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특집] 한국과학의 가장 큰 장점과 약점은?

으뜸 장점은 ‘사람’…‘정책 불신’은 꽤 높아

     


“뛰어난 과학 인재들이 성장하고 활약할 수 있게 정부 정책을 잘 펴달라.”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 온’이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생물학연구정보센터와 함께 벌인 설문조사에서 ‘한국 과학의 최대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묻는 물음에 대해 연구현장의 과학자들이 내놓은 응답은 대체로 이렇게 요약된다. 거의 모든 응답자들은 기초과학 발전에 기여하는 한국 과학의 최대 장점으로 ‘우수한 연구인력’을 꼽았으며, 많은 응답자들이 기초과학 발전을 저해하는 최대 걸림돌로는 정부의 관료주의, 응용연구 중심의 지원 정책 등을 지적했다.    


■ 열정, 도전…‘사람이 희망’  정진하 서울대 교수는 “한국 과학의 최대 장점은 기초과학 연구자들의 열정”이라며 “주변의 연구·실험실에선 거의 날마다 자정이 넘도록 불이 켜져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 과학자들의 응답에서 우리나라 연구 인력이 갖춘 우수한 자질로는 열정, 도전정신, 성실, 근면, 적응력, 추진력 등이 높게 평가됐다.실험실22


여러 응답자들은 우수한 과학 인력이 우리 사회에 많이 배출된 데에는 ‘높은 교육열’도 긍정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유룡 카이스트 교수는 “국제적으로 최고 수준인 우리 국민의 교육열”을 인재 배출의 요인으로 꼽았지만 “그러나 지금 교육은 지식 습득 위주라 창의성 높은 인재를 키우는 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몇몇 응답자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지원” “선택과 집중의 능력” 등을 장점으로 꼽았으며, 일부는 “기초과학 연구의 인프라가 세계 수준”이라고 평했다.    


■‘정부 정책 관료화·획일화’ 지적     응답자들은 한국 과학의 장점보다는 약점을 더 많이 들추어 지적했는데, 주로 정부 정책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다수 과학자들은 “단기성과나 응용·실용화 중심으로 연구개발 지원이 이뤄져 기초과학의 다양성이 홀대받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으며, 일부는 “정부의 관료화와 지나친 개입이 창의적 과학 연구에 장애가 된다’고 말했다.  


해외의 한 연구자는 “세계 곳곳에 훌륭한 한국인 과학자들이 많은데 이들이 고국에서 활동하기를 꺼린다는 점은 한국이 연구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젊은 연구자일수록 연구문화에 대해 비판적이이었다. 30대 연구자는 “한국 과학의 장점은 없으며 최대 걸림돌은 기초과학 연구자의 협소한 시야와 무능력”이라고 말했고, 다른 30대도 “선진기술을 배우고 한국에 들오온 이들이 연구환경을 바꿀 노력은 하지 않고 그 탓만 한다”고 말했다.  


이공계 기피 풍조도 큰 걸림돌로 지적됐으며, 동료 연구자의 연구 계획·성과를 평가하는 ‘동료심사(피어 리뷰)’ 제도가 부실하게 운영되는 점도 우리 과학의 약점으로 꼽혔다. 한 연구자는 “로비와 정치에 능숙해야 연구비를 받을 수 있는 잘못된 구조”가 있다고 전했다. 여전히 미흡한 연구윤리 의식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은 해외 거주 과학자의 답변에서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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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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