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식량난과 환경재해, GMO가 대안 -한지학 소장

다른 글: GMO와 생명조작, 그리고 식량주권 (권영근 농어촌사회연구소장) ▶ GMO 특집 전체 보기  
이번 주에는 주로 유전자변형(유전자조작) 작물이 지구촌의 식량난을 해결하는 데 어떤 구실을 할 수 있는지를 둘러싸고 상반된 두 견해를 들어봅니다. 한지학 농우바이오 생명공학연구소장은 이에 대해 지구촌 식량난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GMO가 식량문제 해결의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여러 근거들을 제시합니다. 그는 "우리나라는 벼 외에 자급을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작물을 수입하는 처지라 세계 식량난이 다가올 경우에 식량안보와 산업경제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자급자족과 식량증산을 해 GM 기술을 이용한 미래 다수확 품종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한 소장은 또한 지구온난화와 환경재해를 극복하는 데에도 GMO 기술이 적극 활용될 수 있다며 몇 가지 사례를 전합니다. -사이온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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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난 그리고 환경재해, GMO가 대안이다

한지학 농우바이오 생명공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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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질전환작물(GM작물)

상업화 14년

 

GMO, LMO, 유전자조작 작물, 유전자재조합 작물, 유전자변형 작물, GM 작물 등 여러 용어로 표현되면서 그동안 매스컴에 뜨거운 감자로 군림했던 형질전환 작물이 상업화한 지 올해가 14년째입니다.  GMO라는 단어는 사회적으로 항상 시끄러운 주제로 기억되어 있고 매스컴에서는 대부분 부정적인 면만 보도됨에 따라 별 흥밋거리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가끔 광우병이나 식중독, 조류 독감, 방사선조사 등 먹을거리에 민감한 사안들이 보도되면 덩달아 도출되어 자극적인 대접을 받는 단어입니다. 

 

그런데도 해마다 형질전환 작물의 재배면적과 재배농가의 수는 전 세계적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2009년 GMO 재배면적은 1억3400만 ha이며 GMO가 1996년 처음 경작된 이후와 비교하여 약 80배 증가했으며 총 57개국이 GMO 산물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증가일로의 현상은 왜 일어날까요? 흥미로운 점은 형질전환 작물을 재배한 농민들에게는 실제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어 농민들이 형질전환 작물을 선호하고 있다는 보고가 많아진다는 겁니다. 따라서 형질전환 작물에 대한 농민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형질전환 작물의 산업적 가치를 재조명해야 하는 동시에 사회적으로 그 장점이나 가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형질전환 작물들은 인체․환경 위해성 평가를 거쳐서 국가에서 안전성을 인정받은 것에 비해, 일반 작물들은 안전성 평가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안전한지 아닌지 사실 모릅니다. 그런데 왜 유독 형질전환 작물만 안전하지 않다고 아직도 뜨거운 감자의 대상이 될까요? 우리가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형질전환 작물 개발 기술은 특정한 유용 유전자를 식물체에 넣어서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 농업생명공학 기술로서 육종학, 원예학 그리고 농업 관련 교과서에 일반 육종기술로 정의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 분야 학생들이 공부하고 습득해야 하는 일반 지식이라는 거지요. 선진국에 있는 다국적 종자회사에서는 상업적 가치가 높은 신품종 육성에 이 기술을 응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많은 연구비를 투자하고 있으며 현존하는 육종기술 중에서 기술가치가 가장 높은 첨단기술이기에 미국을 비롯한 몇몇 소수 국가를 제외하고는 상업적 가치가 높은 고부가가치 GM 품종을 쉽게 만들어 내지는 못합니다.

 

국내 형질전환 작물 개발의 역사는 1986년 이후 농촌진흥청 산하기관인 유전공학연구소와 옛 과학기술부의 정부출연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부속기관인 유전공학연구소에서 기초 연구를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여러 대학과 국가연구소들이 참여해 여러 형질전환 작물 개발 기술에 대해서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만, 아직 국내기술로 품종화, 상업화한 것이 없습니다. 그만큼 어렵다는 겁니다.

