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P세포는 없었다…"배아줄기세포 혼입된 것" -조사결과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STAP 논문 2차조사 결과 발표


STAP세포 등 모두 배아줄기세포 오염에서 유래

오보카타의 네이처논문 그림 조작 2건 추가 발견

연구부정 감독 소홀 책임자급 2명 “무거운 책임”

00STAP11.jpg » 약산상 용액에 담궜다가 배양처리를 하면 체세포도 간편하게 뛰어난 분화능력을 획득할 수 있다며 지난 1월 일본-미국 연구진이 제시한 'STAP 세포'. 이후 논란과 조사 활동을 통해 논문의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출처/ RIKEN


게 만들 수 있는 뛰어난 분화능력의 세포로 주목받던 스태프(STAP) 줄기세포는 결국 애초 없었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리켄)는 과학저널 <네이처>에 2편의 논문(논문1, 논문2)을 냈다가 철회된 이른바 ‘스태프(STAP: stimulus-triggered acquisition of pluripotency) 세포’와 그 연구자들에 대한 2차 조사 결과를 26일 리켄 연구소 사이트에 상세하게 밝혔다.


2차 조사위원회는 보고서 요약에서 “스태프 줄기세포, F1 줄기세포, 키메라 마우스, 테라토마, 이 모든 것이 배아줄기세포에 오염된 배양세포에서 유래했으며 이런 사실은 (네이처에 발표됐다가 철회된) 두 논문의 주요 결론을 모두 부정하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조사위는 두 논문의 주요 저자인 오보카타 하루코한테 추가로 드러난 논문 조작 2건의 책임이 있다고 밝혔으며, 연구감독을 소홀히한 와카야마 테루히코 야마니시대학 교수와 사사이 요시키 리켄 연구원한테도 “무거운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사이언스온의 STAP 관련 글 모음]


스태프 세포의 재현 실험이 왜 성공하기 힘들었는지, 그 세포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관한 의문을 풀 만한 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연구부정과 감독소홀의 책임에 대한 판단이 제시됨에 따라, 2014년 1월 말부터 짧은 환호와 긴 비판으로 이어진 ‘스태프 세포 충격’은 연말에 이르러 실제적인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쪽의 주요 저자인 찰스 버칸티 하버드의대 교수의 역할과 책임에 관해선 이번 조사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2차 조사위는 3월 말 마감한 1차 조사위 활동에 뒤이어 지난 9월 3일 출범해 그동안 두 논문을 둘러싼 의문에 대해 좀 더 면밀한 검증을 벌여왔다. 조사위가 낸 보고서의 요약문을 보면, 조사위는 오보카타와 와카야마 실험실에서 수거한 스태프 줄기세포, 배아줄기세포, 키메라 마우스와 테라토마 등 생물 시료들, 그리고 실험노트, 이메일, 실험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연구자들에 대한 개별 인터뷰 조사를 병행했다.


넉달 가까운 조사를 거쳐, 조사위는 스태프 세포와 다른 생물 시료에 대한 염기서열 해독과 유전학적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판단할 때 스태프 줄기세포는 다른 배아줄기세포가 섞인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스태프 세포로 명명된 세포의 배아줄기세포 특성이 사실은 다른 배아줄기세포가 섞여 들어간 오염에서 비롯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달리 말해, 실험실에서 재현하기 어려웠던 스태프 세포는 사실 애초에 없었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그러나 조사위는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 이런 오염이 인위적으로 일어났으리라고 의심할 수 있지만 누구의 책임인지 지목할 수 없어 ‘연구부정’이라는 확정적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오염이 서로 다른 3개 배아줄기세포주에 의해 우연히 일어났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며 인위적으로 일어났을 것으로 의심된다. 하지만 누가 배양세포를 오염시켰는지 찾아내기 어렵기에, 이것이 인위적 오염이라고 확정적 결론을 내릴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건에서 연구부정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2차 조사 보고서 요약)


이번 조사에서는 오보카타 전 리켄 연구원의 연구부정 2건이 새롭게 드러났다. 


“스태프 줄기세포 성장 실험은 적절하게 수행되지 않았다. 디엔에이 메틸레이션 그림은 원본 데이터를 사용해서 정확하게 제작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우리는 두 그림이 조작과 관련된 연구부정을 보여준다고 결론을 내린다. 두 그림은 오보카타가 만든 것이으므로 이에 대한 책임이 그에게 있다.”(2차 조사 보고서 요약)


지난 4월 1일 발표된 1차 조사 결과에서 오보카타한테는 이미 2건의 연구부정 행위가 지적된 바 있어, 이번까지 합치면 오보카타의 책임으로 지목된 부정행위은 4건에 달한다. 오보카타는 이번 조사결과 발표에 앞서 지난 19일 이화학연구소에서 사직했다.

00STAP_lab.jpg » STAP 세포 제작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서, 2차 조사위원회는 당시 실험실의 공간구조까지 조사했다. 출처/ RIKEN (조사보고서 요약 슬라이드 중 하나)

연구부정 행위를 한 오보카타 외에도 연구감독을 소홀히한 책임자급 연구자 두 명한테도 ‘무거운 책임’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제시됐다는 점도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띈다.


