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GMO 안전성은 관리될 수 있다 -김해영 교수
GMO 우려와 거부감이 과장되지는 않았는가? 김해영 경희대 교수(식품공학과)는 "현재 GMO 안전성 평가는 의무화되어 안전성 심사를 통해 승인된 제품만이 유통된다"며 안전성은 충분히 관리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안전성의 문제는 또한 여러 분석, 심사, 평가를 거쳐 사전에 예측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GMO가 작물 뿐 아니라 의약품 생산과 산업용 미생물 등으로 널리 활용되는 다양한 연구개발 분야를 전하며 "GMO는 이미 우리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되었다"고 강조하는 김 교수의 말을 들어보지요. -사이언스온 |
GMO의 개발 현황과 안전성 시스템
김해영 경희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
우리가 식품으로 사용하는 GMO에 대한 막연한 우려 또는 거부감과는 달리, 다른 많은 산업 분야에서 GMO는 개발돼 이용되는, 이미 우리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유전자재조합 기술이 적용되어 만들어지는 GMO는 식량 생산과 관련된 농작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미생물과 동물세포, 동물 등 적용되는 생물도 다양하며 용도도 또한 의약품, 산업용 등으로 다양합니다.
이 글에서는 GMO가 어떻게 개발되는지, 어느 분야에 이용되는지에 대해 개략으로 살펴보고, 식품으로 사용되는 GMO의 안전성에 대한 주요 이슈와 안전성 관리 시스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GMO는
어떻게 개발되나
GMO는 생명공학적 기법을 써서 개발하고자 하는 식물의 세포에 유용한 유전자를 주입해 그 유용 유전자의 특성을 나타내게 한 것입니다. 세포에 주입하는 유용 유전자의 크기는 원래 생물체가 갖고 있는 유전자 크기의 100만분에 1보다 작으며, 생물 현상에는 관여하지 못하고 특정 유전자만 발현할 수 있는 미세한 조각입니다.1973년 유전자재조합 기술이 개발된 이후 GMO를 만드는 기술은 20년 이상 발전되어 매우 간편화되었으며, 여러 생명과학 분야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GMO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동물, 식물, 미생물 등을 대상으로 삼아 유용한 특성을 지닌 유전자를 탐색하기 위해 디엔에이(DNA)를 추출합니다. 추출된 DNA에서 해충저항성, 제초제내성, 바이러스저항성 유전자처럼 GMO 개발에 쓸 수 있는 유용한 특성의 유전자를 찾아냅니다. 이어 제한효소(restriction enzyme),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기술 등을 이용하는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써서 원하는 DNA 단편을 '벡터'라 불리는 운반체에다 재조합하게 합니다.
다음은 형질 전환을 일으키고자 하는 작물의 세포 안에서 유전자총법, 아그로박테리움법, 전기충격법 등을 써서 유용 유전자가 실린 벡터에 의한 대상 작물의 세포에 형질 전환을 일으킵니다. 새로운 유전자에 의해 형질이 변화된 세포만을 선별하는 과정이 이어지고, 선별된 형질 전환 세포를 조직배양 합니다. 배양된 세포가 식물체로 재분화하면 그 중에서 원하는 개체만을 선별합니다. 그림 1에 아그로박테리움법에 의해 형질전환체 과정을 보여줍니다. 선별된 개체는 인체 안전성과 환경 위해성 등을 평가하고 국가가 지정하는 기관의 심사를 거쳐 해당기관에 품종등록 및 허가를 받아 상품화합니다.
GMO는 농산물 외에
의약품, 오염정화 기술 등에도 활용된다
의약품 분야
인류의 건강 부문에 최초로 도입된 GMO는 의약물질을 생산하는 미생물이었습니다.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동물의 인슐린 유전자를 미생물에 삽입, 발현해 생산된 한 것으로서, 1982년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처음 승인했습니다. 그 이후에 미생물이나 동물세포에서 생산하는 성장호르몬, B형 간염 바이러스 백신, 인터페론처럼 다양한 유전자재조합 단백질이 개발돼 인체 건강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되어 현재까지 저렴하게 생산되고 있습니다.
