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중력파 관측 아니다' -최종결론
[짧은뉴스]
유럽우주국 “성간 우주먼지의 신호잡음 효과 커”
» 마이크로 파장과 밀리미터 이하 파장으로 관측한 플랑크위성의 자료에 나타난, '바이셉2' 프로젝트의 관측 영역(점선 표시 부분). 색감 차이는 먼지에서 방출되는 빛 파장을 보여주며, 결은 먼지에서 방출되는 빛의 편광 방향을 보여준다. 출처/ ESA
‘아쉽게도, 우주 인플레이션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볼 수 없다.’
지난해 3월 우주 대폭발(빅뱅) 직후에 생성된 원시 중력파의 흔적을 관측했다고 발표해 지구촌의 과학 뉴스로 관심을 끌었던 미국 천체물리학 연구진의 ‘바이셉2(BICEP2) 프로젝트의 결과는 우리 은하 안의 성간 우주먼지에서 생기는 신호잡음 효과의 크기를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는 검증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결과는 바이셉2 연구진과 유럽우주국(ESA) 플랑크위성 연구진이 공동으로 확인한 것으로서, 사실상 최종 결론이다. 그러나 이번 결과와 무관하게 우주배경복사에서 원시 중력파의 미세한 흔적 신호를 검출하려는 연구는 계속될 것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지난해 9월부터 바이셉2 연구진과 함께 공동 검증을 벌여온 유럽우주국(ESA) 플랑크위성 연구진은 지난 1월30일(현지시각) 누리집에 소식 자료를 내어, 이런 내용의 결론을 전했다.
소식 자료를 보면, 공동 검증을 벌인 결과에서는 바이셉2 연구진이 관측한 하늘 영역이 애초에 우주 먼지의 잡음 효과가 매우 적으리라고 예측했던 것과 달리 잡음 효과가 상당해, 관측 결과를 원시중력파의 신호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바이셉2 연구진이 플랑크위성과 다른 관측시설에서 얻은 충분하지 않은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관측 대상의 영역이 먼지 잡음 오염 적은 곳으로 섣부르게 판단한 데에서 논란이 된 해석과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원시중력파는 우주대폭발 직후에 빛보다 빠른 속도로 ‘공간’이 팽창하는 인플레이션(급팽창)이 있었기에 지금처럼 대체로 균일한 우주 공간이 생겨날 수 있었다는 인플레이션 가설을 입증하는 단서의 하나로 꼽혀왔다. 태초의 급팽창 때 시공간의 출렁임이 있었고 그 시공간의 출렁임을 보여주는 중력파가 지금 관측하는 우주 공간의 우주배경복사에도 독특한 빛 패턴(편광 패턴)으로서 흔적을 남겼을 것이라는 가설에서 출발해 그동안 원시중력파 검출 연구가 이어져 왔다.
유럽우주국의 소식 자료와 과학저널 네이처 뉴스 등은 결국에 '관측 확인'을 이루지 못한 이번 관측 결과와는 별개로 원시 중력파의 흔적 신호를 찾으려는 시도는 다른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될 것이라고 전해, 관련 뉴스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원시중력파 관측’ 발표부터 논란, 번복까지
▨ '원시중력파 관측 아니다' -최종결론 [2015.02.04]
http://scienceon.hani.co.kr/237038
▨ 플랑크위성 관측결산: ‘138억년 우주진화’ 재확인 [2014.12.09]
http://scienceon.hani.co.kr/221068
▨ 우주먼지에 얼룩진 원시중력파 발표..‘성급했군’ [2014.09.24]
http://scienceon.hani.co.kr/196261
▨ ‘우주 태초 원시중력파의 흔적 맞나’ 논란 잇따라 [2014.05.20]
http://scienceon.hani.co.kr/166416
▨ 우주 급팽창 입증 첫 단추…검증·후속 연구 주목 [2014.03.31]
http://scienceon.hani.co.kr/156139
▨ ‘태초 우주 급팽창을 엿보다’…원시중력파 검출 [2014.03.18]
http://scienceon.hani.co.kr/153585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사이언스온의 길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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