 

이렇게 어렵고 힘든 기술을 왜 신품종 개발에 적용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이 있습니다. 신품종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원을 공급할 수 있으며 기존 품종보다 생산성이 높고 고부가가치 기능성 작물과 미래 의약산업 발전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가오는 식량대란과 환경재해에 걸맞은 작물 개발에 필수적입니다. 관행으로 해온 육종방법으로는 다수확과 환경스트레스 내성, 병충해 내성을 갖는 작물을 만들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기존에 품종을 개발하던 '관행 육종기술'은 전부 필요가 없게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미래에도 경작지가 있고 현재처럼 품종을 만들어 유통시키는 구조가 유지된다면 관행 육종기술은 항상 존재해야 합니다. 형질전환 작물도 결국은 관행 육종 프로그램에서 탄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형질전환 작물, 즉 GMO가 식량난과 환경재해 등 여러 난제를 풀 수 있는 대안 중에 가장 강력한 소재로 대두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관행 육종기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품종을 개발할 때, 관행 육종기술만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그렇게 하고, 관행 육종기술로 할 수 없는 것은 형질전환 기술을 이용하면 됩니다. 미래 농업은 이 형질전환 기술과 관행 육종기술이 접목하는 육성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나갈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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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GMO인가?

 - 개발의 당위성

 

유전공학 관련 연구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불과 약 40년 만에 사람과 동식물, 미생물과 관련한 생명공학(BT) 산업의 기초와 인프라가 창조되었을 뿐만 아니라 미래의 막대한 시장 규모가 창출되고 있습니다. 특히 농작물과 종자산업으로 이어지는 형질전환 작물은 식량-식품 산업, 친환경-바이오에너지 산업, 건강기능-의약품 바이오산업 등에 많은 영향을 줄 것입니다.

 

00hjh1‘왜 GMO를 개발해야 하는가’에 답하는 당위성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표 1). 첫째, 품종을 개발하는 관행 육종방법에는 한계가 있어, 새로운 형질을 얻기 위해서는 일반 육종방법을 넘어서야 한다는 점입니다. 둘째로 육종에 사용할 수 있는 유전자원들이 이제는 한계에 부딪혀서 새로운 유전자원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각국에서는 유전자원 유출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세계는 종자전쟁 중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GMO 개발이 필요합니다. 셋째로 GMO는 높은 생산성과 대량생산으로 기아에 굶주린 사람들의 세계 식량난을 극복할 것입니다. 넷째, GM기술을 이용하면 고부가가치의 기능성 작물이 가능합니다. 즉 병충해에 강하거나 기후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작물을 개발할 수 있다는 거지요. 물론 일반 관행육종으로 가능한 경우도 있으나 이것이 한계에 부딪칠 때는 GM 기술을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섯째로 GM 기술로 고부가가치 의약 원료와 단백질을 확보할 수 있어서 건강 유지와 치료 분야에서 향후에 엄청난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섯째는 병충해 방지 작물을 개발하면 농약을 덜 사용함으로써 GM 작물이 친환경 작물로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여러 가지 다양한 유전자로 다양한 작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생물다양성이 확보됩니다.  일곱 번째로 바이오에너지 개발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작물에서 나오는 여러 폐기물을 이용하여 에너지 대체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여덟 번째로 고품질 품종으로 다수확이 가능해지면 농가 소득이 증대됩니다.

 

아홉 번째로 선진국을 포함해 인도, 중국 등에서 형질전환 작물 개발에 엄청난 연구와 투자를 하는 데 비해 국내 연구투자 비용은 너무 미약합니다. 우리만 안 하면 결국 모든 국제 경쟁력에서 국내 농업의 위치는 사라질 겁니다. 따라서 형질전환 작물 개발 기술이 미래 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는 것을 기정사실로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GM 작물 개발 연구투자와 기술 및 산업화에서 한국이 많이 뒤떨어져 있는데 더 이상 여기에서 낙오되면 그 산업적 여파는 매우 큽니다.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을 지금처럼 등한시하면 어쩔 수 없이 중국산 김치를 수입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향후에는 중국산 GM 김치를 수입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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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는

식량문제의 해결 대안

 

00hjh2앞으로 지구상에 인구 팽창으로 말미암아 식량문제가 심각할 것이라는 경고는 수없이 많이 보고되었습니다. 유엔 보고에 의하면, 현재 지구 인구가 2009년 기준으로 67억 명이며(표 2), 해마다 6천만명이 새롭게 태어납니다. 그리고 현재 전체 인구의 37억명 인구가 영양 결핍에, 9억여 명이 기아 상태에 있으며, 해마다 1800만 명이 기아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2009년을 기준으로 볼 때 현재 식량보다 50%가 증산이 되어야 세계 인구를 영양 결핍과 기아에서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2025년에는 지구 인구가 80억명이 될 예정이며 식량 생산량은 현재보다 100% 더 필요합니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하는데 인구증가가 식량생산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농토는 제한되어 식량 부족 현상은 당연한 현상이지요.