식물 분야에서 GMO는 항원, 항체 등 유전자재조합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에도 활용됩니다. 주사 접종 대신에 식물을 섭취해 병을 예방·치료하게 하자는 '분자약농(Molecular pharming)' 분야에서는 옥수수, 시금치, 담배, 양상치, 토마토, 콩, 감자, 바나나 등에서 여러 질병의 백신(예컨대 치주염 예방 백신, 돼지콜레라 백신, 구제역, 간염백신, 에이즈 백신, 조류독감 백신, 광견병, 장티푸스 등)을 생산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런 분야의 활성화로 농촌진흥청 '바이오그린21' 사업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생산하는 담배와 토마토를 개발하고 산업화하는 것을 모색중에 있습니다.
식품첨가물 분야
또한 GMO는 비타민이나 효소, 아미노산 식품첨가물 등을 생산하는 데에도 이용됩니다. 예컨대, 치즈 제조에 필요한 응고제인 '응유효소'는 예전에는 송아지 위장에서만 얻을 수 있었지만, 미생물에서 생산한 유전자재조합 응유효소가 개발돼 1990년 상업화되었습니다. 현재 유전자재조합 응유효소는 영국, 미국 등에서 생산되는 치즈의 80~90%는 물론,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식물 섬유소인 셀룰로스를 분해하는 셀룰레아제라는 효소는 포도주, 주스는 물론이고, 섬유가공, 제지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는데, 유럽에서만 5종 이상의 셀룰레아제가 GM 미생물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식품첨가물로 전분분해효소, 지방분해효소, 펙틴분해효소, 응유효소, 비타민 등 모두14개가 안전성승인심사를 거쳐 사용이 허가된 상태입니다.
식품 농작물 분야
GMO가 이용되는 또 다른 분야는 농작물입니다. 1994년 미국 FDA에서 승인된 무르지 않는 토마토, 1995년 승인된 제초제 내성 콩이 대표적입니다. 1996년 GM 콩이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한 이후, 콩, 옥수수, 유채, 면화로 대변되는 농작물용 GMO 재배는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인도, 캐나다, 중국 순서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국제생명공학응용정보서비스(ISAAA)에 의하면, 2009년에 농작물용 GMO의 재배는 전세계적으로 25개국에서, 1,400만명의 농민에 의해 1억3,400만 ha의 농지에서 재배되었습니다. 이것은 2008년에 견주어 면적으로는 900만 ha, 비율로는 7% 증가한 수치이며, GMO의 상업화가 시작된 1996년과 비교하면 재배 면적이 80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주요 4대 작물의 재배 면적을 따지면, GM 콩은 전체 콩의 재배 면적인 9,000만 ha의 4분의 3에 해당하고, GM 면화는 전체 면화 재배면적인 3,300만 ha의 2분의 1, GM 옥수수는 전체 옥수수 재배면적인 1억 5,800만 ha의 4분의 1, GM 카놀라는 전체 카놀라 재배면적인 3,100만 ha의 5분의 1을 차지합니다. 이런 증가 추세로 볼 때에, 앞으로 GMO의 생산면적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특히 4대 작물에서는 GMO가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재배가 허용된 GMO는 없습니다만, 세계적으로는 콩, 옥수수, 유채, 면화, 파파야, 사탕무 등 기존 GMO 이외에 중국이 자국에서 개발한 GM 쌀을 2009년에 재배 승인했고, 2010년 3월에는 산업용 GM 감자의 재배를 유럽연합이 승인하는 등 GMO의 종류도 점차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초제 내성, 해충 저항성이 기존의 GMO을 대표하는 특성이었던 것에 비해, 비타민 함량 강화, 트랜스 지방산 감소, 가뭄 스트레스에 견디는 특성, 식물병에 견디는 특성, 곰팡이에 견디는 특성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명지대학교 김주곤 교수팀이 트레할로스 생합성 유전자 등을 이식하여 가뭄에 견디는 GM쌀 등 새로운 기능성을 더한 농작물들이 개발되었습니다.
