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천의 "자연사로 둘러보는 우리 세상"

자연사(Natural History) 연구는 자연보존과 생태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종종 박물학 정도로 인식되곤 한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있는 손재천 님이 우리 삶과 환경에 닿아 있는 자연사 이야기를 풀어낸다.

생전보다 더 기구한 고생물 화석의 사후세계

[14] 지질학이 빚은 기적 ‘화석’ 그리고 화석에 투영된 자본주의


00fossil1.jpg » 나노티라누스(Nanotyrannus)의 전신 골격. 나노티라누스 한 쌍이 격투를 벌이다가 죽어서 화석으로 남은 표본이 2013년 경매장에 나와 80억원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었다. 학자들은 이처럼 학술적 가치가 있는 화석이 연구소보다 경매장을 향하면서 연구의 기회가 사라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옛날, 나무에서 나온 진액이 굳어서 형성된 호박(amber) 속에서는 드물게 함께 보존된 고대 곤충이 발견되곤 한다. 다들 알다시피, 호박 속의 곤충 화석은 영화 <쥬라기공원(Jurassic Park)>에서 중요한 모티브가 되어 더 널리 알려졌다. 그 호박 속 곤충을 연구하기 위해 런던 자연사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겪은 일이다. 으레, 연구에 앞서 박물관의 큐레이터는 주의사항을 말해주기 마련인데, 화석의 경우에는 유달리 ‘하지 말라’는 것이 많았다. 장황한 주의사항을 들으며 “연구를 하라는 거야, 말라는거야?” 하며 불평을 토로한 기억이 난다.


한편으로는 이해할 만도 했다. 화석은 화석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생물의 유해가 화석으로 남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단단한 생물체 조직이 빠른 매몰로 부패 과정을 별로 거치지 않았거나, 부패를 둔화시키는 기막힌 조건에서 생물이 죽은 경우가 아니라면, 사체가 화석으로 남기는 매우 어렵다. 그래서 화석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기적이라 부를 만한다. 오죽하면, 창조과학 신봉자들이 화석화 과정 자체를 믿지 못할까?[1] 화석은 그 희귀성으로 인해 초창기 자연사 연구가로부터 큰 관심을 받아왔다. 또한 ‘희소성’이 곧 돈을 의미하는 현대 자본주의 아래에서, 그 희귀한 화석은 부자를 꿈꾸는 사람들의 욕망으로 얼룩지고 있다.



‘수’의 화려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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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의 필드 자연사박물관(Field Museum of Natural History)의 상징은 뭐니뭐니해도 ‘수(Sue)’라는 이름의 티라노사우르스 전신 골격이다. 수각룡(Therapoda)의 일종인 티라노사우르스(Tyrannosaurus rex)는 지구상에 나타난 가장 큰 육식공룡의 하나로, 영화 <쥬라기공원>에서 주인공들의 지프차를 무섭게 뒤쫓던 바로 그 공룡이다.


박물관에 전시 중인 ‘수’는 두 가지 세계 신기록을 가지고 있다. 우선 전체 길이가 12.3미터, 선 높이만 4미터에 달하여, 지금까지 발견된 티라노사우르스 중 가장 크다.[2] 티라노사우르스 화석은 갈비뼈나 등뼈 몇 점이 발견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수’는 전체 골격의 90% 정도가 온전히 발견되어, 티라노사우르스 화석 중 가장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3] 2000년 5월 17일 박물관에서 ‘수’를 처음 선보인 날 무려 1만 명 넘는 방문객이 찾았다고 하니, 공룡계의 ‘인기 스타’가 아닐 수 없다.[4]

00fossil2.jpg » ▷왼쪽 위: 영화 <쥬라기공원>의 한 장면. 지프차를 무섭게 뒤쫓는 공룡이 티라노사우르스(Tyrannosaurus rex)다. ▷왼쪽 아래: 전문가의 상상력으로 복원한 티라노사우르스의 모습. 최근 티라노사우르스의 화석에서 깃털의 흔적이 발견되어, <쥬라기공원>에 나온 티라노사우르스의 모습에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처럼, 화석은 공룡의 생전 모습을 아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자료다. ▷오른쪽: 티라노사우르스 ‘수’의 이야기는 2014년 선덴스영화제에 이어 시엔엔(CNN)에서 <13번 공룡(Dinosaur 13)>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로 제작 방영되었다. 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dinopedia.wikia.com, buzzfeed.com

