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10년뒤 몇개나 맞힐까?..10대 미래유망기술 예측

KISTEP, 입는 컴퓨터, 간병 로봇, 다목적 백신 등 선정


     


“1990년 쯤이면 중형 이상의 컴퓨터가 3천대는 넘고, 2000년에는 1만대를 돌파할 것이다.”


과학기술처(현 교육과학기술부)의 의뢰를 받은 한국과학기술연구소(현 KIST, 키스트)와 한국미래학회는 1971년 <서기 2000년의 한국에 관한 조사연구>라는 보고 책자에서 30년 뒤의 미래를 이렇게 예측했다. 2000년 개인용 컴퓨터가 230만대에 이르렀으니, 빗나가도 한참 빗나간 예측이다. 반면에 이 책자는 2000년이면 승용차 생산 대수가 200만대에 이를 것이라든지, 정보가 가장 값비싼 상품이 될 것이며 필요한 정보는 전화나 컴퓨터 터미널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자동적으로 데이터 뱅크에서 얻게 될 것이라는 '쪽집게' 전망을 담았다.


대부분의 미래 과학기술 예측은 자연과학적 방법에 의존하지 않는 역설을 지니고 있다. 과학자와 기술자 등 전문가 그룹의 직관에 의존한다. 직관이 형성되는 과정을 통제할 일관된 법칙을 발견한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이런 예측 방법으로는 산출된 결과가 인위적이고 기술지상주의적 경향을 띠게 마련이다. <서기 2000년…> 연구에 참여한 황인정 당시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경향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미래를 희망적으로 보다 보니, 양지만 보고 음지를 못 보았다. 사회 변화와 방향·규모·속도 등은 예측한 대로 흘러갔으나 사람의 의식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한 점은 시사적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키스텝)은 17일 10년 뒤 일상생활의 변화를 선도할 10대 미래유망기술을 발표했다. ‘몸에 붙이거나 옷처럼 입는 컴퓨터’ ‘주사 한 방으로 다양한 질병을 예방하는 다목적 백신’ 등이 꼽혔다. 안경 없이 즐기는 3차원 입체영상 디스플레이 등 일부 기술은 이미 실현되고 있는 것이어서 ‘미래’라는 용어 사용이 무색하기도 했다. 키스텝 쪽은 실현 가능성, 시장성 등뿐만 아니라 기술의 실제 수요자인 시민들의 관점을 적극 반영했다고 말로, 에둘러 해명했다. 한성구 키스텝 기술예측센터장은 “전문가 202명의 전문가들한테서 380개 제품 및 기술, 서비스 기능을 제안받아 이 가운데 24개를 고르고, 이를 시민패널 22명에게 6시간에 걸쳐 설명을 충분히 한 뒤 사용 의향 여부와 참신성, 시장성, 공공성에서 베스트 3개, 워스트 3개를 고르도록 했다”고 말했다. 각 기술분야별로 전문가들이 다시 한차례 모여 혁신성, 시장성, 공공성 등을 평가한 다음 두 결과를 종합해 10개의 제품·기술을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KISTEP이 선정한 10대 미래유망기술은 다음과 같다.


◇  입는 컴퓨터 = 몸에 착용하거나 옷처럼 입는 형태의 개인용 컴퓨터. 머리, 손목, 손가락에 착용하거나 티셔츠, 바지 형태로 입는다. 일부 기술이 군사용으로 적용되고 있으나, 의료·물류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폭을 넓혀갈 것이다.


3차원 디스플레이 = 현재 극장 등에서 상용화돼 있으나 향후 무안경식 가정용 3차원(3D) 디스플레이나 홀로그램 텔레비전이 등장해 가정에서 3차원 영상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간병로봇 » 간병 도우미 로봇. 사진 : KISTEP 제공간병 도우미 로봇 = 사람의 행동이나 표정을 인식해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고, 환자의 몸을 안전하게 부축하는 등 간병사들처럼 환자를 돌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다목적 백신 = 여러 병원균들의 공통적인 디엔에이를 타겟으로 개발해 병원균의 변종에 의한 질병을 대부분 예방할 수 있어, 특히 예방주사를 여러 번 맞아야 하는 어린이들에게 환영을 받을 것이다.


유전자치료 =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치환하거나 치료용 유전자를 새로 넣어주는 치료법으로, 안정성 확보와 윤리적 문제 해결이 선결과제다.


◇  가정 건강검진 시스템 = 가정에서 측정한 생체정보를 병원으로 전송해 진단받고 이상이 있을 때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간단하거나 만성인 질환의 경우 간이처방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고효율 휴대용 태양전지 = 낮은 전력생산단가와 높은 효율만 보장되면 개인 휴대 전자장치, 자동차 등 관련산업 범위가 넓어 2020년에는 1천억달러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스마트 원자로 = 분산전원이 필요하거나 낮은 전력망 용량을 가진 국가 또는 원자력을 해수담수화에 이용하려는 국가 등을 중심으로 중소형 원자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무선 전력 송수신 기술 = 콘센틍와 플러그가 없어도 전력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로, 40%에 불과한 전력전달 효율을 개선하고, 휴대용으로 소형화하는 것이 과제다.


에너지 절감형 건축(에코 에너지 제로 건축) = 에너지 소비총량제가 도입돼 건축물의 에너지 소비 감축이 의무화되면 주목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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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영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선임기자
때론 현미경으로 과학, 과학자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때론 멀리서 망원경으로 방관하는 문과 출신 과학기자. 과학과 대중의 소통과 과학기자의 역할에 관해 연구 중.
이메일 :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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