한편, 현재 재배되고 있는 GMO는 미국 또는 유럽의 기업들에 의해 개발된 품종의 비율이 크지만, 그 개발 또는 사업 주체는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2009년 유럽연합공동연구센터(JRC)의 보고를 보면, 재배되는 GMO 종류가 2008년 33종에서 2015년 124종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아시아 국가들에서 개발되어 재배된 농작물용 GMO가 2008년 9종에서 2015년 54종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었습니다. 이미 농작물용 GMO를 재배하고 있는 중국, 인도 이외에도 일본을 포함해 많은 국가들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특히 중국의 경우에는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미 GM 면화, GM 파파야, GM 토마토, GM 파프리카 등을 재배하여 소비하는 중국에서는 2008년 30억 달러 규모의 특별 연구비를 승인해 2020년까지 새로운 농작물용 GMO를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산업용 분야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한 식물은 화훼, 바이오 연료, 환경 중 중금속 등 오염물질 제거용 식물 등으로 그 용도도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유전자재조합 화훼로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파란색 카네이션과 장미(그림 3, 맨위 사진)입니다. 이들 화훼류는 일본 산토리주식회사의 자회사에 의해 개발된 것으로서 1996년 첫 출시되었는데, GM 카네이션 4종은 일본과 유럽연합에서도 판매가 허용되었고, 지금까지 세계에서 7,500만 송이 이상 판매될 만큼 수요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마약 성분이 없는 GM 양귀비도 조만간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식물 오염정화 기술(phytoremediation)은 중금속 등으로 오염된 토양에 특정 식물을 재배하여 오염 물질을 제거함으로써 토양을 정화하는 기술입니다. 중금속 등이 심하게 오염된 토양에서는 식물도 자라기 어려우므로, 중금속에 잘 견디도록 유전자 재조합기술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토양 중 중금속을 제거하는 포플러 나무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종류 이외에도 개발이 진행중인 GMO들은 식품가공 산업에 이용되는 다양한 종류의 효소단백질, 생체고분자, 지방산, 왁스, 유지, 항산화효과가 높은 작물, 각종 질병치료용 단백질 등의 의약품을 생산하는 작물 등 실로 다양한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GMO 안전성 논란,
어떤 사례들이 있고 대응의견은 뭔가
GMO 안전성에 관해 여러 논란의 사례들이 있습니다. GMO 안전성에 대해 제기되는 의문들과 그에 대한 대응 의견을 정리했습니다.
해충저항성 GMO의 안전성 논란
해충저항성 유전자를 지닌 GMO는 해충이 먹으면 죽게 하는 성분을 지녀 인간에게도 안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이런 해충저항성 GMO에 삽입된 살충성 형질의 유전자는 토양미생물인 바실러스 튜린겐시스(Bacillus thuringiesis)에서 유래한 'Bt 단백질'을 말합니다. 곤충의 소화관내에서 알칼리성 소화액에 의해 Bt 단백질이 분해되어 활성형이 되면, 이 분해된 펩타이드(작은 단위의 단백질 조각)가 곤충의 수용체(receptor)와 결합해 소화관에 구멍을 뚫어 곤충을 죽게 만듭니다.
