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2015: 빛의 해, 흙의 해, 무엇을 기념할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을 중심으로 이공계 대학생, 대학원생, 직장인들이 참여한 과학저널리즘 동아리 ‘과감(科感)’의 몇몇 회원들이 새해 과학·기술과 관련한 뉴스를 전망해보았습니다. 물론 여기에서 다루지 못한 다양하고 가치 있는 소식들이 훨씬 더 많겠지만, <네이처>,<사이언스> 등 해외 매체들이 전망한 것들 중에서 과감 회원들이 토론을 거쳐 몇 가지를 추려보았습니다. 일곱 차례에 걸쳐 한 편씩 이곳에 올립니다. 근래에 잠잠했던 과감 회원의 활동도 다시 활발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사이언스온


[기획·취재] 김준 포스텍 학부생, 김현중 건국대 박사과정, 박준성 카이스트 석박통합과정, 박효진 카이스트 학부생, 오철우 한겨레 기자, 이은지 서울대 석사과정, 이혜림 직장인 (가나다 순)


▨ '흐름 2015' 일곱 가지 ▨


실감 나는 가상현실 대중화 기술 '성큼'

에볼라바이러스 질환 확산 언제 잡힐까

강등-승격 엇갈린 두 왜행성, 무대위로

주목 받는 첨단 의료기술 어떤 게 있나

 …올해 빛의 해, 흙의 해…무얼 기념할까 … 

002015LightYear.jpg » '국제 빛의 해'의 로고. 출처/ http://www.light2015.org



마다 유엔(UN)은 국제사회가 기념할 만한 주제를 정해 한 해를 ‘국제 기념의 해’로 정합니다. 유엔 자료를 보니 ‘세계 난민의 해’로 정한 1959년 무렵부터 이어진 전통이네요. 주제는 가족의 해, 관용의 해, 세계 원주민의 해, 스포츠와 올림픽 이상의 해 등으로 매우 다양하게 이어졌는데, 물리의 해가 선정된 2005년 이후에는 해마다 2~5가지 기념 주제 중 하나로 과학이나 환경과 관련한 주제가 하나씩 포함돼 왔습니다. 그동안 사막과 사막화의 해(2006), 극지의 해(2007), 지구 행성의 해(2008), 천문학의 해(2009), 생물다양성의 해(2010), 화학의 해(2011), 숲의 해(2011), 지속가능 에너지의 해(2012), 물 협력의 해(2013) 등이 치러졌고, 지난해 2014년은 결정학의 해로 기념했지요. 새해 2015년은 "흙의 해(IYS)"이면서 "빛의 해(IYL)"입니다.


빛의 해인 2015년은 여러 역사적 사건을 겹쳐 기념하는 해입니다. 무엇보다 이슬람학자 이븐 알하이삼(965~1040)이 광학과 시각에 관해 쓴 <광학>이 세상에 나온 해가 1011~1021년으로 알려지는데요, 그래서 빛의 해는 올해를 기념비적 저술이 나온 '1000년의 해'로 기념한다고 합니다. 또한 올해는 프랑스 물리학자 오귀스탱-장 프레넬(1788-1827)이 빛의 파동 개념을 제시한 지 200년 되는 해이며, 영국 물리학자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1831-1879)이 전자기 이론을 제시한 지 150년 되는 해라고 합니다. 더욱이 주목받는 기념은 독일 태생의 미국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이 일반 상대성 이론을 제시한 지 100년 되는 해이라는 점입니다.


1000년 전 아랍 과학자가 빛의 해에 조명을 받는 일은 색다르게 다가옵니다. 그가 저술한 <광학> 전 7권은 중세 유럽을 거쳐서 16세기에도 서구 과학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서구 근대 과학이 태동하기 훨씬 전인 11세기에 이미 실험과 관측, 기록, 그리고 수학적 분석이라는 과학적 연구 방법을 익숙하게 선보였기에, 일부에선 알하이삼을 일러 “최초의 전정한 과학자”라는 평가를 하기도 하는군요. 눈이 빛을 방출해 우리가 물체를 볼 수 있다는 그릇된 고전 이론을 실험과 증명을 통해서 깬 것도 그였으며, 반사와 굴절 현상을 실험과 수학으로 분석한 것도 그였습니다. 알하이삼은 아랍 과학을 돋보이게 했던 ‘이슬람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었습니다. 빛의 해는 서구 과학사에 가려 있던 아랍 과학자의 업적과 삶을 조명하는 기회도 될 듯합니다.


빛의 해를 기념하는 행사들은 인도에서 열리는 ‘빛의 이야기’ 축제를 비롯해 지구촌 곳곳에서 열릴 예정입니다(행사 정보).  그중에선 해마다 지구촌 곳곳에서 렌즈 없이 작은 구멍(핀홀) 뚫린 상자을 이용해 사진을 찍어서 웹에 게시하는 행사로 열리던 ’세계 핀홀 사진의 날’이 올해에는 빛의 해를 맞아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 속에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소 기술과 비용, 최대 열정과 감수성"을 내거는 '핀홀사진의 날'의 올해 개최일은 4월 26일입니다.


빛의 해는 광학의 과학과 기술을 기념하는 행사뿐 아니라 지구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광학 기술이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에도 관심을 기울입니다. 국제 빛의 해 조직위원회 쪽은 특히 광학 기술의 혜택을 잘 받지 못하는 저개발국의 교육과 건강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국제 빛의 해' 출범식은 1월 19~20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영상메시지, 노벨상 수상자들의 기념사, 이븐 알하이삼 1000년 기념 행사 등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002015SoilYear.jpg 한편,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주관하는 ‘국제 흙의 해’에는 지구촌의 식량 안보와 생태 기능에 기여하고 기후변화나 빈곤 문제 해결 등에 관여하는 흙의 역할과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며 관련 정책을 수립하도록 돕는 교육, 홍보, 정책 활동들이 펼쳐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참고한 자료]



빛의 해 누리집

http://www.light2015.org


흙의 해 누리집

http://www.fao.org/soils-2015/en/


UN ‘국제 기념의 해’ 자료

http://www.un.org/en/events/observances/years.shtml


이븐 알하이삼의 업적과 일화

http://news.bbc.co.uk/2/hi/science/nature/7810846.stm


이븐 알하이삼

http://www.hani.co.kr/arti/SERIES/19/670605.html


피직스월드의 ‘빛의 해’ 기사

http://physicsworld.com/cws/article/news/2015/jan/01/physicists-get-set-for-unescos-year-of-light


빛의 해 행사정보 모음

http://www.light2015.org/Home/Event-Programme.html


오철우 기자, '과감' 회원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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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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