 

개인당 식량 생산이 곡류의 경우에 지난 20년 동안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다 같이 인지해야 합니다. 2050년에는 현재 지구 식량 생산의 150%가 증산되어야 인류를 먹일 수가 있는데 이는 현재의 관행 육종기술로는 불가능합니다. 즉 일반 유전자원을 이용하여 관행육종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이런 내용은 GMO를 반대하는 분들도 인지를 해야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경작지가 2050년에는 2배로 감소하기 때문에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해 생산량이 많은 품종을 개발하는 방안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농업적으로, 학문적으로, 경제적으로 다른 방안이 있으면 알려주기 바랍니다. 물론 GMO가 아니더라도 DNA 분자표지를 이용한 분자육종기술이 여러 고부가가치 품종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유전자가 여러 개 필요한 형질에는 육종에 한계가 있으며 유전체 연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현재 품종개발 측면에서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관행육종 + 유전체육종(DNA 분자표지 포함) + GM기술의 접목”이며 이미 다국적 종자기업에서는 이렇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GM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를 전 세계적으로 조사한 결과, 제초제 저항성이나 Bt 유전자(해충저항성 유전자)를 이용한 GM 작물들이 일반 작물 재배농가보다 더 높은 수확량을 나타냈다고 보고되었습니다(Nature Biotechnology, 2010). 총 168건의 GM 작물과 일반작물과의 수확량 차이를 보았을 때, 124건은 높게, 32건은 차이가 없으며, 13건은 오히려 줄었다고 합니다(표 3). 따라서 전반적으로 재배 농가에 이득을 준 것은 사실이며, 특히 개도국에서 선진국보다 더 많은 이득을 보았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해충 저항성 GM 옥수수의 평균 수확량이 일반 옥수수보다 16%나 더 많았고, 해충 저항성 면화는 무려 30%나 더 높았다고 보고되었습니다(표 4). 또한 제초제 저항성 옥수수는 85%, 제초제 저항성 콩은 21%나 더 높은 수확량을 나타냈습니다. Bt와 제초제 저항성 특성 이외에도 향후 유전체 분석으로 유전자들의 기능을 더 많이 알게 되면, 생산성을 높게 할 수 있는 유전자들을 동정하고 모아서 ‘맞춤 디자인’으로 다수확 GM 작물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GMO 개발 분야가 현재 과학으로서는 미래 식량난 해결에 가장 큰 대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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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전쟁, 종교분쟁, 테러 등등 인류의 삶을 어둡게 만드는 요소가 너무 많으며 국제적으로 부자와 가난한 자와 격차가 더욱 더 심화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인간으로 태어나서 기아와 굶주림으로 죽지 않도록, 아프리카와 중동, 인도, 동남아시아, 북한 등에 농업혁명을 가져올 수 있는 연구개발이 주력되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GM 작물이 어떻게 빈민을 굶주림에서 해방시킬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GMO는 소수의 다국적 기업만이 배불리게 되어 있고 국제적 경제와 정치적인 갈등이 난무하는 이권 다툼에서 실제로 가난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혜택이란 없다고 말합니다.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맞는 얘기이며 현재로서는 특정 국가나 기업이 배를 불릴 것이고 GM 작물 관련 기술 특허가 독점화되어 일반인한테 혜택이 바로 가기는 힘듭니다. 자유무역 상태에서 어쩌면 당연한 얘기입니다. 그렇다고 다국적 종자기업한테 돈을 많이 벌고 있으니 아프리카의 빈민들을 굶주림에서 살려내야 한다고 요구하지는 못하지요. 이건 국내 특정기업인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보고 같은 얘기를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GM 작물 개발은 부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현재 GM 작물 재배 농민의 90%가 개도국에 있으며 수집된 자료들을 분석해보면 GM 작물 재배가 개도국 농민들에게 지속적으로 경제적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2002년에 어처구니가 없는 사건이 하나 있었는데, 인도적인 측면에서 미국이 무상으로 GM 옥수수를 보낸다고 하니까 몇 아프리카 나라들(모잠비크, 잠비아, 짐바브웨)이 GM 작물은 유전자조작 식품. 즉 독성을 지니기에 안 받겠다고 했습니다. 국민은 굶어죽고 있고 풀뿌리도 먹는 판에 전 세계 국민이 먹고 있는 GM 작물을 안전하지 않다고 거부한 것은 GMO를 거부하고 있던 유럽 국가들에게 농산물을 수출하는 길이 어려워질 수 있고, 또한 부수적으로 부패정부의 돈줄이 막힐지 몰라서 일어난 정치적인 쇼이었습니다. 향후에 더 심각해질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 정치, 이권, 상업성을 떠나서 인도주의 차원에서라도 GM 작물을 개발해 가난과 기아를 대물림 받지 않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현재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옥수수 69%, 면화의 92%, 대두의 80% 이상이 GMO입니다. 우간다에서는 민간 및 공공 부문의 과학자들이 다국적팀을 구성해 비타민 A, 비타민 E, 철분이 강화된 바나나 품종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바나나는 우간다의 주식 작물로서, 이번 연구가 성공하면 수백만 명에게 훨씬 나은 품질의 음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바이오카사바 플러스(BioCassava Plus) 프로젝트는 사하라 이남 지역에 사는 2억5000만 명 사람들이 주요 칼로리원으로 삼는 카사바의 영양 성분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슈퍼 카사바’를 나이지리아에서 시험 재배하였습니다. 이밖에 아프리카 수수 생체영양소 강화(Africa Biofortified Sorghum) 프로젝트는 5억 명 이상의 인구가 주식으로 삼는 수수의 아미노산, 비타민, 철분, 아연 성분을 강화한 수수 품종 개발 프로젝트입니다. 