그런데 사람의 경우에 소화관내의 환경은 산성이거나 중성이어서 Bt 단백질이 활성화하기 어려우며, 소화관내 단백질 분해효소에 의해 쉽게 아미노산으로 완전 분해됩니다. 또한 소화관에도 Bt 단백질의 수용체가 없어 소화관에 손상을 주지 못함이 밝혀져 있습니다. 바실러스 튜린겐시스의 이런 단백질 특성을 이용해 1930년대 후반부터 이 미생물은 '미생물농약'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유기농작물 생산에서 이용되고 있을 만큼 Bt 단백질은 안전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GM 감자의 면역성 논란
영국 로웨트연구소의 푸스타이 박사는 1998년에 쥐에게 렉틴 유전자를 삽입한 GM 감자를 먹이는 실험을 수행해 GM 감자가 쥐의 발육기능과 면역력, 위장 기능 등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에서 사용된 GM 감자는 잭콩(jackbean)과 아네모네(snow drop)에 존재하는 렉틴을 만드는 유전자를 삽입해 만든 것입니다. 렉틴은 진디물이나 선충류의 공격으로부터 식물을 지키는 작용을 하는 단백질로서, 특히 잭콩에서 정제된 렉틴은 면역세포에 대해 독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푸스타이 박사는 이런 GM 감자를 횐쥐 5마리에게 110일간 먹였으며 그 결과로 잭콩 유래 유전자를 삽입한 감자를 투여한 흰쥐에서 경도의 발육 부진과 면역 기능 억제가 관찰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는 국제적으로 GMO의 안전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에 1998년 로웨트연구소와 1999년 영국 왕립협회는 푸스타이 박사의 연구결과를 검증해 푸스타이 박사의 결론이 잘못되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또한 다른 나라 과학자들도 반박 논문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푸스타이 박사가 실험에 사용한 GM 감자는 학문적인 용도로 개발한 것으로 지금까지 상업화된 바가 없으며, 또한 삽입된 콩의 렉틴 유전자는 영양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항영양소로 그 자체가 인간에게 바람직한 물질이 아니라고 알려져 있으며, 사람들은 이런 성분을 지닌 콩의 특성을 이해해 콩을 날 것으로는 섭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사례는 인간이 섭취하지 않는 GMO를 연구대상으로 하여, 마치 GMO 그 자체가 안전성 문제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과학적으로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한 사례입니다.
GM 콩의 발육저해 논란
러시아 과학아카데미의 에르마코바 박사가 2005년 10월에 러시아 비정부단체가 연 GMO 심포지엄에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GM 콩을 먹은 경우가 일반 콩을 먹은 경우에 비해 생후 3주 안 사망률이 6배 높았고, 일부는 저체중 상태를 보인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영국 식품기준청은 에르마코바 박사 연구결과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또 4세대에 걸친 GM 콩의 영향에 대한 마우스(mouse) 실험에서 GM 콩이 마우스의 사망률이나 성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이미 2004년 공식 논문으로 발표된 바 있습니다. 또한 국내 언론사가 직접 에르마코바 박사를 인터뷰한 내용을 방송하였는데, 실험에 사용한 GM 콩을 햄 공장에서 얻었다고 했으나, 그 콩의 특성을 직접 확인하지 않아 실험소재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GM 콩은 상업화한 지 10년이 지났으며, 전세계에서 재배되는 콩의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이 콩에 의해 사람이나 가축에게서 위해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지금까지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2001년 GM콩 이벤트 RRS을 안전성 승인된 이후, 10년이 지난 2010년인 올해 10년간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보고되지 않아 안전성에 대해 재승인을 하였습니다.
GM 면화의 독성 논란
GMO가 위해하다는 입증 자료로서, 대중매체를 통해 인도의 안드라 프라데시(Andhra Pradesh) 지역의 양과 염소가 해충저항성 GM 면화를 먹고 죽었다는 보고가 전해진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해충저항성의 Bt 단백질은 특정 곤충에는 작용할 수 있지만 양이나 염소에는 작용하지 않으며, 만약 GM 면화 때문에 양과 염소가 괴사하였다면 GM 면화를 키우는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사례가 발생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GM 면화를 재배하는 중국,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미국 등 다른 나라와 인도의 다른 지역에서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였다는 보고는 없었습니다.
인도의 규제기관인 유전공학승인위원회는 “어떠한 연구보고서나 분석으로도 인도 안드라 프라데시 지역에서 발생한 양, 염소 죽음의 원인이 GM 면화라고 결론지을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인도 안드라 프라데시의 농업장관은 “과학자들은 이미 양, 염소의 죽음이 GM 면화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에 안드라 프라데시에서 GM 면화의 금지조처조차 내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인도 언론에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단체, 언론사, 학계의 대표단이 직접 그 지역을 방문하여 양이나 염소의 죽음이 GM면화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현지 농민 및 공무원들에게 확인하였습니다.
