의 자체가 어떤 뚜렷한 목적을 갖고 생명체를 조작해서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 목적에 키워드가 있어요. 그 목적이 인류를 풍요롭게 하거나 이롭게 하거나 우리 환경을 보호해서 후손한테 좋은 지구 물려주는, 그런 좋은 목적이 이어야 한다는 뚜렷한 목표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생명관을 다치게 한다는, 그것은 이미 목적에 위배되는 것이라 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아니, 제가 여쭈어보려던 것은 윤리 측면이 아니고 생명현상을 보는 눈이 일반인과는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서..


제게 생명은 아직도 경이롭고요, 공부할수록 더 경이로워지고... 다만 일반인이 못하는 걸 우리는 하잖아요. 나쁜 표현으로 말씀 드리면 우리는 신에게 도전하고 있는 거지요. 일반인이 보기에 생명체를 만드는 게 신이 하는 것이니까. 과학적으로 쪼개고 자연계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고, 그러니까 도전한다 그렇게 얘기할 수 있지만, 그게 나쁜 쪽으로 신을 모독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건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제가 말했듯이 원래의 투철한 목적의식과 철학을 가지지 않은 반대의, 만약에 극한적인 사람이 대사공학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해보세요. 그것은 확실히 큰 일입니다.



저번 뵀을 때에도 연구자 자체의 윤리를 강조하셨듯이...


윤리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이건 일반적인 연구자 얘기는 아닙니다. 어찌보면 과학자 중에서 일탈적인 사람을 말하는 것이지요. 이런 말이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 테러리스트 이런 사람들이...



극단적인 사람도 있을 수 있겠네요... 그러면 이 대사공학에서 계속 추구하는 목표(goal)는 영역을 넓혀가는 것, 그리고 공정을 계속 최적화 하는 회로를 짜는 것 뭐 이런 게 되는 겁니까?


아뇨. 그건 일이 진행된 것을 나중에 되돌아보며 얘기하는 게 될 거고요. 영역을 넓혀가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고요. 말씀 드렸듯이 공학자들의 연구 컨셉트에 문제가 있거나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 이런 게 나오면 그걸 목표로 잡고 연구하잖아요. 예를 들면 지금처럼,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화석연료는 아니다, 왜냐면 지구에 지금 우리 세대만 사는 게 아니고  우리 다음다음다음 세대도 쓰게 해줘야 한다, 그럴려면 굉장히 중요한 것은 아껴 쓰고. 나머지는 태양이 존재하는 한 생명체는 존재하니까 태양이 주는 이런 '리뉴얼'로부터 만들어 아껴 쓰자, 그런 개념인 것이거든요. 영역을 넓힌다는 게 그런 뜻이지요.





# 4. "가상세포, 최적화, 화학공정...그리고 실험실"


미생물의 대사회로를 아이티(IT) 분야의 반도체 전자회로에 비유하자면, 그 전자회로는...


전자회로는 100% 이해되는 회로, 이쪽은 제 생각에는 1%쯤 이해했을려나. 그 정도면 아마도 다행일 겁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유전자를 1%만 안다는 것 아니에요, 지금은 유전자 네트워크에서 그 역할도 30-40%는 알아요. 그런데 왜 1% 이하라고 말했느냐 하면, 상호작용(인터랙션) 쪽에는 그게 곱하기로 진행되는데 그 개수가... 거기에는 모르는 게 한도끝도 없이 많거든요. 그래서 인류가 존재하는 한 연구는 계속될 겁니다. 하지만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모른다고 해서 우리가 아무것도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게 시스템 생물학과 대사공학의 장점이지요.



아니, 질문하려던 것은 다른 것인데요. 전자회로도 집적화 하다보면 어느 정도 한계에 직면해 새로운 문제가 등장하고 그래서 나노 반도체 등등 새로운 영역이 나오듯이, 똑같은 집적화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생체회로도 하다 보면 어떤 한계 상황에 이를만한 그런 문제가 있나요. 예를 들어 생체회로의 복잡성 문제라든가.


(웃음) 이건 노벨상 탈 아이디어인데....농담이고요. 그건 결국은 소위 혁신적 연구(브레이크스루)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은 상식 깨는 데에서 나온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상식이 어디에서 깨질 것이냐, 결국에 우리가 지금 모든 하는 행위는 ATGC에 기반하는 것이에요. 결국은 브레이크스루는 ATGC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유전전달 물질을 활용하게 될 것이고 그 물질이 ATGC보다 더 뛰어난 물질이 된다면 인류는 그 얼마 뒤에 멸망한다는 그런 것이지요. 왜 새로운 생명체가 탄생하는 것이니까.



너무 공상과학(SF) 같은 얘기네요.


물론 그런 유전물질은 절대로 쓰면 안 되겠지요.



대사공학 실험실의 일상은 어떻습니까?


바쁘죠. 그리고 저도...



주요하게 하는 일들의 파트는 뭡니까?


파트는 첫 번째가 대사공학 원천기술. 거기에서는 기업체에서는 도저히 볼 시간도 여유가 없는, 소위 아카데믹 펀더멘털 리서치를 하고 있고요. [예를 들면?] 예를 들면 가상세포. 그다음에 유전자 조작 툴. [예전에 발표하신...] 예전이 아니고, 가상세포는 계속 업그레이드 되고 있지요. 그게 하나고요.


그 다음에 또 하나가 얘를 이용해서 실제 생산시스템 균주를 만드는 것. 이것에는 굉장히 연구주제(토픽)가 많죠, 사람도 많고. 프로덕트마다 사람들이 많이 붙어 있으니까. 예를 들면 바이오뷰탄올, 나일론 원료, 그리고 우리가 실험실 유사 이래 가져가고 있는 플라스틱, 그다음에 소위 핵심 화학물질(코어 캐미컬)로 불리는 것들, 예를 들면 숙신산... 그 외의 것들은 발표 안 해서 말씀 안 드리고... 그 다음에 식물체 2차 대사산물, 이것은 약으로도 쓰이고. 의약용이지요. 근데 거기에는 균만 만드는 게 아니고 공정까지 가져갑니다. 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다시 와서 뜯어고쳐서 공정에서 문제가 안 되게 하는 게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시스템 대사공학 혹은 시스템 생명공학이런 것을.


그 다음에 이걸 하다보니, 재조합 단백질이 의료용 치료용만 아니고 다른 용도로 쓸 것, 예를 들면 거미줄, 홍합 접착 단백질, 광학적으로 변환이 가능해서 메모리 소자로 쓸 수 있는 것... 이런 다양한 용도의 단백질 생산 이런 것들을 하고 있고요. 또 이런 것들을 만들다보니 다른 데 응용할 데를 찾다가 나노바이오텍도 하고 있습니다.



네... 오늘 얘기를 좀 정리하고서 다음에 대전에서 2차 인터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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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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