 

선진국들은 일찍이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종자개량을 통한 식량증산에 힘써 왔습니다. 어느 나라건 식량안보 문제를 제일 중요시하고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벼 외에는 자급을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작물을 생체든 종자든 가공한 상태든 수입을 하는 처지라 국제적으로 식량난이 다가올 경우에는 그것이 식량안보 및 산업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우리 국민의 기초 식량의 자급자족과 식량증산을 위한 첨단 종자육성이 국가 정책으로 재조명받아야 하며 특히 GM 기술을 이용한 미래 다수확 품종 개발에 주력해 국제 경쟁력에 맞서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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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는

환경재해를 해결할 대안

 

지구 지표 부근의 대기와 바다의 평균 온도가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지구온난화 현상은 최근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1880~2000년 기간에 약 섭씨 0.8도 상승했으며, 특히 1980~2000년의 20년 사이에 0.4도나 가파르게 증가하였습니다(그림 1). 지구 표면의 온도 상승은 해수면 상승을 초래하고, 이는 다시 강수량을 변화시켜 가뭄, 홍수 등의 기상이변을 일으킴과 동시에 빙하 해빙과 이에 따른 생태계 변화를 일으키는 등 인류를 포함한 지구상 생물의 생존에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보고서는 지난 100년 사이에 온난화로 인해 해면 수위는 10~25㎝ 상승했으며, 온난화에 의해 지구 평균온도가 1.5∼2.5도 상승할 경우에는 동ㆍ식물의 약 20∼30%가 멸종할 위험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하였습니다.

 

00hjh11 » 그림 1. 매 5년간 지구 표면의 온도 변화. IPCC 자료

                          

따라서 세계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위기의 가능성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상황 이외에도 온난화에 따른 기후 환경변화의 스트레스 때문에 작물 재배에 상당한 문제점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온난화가 되면 설상가상으로 병해충 피해가 극심해집니다. 이런 종합적인 문제로 2050년에는 기후 온난화와 사막화로 인해 세계의 식량 생산 능력이 3분의 1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결국 식량난의 악순환이 나타날 것입니다.

