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면역계 사이에 몰랐던 림프관 존재”

연구진“뇌막-면역계 잇는 림프관 구조 발견”

뇌 질환과 면역 질환 연관성 이해 단서 될까


00lymph.jpg » 버지니아대학 연구진은 뇌와 면역계를 잇는 구조로서 뇌 경질막에서 림프관 구조를 발견했다. 림프계 인체 지도가 바뀌어야 한다(오른쪽)는 주장이 나온다. 출처/ 버지니아대학교 http://newsroom.uvahealth.com 

 
와 면역계 사이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둘을 이어주는 림프관 구조를 처음 발견했다는 연구논문이 나왔다. 그동안 중추신경계와 면역계는 해부학적으로 단절되어 둘을 이어주는 조직이 따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에서 둘 사이에 림프관 연결이 존재한다는 관찰 결과가 제시됐다. 이는 중추신경계와 면역계 간의 상호작용, 즉 뇌 질환과 면역 질환 간의 연관 가능성을 보여주는 근거가 될 수 있어 후속 연구들이 주목된다.


미국 버지니아대학 의대 조너선 키프니스(Jonathan Kipnis) 교수 연구진은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 낸 논문에서, 쥐를 대상으로 실험과 해부, 관찰을 한 결과 쥐 뇌를 감싼 막에서 면역세포들이 담긴 관 조직을 발견했으며 이는 림프관 구조를 보여준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이들의 연구결과가 다른 후속 연구들에서 확증되면, 중추신경계와 단절된 것으로 알려진 림프계의 인체 지도는 림프관이 중추신경계에 이어지는 새로운 인체 지도로 바뀌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림프란? 국가암정보센터 자료]


연구진은 쥐 뇌를 감싼 막 가운데 가장 바깥쪽에 있는 경질막을 따로 떼어내어 관찰했다. 뇌의 경질막에선 면역세포들이 관찰됐으며 특히 면역세포들이 일정한 패턴으로 일렬을 이루어 림프관 구조가 존재함을 보여주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연구진은 "림프계 내부세포임을 보여주는 분자적 징표들"을 확인, 이것이 림프관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쥐의 뇌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나 연구진은 이런 구조가 인간 뇌에도 존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의학이 이토록 발달했는데, 새로운 구조는 왜 이제서야 발견됐을까? 이런 물음에 대해 연구진은 논문 초록에서 “이들이 놓인 독특한 위치” 때문일 것이라는 풀이를 제시했다. 이들은 버지니아대학 보도자료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뇌에서 림프관들이 어떻게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을 수 있었는지와 관련해, 키프니스는 “[이번에 발견된 림프관들이] 너무 잘 숨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들이 큰 혈관을 따라 내려가며, 생각하기 힘든 영역인 골(sinus, 빈 공간)로 흘러든다고 말했다. “혈관에 너무 가깝게 있어서 쉽게 놓친다. 찾으려는 게 무엇인지 먼저 알고 있지 못하다면, 쉽게 놓친다.” (버지니아대학 보도자료에서)


연구진은 영국 신문 <더 가디언>의 보도에서는 “학생용 의학 핸드북을 보면, 첫 번째 가르침이 ’막을 제거하라’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이 부위(뇌의 막)에 그리 관심을 두지 않아 왔다”고 말했다.


<더 가디언>의 보도를 보면, 이번 새로운 발견은 알츠하이머 같은 뇌 질환과 면역 이상 질환 간에 어떤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기존의 일부 연구들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연구가 뇌 막과 림프계가 연결되어 있음을 보였으나 뇌 자체의 연결성을 보인 것은 아직 아니라는 점, 쥐 아닌 사람의 경우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연구자도 있다. [관련 뉴스: 더 사이언티스트, 더 가디언]


  ■ 논문 초록

중추신경계의 특징들 중 하나는 고전적인 림프 배액 시스템(lymphatic drainage system)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추신경계가 뇌수막의 칸막이 안쪽의 항상적 면역 감시 하에 놓여 있다는 점은 이미 알려졌지만, 중추신경계에서 면역세포들이 들고 나는 것을 관장하는 메커니즘은 제대로 이해되고 않고 있다. 우리 연구진은 뇌수막 안으로, 밖으로 들고 나는 T세포 관문(gateways)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 경질막 골(dural sinus)들을 한 줄로 잇는 기능적 림프관들이 존재함을 발견했다. 이런 구조들은 림프계 내피세포의 분자적 징표들(molecular hallmarks)을 모두 보여주며, 뇌척수액에서 나오는 액(fluid)과 면역세포를 실어나를 수 있으며 안쪽의 목 부위 림프절에 연결되어 있다. 이런 관들은 그 독특한 위치 때문에 오늘날까지 발견되지 못했을 것이며, 그래서 중추신경계에  림프계 맥관구조(lymphatic vasculature)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개념이 오랜 동안 유지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중추신경계의 림프계 발견으로 인해 신경면역학(neuroimmunology)의 기본 전제들(assumptions)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며, 이 발견은 면역계 부작위와 연관된 신경염증성, 신경퇴행성 질병의 병인학(aetiology)에도 새로운 빛을 던져준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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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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