실 ‘수’가 유명세를 탄 이유는 큰 덩치 덕분도 아니고, 골격의 보존상태 덕분도 아니다.  ‘수’는 온갖 우여곡절 끝에 필드자연사박물관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수’의 원래 고향은 미국 사우스다코타(South Dakota)주 페이스(Faith) 북부의 후기 백악기 헬크리크계(Hell Creek Formation: 약 6600만 년 전) 지층이다.[4] 땅 속에 잠들어 있던 ‘수’가 세상에 나온 계기는 1990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우스다코타의 블랙힐지질학연구소(Black Hills Institute of Geological Research)는 공룡화석 발굴지를 관리 운영하면서, 개인 자원가들에게 공룡 발굴 체험과 공룡화석 제작과 관련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화석 발굴을 하던 어느 날, 근처에서 죽은 말이 발견되었다. 이 말이 근처의 농장에서 뛰쳐나온 것이라 생각한 연구소 직원들은 농장주들에게 최근 말을 잃어버렸는지 수소문하였다. 이 말의 주인은 인근에서 농장을 경영하고 있던 마우리스 윌리엄스(Maurice Williams)로 밝혀졌다. 농장주는 자신을 찾아온 연구소 직원들이 화석을 연구한다는 말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자신의 땅에서도 화석이 나오지 않을까 궁금해하며, 연구소에서 화석 탐사를 나올 수 있는지 제안을 하였다. 연구소도 선뜻 제안을 받아들이고, 발견된 화석은 돈을 주고 연구소에서 사들이도록 합의하였다.


1990년 8월 12일, 평소 광물과 화석에 관심이 많아서 연구소에 자원해 활동하고 있던 수전 헨드릭슨(Susan Hendrickson)은 홀로 이 농장에서 화석 탐사에 나섰다. 절벽 아래의 침식 지대를 살펴보던 중, 공룡 뼈조각이 절벽 아래로 삐쭉이 튀어나온 것을 발견했다. 이 중에서 몇 점을 연구소장이었던 피터 라슨(Peter Larson)에게 보여주자, 이 뼈의 주인공이 티라노사우르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무된 연구소 관계자들은 곧이어 대대적인 화석 발굴에 나섰다. 피터는 이 화석에 최초 발견자 수전의 애칭인 ‘수’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몇달 동안 땡볕에서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본격 발굴이 들어가자, ‘수’의 두개골과 각종 뼈들이 고스란히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연구소는 ‘수’를 입양하는 댓가로 농장주에게 5000 달러(한화 약 540만 원)를 지불했다. ‘수’의 발견 소식은 곧 뉴스를 타고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고, ‘수’를 직접 연구하고 싶은 고생물학자들의 ‘러브콜’이 연구소에 쇄도하였다. 골격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자 ‘수’의 험난했던 일생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골격에 각종 부상과 병마와 싸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5] ‘수’와 함께 조그만 티라노사우르스의 골격 일부가 함께 발견되었는데, 파손 정도와 이빨자국으로 추정해보건데, 티라노사우르스 사이에 동종포식이 성행했던 것으로 생각된다.[4]