 

2010년 3~5월에 우리나라에서는 저온과 일조량 부족으로 말미암아 채소, 화훼, 과수 재배면적의 30%가 피해를 입었으며 딸기, 토마토, 배, 수박, 참외, 녹차, 복분자, 양파, 복숭아 등 많은 작물의 수확량이 떨어졌으며 덩달아 채소․과일값이 급등하였습니다. 국내 종자회사의 육종연구원들은 나름대로 최고의 육종기술을 이용해 품종을 만들고 있지만, 이렇게 환경재해에서 오는 문제점을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그런 품종을 만들기가 거의 불가능한데, 거듭 강조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자연재해에 내성을 가진 유전자원이 없기 때문입니다. 농가나 종자회사에서는 환경재해(가뭄, 홍수, 냉해, 더위) 또는 병충해에 이길 수 있는 작물의 육종 개발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으나, 현대 육종에서는 GM 기술(유전자변형)만이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연구비가 없어서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다국적기업에서는 새로운 육종 소재 개발을 위해 이미 GM 기술을 많은 작물 육종 프로그램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사막에서 잘 자랄 수 있는 작물, 추운 냉대에서 재배할 수 있는 작물, 가뭄에서도 자라는 작물, 홍수로 물에 오랫동안 잠긴 채로 살아날 수 있는 작물, 바닷물로 재배가 가능한 작물은 상상이 아니고 현실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사막에서 잘 자라고 있는 선인장이나 특정 식물에서 관련 유전자를 전이하든지, 북극해양 아래에서 사는 조류에서 내한성 유전자를 전이하든지, 바닷물 염도에서 잘 견디게 할 수 있는 유전자를 전이하든지 등 얼마든지 환경재해에 저항하는 작물 개발이 가능합니다. 이런 작물들은 사라져가는 경작지를 넓혀갈 수 있습니다. 소금기 많은 간척지, 황량한 버려진 땅, 추운 지역에서도 작물 재배를 가능하게 할 것이며 이런 작물들은 10~20년 안에 우리 실상에 다가올 것으로 예견하고 있습니다.

 

지난 14년 동안 2종류의 형질(Bt, 제초제저항성)만 이용해 대부분의 GM 작물이 상업화되었지만 몬산토 같은 다국적 기업들은 2012년부터 새로운 GM 작물인 가뭄 저항성의 옥수수와 벼를 상업화할 겁니다. 환경스트레스 내성으로는 처음으로 출시되는 GM 작물이기에, 온난화의 상황에서 농업경제적으로 적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 일반적으로 다국적기업에서는 Bt, 제초제 저항성 그리고 가뭄 내성 형질이 다 들어 있는 품종을 상업화할 겁니다. ‘복합형질’이기에 그 가치는 배가되며 다른 품종들과 경쟁력에서 차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온난화로 온도가 올라가면 한반도와 중국 중남부가 아열대지역으로 바뀔 수 있는데, 이럴 경우에 병충해가 더 극성일겁니다. 현재 지구에서 1년에 병충해로 잃어버리는 농작물의 양은 전체 수확량의 약 30%를 차지한다지만, 온난화가 되면 새로운 종류의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균들이 작물들을 공략할 것이고 해충들이 득시글하여 결국 생산성을 크게 줄일 겁니다. 특히 해충 중에서 흡충인 진딧물, 총채벌레 등이 온갖 피해를 주면서 바이러스의 전이 매개체로 역할을 할 겁니다. 농약을 사용하여 막을 수 있겠지만 친환경이나 유기농법은 많은 타격을 받을 겁니다. 이런 병충해 예방의 경우도 역시 관행 육종방법으로는 역부족입니다. 유전자원 부족으로 품종개발이 어렵다는 겁니다. 오직 유일한 방법은 병충해 저항성 유전자를 여러 생물체에서 분리하여 GM 기술을 이용하여 개발하는 GM 작물입니다(그림 2). 그림 2처럼 단 한 번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도 좀나방에 피해가 전혀 없는 GM 양배추라면 매우 친환경적 품종이라고 할 수 있지요. 농민 입장이라면 어떤 양배추를 재배하겠습니까?

 

00hjh122 » 그림 2. 좀나방 저항성인 GM 양배추(오른쪽)와 일반 양배추(왼쪽). 일반 양배추는 좀나방에 피해를 입어 상품가치가 없음. 자료/ 농우바이오 제공

 

작물이 바이러스에 피해를 있었을 경우는 방제약이 없어서 거의 방치 상태로 피해를 봅니다. 우연히 바이러스 내성에 관련된 육종 소재가 있어 바이러스 내성 품종을 개발했다고 해도 바이러스의 경우는 새로운 변종들이 항상 나오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영원히 내성을 갖는 품종을 만드는 것은 육종가의 꿈입니다. 그림 3의 GM 고추는 현존하는 ‘CMV 바이러스’ 2가지 종류들에 동시에 내성을 갖는 고추입니다. 농민입장에서 어떤 고추를 재배하겠습니까?