GM 옥수수의 독성 논란
2005년 영국 일간신문 <인디펜던트>에 ‘GMO 연구보고서에서 인체 위해성 밝혀지다’라는 내용을 전하면서 유전자재조합 옥수수를 먹인 쥐의 혈액과 신장에서 비정상적인 독성이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같은 날, 우리나라에서도 ‘GMO 옥수수 먹은 쥐에 이상, 인간에도 유해 우려’ 라는 제목으로 보도되었습니다. 문제가 되었던 내용은 유전자재조합 식품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유전자재조합 옥수수를 쥐한테 13주 동안 먹이며 그 영향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13주 사양실험 결과를 해석하는 데에서 나타난 해석의 차이에서 기인했습니다.
또한, 2007년 프랑스 셀라리니 박사 연구팀이 ‘GMO 식이를 먹인 쥐에서 체중변화 및 간, 신장의 독성 증상이 보인다'는 소견을 발표해 논란의 불길의 더해졌고, 이에 대해 2007년 미국과 유럽의 전문가 패널이 셀라리니 박사의 논문에 대한 재검토를 실시해, 체중의 경우에 그 변화가 작고 해당 자료에 일관성이 없어 생물학적 유의 차이로 볼 수 없으며, 간과 신장의 생화학적 변화에 대해서는 GMO 식이에 대한 용량-반응 상관성이 없었고 시간과 성별에 따른 일관성이 없어 임상학적으로 중요한 변화가 아니라고 발표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국제적으로 논란이 일자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국회에서 발의하여 2009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국제적 GLP 인증기관인 국내기업을 통해 논란의 대상인 GM 옥수수 Mon863 이벤트에 대한 90일 반복 동물 사양 시험을 벌였습니다. 그 결과로 일반증상, 상세 일반증상, 체중, 사료섭취량, 뇨검사, 혈액학적검사, 혈액생화학적검사, 장기중량 측정 및 부검소견에서 시험 물질 (MON863)에서 기인한 직접적인 독성학적 영향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조직병리학적 검사 결과에서 시험물질에 의한 영향으로 판단되는 이상소견 역시 나타나지 않았다고 발표해, 이런 논란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GMO 안전성은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GMO의 안전성 문제는 GMO를 만드는 기술의 응용과 산물에 대한 우려입니다. 그러나 상업화 단계 이전부터 안전성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식량농업기구(FAO)를 중심으로 정기적인 국제회의를 통해 GMO의 안전성 평가기준과 평가방법이 제시되었으며, 우리나라도 1999년부터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에 이어 국제적으로 유전자재조합 식품의 안전성 평가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식품위생법으로 GMO의 안전성 평가를 의무화하여, 안전성 심사를 통해 심사 승인된 제품만이 국내 유통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과학적 기준의 GMO 안전성 평가법
식품으로 사용되는 GMO의 안전성 여부는 신규성, 알레르기성, 항생제 내성, 독성 등에 대한 실험에서 얻어진 과학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밀하게 평가됩니다.