공룡 ‘수’를 사랑한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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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될 것 같았던 ‘수’의 운명은 1992년 5월 14일 이른 아침에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연방수사국(FBI) 요원, 주 보안관과 공원감시원 등 35명의 정부 관계자들이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연구소로 들어닥쳤다.[4] 날벼락을 맞은 연구소 직원들은 수색에 협조할 테니 한창 복원 중이던 ‘수’의 골격을 안전하게 연구소에 둘 수 있게 부탁했다. 이들의 간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수’는 사우스다코타 광업기술학교(South Dakota School of Mines and Technology)로 옮겨졌다. 거대한 뼈들을 옮기기 위해서 국가수비대(National Guard)가 동원되어, ‘수’의 압수 과정은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후 지난한 법정 싸움이 계속되었다. 시민단체들도 ‘수’의 압수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수에게 자유를(Free Sue)”이라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00fossil3.jpg » ▷왼쪽 위: 시카고 필드 자연사박물관에 전시 중인 티라노사우르스 ‘수’. 전신 골격의 90% 정도가 온전하게 발견되어 최고의 공룡 연구 자료로 평가받는다. 매겨진 가격 때문에 누가 ‘수’의 주인인지 가리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오른쪽 위: ‘수’의 발굴을 주도한 블랙힐지질연구소의 소장 피터 라슨(Peter Larson). 불법으로 공룡을 발굴한 혐의는 벗었지만 2년의 옥살이를 해야 했다. ▷아래: ‘수’를 발굴 중인 블랙힐지질학연구소 직원들. 오른쪽 두번째 사람이 ‘수’의 최초 발견자인 수전 헨드릭슨(Susan Hendrickson)이다. 사진출처/ 손재천, Wikimedia Commons, 블랙힐지질학연구소[4]  
‘수’를 압수한 정부 관계자들은 ‘수’를 발굴한 땅이 국유지라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이 땅의 소유자는 농장을 경영하는 마우리스 윌리엄스이지만 인디언이었던 그는 정부 차원의 인디언 보호정책에 따라 이 땅을 점유하고 있었다. 그래서 토지를 이용하거나 변경하려면 사전에 정부 승인이 필요했다. 바로 이 승인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법정 다툼 끝에 법원은 ‘속지주의’를 근거로 삼아 땅을 점유한 마우리스 윌리엄스를 공룡화석의 주인으로 인정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농장주인 마우리스 윌리엄스가 태도를 돌변했다. 돈 거래가 오고간 영상이 있는데도 자신은 공룡을 연구소 쪽에 판 적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민 것이다.[6] 이 화석의 금전적 가치에 욕심을 낸 윌리엄스는 1997년 ‘수’를 공양미 삼백석에 팔려간 심청이처럼 소더비(Sotherby) 뉴욕 경매장에 팔아버렸다. ‘수’를 발견한 연구소 측과 “수에게 자유를”외치던 사람들은 ‘수’가 외국으로 팔려나갈까봐 노심초사했다. 다행히, ‘수’는 760만 달러(한화 약 82억 원)를 입찰한 필드 자연사박물관으로 입양되었다. 지금까지 화석 경매가 중에서 최고의 가격이었다.


정작 ‘수’를 발견한 연구소 쪽에는 가시밭길이 이어졌다. 1996년, 연구소장인 피터 라르슨은 ‘수’의 발굴과 관련한 모든 혐의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정부 관계자들이 해외 여행 중 발급한 여행자수표의 고지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혐의로 라슨을 다시 고발하였다. 라슨은 이 죄목으로 결국 2년의 수감형을 받았다.


혐의가 가벼워 모두가 곧 가석방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라슨은 형기를 모두 채우고서야 사회로 돌아올 수 있었다.[6] 감옥을 나온 라슨은 연구소로 돌아와 공룡화석 탐사를 계속 이어오고 있다. ‘수’의 발견 이후로도 십여 개체의 티라노사우르스 화석을 더 발견하였지만 ‘수’만큼 골격이 완벽한 것은 없었다. ‘수’의 발견과 함께 범죄자로 전락한 라슨의 입장을 묻는 한 뉴스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공룡을 사랑한 죄밖에 없다”고 하였다. [7]



마스토돈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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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토돈(mastodon)은 신생대 중신세(Miocene: 약 2300만 년 전부터 600만 년 전까지)부터 홍적세(Pleistocene: 약 260만 년 전부터 1만 년 전까지) 사이에 북미에서 살았던 코끼리의 먼 친척이다.[8] 우리에게 친숙한 매머드(mammoth)보다는 체구가 조금 더 작은 편이다. 마스토돈의 화석은 미국 자연사박물관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지만, 그 중 하버드대학의 비교동물학박물관(Museum of Comparative Zoology)에 있는 표본이 가장 유명하다. 이 화석이 유명한 이유는 완벽한 보존상태 덕분이기도 하지만 표본의 이면에 숨겨진 음습한 이야기가 한몫을 하고 있다. 이 화석은 하버드의대(Harvard Medical College)에서 화학과 교수로 있던 존 웹스터(John Webster)에 의해 기증되었다.[9]

00fossil4.jpg » ▷왼쪽 위: 복원한 마스토돈(Mammut americanum)의 모습. 코끼리의 조상 계통으로 신생대 중신세부터 홍적세까지 살았다. ▷오른쪽 위: 하버드대학교 비교동물학박물관에 전시 중인 마스토돈의 전신 골격. 존 웹스터(John Webster)에 의해 기증된 표본이다. ▷왼쪽 아래: 하버드의대 동문이었던 조지 패커먼(George Parkman)과 존 웹스터. 중절 모자를 쓴 패커먼은 보스턴의 최고 부호 중 하나였다. 하버드의대 교수였던 존 웹스터는 사회적 명망에도 불구하고 패커먼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어 교수형에 처해졌다. ▷오른쪽 아래: 웹스터가 교수로 있던 당시의 하버드의대. 이 건물 지하실에서 패커먼의 유골 일부가 발견되었다. 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boardinggate101.com