 

00hjh13 » 그림 3. 바이러스에 매우 강한 GM 고추와 일반 고추의 비교. 자료/ 농우바이오 제공

 

이렇듯이 온난화에 대비하여 작물을 보호하고 세계적 식량위기 극복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생명공학 기술(GM 기술)에 의한 내한성, 내냉성, 내한발성, 내염성, 내병충해 작물의 개발입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재배가 가능하고 양과 질 면에서 우수하고 병에 강함으로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작물들을 개발하여야 함은 육종가로서 당위적 목표입니다. 운이 좋아서 지구상에 온난화 현상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고 환경재해가 없다고 해도, 아프리카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기후, 토질, 환경의 악조건 때문에 관행육종으로 농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곳이 많습니다. 이런 지역들은 그동안 농업개혁과 변화보다는 척박한 사막지역, 황량한 건조지역으로 그냥 남아 있었기 때문에 여기에서 재배 가능한 GM 작물을 개발하고 보급해야 합니다. 일반 육종방법만으로는 식량난, 기아, 환경재해로부터 영원히 벗어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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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GMO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사회적 배려를

 

인류가 이 지구상에서 문명을 만들기 시작한 이후 제일 중요시한 목표는 안정적인 먹을거리 해결이었으며, 따라서 자연의 식량자원 수급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인 동․식물의 육종은 필연적이었습니다. 또한 사람이 태어나고 살고 병나고 죽을 때의 생노병사 과정은 본능적이기 때문에 인간의 영생 또는 생존에 대한 열망은 과거나 지금이나 같겠지요. 지난 약 1만년 동안 이루어졌던 인간의 농업ㆍ생물학ㆍ의학 역사를 돌이켜 보면 더 나은 생노병사를 추구할 것으로 기대하는 바, 인간의 기본 생존을 위한 관련 산업은 계속 발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GMO 개발은 이런 산업적 욕구에 발맞추어 적절히 탄생하였으며 사람의 먹을거리, 질병, 환경보호를 책임질 수 있는 현대 문명이 낳은 최고의 걸작품 중에 하나로 인정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완벽하고 영원한 기술은 없으며 계속 과학이 발전함으로서 교정이 되겠지요. 그러나 GMO에 대한 진면목을 보여주기도 전에, 너무 부정적인 면이 앞서는 국내 풍토에서 이 분야 연구자들의 목소리가 너무 작아져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왜 GM 작물이 미래 식량난과 환경재해 등 여러 난제를 풀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재조명을 받아야 하는지를 과학적 상식에 준해 이해와 고찰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GM 작물을 개발하는 연구자들은 일반 시민사회가 이 유전자 변형체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알려야 하며 그 결과물에 대한 책임을 져야합니다. 또한 시민사회가 품고 있는 GM 식품 안전성에 대한 ‘불확실성’ 불안을 완벽하게 해결해야 하며, 안전성 검사에 대한 방법과 실험결과를 과학적으로 정당화하고 객관화할 수 있도록 하며, 일반 시민이 요구하는 안전성 규제 등에 관해 함께 협의해야 합니다.

 

특히 GM 수입품을 서류로만 평가해서 수입 허가를 내주는 평가기관에서 가급적 일반 시민에게 많은 자료를 공개하고 알리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시민사회에서는 GM 작물이 향후 인류 복지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인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과학을 공부한 수많은 연구개발자들이 미래를 걱정하면서 왜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이해해주시기 바라며 모든 찬반의 판단은 현존하는 과학적 근거에 의해 결정하도록 해야 합니다.

 

찬반과 서로 다른 대립이 존재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입니다. 다만 서로 평행선을 한 없이 달리지만 말고 그 폭을 좁히고 언젠가는 과학적 이해와 사회적 배려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상호 보완적 합의가 도출되어 더욱 성숙한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한지학 박사 (주)농우바이오 생명공학연구소장 00H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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