식품의 영양 성분을 포함하는 특정 성분이 기존의 품종에는 없는 것이거나 양이 크게 다를 경우에, '신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검사가 필요한 범위와 정도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신규성이 있는 물질에 대해서는 실험동물을 이용하여 만성 독성이나 유전 독성 등과 같은 독성 실험에 의해 안전성을 확인하고, 그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용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단백질이 기존에 알려진 독성 물질, 영양 저해 인자, 알레르기 유발 물질 등과 구조적으로 비슷한 점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조리와 가공 과정에서 가열 처리나 인공 위액 및 인공 장액에서 신속히 분해되어 독성 물질이나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는지도 실험을 통해 확인하여야 합니다. 특히 유전자 탐색과 개발 과정에서 아미노산 서열을 비교할 때에, 이용하려는 유전자가 생산한 단백질이 이미 알려진 알레르기 단백질과 8개 이상 연속적으로 아미노산 서열이 동일하거나 80개 아미노산 중 35% 이상의 '상동성'이 인지되면 해당 단백질은 알레르기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정하고 개발을 중단하게 됩니다. 실제로 사료용 콩의 영양가를 높이기 위하여 브라질 너트의 유전자를 이식했을 때, 개발 단계에서 브라질 너트가 원래 지닌 알레르기원이 GM 콩에서도 나타나는 것이 확인돼 개발이 중단된 적이 있었던 것처럼, 이런 평가 절차는 실제로 널리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은 영향에 대해서는, 직접 실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유용 유전자를 준 생물체와 유용 유전자, 이식 방법, 이식한 위치와 이식 부위 주변의 유전자 서열 등의 자료를 이용해 평가하게 됩니다. 다만, 이식된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단백질이 효소일 경우에는 2차 대사 산물이 생성될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해서도 검토하게 됩니다. 검토 과정에서 그 가능성이 우려된다면 동물실험을 통한 독성 평가를 실시하게 됩니다. 현재로서는 쥐나 가금류를 실험에 이용하고 있는데, 어떤 영향이 있을 때에는 그것을 감지하여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 개발된 생명공학 식품이 기존의 식품과 비교하여 성분상의 차이가 없다면 '실질적 동등성'에 의해 동일하게 취급하고 인체에 안전하다고 평가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GMO 안전성 평가관리방법
우리나라의 GMO 안전성 평가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정한 안전성 평가 기준을 근거로 GMO를 이용하여 만든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 등의 안전성 평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식품위생법'). 이런 안전성 평가를 위해, GMO의 개발 목적과 이용방법, GMO 개발에 이용된 숙주와 공여체, 유전자재조합 방법과 GMO 특성 등에 관한 자료들을 개발자한테서 제출받아 평가하게 됩니다.
숙주나 공여체에 관한 자료는 분류학적 특성, 안전한 식경험의 유무, 이미 보고된 독소 및 알레르기 유발성에 관한 정보와 함께 GMO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성 문제를 사전 예측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유전자재조합 방법에 대한 자료로서 형질전환 과정과 도입 유전자에 관한 정보는 유전자재조합이 정확하게 이뤄지고 유전자재조합으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영향이 있을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GMO 특성에 관한 자료를 통해 GMO에 도입된 유전자에 관한 정보와 유전자 산물에 관한 정보, 그리고 독성, 알레르기성, 성분분석과 영양성에 의한 숙주와의 차이 등을 검토해, 의도적 변화에 대한 안전성과 비의도적 차이에 대한 수용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그밖에 외국의 식품유통 승인과 식용 등 이용 현황에 대한 자료도 안전성을 판단할 때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됩니다. 그러나 이런 자료들로 안전성 평가가 어려울 때에는 동물실험에 의해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식품으로서 인체 안전성 평가심사를 받은 GMO는 2010년 5월 현재 그림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콩, 옥수수, 감자, 면화, 카놀라, 알파파, 사탕무 등 7작물 60품목입니다. 이런 승인 건수는 미국, 일본, 캐나다 다음으로 많으며, 우리나라의 뒤를 이어 오스트레일리아, 필리핀, 멕시코, 뉴질랜드, 유럽연합(EU), 중국의 순으로 승인되고 있습니다.
결론: GMO 안전성 문제는
투명한 정보와 안전관리체제로 해결 가능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처럼 GMO는 다양한 종류로 개발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모든 산업 분야에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개발된 GMO의 인체 안전성과 환경 위해성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1996년 이후 GMO가 상업화된 지 15년의 지났고, 승인된 이후 10년이 지난 일부 콩, 옥수수, 면화, 카놀라 등의 GMO에 대해 각 국가에서 재승인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는 국제적인 GMO 안전성 평가 및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GMO 안전성 문제는, GMO 개발자가 지속적으로 투명한 정보를 제시하고 국제적인 기관과 각국 정부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자체 개발해 상업화가 이뤄진 GMO도 없으며, 국제적으로 상업화된 GMO일지라도 재배가 허가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GMO가 미래에 차지할 중요성과 장점을 잘 판단해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GMO가 상업화에 이를 수 있도록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고, 이와 더불어 GMO의 안전성을 전문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인재 양성과 효율적으로 GMO을 평가할 수 있는 안전성 관리체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해영 교수 경희대 식품공학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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