스터는 자신의 전공보다는 지질학에 큰 관심을 두었다. 화석과 광물을 모으는 것이 생활의 낙이었던 그는 완벽한 골격의 마스토돈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흥분에 빠졌다. 마스토돈 화석에서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할 기회를 본 것이다. 하지만 집안에서 물려받은 돈이 별로 없던 웹스터는 이 화석을 사들이기 위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그러던 중, 같은 학교 2년 선배였던 조지 패크먼(George Parkman)을 알게 되었다.[10] 보스턴에서 소문난 부호였던 패크먼은 웹스터의 화석과 광물 수집품을 저당으로 잡아두고서 거금을 빌려주었다. 하지만 패크먼은 웹스터가 자신의 처남한테도 같은 수집품을 저당으로 잡히고서 돈을 빌리는 이중계약을 한 사실을 알게 되자 웹스터에게 이른 시일 내에 돈을 갚도록 독촉하였다.[11]


1849년 11월 23일 저녁에 돈을 수금하려고 웹스터 사무실로 향하던 패크먼이 실종되고 만다. 실종 후 일주일 동안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지만, 그의 행방은 묘연했고 그를 찾는 데에 당시 돈으로 3000 달러의 보상금까지 걸었다.


웹스터의 실험실이 있는 건물의 관리인인 에프람 리틀필드(Ephram Littlefield)는 웹스터가 패크먼의 실종과 모종의 관련이 있다고 의심했다. 그도 그럴 것이 리틀필드는 패크먼이 실종되던 날에 웹스터 사무실의 닫힌 문 너머로 말다툼 하는 소리를 우연히 엿들었다. 실종된 패크먼을 경찰이 찾아다니자, 웹스터의 행동에서 이상함을 느꼈다. 웹스터가 자기에게 다가와서는 실종 당일에 무엇을 들었는지 물어보는가 하면, 평소 자린고비로 소문난 웹스터가 다가오는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칠면조 고기를 선물하는 선심을 부리는 등 그의 의심은 커져갔다.


관리인으로 연명하던 리틀필드는 거금의 현상금을 거머쥘 기회라고 생각했다.[12] 일전에 웹스터가 실험실 지하의 비밀 공간에 대해 얘기했던 것을 기억해, 비밀공간의 벽 사이로 3일동안 끌을 이용해 조그만 구멍을 뚫었다. 구멍 사이로 본 광경은 충격 그 자체였다. 웹스터가 분주히 움직이는 사이로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골반뼈와 다리뼈가 보였다. 관리인은 바로 경찰에게 알렸고, 웹스터는 살인 혐의로 체포되었다. 당시 보스턴 사회는 상류층이었던 웹스터가 끔찍한 살인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법정에서 법의학적 증거들을 통해 웹스터의 비밀방에서 발견된 뼈가 패크먼의 것으로 판명되자, 웹스터는 사형을 선고받고 교수형에 처해졌다. ‘마스토돈 살인’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법의학적 증거를 통해 해결한 최초의 살인사건 중 하나로도 유명하다.



화석의 가격표를 쫓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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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의 금전적 가치가 세상에 알려지자 화석을 밀거래 하는 암시장이 성행하고 있다. 흔히 높은 가격이 매겨지는 육식공룡의 경우는 그 심각성이 더하다. 2012년에는 티라노사우르스의 친척 뻘인 타르보사우르스(Tarbosaurus bataar)를 경매에 올려 팔려던 한 화석수집가가 법정에 기소된 사건이 발생했다.[13] 영국의 한 화석거래상한테서 불법으로 화석을 사들여 미국에서 팔려다가 덜미가 잡힌 것이다.