“우리는 두 논문에 실린 그림들에 해당하는 원본 데이터는 매우 적은 양으로 존재하며, 그 나머지에 대한 책임은 주로 그 그림을 만들어낸 오보카타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공동저자 협럭자들이 이런 점을 간과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특히 오보카타가 연구한 실험실의 책임자였던 와카야마, 그리고 스태프 세포 논문 최종원고의 편집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사이, 두 사람한테는 무거운 책임이 있다.”(2차 조사 보고서 요약)


이날 료지 노요리 리켄 이사장은 따로 발표문을 내어 “리켄 과학자들이 (연구부정이 밝혀져 철회된) 두 논문의 출판에 관여돼 있다는 점은 깊은 유감이며, 과학계에 신뢰의 상실을 초래한 데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윤리 확립을 위해) ‘높은 표준의 유지와 연구부정 예방을 위한 행동계획’을 열심히 실행할 것이며 그 진전 상황을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한 운영·개혁감시위원회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미국 공동연구로 이뤄진 이번 스태프 연구에서 미국 쪽의 주요 저자인 하버드의대 브릭행여성병원의 찰스 버칸티 교수가 어떤 역할을 했으며 그에 따른 책임은 무엇인지는 이번 조사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리켄 쪽은 일본에서 진행된 조사에서 버칸티 교수와 관련한 부분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전했다.


  ■ 자료

'STAP 세포 연구 논문 2차 조사 보고서 요약'
 
[…]
4. 조사결과와 의견
1) 오보카타와 와카야마 두 실험실에서 얻은 샘플에 대한 조사
단일염기다형성(SNP) 분포, 특정 결실(specific deletions), 녹색형광단백질(GFP) 유전자 등의 분석결과에 바탕을 두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a) STAP 줄기세포 3개(FLS, GLS, AC129)는 실제로는(actually) 배아줄기세포(FES1, GOF-ES, 129B6F1-ES1)에서 각각 유래한 것이었다.
b) F1 줄기세포인 CTS는 실제로는 배아줄기세포 FES1에서 유래한 것이었다.
c) STAP 세포에서 발달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키메라 마우스는 실제로는 배아줄기세포 FES1에서 발달한 것일 개연성이 크다.
d) STAP 세포에서 발달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테라토마는 실제로는 배아줄기세포 FES1에서 발달한 것일 개연성이 크다.
e)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 중 하나인] ChIP-seq 분석을 위해 GRAS[Genome Resource and Analysis Unit]에 제공된 STAP 세포 샘플은 실제로는 129B6F1-ES1 줄기세포였다.
의견
오염이 서로 다른 3개 배아줄기세포주에 의해 우연히 일어났을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unlikely) 인위적으로 일어났을 것으로 의심된다. 하지만 누가 배양세포(cultures)를 오염시켰는지 찾아내기 어렵기에, 이것이 인위적 오염이라고 확정적 결론을 내릴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건에서 연구부정(research misconduct)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2) 출판 논문에 실린 그림에 대한 조사
a) 논문 그림 5c(Article Fig. 5c): STAP 줄기세포의 성장 곡선. 세포 수에 관해 아무런 측정값이 제시되지 않았다. 오보카타 인터뷰 조사에서, 그가 세포 수를 측정하지 않은 채 숫자를 만들어냈음이 발견됐다.
b) 논문 그림 2c(Article Fig. 2c): 디엔에이 메틸레이션. GRAS[Genome Resource and Analysis Unit]가 보유하고 있는 염기서열 데이터를 이용해 이 그림을 재현하기는 불가능했다. 오보카타 인터뷰 조사에서, 그가 선택된 데이터를 의도적으로 사용해 그림을 만들었음이 발견됐다.
의견
STAP 줄기세포 성장 실험은 적절하게 수행되지 않았다. 디엔에이 메틸레이션 그림은 원본 데이터를 사용해서 정확하게 제작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우리는 두 그림이 조작과 관련되는 연구부정을 보여준다는 결론을 내린다. 두 그림은 오보카타가 만든 것이으므로 이에 대한 책임이 그에게 있다.
 
5. 요약
우리는 두 가지 대목에서 오보카타의 연구부정이 있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더욱 더 중요한 점은 STAP 줄기세포, F1 줄기세포, 키메라 마우스와 테라토마, 이 모든 것이 배아줄기세포로 오염된 배양세포에서 유래했다는 점이다. 이런 사실은 두 논문의 주요 결론을 모두 다 부정한다(refute). 우리는 두 논문에 실린 그림들에 해당하는 원본 데이터는 매우 적은 양으로 존재하며, 그 나머지에 대한 책임이 주로 그 그림을 만들어낸 오보카타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공동저자 협럭자들이 이런 점을 간과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특히 오보카타가 연구한 실험실의 책임자였던 와카야마, 그리고 STAP 세포 논문 최종원고의 편집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사이, 두 사람한테 무거운 책임이 있다.
(출처/ http://www3.riken.jp/stap/e/c13document5.pdf , 둥근괄호 안은 원문의 영어, 꺽쇠괄호 안은 사이언스온의 추가)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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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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