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남자에 더 잦은 ‘Y염색체 소실’

스웨덴 연구팀, 남자 6014명 혈액세포 염색체 조사


흡연량 많으면 소실 많고 금연하면 일부 다시 획득
‘혈액세포내 Y소실’과 종양위험의 상관관계도 밝혀

‘남자 흡연자가 여자 흡연자보다 위험 더 큰 이유?’

00chromosome.jpg » 23쌍(46개)으로 이뤄진 인간 염색체들 중에서 1쌍은 성 염색체(X, Y)이다. 오른쪽 영상에서 맨 끝의 염색체가 X염색체, Y염색체. 최근 Y염색체가 성 결정과 정자 생산 외에 다른 기능도 행한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출처/ NASA
 
연과 와이(Y)염색체의 소실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남자들의 혈액세포 안 염색체를 조사해보니, 흔히 성 결정 염색체로 알려진 와이(Y) 염색체의 소실이 비흡연자보다 흡연자한테서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이런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됐다.


스웨덴 웁살라대학교의 면역·유전체·병리학 연구진(책임저자 Lars Forsberg)은 사이언스에 낸 논문에서 “독립적인 세 집단(코호트)에서 총 6014명의 남자를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흡연이 혈액세포 내의 Y염색체 결손과 연계되어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Y염색체 소실을 일으킬 가능성이 3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나이, 운동습관, 콜레스테롤 수치, 교육 수준, 알코올 섭취 등 건강과 행동습관 요인들을 고려하면서 이번 조사와 분석을 수행했다.


이전의 다른 연구에선 나이든 남자들한테서 Y염색체 소실이 비혈액 종양 위험 증가와 연계되어 있다는 결과가 이미 나온 바 있어, 이런 연구를 종합하면 흡연자의 Y염색체 소실 증가는 왜 남자가 여자보다 암 발생 위험이 높고 수명이 더 짧은지, 왜 흡연이 여자보다 남자한테 더 위험한지를 설명해주는 단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웁살라대학교의 보도자료는 전했다.


Y염색체 소실은 흡연량에 의해 다르게 나타났다고 한다. 연구진은 담배를 피운 적이 없거나 담배를 끊은 남자에 비해, 현재 담배를 피우는 남자의 혈액세포에서 Y염색체가 더 흔하게 사라졌으며, 흡연량이 많을수록 Y염색체 소실 정도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담배를 끊은 사람들의 일부에서는 혈액세포에서 Y염색체가 다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는 예방할 수 있는 위험요인(흡연)이 가장 흔한 후천적 돌연변이인 Y염색체 소실과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Y의 소실은 면역기능 저하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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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대학교 연구진은 이 논문에 앞서, 지난 10월에는 미국 인간유전체학회(ASHG)에서 ‘남자 사망율과 암 발생율이 더 높은 것은 Y염색체 소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학회 발표에서 40년 가까운 진료 기록을 갖춘 1153명의 나이든 남자를 대상으로 건강과 행동습관들을 고려해 조사해보니, Y염색체 소실이 뚜렷한 남자들은 그렇지 않은 남자들에 비해 수명이 평균 5.5년 짧았으며, 암 사망 위험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Y염색체가 단순히 성 결정과 정자 생산의 기능만을 하는 게 아니라 이와 별개의 다른 기능도 안정적으로 수행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지만(사이언스온, "남성 염색체 Y의 미래 운명은?"), 아직 Y염색체의 기능이 무엇이며, Y염색체 소실이 왜, 어떤 과정을 거쳐 나타나며 그것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뚜렷하게 규명되지 못했다. 미국 인간유전체학회(ASHG)의 자료를 보면, 혈액세포가 복제될 때 Y염색체가 더러 소실되는 경우가 있음은 거의 50년 전 쯤 처음 보고됐으나 그 원인과 영향에 관해서는 그동안 거의 규명되지 않았다. 최근 들어, 유전체 기술의 발전으로 혈액검사로도 혈액세포의 극히 일부가 Y염색체 소실을 겪더라도 이를 탐지할 수 있는 게 가능해졌다고 한다.


연구진은 Y염색체가 면역기능과 어떤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추론을 제시했다. “우리가 제시하는 가설은 Y염색체 소실이 혈액세포가 정상적으로 수행하던 면역감시 체제를 무너뜨려, 종양이 제지를 받지 않은 채 성장해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로선 “적은 수의 혈액세포에서 Y염색체 소실이 나타난다고 해서 아주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더 맣은 세포가 Y염색체를 잃는다면 암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즉, Y염색체 소실이 암 발생의 원인인지 또는 그저 흡연으로 인해 염색체들 전반의 손상을 보여주는 표지(indicator)일 뿐인지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에 의해서 규명되어야 하는 물음으로 남아 있다.


  논문 초록

흡연은 호흡기 외 기관에도 영향을 끼치며 암을 비롯해 다양한 질환의 위험인자이다. 역학조사 자료들은 여자 흡연자보다 남자 흡연자한테서 이런 암 위험이 더 큼을 보여준다. 성 특이성이 없는 대부분 암의 발생빈도가 남자한테서 더 높고 사망율이 더 높다는 사실과 더불어, 왜 이런 관찰결과가 나타나는지는 여전히 해명되지 않고 있다. 혈액세포(혈구) 내의 Y염색체 소실(Loss of chromosome Y)은 비혈액 종양의 위험 증가와 연관되어 있다. 우리는 논문에서 독립적인 세 집단(코호트)에서 총 6014명 남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흡연이 혈액세포 내 Y염색체 소실과 연계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TwinGene: odds ratio(OR) = 4.3, 95% CI = 2.8-6.7; ULSAM: OR = 2.4, 95% CI = 1.6-3.6; and PIVUS: OR = 3.5, 95% CI =1.4-8.4] 이 데이터는 또한 흡연이 Y염색체 소실 상태에 끼치는 돌연변이 발생 영향이 일시적이며 흡연량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흡연이 Y염색체 소실을 일으킨다는 이번 발견은 예방 가능한 위험인자(흡연)와 아주 흔한 후천적 돌연변이(Y염색체 소실)가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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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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