00fossil5.jpg » ▷왼쪽: 몽골 중앙공룡박물관(Central Museum of Mongolian Dinosaurs)에 전시 중인 타르보사우르스(Tarbosaurus bataar)의 전신 골격. ▷오른쪽 위: 한 화석수집가가 밀수입하여 불법으로 경매장에 판매하다가 적발된 타르보사우르스의 화석을 미국 세관 직원들이 원산지인 몽골로 돌려보내려고 포장을 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 타르보사우르스의 복원도. 뒤의 그림자는 티라노사우르스로 그 보다 약간 작지만 육식공룡의 위용이 느껴진다. 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르보사우르스의 완벽한 골격은 몽골의 고비사막에서만 발견된다. 공룡화석의 주산지 중 하나인 몽골은 자국의 영토 내에서 발견된 공룡화석의 해외 반출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 타르보사우르스의 경매 소식을 전해 들은 몽골 대통령은 화석의 반환을 요구하며 화석수집가를 상대로 국제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연방검사는 이 소송을 받아들여 화석을 압수하였고, 2013년 몽골로 반환하였다.[14] 기소된 화석수집가는 “박물관에 있는 공룡화석도 박물관 연구팀이 직접 발굴한 것이 아니라 화석수집가들한테서 구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이 법정 다툼은 흔히 티라노사우르스 ‘수’의 사례와도 비교되지만, ‘수’와 관련해 옥고를 치룬 피터 라르슨은 자신의 경우와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자신은 금전적 가치보다 학문적 가치를 보고 공룡 발굴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근본적인 차이점으로 그는 정확한 발굴지 기록, 고생물학자들과의 공조 등을 꼽는다. 화석 거래로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들은 화석이 어디서 나왔고, 어떤 지질학적 의미가 있는지 관심이 없다. 화석의 인기가 치솟자 고생물학자들은 사람들이 가격표에만 열광하는 세태를 우려한다. 비록 자본주의 세상에 다시 태어났지만, 티라노사우르스 ‘수’도 가격표로 기억되기보다, 험난한 일생을 이겨낸 공룡으로 기억되고 싶을 것이다.


[참고문헌]



[1] IT사역위원회. 추상적 진화론의 화석화 작용에 대한 오류. 한국창조과학회. 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484

[2] Field Museum. SUE Vital Stats. http://archive.fieldmuseum.org/sue/#sues-vital-stats

[3] Escobedo, T. 2014. When the feds seized a T-rex. CNN 12월 22일자.

http://www.cnn.com/2014/12/11/us/dinosaur-fossil-tyrannosaurus-rex-sue/

[4] Larson, N. S. 2000. The story of a dinosaur named Sue. http://www.bhigr.com/pages/info/info_sue.htm

[5] Wikipedia. “Sue (dinosaur)”. http://en.wikipedia.org/wiki/Sue_%28dinosaur%29

[6] Tucker, R. 2014. Researchers had to battle government after finding record T. rex.

http://nypost.com/2014/08/10/researchers-had-to-battle-government-after-finding-record-t-rex/

[7] Catsoulis, J. Sue the Tyrannosaurus rex stars in ‘Dinosaur 13’. New York Times 8월 15일자.

http://www.nytimes.com/2014/08/15/movies/sue-the-tyrannosaurus-rex-stars-in-dinosaur-13.html?_r=0

[8] Wikipedia. “Mastodon”. http://en.wikipedia.org/wiki/Mastodon

[9] spirit11. Synopsis for “Mysteries at the Museum” Fire Truck, Gun and Mastodon (2010).

http://www.imdb.com/title/tt2093658/synopsis

[10] Pisner, N. B. 2011. From the archives. The Harvard Crimson.

http://www.thecrimson.com/article/2011/9/29/houghton-library-harvard-museum/

[11] Wikipedia. “Parkman-Webster murder case”.

http://en.wikipedia.org/wiki/Parkman%E2%80%93Webster_murder_case

[12] Wieneke, D. The Harvard Medical School Murder. http://www.iboston.org/mcp.php?pid=parkmanMurder

[13] Parry, W. 2013. T. rex troubles: The last dino legal battle. Live Science 5월 5일자.

http://www.livescience.com/29331-dinosaur-smuggling-cases-t-rex.html

[14] Williams, A. 2012. Hunt for rare Tarbosaurus skeleton after police smash international dinosaur fossil smuggling ring centred on Britain. Daily Mail UK 10월 16일자.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2257535/Hunt-rare-Tarbosaurus-skeleton-police-smash-international-dinosaur-fossil-smuggling-ring-centred-Britain.html


손재천 미국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 연구원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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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천 미국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 박사후연구원
곤충분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미국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 박사후연구원으로 있다. 나비목 곤충과 식물과의 관계를 DNA와 화석 수준에서 규명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메일 : ptera2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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