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2015: 지구온난화 대처 국제협력 새틀 짜기 주목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을 중심으로 이공계 대학생, 대학원생, 직장인들이 참여한 과학저널리즘 동아리 ‘과감(科感)’의 몇몇 회원들이 새해 과학·기술과 관련한 뉴스를 전망해보았습니다. 물론 여기에서 다루지 못한 다양하고 가치 있는 소식들이 훨씬 더 많겠지만, <네이처>,<사이언스> 등 해외 매체들이 전망한 것들 중에서 과감 회원들이 토론을 거쳐 몇 가지를 추려보았습니다. 일곱 차례에 걸쳐 한 편씩 이곳에 올립니다. 근래에 잠잠했던 과감 회원의 활동도 다시 활발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사이언스온
[기획·취재] 김준 포스텍 학부생, 김현중 건국대 박사과정, 박준성 카이스트 석박통합과정, 박효진 카이스트 학부생, 오철우 한겨레 기자, 이은지 서울대 석사과정, 이혜림 직장인 (가나다 순)
▨ '흐름 2015' 일곱 가지 ▨
…지구 온난화 대처 기후협약 새 틀 짜기…
» 자료그림. 지구 대기의 바람과 구름, 날씨 상황을 한눈에 보여주는 웹서비스(http://earth.nullschool.net).
지구의 평균온도는 지난 120년 동안 상승해 왔습니다. 2014년은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해’였다고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밝혔습니다. 점점 더워지는 지구의 온난화를 늦추기 위해, 2009년 코펜하겐 기후회의에서 세계 정상들은 ‘지구의 온도 상승을 산업혁명 대비 섭씨 2도 이하로 억제하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올해 2015년은 지구온난화 대처에 전세계가 힘을 모으는 국제 협력의 틀로서 기후변화 협약을 새롭게 체결하는 해이기도 합니다.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새 기후변화 협약이 체결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지구온난화에 대처하는 국제 협력의 틀은 ‘교토의정서’였습니다. 교토의정서는 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는 세계 규약으로, 1997년 12월 교토에서 체결되었으며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시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완전한 국제 협력이 이뤄지지는 못했습니다. 교토의정서를 통해 미국, 유럽연합(EU) 등 30개 선진국에만 감축 의무를 부과하고, 현재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방출하는 중국, 인도 등 개도국 일부 나라에는 감축 의무를 부과하지 않았습니다. 150년 넘는 지구촌의 산업화 기간에 온실가스를 배출한 책임을 개도국이 함께 부담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렇다 보니 교토의정서의 1차 규약이 만료되는 2012년이 다가올 때까지도 세계는 온실가스 배출을 놓고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선진국과 개도국 간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미 저탄소 녹색성장 궤도에 들어선 선진국에 비해 산업화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개도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고 싶지 않은 개도국과 참여시키고 싶은 선진국은 계속해서 대립각을 세워 왔습니다.
2009년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에서는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내로 제한하고,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202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자발적으로 제출한다’는 합의문이 도출되었으나, 결국 정식 체결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2012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교토의정서를 2020년까지 연장하기는 했지만, 캐나다와 유럽연합을 비롯해 감축 의무를 진 국가 상당수가 교토의정서를 탈퇴해 버렸습니다.
지지부진하던 기후변화 협상에도 그나마 진전이 생겼습니다. 2014년 12월 리마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마침내 190개가 넘는 참가국 대표 전원이 온실가스배출 감축에 동의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동의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중국과 미국은 리마 총회에 앞서 2014년 11월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합의했습니다. 중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 1위, 경제 규모는 세계 2위를 차지하는 거대 국가이지만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어 여태까지 감축 의무를 지지 않았습니다. 미국 역시 세계 2위의 온실가스 배출 국가지만 교토의정서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바 있습니다.
기후협약이 지나온 최근 역사를 돌아볼 때, 올해 12월 파리에서 열리는 당사국총회는 더욱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2011년 더반 당사국총회에서 국제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합의하기로 정했는데, 그 기한이 바로 2015년까지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올해는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이을 새로운 협약의 틀이 마침내 완성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기대 때문에 <네이처> <뉴사이언티스트> 같은 과학매체들은 2015년을 전망하는 글에서 기후협약을 중요한 키워드로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파리에서 협약이 체결되기까지 그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교토의정서 체결 때에는 각 나라 감축량을 의무적으로 배분했던 반면에, 이번에 파리에서 체결을 앞두고 있는 ‘리마 협의문’에는 각 국가 정부가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제시해 유엔 사무국에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제출 기한도 올해 3월까지로 ‘권고’했을 뿐입니다. 구체적인 감축 방안을 제시할 의무도 없으며, 유엔 차원에서 각국 계획을 검토할 의무 역시 명시되지 않아, 과연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나라들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참여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파리 총회에서 각 국의 감축목표를 놓고 또다시 대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요?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30% 감축을 약속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12일부터 국내에 탄소배출권 거래가 도입되었습니다. 감축량 30%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가 어떤 대책을 수립할지,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은 잘 정착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하겠습니다.◑
» 20세기의 전반적인 지구 기온 상승 추세를 보여주는 그래프. 출처/ NOAA
[참고한 자료들]
한겨레, "협상 타결 ‘맑음’ 지구 평균온도 2℃ 억제엔 ‘흐림’"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669394.html
한겨레, "190여개국 ‘온실가스 감축’ 첫 합의"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669235.html
한겨레.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내년 1월12일 문열어"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68283.html?recopick=5
Natrue, "What to expect in 2015"
http://www.nature.com/news/what-to-expect-in-2015-1.16626
New Scientist, "2015 before it happens"
http://newscientistprojects.com/
UNFCC Newsroom
http://newsroom.unfccc.int/lima/
2014 Was The Hottest Year On Record Globally By Far (unfcc newsroom link)
http://thinkprogress.org/climate/2015/01/05/3607735/2014-hottest-year-by-far/
박효진 카이스트 화학과 학부생, ‘과감’ 회원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사이언스온의 길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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